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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시인의 시-2

봄봄란란 | 2023.05.28 14:34:12 댓글: 7 조회: 430 추천: 0
분류단순잡담 https://life.moyiza.kr/freetalk/4474633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리며
                                                                                                           이승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깍아드린다
일흔 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 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뼈마디를 덮은 살가죽
쪼글쪼글하기가 가뭄못자리 같다
굳은살이 덮인 발바닥
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발톱 깍을 힘이 없는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린다
가만히 계셔요 어머니
잘못하면 다쳐요
어느 날부터 말을 잃어버린 어머니
고개를 끄덕이다 내 머리카락을 만진다
나 역시 말을 잃고 가만히 있으니
한쪽 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맞닿은 창문이
온몸 흔들며 몸부림 치는 날
어머니에게 안기어
일흔다섯 해 동안의 된 바람소리 듣는다.


_시집(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 문학사상사 2005
추천 (0) 선물 (0명)
IP: ♡.97.♡.167
꿈별 (♡.235.♡.105) - 2023/05/28 14:39:07

요거누 정상적인 시임다에 ㅋㅋ

봄봄란란 (♡.97.♡.167) - 2023/05/28 14:42:35

ㅎㅎㅎ

악남 (♡.166.♡.186) - 2023/05/28 14:41:14

내이버네 엄마아페서두번눈물흘려씀다 ㅎㅎㅎ 똑팔려. 쌔나감다

봄봄란란 (♡.97.♡.167) - 2023/05/28 14:43:32

에이..그게 뭐 쪽 팔릴게 있다구.. 눈물은 흘리라고 있는건데..

꿈별 (♡.235.♡.105) - 2023/05/28 14:44:08

어째서 울었슴다?

말리화 (♡.192.♡.226) - 2023/05/28 15:15:32

이 시는 읽을만하네요..

봄봄란란 (♡.97.♡.167) - 2023/05/28 15:16:06

ㅎㅎ,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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