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묵향 25 구사일생(九死一生)의 기적

3학년2반 | 2021.11.30 07:58:49 댓글: 0 조회: 498 추천: 0
분류무협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28620
구사일생(九死一生)의 기적

10여평 남짓한 제법 아담한 방안에 몇 사람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들은 모두 어떤 한 인물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열과 성을 다 쏟고 있
있었다. 침상 위에는 한 사내가 누워있었다. 그 사내는 한쪽 얼굴은 그런대로
미남이라고 보기에는 좀 모자르지만 그렇다고 추남도 아닌 그럴듯한 얼굴을
하고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반쪽은 완전히 뭉개져 형상을 알아보기 힘들정도
였다.

사내는 엄청난 고통에 신음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이어지
는 더욱 큰 고통에 신음하며 다시 누워야만 했다. 이때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
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사내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
니 처음에는 희미한 기척만이 보였으며 눈앞을 어른거리는 대강의 형상만 보
일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것이 점점 더 또렷한 형상을 만들어가
기 시작했다.

"이제 정신이 드는 모양이군. 기적이야. 빨리 대인께 알리게."

"예."

"이걸 좀 마셔보게나."

그런다음 상대는 사내에게 쓴 한약을 줬다. 그 상대의 부드러운 눈빛을 보며
그 사내는 상대가 입에 대주는 한약을 꿀꺽꿀꺽 마셨다. 그런다음 그는 다시
누워 잠이들었다. 한동안 그가 한 일은 약먹는 일과 잠자는 일밖에 없었다.
거의 1달이란 시간이 다시 지나자 그 사내는 그런대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
다. 그가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되자 한 남자가 그를 찾아왔다. 그는 아주 근
엄하게 생긴 학자풍이 풍기는 사람으로 수염을 곱게 길렀으며 상당히 고급 옷
감을 사용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누워있는 사내를 보고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좀 정신이 드는가?"

"....."

누워있는 남자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자 그는 옆에있는 의생을 한번 쳐다
본 다음 다시 누워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내가 그대를 낚시하면서 건졌다면 알겠나? 꿈에 아주 큰 잉어가 걸려 올라오
기에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더니 이건 잉어가 아니라 인어(人魚)를 낚아버렸
군. 자네 이름은 뭔가? 이름... 이름 말일세."

"이름?"

누워있는 사내가 멍청한 표정으로 그에게 다시 질문하자 상대는 의생을 바라
보며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가 기억을 못한다는게 사실이구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왔는
데...."

"너무 그렇게 아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한 야인(野人)을 이정도까지 구해주
셨는데... 그도 고마워 할것입니다."

"자네는 모르겠지만 그게 아닐세. 저자의 몸에서 뽑아낸 검은 저자의 것이 확
실한 것 같나?"

"예. 그 검(劍)은 기이하게도 도(刀)처럼 적당히 휘어진 형상을 하고 있습니
다. 그리고 아주 짧더군요. 하지만 대단한 명검입니다. 한번 구경을 해보시겠
습니까?"

"그러세나."

그러자 그 의생은 옆에 치워둔 자그마한 검을 그 사내에게 내밀었다. 사내는
검집에서 검을 약간 뽑아본 다음 말했다.

"과연... 대단한 명검이군. 그런데 이자는 어찌해서 자신의 검에 단전을 찔렸
을까?"

"그건 소생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외에 심장에도 비수가 박혀있었는데 비수
가 빠지지 않은 덕분에 출혈이 적어 살았지요. 침술로 그의 심장이 아주 서서
히 뛰게 만든후 비수를 뽑아내고 명약으로 다스렸는데... 거의 살아날 가능성
이 없는데도 살아났습니다. 그의 생명력은 대단한 것입니다."

"그 비수도 이자의 것일까?"

"그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비수의 집은 그의 품에서 발견되지않았습니다. 대
신 그의 몸에서 옥패(玉牌) 하나와 이것 하나만 발견됐습죠."

