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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연분이 없는가 봐요

yingxiong | 2020.03.27 08:46:30 댓글: 6 조회: 4952 추천: 3
분류연애·혼인 https://life.moyiza.kr/family/4083811
로신선생이 쓴 잊어버리기 위한 기념이란 글이 생각난다.
나에게도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잊어야지 하면서도 못 잊어지는 슬픈 첫사랑이…
20여년전 일이라 생각된다 .
연길시 서시장 부근 어느 골목안에 자리잡은 문패주소도 없는 자그마한 복장점에서
일한적이 있다.
지금도 생각나는건 함박눈이 하늘을 뽀얗게 흐리우면 쏟아지던날 그녀는 조용히 우리가
일하는 복장점에 들어선거 같다.
그녀는 이곳저곳 살피지도 않고 물어보지도 않으며 다소곳이 앉아 남이 하는
일을 열심히 들여다 볼뿐이였다.
간혹 남이 문는 말에 띠염띠염 대답하기만 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왁작지끌 고아대는 아낙네들의 앙칼진 목소리와는
달리 다정다감하게 귀맛좋게 들려왔고 매일매일 중복되는 일이지만
더는 단조롭게 생각되지 않았다.
어쩐지 취미도 나와 꼭 같아보였다.
한족곳에서 자란 나처럼 그녀는 한국노래보다는 홍콩 대만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그녀 위해 매일 듣기좋은 노래를 록음해서는
일하는 칸에서 틀어놓느라 삼촌집의 록음기마저 망가뜨렸다.
다른 아주머니 녀자애들과는 허물없이 롱담하고 점심 반찬 나누어 먹어도
그녀와는 말이 서지 않았고 그녀가 준비한 음식에 저가락이
가지 않았다. (제일먹고싶은게 그녀음식이건만)
불괘한 일이 있어도 집안에 들어서면 그녀의 얼굴만 보면 기분이 달라지며
웃을일이 생겼고 어쩌다 하루만 오지않아도 어째서 무슨일이라도 생겼나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다.
첫눈에 정이 든다는 말이 이래서 생긴걸가?

즐거운 시절은 생각과 달리 빨리도 지나갔다.
그러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한마디에 가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참 세상은 왜 이리도 무정한가 ?
그날부턴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고
음식맛도 싹 떨어졌다.
어찔가? 그 애하고 남자친구사이 관계좋지 않더라도 갈라지기전
사이에 끼여드는게 도린가?
좋다 싫다 답복도 들어보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서는건가?
아무리 어쩨도 그애 불러서 물어볼 용기는 생기지 않았다.
어느덧 음력설이 바득바득 다가왔다 .
설이되면 단위에선 보름 동안의 단기 휴가가 있게된다.
당장에서 퇴박 맞더라도 창피당하더라도 한평생 두고두고 후회할 일
저질고싶지는 않았다 .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되는데 마음속 깊이 간직해둔 말 꺼내지 않고는
견딜수 없는 충동에 편지 써서 가만히 전해줬다 .
왜서인지 이틀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
평소에 그토록 활달하던 그녀는 수걱수걱 일만 해댔다.
하루는 평소에 가깝게 지내는 아무머니가 날 불렀다.
제 누기인데 쓴 편지 내 가만히 봤소.
예?
아니 그런게아니라 그애 제하고 답복하기 무엇해 대신 전해달라 합데
저녁에 퇴근해서 둘이 만나 속심말 나누어 보오.
퇴근후 우리는 강변따라 걷고 걸었다.
서로 각자의 지난이야기 앞날 타산 나누어가면서 ...처음으로 녀자애와의
접촉이지만 기분이 좋았다.
정식화제로 들어가자 그녀는 말이 없었다.
호주머니서 편지 한통 꺼내 전해주더라 .
나에게 호감 가진지 오래된단다 혹여나 내가 출근하지 않았을땐
어째 안오나 눈이 가맣게 기다렸단다.
하지만 남자친구 있는 처지길레 내가 말 꺼내지 않으면 한평생
숨겨두기로 작심했단다.
과거에 대해 따지고 싶지않으니 다른생각 말고 지내보자며
손을 꼭 잡아주었다
.또 설쉬고는 외지로 나갈 타산이란걸 그리고 앞으로
련계할 주소도 알려주었다.
지금도 억울한 어린애처럼 눈물 글썽해 쳐다보던 그녀의
모습 잊어지지 않는다.
이틀날 우리는 헤여져 제각기 설쇠러 갔고 설쇠자 난 북경으로
일자리 찾으러 나왔다.
그후 여러번 원래 일하던 곳에 전화해도
일거리 없어 직원들 휴식해 련계되지 않더라 .

7월달 지난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연길로 무작정 찾아갔다.
만나러 나온건 그애와 같이 세집맡아 지내던 김아주머니 였다.
내막 알게 되였다.
내가 그녀와 알게된때는 그녀가 술버릇 나쁘고 사람 때리기 좋아하는 원 남자친구와 갈라지자는 때란다.
일거리가 없어 놀자니 답답한데다 원래 감정 처리하느라 고통스러울때
나라도 곁에서 관심해주고 위안해 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외지로 떠낫지 답답한김에 친구소개로
연태로 떠났단다.
가기전에 김아주머니와 물어보더란다
나란 사람은 감정 중하게 여기는가 ?
아니면 금전 중하게 보는가 ?

