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11 비무(比武)

3학년2반 | 2021.11.27 07:42:36 댓글: 0 조회: 630 추천: 0
분류무협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27777
비무(備武)?

총단에 돌아온 후 단조로운 일상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가 마교의
주력(主力)이 되는 5대 단체의 구성원들이 하는 일은 언제나 같다. 훈련...
훈련... 훈련.... 그것이 혼자만의 수련이든 그렇지 않으면 집단으로 모여 진
을 펼쳐 적을 상대하는 것이든 연속되는 훈련이다. 마교에서 위로 올라가려면
남보다 강한 무공을 지녀야 하기에 모든 이들이 그것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하루에 한번씩 10명이 펼치는 십절마검진(十絶魔劍陣), 일주일에 3번씩 100명
이 펼치는 백랑검진(百狼劍陣), 일주일에 1번씩 1000명이 모여 펼치는 천랑검
진(千狼劍陣)을 연습한다. 언제나 혼자서 무공을 수련해왔던 묵향으로서는 처
음에는 배울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이틀 지나면서 나중에
는 모든 것을 이해하자 그다음부터는 심드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모든것
이 너무 시시했던 것이다. 아예 이따위 시시한 검진 연습할 시간에 혼자서 수
련을 좀 더 하는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도 없는
것이 유사시에 총력을 내기 위해서는 필요없는 훈련이라 하더라도 꾸준히 받
아두어야 했다. 그리고 자신은 잘 할 수 있다고 자신이 빠지고나면 자신이 이
끌어야 할 100명의 대원들은 천랑검진에서 누굴 지휘자로 움직여야 할까....
답은 나오지 않으니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부장(副長)을 불러 지시했다.

"다음부터는 자네가 본대를 이끌어 검진을 펼치도록 하게나. 그리고 평상시의
훈련도 자네가 이끌어줬으면 좋겠어."

그러자 그는 난색을 띄며 반대했다.

"하지만 대장. 그건 규칙에 어긋납니다. 제게 모든 지시를 받던 아이들이 실
지 큰 전투가 벌어지면 대장과 손발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 그러면 그때도 자네가 지휘하고 나는 뒤로 빠지면 되니까..."

"하지만...."

"쓸데없는 말 하지말고 자네가 해. 나는 이번에 떠오른 몇가지 생각때문에 머
리가 터질 지경이니까!"

"알겠습니다. 지시대로 이행하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얄팍한 수단은 바로 다음에 들통이 났다. 모두들 같은 복장이기
에 표가 나지 않을것이라고 묵향은 생각했지만 천리독행(千里獨行) 철극광(鐵
極光)의 예리한 눈이 그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그는 훈련이 끝나자마자 묵
향을 호출했다. 묵향은 천리독행 근처에 가기도 전에 그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래서 묵향은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대주(隊主)를 뵈옵니다."

대주는 주위에 있는 수하들을 의식해서인지 극도로 화를 억누르며 말문을 열
었다.

"네녀석은 뭘하고 있었나?"

"예?"

"정해진 훈련시간에 뭘하고 있었냔 말이다."

"수련하고 있었습니다."

"검진의 훈련보다도 중요한 일인가?"

"......."

"빨리 대답하라!"

"그렇습니다."

"흥. 그렇다면 네놈의 그 알량한 수련이 어느정도인지 노부가 심사를 해주겠
다. 따라오라."

그런다음 독이오른 천리독행은 대천랑검진이 펼쳐졌던 연무장으로 향했다. 그
뒤를 묵향과 수하들도 하는 수 없이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저 영감이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연무장의 중간에 온 천리독행은 천천히 검을 뽑으며 싸늘하게 외쳤다.

"자 빨리 검을 뽑아라."

"그럼 삼가 묵향이 대주께 비무를 청합니다."

"헛소리 하지말고 검이나 빨리 뽑아!"

천리독행은 독이 오를대로 올랐는지 묵향의 의례적인 절차에 따른 인사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말했다. 묵향은 천천히 묵혼을 뽑았다.

"자! 어디 네녀석이 익히고 있는 검초가 어느정도 위력이 있는 것인지 한번
노부에게 보여봐라. 그런대로 위력이 있는 거라면 노부가 용서해주지."

용서해준다는 말을 듣고 묵향은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진기를 끌어올렸다. 그
러자 검이 용트림치듯 웅웅거리기 시작하며 주위에 푸르스름한 안개같은 것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천리독행이 경악해서 외쳤다.

"맙소사. 검기인가? 아니 이것은 눈에 보일 정도의 유형(有形)의 것이니 검강
(劍剛)! 검강이로구나."