그런다음 기이한 문자가 적혀있는 천을 그에게 내밀었다.

"이건.... 어디의 문자인가?"

"그건 소생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야 학문이 짧아서..."

"자네가 모른다면 됐네. 혹시 그의 신분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될지 모르니 내
가 보관하기로 하지. 이정도 보검을 가지고 있을 정도의 인물이라면 무림에서
도 잘 알려진 인물일텐데 혹시 자네는 들어본 적이 없나? 과거에는 자네도 무
림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고 했잖나?"

"저야 그렇게 대단한 고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자의 얼굴은 대단히 젊지만
그의 이빨이 누런걸로 보아.... 실지 젊은이는 이정도로 이빨이 상하지 않거
든요. 혹시나 말로만 들어본 반노환동(反老還童)을 한 고수가 아닌가 하고 의
심하고 있습니다."

"설마하니 그정도 고수일라구."

"아닙니다요. 그 墨魂(묵혼)이라는 글자가 음각된 보검이나 이 비수. 그 외에
온 내장이 뒤틀릴 정도의 심한 내상(內傷), 그리고 아무리 제가 침술이 좋다
하지만 전신 혈맥(穴脈)의 대부분이 파괴되어 소생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는
데도 살아나는 대단한 생명력과 치유력. 이건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고수가
아니면 힘들죠. 거기다 그의 상처도 대부분 무공에 의해 입은 상처입니다."

"대부분?"

"예. 물에 흘러내려오며 바위에 찍힌 상처를 제외하면 모두라는 뜻입니다."

"자네가 보기에 어느 문파의 무공인 것 같소?"

"확실히는 잘 모르겠지만 그 장력의 독랄함을 가지고 말한다면 아마 사파(邪
派)의 것인 것 같지만 정파(正派)라 자처하는 문파에도 이정도로 악독한 무공
을 약간씩 가지고 있기에 짐작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이게 무기에의해 입
은 상처가 아니고 대부분이 장력을 통해 입은 것이기에 더욱 파악하기 힘들
죠."

"참 안됐군. 얼굴을 보니 그런대로 잘생긴 얼굴인 것 같았는데 완전히 절반은
떡이 되었으니...."

"바위에 부딪치며 생긴 상처로는 이만하면 아주 작은 것이죠. 거기에 뼈들도
여러군데가 부러져나가 지금 겨우 접골(接骨)이 된 상태인걸요."

"만약 이자가 무림인이라면 무공을 회복할 수 있을까?"

"무공을 회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대신 어쩌면 기억을 회복한다
면 자신이 익힌 비급의 내용을 알려줄수는 있겠죠."

"호... 맞아 그 생각을 미처 못했군. 나는 이만 일이 있어서 나가볼테니 잘
돌봐주게."

"예."

* * *

사람들은 모두들 그를 병신이라고 불렀다. 그는 기억을 완전히 상실하여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다 한쪽 다리를 절었으며 왼손마저도 약간 이상하게 붙어있었
다. 그 병신은 상장군(上將軍) 옥상(玉桑) 대인 나으리의 저택에서 말을 돌보
는 일을 하고 있었다. 옥상 나으리는 자를 청영(淸永)이라 부를 만큼 대쪽처
럼 꼿꼿한 위인이었는데그의 아버지 옥영진 대장군의 후광이 아니었으면 아
마 그놈의 청렴한 성격 덕분에 간신배 나으리들의 모함을 받아 일찌감치 몸통
과 목이 분리될 가능성이 다분할 정도로 융통성(融通性)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위인이었다. 거기에 옥청영 나으리는 지금까지 군무에만 종사해왔고 현
감 등 약간의 아부성 뇌물도 필요한 관직을 거치지 않은것은 그에게는 더욱
운이 따랐던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병신은 마굿간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타고난 성격이 그
런지 몸이 불편한데도 열심히 일을했다. 이 옥청영 나으리의 자제분은 4명이
있었는데 둘은 사내였고 둘은 계집아이였다. 계집아이들은 병신의 모습을 한
번씩 훔쳐보기는 했으되 그건 어디까지나 경멸이 어린 시선이었다. 첫째 아들
은 무림의 한 방파에 가서 무술수련을 하고있었고 둘째 아들인 막내는 제법
의젓한게 도령의 풍도가 풍기는 아이였는데 이 아이가 말타는 걸 좋아하여 자
신의 애마(愛馬)를 잘 돌봐주는 병신을 좋아해서 자신이 먹다남은 간식이 있
으면 손수건에 싸두었다가 병신에게 가져다 주곤 했다. 그리고 첫째 아씨는
그런대로 명문의 대가집 여인네처럼 다소곳하며 순해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둘째 아씨는 꽤 팔팔한 성격으로 말타기를 즐겼고 어쩌다 성질이 나면 말이
더럽다는 트집을 잡아 그 병신을 괴롭히면서 기분전환을 하곤 했다.