북경에 와서도 일할 생각이 없었다.
끝던 맺던 결과를 보지않고는 앉아있을수 없었다.
연태로 기차 잡아탔다. 바다가 거닐던 거리서 헤메던 문뜩이라도
만나고 싶었다.
일자리 찾으러 왔다는 말 들은 가차역부근 음식점 아주머니는
그좋은 곳에서 로임도 여기만 높겠는데 왜서 왔느냐 몇번이나 물어본다 .
이렇게 사흘 버티다 다시 북경에 돌아와버렸다...

또 새해설이 다가왔다.
연길로 다시 갔다.
그녀 고향에 가보기로 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녀에 대한 료해는 화룡현 서성향이란것 집에
부모외 오빠 한분 계신다는 내용 뿐이였다.
뻐스에서 내려 지나가는 조선족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니
이향은 11개 마을로 나누어지는데 어느마을인가 한다 ?
모른다 하니 찾기 바쁘다 한다
어느덧 날이 어득스레하게 되였다.
마지막으로 지나가는 할머니한테 한번 더 묻기로 했다
생각외 그애와 무슨관계인가 한다.
원래 한단위서 일하던 사람이라니 자기 따라오란다.
그녀네 집으로 데려다 주더라
격동된 나머지 꿈인가 싶었다.
그애 아버지 되는분은 묵묵히 담배 피우고 계셨고 퍼그나
인자해보이는 그녀 어머니께서 반가이 맞아주었다.
원래 그녀와 말 있은 사인데 외지로 떠나다나니 소식이 끊어진
형편인데 되든 안되든 시원히 답복이나 받고싶어 왔는데 편지
전해줄수 없나 물으니 쾌히 대답한다.
망설이다 직접 련계하고 싶은데 그녀 주소 줄수 없나 물어보니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였다.
그자리에 엎뎌 절이라도 하고싶었고 문나서는길로 통곡하며
소리치기라도 싶었다.
정성..지극 ..
.돌우에꽃 ...

즉시로 편지했다. 연태 아니라 해남도 신강이라도 찾아갈수
있으니 허락만 달라고 .
며칠지나 회답이 왔다.
생각외 청천벽력이였다.
오빠라 부르는것도 마지막이라고 제 몸에 시간 랑비말고
지난과거 깡그리 지워버리고 새로운 출발 새로운 선택하라고
그기서 다른남자 알게되여 사귀고 있다고...
그리고 당시 원래 사귀던 남자 그녀게 너무나 깊은 상처 남겨
잠시라도
그기 머물고 싶지않아 외지로 떠났단다 .
편지 마지막에 우린 연분이 없는가 봐요 라 썼다.

이렇게 될줄 누군들 생각했으랴 ?
손밖에 못 잡아보고 하루밖에 못 나누어본 감정도 첫사랑에 속하는가?
지금에 와 그때처럼 속이 찢어지던 감각이 없어진지 오래다.
그녀 다시 찾을 생각없거니와 돌아오거니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그녀가 좋은남자 만나행복하길 바란다.
한시기 진정으로 사랑했다기보다 진심으로 좋아한건 사실이니깐
.또 그녀가 명인 만나 잘살길 바라고 나자신도 큰 출세 있기 바란다. 
지금도 문뜩문뜩 생각 나며 사무치게 그리워 질때가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무척 궁금할때가 있다.
잊어야지 하면서도 못 잊는건은 미련 미련 때문인가봐..
추천 (3) 선물 (0명)
闲谈莫论人非,静坐常思己过。
IP: ♡.202.♡.65
금나래 (♡.173.♡.136) - 2020/03/27 12:01:03

먼글 썻길래 보류중 이라고 뜨죠

시크릿5 (♡.14.♡.2) - 2020/03/27 14:00:52

80년대 소설 읽는줄 ㅋㅋㅋㅋ 미안

이상한나라66 (♡.225.♡.207) - 2020/03/27 14:35:08

그러게요.그토록 못잊을 사람,사랑이란게 있나봐요.
다 지나간 추억이니 제쳐놓고,지금 현재에 집중하는게 먼 나중에 또 다른 유감이 안생겨요

금나래 (♡.173.♡.136) - 2020/03/27 16:03:10

참 글은 순리롭게 잘 씀니다 책 읽는듯이 봣음니다
첫사랑은 댁이 인정하면 첫사랑이고 인정안하면
지금 댁옆에 잇는 여자가 첫사랑일수도
다 댁 마음에 잇음니다 지나간건 지나가고
현재에 집중하시길 ㅋ

에그아홉쪽 (♡.50.♡.89) - 2020/03/27 18:02:32

이젠 노후준비나 잘 하셔야지요~

콩순이엄마 (♡.9.♡.153) - 2020/04/01 02:55:35

만나기로해놓고 바로 홀로 떠나는건 이해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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