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시인 시~

니언관동 | 2023.06.20 09:34:54 댓글: 2 조회: 401 추천: 1
분류단순잡담 https://life.moyiza.kr/freetalk/4480997
춘스님 글을 보고 생각이 나 
세 편 올립니다.
---------


함민복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 날
당신 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

시집《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비,  1996)

---------

母  


                함민복 



까치가 곁가지에 집을 짓지 않듯 
어머니 마음 中心에 내가 있네 

땅에 떨어진 삭정이 다시 끌어올려 
상처로 가슴을 짓는 

저 깊은 나무의 마음 
저 깊은 風葬의 뜻 

새끼들 울음소리 더 잘 들으려 
얼기설기 지은 에미 가슴 

환한 살구꽃 속 까치집 하나 
서러운 봄날 


- 시집 [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  창비, 1996.  

-----------

서울역 그 식당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시집『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비평, 1996)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8』 (조선일보 연재, 2008)


추천 (1) 선물 (0명)
IP: ♡.84.♡.84
봄냉이 (♡.211.♡.166) - 2023/06/20 10:33:11

想念母亲的诗~~

니언관동 (♡.84.♡.84) - 2023/06/20 10:38:37

嗯嗯~~ ^^

976,070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크래브
2020-06-28
11
366854
크래브
2020-05-23
3
309480
크래브
2018-10-23
9
336861
크래브
2018-06-13
0
371715
배추
2011-03-26
26
696644
니언관동
2023-07-15
1
810
페이드아웃
2023-07-15
2
505
유리벽
2023-07-15
0
928
니언관동
2023-07-15
0
871
돈귀신5
2023-07-15
0
688
밈미미
2023-07-15
0
851
오세로
2023-07-15
1
822
s쏠s
2023-07-15
0
774
오세로
2023-07-15
5
3887
오세로
2023-07-15
0
1147
김삿갓
2023-07-15
0
581
김삿갓
2023-07-15
0
446
김삿갓
2023-07-15
0
490
김삿갓
2023-07-15
0
378
춘스춘스밤밤
2023-07-14
0
434
춘스춘스밤밤
2023-07-14
0
687
듀푱님듀푱님
2023-07-14
0
402
페이드아웃
2023-07-14
0
565
에이든
2023-07-14
3
1024
snow1025
2023-07-14
1
810
꿈별
2023-07-14
0
658
널쓰게보니
2023-07-14
1
537
페이드아웃
2023-07-14
1
628
돈귀신5
2023-07-14
0
400
돈귀신5
2023-07-14
0
467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