그 병신이 집에 들어온지도 어언 6개월이 흘렀다. 병신의 힘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6개월여가 흐르자 그 병신은 보통 장정 2명이 힘을 합쳐야 겨우
들수 있는 것들을 혼자서 들어 옮겼다. 그 때문에 하인들은 힘든 일이 있으면
그를 불러 시킨 다음 술을 약간 사줬는데 병신은 특히나 고량주를 좋아해 고
량주를 사준다면 그 많은 짐나르기를 혼자 하라고 해도 좋아서 열심히 날라댔
다. 그러다 보니 자연 그 모습이 옥청영 나으리의 눈에도 띄게 되었고 그에
놀란 옥청영 나으리는 마굿간을 책임지는 하인을 불렀다. 하인이 굽신거리며
다가오자 옥청연은 그 하인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마굿간에서 일하는 그 젊은이 정말 힘이 좋은거 같더군. 그래 전부터 힘이
참 좋던가?"

"아닙니다요. 처음에는 닭한마리 잡을 힘이 없더니 이게 하루이틀 지나면서
이상하게도 비쩍 마른놈이 힘이 세지더니 요즘들어서는 집안의 온갖 무거운
물건은 그녀석이 다 나르고 있습니다요."

"그래? 이상하군. 그래 그 젊은이는 일은 잘하나?"

"아이구. 말도 마십시오. 기분이 내켜야만 하죠. 말 돌보는 일은 그래도 열심
히 하는데 그 외의 일은 아예 손도 안대죠. 거기다 자신이 하기싫다고 생각하
면 무슨짓을 해도 안합니다. 물건 나를때는 그놈이 원체 고량주를 좋아하는지
라 술로 꾀어서 일을 시키고 있습죠."

"자네 말을 들으니 그는 꽤 좋고 싫은걸 많이 가리는 모양이군."

"예. 하루는 한참 바쁜데 ㄴ을 잃고 국화(菊花) 꽃을 바라보고 있기에 소인이
화가나서 엉덩이를 한번 차줬을 정도로 국화를 좋아합죠. 물어보니 웬지 뭉클
한 기분이 들고 따스한 느낌이 들어 좋다고 하더군입쇼."

"그러면 그는 꽃을 아주 좋아하는 모양이군."

"아닙니다요. 그녀석이 가을부터 지금까지 있었으니까 알아낸 사실인데 매화
(梅花)를 끔찍이도 싫어합니다. 꽃도 그렇고 나무도 그렇고 이상하게 싫다고
그러더군요."

"그래? 그럼 그 외에도 싫거나 좋다고 하는 게 있나?"

"그 외에는 거의 그저그런 편입죠. 그렇게 좋아하지도싫어하지도 않습니다만
원체 황소고집이라 자기가 한번 싫다고 작정하면 뭘로 꾀어도 안듣습니다. 그
래서 처음부터 고량주 줄테니 부탁좀 들어줄래? 하는 식으로 꾀어서 나중에
일거리를 일러주면 왠만한 일은 다 합죠."