이미 검강은 1장(3M정도) 밖으로까지 천천히 뻗어나가고 있었고 그 푸르스름
한 안개같은 것에 가려져 묵향의 모습은 희미하게 밖에 보이지 않고 있었다.
자신의 근처까지 그 강기가 다가오자 천리독행은 놀라고 있을수만도 없었다.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내친 걸음이니 할수도 없었다.
그는 검을 들어 진기를 돋우어 뻗어나오는 검강을 후려쳤다. 불꽃이 번쩍거리
며 힘들게 검강의 일부를 잘라내는데 성공했지만 곧 그것들은 다시 합쳐졌고
계속 밖으로 뻗어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천리독행은 훌쩍 2장뒤로 도약해서
물러선 다음 모진 기합성과 함께 검초를 펼쳤다.

"이얍"

그가 펼친 검초는 천강혈룡검법중의 일초인 유운혈룡(流雲血龍)! 그것도 10성
의 공력으로 펼쳐지며 붉은 혈룡 10여마리가 묵향이 만들어낸 강기들과 부딪
쳐갔다. 두가지의 강기들이 부딪치며 엄청난 굉음이 울려펴지며 강기의 회오
리가 일어났지만 끝내 천리독행의 혈룡들은 두터운 푸른 강기의 막을 뚫고 들
어가지는 못했다. 그러자 독이오른 천리독행은 더욱 진기를 끌어올려 강기를
발사했다. 이번에는 전번보다 더욱 큰 혈룡들이 날아갔다. 그러자 갑자기 푸
른 강기의 막 속에서 묵향이 앞으로 달려나오며 묵혼검으로 혈룡을 쳐냈다.
이때 묵혼검은 푸른 빛을 내고 있었는데 그 검신은 두께가 5치(15Cm)정도 되
는 푸른 기운이 이글거리며 뿜어 나오고 있었다. 뚫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붉
은 강기들이 이글거리는 묵혼검과 부딪치자 폭음을 일으키며 튕겨나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천리독행의 눈동자는 더욱 크게 부릅떠졌다. 그러면서 힘빠진
말이 새어나왔다.

"어검술(御劍術)까지...."

검강(劍剛)이란 검에서 유형의 강기를 응축시켜서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의 위
력은 검기나 검풍에 비해 더욱 강력하다. 이 검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같
은 검강이나 아니면 어검술(御劍術)을 쓰는 것이다. 어검술이란 검(劍)을 완
전히 다스릴(御) 수 있는 사람만이 펼칠 수 있는 수단(術)으로 자신의 진기를
이용하여 검이 가진 모든 능력을 뽑아내는 기술이다. 그렇기에 일반 철검을
가지고도 강철을 두부자르듯 할 수 있다는 전설적인 무예다. 어검술보다는 약
간 질이 떨어지지만 어기충검술(御氣充劍術)이 있다. 이것은 기를 다스려(御
氣) 검(劍)에 기를 충만히(充) 채워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術)로 어검술과 같
은 이글거리는 광택은 없지만 시술자의 경지에 따라 여러 광택이 나며 그 위
력은 어검술보다 떨어진다. 어검술을 펼치면 그 무엇도 자르지 못할 것이 없
는 상태가 되는데 이때 우수한 보검이나 신검 종류라면 어기충검술 정도로도
어검술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도 보검으로 어검술을 펼친다면 막기 힘
들다.

어검술에 더욱 능숙해지면 진기로서(以氣) 어검술을 펼친 검을 어검술을 유지
한 채 날려 100장밖의 고수들도 마음대로 해칠 수 있는데 이것을 이기어검술
(以氣御劍術)이라 불렀고 검술에서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한다. 이것은 심검
(心劍)과 함께 검술에 있어 최상승의 경지였다. 일반 무림인들이 진기를 다스
려(御氣) 검을 움직여(動劍) 사람을 해치는 어기동검술(御氣動劍術)과는 그
파괴력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같은 어검술이나 검강이 아니면 이기어검으로
날아오는 검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검강은 상대의 검과 맞부딪칠 뿐, 지속
적인 힘이 없기에 실질적으로는 어검술이 아니면 어검술을 막을 수 없다는 말
이 된다. 만약 있다면 한가지 심검(心劍)뿐인데 이것은 전설상에나 있는 최고
의 기술로 어검술보다 윗단계의 무공이다. 이것 또한 검강의 한갈래이므로 막
대한 내력의 소모를 필요로 하지만 어검술은 검강에 비해 검의 능력을 최대한
짜내는 것이므로 진기의 소모가 훨씬 작다.

