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면 뭉치돈 벌어다 줄가?

말가죽인생 | 2021.02.05 09:29:29 댓글: 14 조회: 3930 추천: 18
분류가정잡담 https://life.moyiza.kr/family/4226094
무심코 안해에게 한마디 물었다. <돈 있소?> 안해가 살짝 긴장해하면서 대답했다. <좀 있슴다.> 2년이 다 돼가도록 집에서 밥축만 내면서 생활비도 들여놓지 않는 남편의 물음에 당연히 살짝 긴장됐을것이다. 아마도 또 어디에 큰 돈이 필요할가봐 근심했을것이다.
두달전 시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입원하고 시어머니도 반년전부터 대퇴골 골절로 누워있으니 치료비거나 보모비가 모지라는줄로 알고 놀랐을것이다.
그날도 이런저런 일로 밖에서 술 한잔 하고도 모지라 집에서 맥주를 마셨다. 난 술 한잔
마셔야 안해와 속심말을 하는 편이다. 평소에도 대화는 잘하는 편이지만 속심말?큰 소리?는 안한다. 그날따라 제멋에 기분좋아서 큰 선심을 쓰듯이 안해한테 5천원을 위챗으로 보내면서 받으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안해가 말했다. 돈 쓸데가 많겠는데... 이리 많이 줄
필요가 없다면서...안받았다. 술김에 안해 핸드폰을 빼앗아 잔액을 보았다. 코등이 시큰해났다. 잔액은 132원만 남았다. 다른 카드에도 저축이 없을것이다. 코로나때문에 월급이 끊긴지도 한달이 돼가는데... 백원밖에 안남고도 맨날 애들한테 남편한테 맛있는걸 해준다고 주방에서 맴돌아쳤다. 평소에도 자신의 월급 3천원으로 내색 한번 내지 않고 쾌활하게 살아온 안해에게 이렇게까지 돈이 없을줄은 몰랐었다. 예전에도 돈 보내줘도 자주 받지 않아 되돌아왔기에 억지로 수락하게 눌러버렸는데... 술이 다 확 깨버리는 느낌이였고...누워서도 잠이 잘 안왔고 이튿날 출근해서도 하루내내 내 맘이 먹먹해났다.
미안하기만 했다. 자신이 점점 초라하게 느껴졌다. 어린 안해가 대견하게 보일수록 내가 더욱 한심하게 느껴졌다. 지난 2년간 돈을 벌지 못했다. 올해에도 돈 벌거 같지 못하다. 명년부터는 돈 벌거 같기도 하고 운 좋으면 뭉치돈 벌수도 있겠지? 막연한 기대만 해본다.
샌드위치 시대에 직면한 중년, 위로는 년로한 부모님, 아래로는 무럭무럭 자라는 자식들, 우리 부부만 바라보고 살아간다. 날 믿고 시집온 안해도 따라서 힘들어하고있다.
그래서 종종 술 취하면 말한다. 정 참기 힘들면 다른데 시집가라고... 원망하지 않겠다고... 술 깨면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지지도 못할 말실수에 엄청 후회한다. 애들까지
버리고 날 떠나면 난 살길이 없는데... 잘 살 신심은 더 없으면서도 ...하도 고생시키는것 같아서 제딴엔 내가 당신을 엄청 사랑한다는 말을 멋있게?한다는게 떠나도 된다고했다.
그래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내가 왜 우리 좋은 남편 떠나겠는가고... 울 남편 이후에 돈 잘
벌어오겠는데...지금까지 고생하고 남좋은 노릇 하겠는가며 곧잘 웃어넘겨주는 안해에게
미안하면서도 이렇게까지 날 잘 이해해주고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안해가 있어서 위로를
받으면서 힘든 세상 함께 이겨내며 살아간다. 살다보면 감사한 이들이 참 많다.
언제나 묵묵히 따르고 내조를 잘해준 안해에게 그 바램대로 유족한 생활환경을 마련해주고 돈 세기 손가락 아플 정도로 큰 뭉치돈을 벌어다 주고싶다. 언제면 될지?
코로나가 다 끝나고...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길 기원하며 이 글을 볼 기회는 적지만 항상
나의 호언장담에 얼리워? 살고 있는 안해에게 하루빨리 뭉치돈 벌어다 주고싶다.
추천 (18) 선물 (0명)
IP: ♡.25.♡.223
마음의변화 (♡.94.♡.83) - 2021/02/05 09:43:06

감동임다

연25 (♡.26.♡.97) - 2021/02/05 11:09:04

천사마누라를 두셔 행복은 하겠지만 돈이 그정도로 없이 애는 어떻게 키워요?

누구슈 (♡.102.♡.3) - 2021/02/06 10:30:16

ㅎㅎ,글쎄 돈이 없으니까 안타깝네,돈없을려구 힘들게 살아온건 아닌게,

naver2026 (♡.156.♡.206) - 2021/02/05 11:46:02

분명 그 따뜻한 마음이 아내분한테 잘 전달 되였을꺼에요 조금 어려운 시기일수 있으나 두분의 끈끈한 사랑과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충분히 좋은날을 기대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

모소대나무 (♡.50.♡.9) - 2021/02/05 12:18:59

울 각시 말한게 쓸데없는 투자느 하지말구 생활하는데 좀 넉넉하게 쓸돈만 있으무 된대요 애들땜에 ...그랜데 통돈 벌어들일 곳이 있을까요 ?ㅠㅠ

차이파이 (♡.101.♡.98) - 2021/02/05 12:56:00

간만에 가슴이 따따새지는 훈훈한 글이군요
추천하고 갑니다

xiaohuazhu16 (♡.27.♡.171) - 2021/02/05 19:55:58

추천합니다...

착한미남임 (♡.38.♡.83) - 2021/02/06 09:50:23

요즘 돈세상이다 돈이 없으면 모든게 끝

꼬래춤 (♡.39.♡.98) - 2021/02/06 09:52:16

집안엔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한다는데요.
좋은 여자 모셔왓으니 소중하게 여기고 초심을 잃지 마시고 끝까지 행복하시길 바래요^^

누구슈 (♡.102.♡.3) - 2021/02/06 10:28:52

동감이요,골치아프네,

깨끗한빗자루 (♡.219.♡.94) - 2021/02/06 18:21:30

열심히일하면 돈뭉치는벌겠네요

고운marshy (♡.62.♡.87) - 2021/02/07 11:28:43

뭉치돈이고 뭐고 자기 밥벌이만 해도 누굴 고생시킬 일은 없지요

코야키 (♡.136.♡.144) - 2021/02/08 05:30:56

뭉치돈은 모든분들이 바라는생각이죠

블루타워 (♡.192.♡.23) - 2021/03/03 06:35:02

이런 마눌이라면 노예처럼 살더라도
돈걱정은 시키지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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