"이수량(李修良) 의생 댁에 사람을 보내 내가 좀 보잔다고 전해주게. 그리고
의생이 도착하면 그 젊은이좀 나한테 보내주게."

"알겠습니다요."

"그럼 물러가보게나."

"예, 나으리."

이 의생이 도착하자 옥청영 나으리는 그를 환대한 후 말했다.

"좀 이상한 일이 있어서 그대를 불렀소."

"이상한 일이라뇨?"

"그 젊은이가 무공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소?"

"만에 하나의 가능성도 없을겁니다."

"그런데 그의 힘이 점점 세진다니... 이게 아마 공력(功力)이 돌아오는 증거
가 아닐까 해서 그대를 불렀소. 좀 있으면 그가 올테니 진맥좀 해주시구려."

"예."

"마침 저기 오는군. 이리 오너라."

그 병신이 다가오자 옥청영 나으리는 그에게 손을 내밀라고 이른 후 이 의생
에게 진맥을 시켰다. 이 의생은 진맥을 한참 하더니 말했다.

"기괴(奇怪)한 일이군요. 내력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럼 언제쯤 회복될 것 같소?"

"지금 그의 몸에는 상당한 내력이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의 여러곳의 혈
도가 파괴된 채인지라 아직도 몸이 불편한 것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예전
과는 달리 거의 상당수의 혈도가 다시 뚫렸군요. 이상한 일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막혔거나 파괴되었던 혈도가 자신의 내력으로 뚫릴 가능성
이 없는거요?"

"없다고 봐야죠. 안그러면 왜 그렇게도 무림인들이 주화입마(走火入魔)를 겁
내겠습니까? 그런데도 이자는 저절로 뚫렸으니.... 어쩌면 저자가 뚫었는지도
모르죠."

그와 동시에 이 의원의 주먹이 재빨리 병신의 면상을 향해 날아갔다. 이건 그
가 충분히 공력을 실어 날린 주먹질이기에 맞으면 소(牛)도 뻗을 정도로 강맹
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자 그 병신이 그의 주먹을 간발의 차로 피하며
순간적으로 의생의 면상을 향해 자신의 오른주먹을 날려왔다. 의생은 반격까
지 있을지는 예상하지 못한지라 경악성을 지르며 왼손으로 병신의 주먹을 흘
려버린 후 본격적으로 초식을 사용하여 상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질적으
로 초식을 사용하여 권을 날리자 그 병신은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한쪽 다리
가 말을 잘 안듣는지라 고스란히 5대를 얻어맞고 말았다. 쓰러진 병신이 몹시
아픈 듯 맞은 곳을 주물러대는 걸 보며 이 의생이 말했다.

"자네는 어떻게 처음의 주먹을 피했지?"

"너는.... 너는... 나쁘다. .... 왜 나를 때리냐? 나는 잘못한게... 없어."

병신이 억울한 듯 씩씩거리며 말하자 이 의생은 한숨을 쉬면서 옥청영 나으리
에게 말했다.

"대단하군요. 모든 기억을 소실한 지금도 여태까지 쌓아둔 수련에 따라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이다니. 거기다 그의 주먹질에는 대단한 공력이 실려 있었습
니다. 그의 몸 동작 하나하나에 공력이 실려있습니다. 지금 자세히 보니 모든
걸 알겠군요."

"동작 하나하나에라니. 그렇다면 저자의 모든 동작이 초식이란 말이오?"

"믿을 수 없지만 사실입니다. 많고 적고의 차이가 있을뿐.... 그의 움직임에
는 공력이 실려있습니다. 세상에 들어본 적이 없는 일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무의식중에 자신의 몸 동작 모든 것에 공력이 실려있
다면.... 뜻이 일어나면 진기가 흐르고 진기가 흐르는데 따라 몸이 움직인다
는 그 무림에서 말하는 현묘(玄妙)한 경지(境地)를 말하는 것이오?"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믿어지지 않는 일이 현경의 고수는 정파의
기둥으로 추앙받던 구휘대협 뿐입니다. 만약에라도 이자가 현경의 고수였다면
벌써 무림에 소문이 자자하게 퍼졌을 것입니다. 그러니 실지 이자가 현경의
고수일리는 없죠. 하지만 어쨋던지 그에 근접한 경지까지 접근했던 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옥청영 나으리가 생각에 잠긴 듯 하자 잠시 말을 않고있던 이 의생이 갑자기
말했다.