묵향은 천리독행이 경악하건 말건 그대로 어검술로 천리독행을 향해 직선으로
찔러 들어갔다. 이제 천리독행이 할수있는 행위는 2가지 뿐이었다. 그 쳐들어
오는 검을 막던지 아니면 아주 찔러들어가 상대와 동귀어진하는 방법 뿐이다.
하지만 어검술로서 들어오는 검을 신검(神劍)이 아닌 다음에야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천리독행은 이를 꽉 다물고 마주 찔러들어갔다. 묵향은
천리독행의 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급히 몸을 틀면서 순간적으로 돌려진 몸
의 탄력을 이용해 상대의 하체를 향해 베어나갔다. 그러자 천리독행도 순간적
으로 몸을 옆으로 틀면서 묵향의 단전을 찔러갔다. 근접전이 시작되자 일초일
초가 모두 동귀어진(同歸御盡)의 초식이었다. 천리독행이 묵향의 어검술을 상
대로 이만큼이라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무시무시한 경신법 덕분이었다.
만약 그의 신법(身法)이 조금이라도 느렸다면 그는 벌써 패배를 자인했을 것
이다. 하지만 천리독행은 입으로 말은 안했지만 벌써 자신이 패했다는 것을
뼛속깊이 느끼고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호흡이 가쁜 자신에 비해 묵향은
담담하게 일초일초 그를 향한 공격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접전이 시작된 후 30초가 지나자 묵향은 뒤로 도약해서 4장여를 떨어져 나
온 후 검을 아래로 내려가게 잡으며 포권하며 말했다.

"대주의 검술은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소인 많은것을 깨달았습니다.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소인을 용서해주실 수 없겠는지요?"

천리독행은 더이상 근접전이 진행되면 둘중 한사람은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과 또 그 사람이 십중팔구는 자신일 것이라는 걸 알고 있
었다. 묵향의 몸은 어검술을 사용해서 검이 빛나는 와중에도 초식에 따른 예
정된 움직임이 아닌 천리독행의 움직임에 따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하면
서도재빠르게 움직이며 천리독행의 혼을 빼놨던 것이다. 그런데 상대가 이렇
게 숙이고 나오자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묵향이 물러났다는 것을 알아챘
다. 그래서 그도 마지못해 검을 천천히 검집에 넣으며 그에대해 답례를 했다.

"험험... 자네의 검술이 이정도로 진전을 봤는지는 노부가 몰랐군. 내 밑에
있을 정도의 실력이 아니라는 걸 노부가 미리 알아채지 못해 미안하구만. 이
제부터는 모든 훈련에 참가할 필요가 없네."

"대주,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가자..."

그 말과 함께 천리독행은 수하들을 이끌고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천리독행
은 이미 이 비무의 결과가 오늘중으로 교주에게 알려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
었다. 마교 내에는 수많은 교주의 눈과 귀가 숨어있는 것이다. 이들의 보고가
교주의 귀로 들어간다면 묵향은 어쩌면 자신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는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서 양보했던 것이다. 사이가
안좋은 상태에서 나중에 묵향이 그의 윗자리로 승진한다면 그것만큼 골치아픈
것도 없으니까....

그 사건이 있은 후 2주일 후 묵향은 교주의 부름을 받았다.

"교주님을 뵈옵니다."

"오.... 요즘 열심히 수련을 하고있다는 말은 들었네. 이번에 자네를 부른 것
은 한가지 일을 맏기기 위해서야."

"하명만 하십시오."

"흠... 자네가 설명해 주게나."

그러자 교주의 옆에 서있던 혁무상이 말을 시작했다.

"이번에 자네도 낙양에서 일을 해서 잘 알고 있겠지만 본교에서는 요즘들어
은밀하게 세력확장을 꾀하고 있네. 쓸데없는 분타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
라 여러 사업을 확장중에 있어. 그중에서도 낙양을 시작으로 꽤 효과가 좋았
기에 3개의 표국을 더 열었네. 그리고 각종 사업채들도 여러 사람의 이름으로
시작하고 있지. 그런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우리들이 하는 사업장과 제령문
(諸令門)이 충돌했어. 제령문의 경우 200여명의 식솔을 거느리는 작은 방파지
만 그 문주가 대단한 사람이지. 자네는 강호 사정에 어두워 잘 모르겠지만 삼
황오제에 들어가는 뇌전검황(雷電劍皇)이 이끄는 문파지. 아마 좀 더 시간이
지난다면 그 문파에서 그 부근에 뿌리를 내리려는 본교의 의도를 알아챌 가능
성이 높아. 그래서 자네에게 부탁하는 거네."

"뇌전검황을 없애란 말씀입니까?"

"그렇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자를 1달 내로 없애버려. 문주가 없어
지면 그들의 세력이 꺽일거야. 그 문파에는 20명 정도의 대단한 고수들이 있
다고 하지만 문주가 없어지면 우두머리가 없으니 이제부터 한풀 꺽이겠지."

"하지만 그정도의 고수가 암살당하면 그 뒷감당을 하기가..."

"자네는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 정파의 초고수들 가운데 파악하기 쉬운
위치에 있는 사람은 몇 안돼. 그렇기에 본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그
자를 없앨 필요가 있다구. 실로 무림은 너무나도 넓은 곳, 삼황오제에 필적하
는 고수가 숨어지내고 있다고 해도 알기는 어렵지. 그들에 대한 경고차원에서
라도 이번의 임무는 꼭 성사되어야 해. 알겠나?"

"존명!"

"자네의 퇴로를 지원하기 위해서 본교의 고수 4명을 지원해주겠네. 그들을 데
리고 가게나."

"필요없습니다. 속하 혼자 가도 충분합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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