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이 라면

무우 | 2008.03.30 23:30:40 댓글: 2 조회: 878 추천: -2
분류음식이야기 https://life.moyiza.kr/cooking/1613995
오후쯤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배가 출출해졌다. 허기를 말리려고 커피나 한잔 타먹으려 하니 커피도 동이 나있는게 아니겠는가? 이것저것 먹을만한게 있나 살펴보아도 아무것도 없다. 흑!

사무실밑의 매점에 들렸는데 컵 신라면을 사려고 하니 무려 4원이라는 가격의 압박! 그걸 사먹을게면 차라리 도시락이나 배달시켜먹는게 나을것 같다. 그런데 진렬대에 줄느런히 얹혀져있는 봉지라면을 보는 순간 어제밤에 보았던 플래시만화의 한장면이 휙~ 스쳐지나간다.



한국군대에서는 윗 그림처럼 봉지라면에 더운물을 부어서 일명 '뽀글이'라고 해먹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나도 왜 이런 아름다운 방법을 언녕 몰랐을가? 미리 알았더라면 수많은 허기진 밤을 충실하게 보낼수 있었을텐데. 아무튼 오늘이라도 한번 실천해보기로 했다. 상해라면으로 한번 해보고싶은데 봉지가 종이라서 해낼수 있을것 같지 못해 비닐봉지로 되여있는 1원50전짜리 캉스푸라면을 구입했다. 컵 신라면 먹기보다 무려 2원50전을 절약!

사무실에 들어와서 라면봉지를 뜯은다음 스프를 면발위에 골고루 뿌리고 생수기로 더운물을 3분의 2까지 차오르도록 부었다. 그다음 라면이 익을때까지 놓고 기다릴려니 이놈이 쏟아질가봐 걱정이다.

그래서 생각끝에 라면봉지 입구를 돌돌 만후 호치키스(띵쑤치)로 모두 박아버렸다. 굿! 이렇게 하니 쏟아질 념려도 없고 더구나 더운김 한방울도 새지 않네.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은 신기한듯이 내가 하는 짓을 보더니 웃어버리고 만다. 명색이 사장이라는 인간이! (아무튼 쪽팔려서 다시는 이짓 하지 말아야지.)

잠간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다가 봉지를 다시 만져보니 말랑말랑한것이 라면이 다 퍼졌나보다. 호치키스알을 살살 뜯어낸뒤 봉지뚜껑을 여니 구수하게 피여오르는 라면의 이 향기... 젓가락으로 떠 먹어보니 알맞추 익었다.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라면은 거퍼 몇저가락만에 동이 났다. 그런데 가장 아쉬움이 남는거라면 뽀글이 라면을 하니까 국물생각이 간절한데 숟가락이 없는이상 라면국물을 먹을수 없다는것이다. 봉지째로 입에 넣으려다가는 자칫 뜨거운 국물벼락을 맞을수도 있으니말이다. ㅠㅠ

한국에 있을때에도 공장에서 야근을 하고 출출해서 신라면을 더운물에 많이 퍼지워먹었는데 그때 이방법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던가 싶다. 그때는 빈 사발에 라면을 퍼지워먹고 설겆이하기가 무척 귀찮았던 기억이 있다. 역시 아는것이 힘이라니까. 그리고 경험상 신라면보다도 중국라면이 면발도 가늘고 물에 잘퍼져서 더운물에 퍼지워먹을때는 훨씬 맛있는것 같다. 끓여먹는다면 신라면이 국물도 시원하고 훨씬 맛있지만 말이다.

이 글을 보고 혹시 비닐봉지에 뜨거운물 부어먹으면 유해성분이 나와서 몸에 안좋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요즘 음식 시름놓고 먹을수 있는것이 얼마나 될가? 아무튼 출출하고 그릇 가시는것이 귀찮을때에는 뽀글이 라면을 가끔 해먹는것도 즐거운 일인것 같다. 정신건강에 좋은것이 몸에도 좋은거라구!
추천 (-2) 선물 (0명)
IP: ♡.31.♡.206
무우 (♡.222.♡.186) - 2008/03/31 15:25:10

자주 먹으면 몸에는 안좋을듯 합니다. 특히 비닐봉다리에 더운물 붓기가 좀 걱정되기도 하구요.

많이좋아 (♡.215.♡.150) - 2008/04/02 18:54:18

ㅎㅎ첨 들어보는 요리방법~ㅎㅎ언젠가 함 실험해봐야징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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