"참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뭐요?"

"그에게 무공을 가르켜 보는겁니다. 혹시나 예전에 한번이라도 익힌적이 있는
무공이라면 반응이 약간 다를겁니다. 그러다보면 그의 사문(師門)을 알아낼수
도 있겠죠."

"그것 참 좋은 의견이오. 그런데 그렇게 잡다한 무공을 알고있는 사람이 있을
까?"

"큰 나으리께 부탁해 보시죠."

"아버님도 지금 눈코뜰새없이 바쁘셔서 내 부탁을 들어줄 시간이 없을거야.
지금까지도 찬황흑풍단의 잃어버린 세력의 반도 회복을 못한 상태라..... 참!
비급을 좀 보내달라고 하면 되겠군. 그리고 각 파의 몇명의 고수들을 좀 보
내달라고 해서 가르쳐 보는 방법도 있었군. 하지만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자
네가 좀 가르쳐 볼수는 없겠소?"

"예. 좋습지요. 한번 해보겠습니다."

다음날부터 병신에 대한 무공수련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의생의 성질을 건
드리는 것은 그 병신이 도무지 무공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자신
이 아는 한도 내에서 여러 가지 검법(劍法)을 가르쳐도 보고 장법(掌法), 지
법(指法), 조법(爪法), 권법(拳法), 각법(脚法) 등을 가르쳐 봤으나 도무지
관심이 없는 상대를 가르치는데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꾀를 내어
그 병신이 있는 주변에서 막내아들에게 무공을 가르쳤다. 막내 아들은 평소에
병신에게 잘 대해주어 꽤 신뢰를 받고 있었기에 그를 통해 병신을 꼬실려고
생각한 것이다. 막내아들에게 무공을 가르치는 동안 병신은 부근에서 구경도
하고 국화를 보기도 했다. 아직 국화가 필때가 아니라 파릇하게 잎만 무성할
뿐 봉오리조차 없는데도 병신은 국화를 좋아했고 자주 국화를 돌보는데 시간
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이날도 이 의원은 막내아들의 무공을 열심히가르치고 있었다.
요즘들어서는 꽤 잘 따라했으므로 그로서도 관심도 안보이는 병신보다는 이
붙임성있는 아이에게 흠뻑 빠져들어 막내를 가르치는데 솔솔한 재미를 느끼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는 그날 그 아이에게 토납법(吐納法)을 가르치고 있었다.

"단전에 호흡을 천천히 끌어들였다 내뱉는 것을 토납술이라 하는데 거기에 더
하여 그때마다 온몸에 기를 일주천시키는 방법에 따라 수많은 운기행공법(運
氣行功法)들이 존재한단다."

"일주천이 뭐에요?"

"그러니까 기를 어떤 정해진 혈도를 따라 몸 전체를 한바퀴 돌리는 것을 일주
천이라 하지. 기를 통과시켜야 하는 혈도는 각 문파의 운기조식법에 따라 조
금씩 다르다. 그리고 언제 숨을 내뱉고 마실지도 세심하게 정해져있어서 만약
조금이라도 틀리면 큰 화를 당할 우려가 있다."

"그런데 왜 꼭 호흡을 도중에 정확히 분배해야 하죠?"

"그 이유는 대자연의 기를 호흡을 통해 몸속에 끌어들여...."

그 병신은 자연의 기라는 말을 듣고는 뭔가 떠오르는 듯 머리를 감싸쥐며 괴
로워했다. 그 병신은 날마다 꾸는 악몽 때문에 언제나 밤을 겁냈다.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자 그는 온 몸을 떨며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악몽의 내용은
언제나 거의 비슷했다. 그런데 그로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깨고보
면 악몽의 내용을 기억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악몽의 시작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거기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두 사람이 그의 몸에 시
커먼 칼을 찔러넣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대화의 내용
은 알 수 없고, 그냥 분노, 공포와 후회... 살아야 한다는 생각 등 수없이 많
은 불가사이한 감정들이 그에게 솟아올랐다. 그런다음 끝은 언제나 국화꽃이
그를 포근히 감싸주는 것이지만 곧이어 그 국화꽃도 악당들의 손에 찢어져 나
가고 그다음은 그 공포에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병신은 구석진 곳에 숨어들자 좀 안심이 되기 시작했고 마음이 안정되자 다시
자신에게 공포를 안겨줬던 단어를 머리에 떠올렸다.

'대자연의 기? 대자연의 기를 끌어들여..... 대자연의 기를 끌어들여....'

한번 맴돌기 시작한 그 단어들은 그의 마음속을 끊임없이 감싸돌기 시작했고
그는 어느새 무아의 경지에 빠져들어갔다. 그러면서 그에게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할 정도의 기가 병신의 몸에 모여들며 어느 한순
간 단전에 차오르자 그 기는 순식간에 깨어진 단전을 회복시켜버렸다. 그런
후 그 엄청난 기는 몸속을 용솟음치며 차례차례로 막히거나 파괴된 혈도를 뚫
고 지나갔다. 그때마다 엄청난 고통이 일어났지만 이미 병신은 그 고통을 잊
을 정도로 깊은 세계에 들어가 있었다. 온 몸의 모든 혈도가 뚫리자 그 다음
에는 몸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의복은 재가되어 흩날
렸고 피부도 새카맣게 타버렸다. 이 병신이 일으키는 무시무시한 기의 회오리
를 즉시 감지한 이 의생은 놀라서 다가온 다음 병신이 뭔가를 행하며 그 엄청
난 기를 방출하고 있는 걸 보고 질리고 말았다.

'정말로 이자는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의 고수로구나. 저건 아마 말로만 듣
던 환골탈태(換骨奪胎)인 모양인데.... 환골탈태에 이르려면 거의 화경의 경
지에 이르러야 가능하다. 그렇다면 저자는 진짜 화경의 고수란 말인가?'

어느덧 병신의 기는 점점 잦아들기 시작해 밖으로 뿜어나오던 기는 사라져버
렸다. 그런 후에도 오랫동안 병신의 눈은 떠지지 않았다. 그걸 보고 혹시나
죽은게 아닌가 해서 막내아들이 만져보려 하자 이 의원이 그의 손길을 막으며
말했다.

"그를 방해하면 안된다. 조금이라도 잘못되어 주화입마(走火入魔)를 당하면
지금의 그로서는 감당할 수가 없어."
"그렇게 주화입마가 무서운거에요?"
"그럼 잘못하며 생명을 잃거나 병신이 되기도 하지. 고수들은 그 나름대로 폭
주하기 시작하는 기를 한곳에 가두어 생명을 구하는 기법들을 알고있지만 저
자는 그걸 모두 잊어버렸기에 잘못되면 바로 생명을 잃게 된단다."

이윽고 그 병신은 눈을 떴다. 그런다음 구석에 숨어있는 자신을 두 사람이 뚫
어져라 보고있음을 느끼고 약간 챙피해져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려고 일어섰
다. 그런데 그의 의복이 가루가 되어 아래로 떨어져 내렸고 그의 피부위를 덮
고있던 검게 탄 부분이 떨어져 내리면서 백옥과도 같은 피부가 드러났고 얼굴
한쪽을 흉악하게 만들고 있던 상처도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걸보고 가장 놀
란 것은 작은 아들이었다. 병신은 자신이 완전히 발가벗은 상태라는 걸 깨닫
자 나는 듯이 달려가서 자신의 방으로 도망쳐버렸다. 하지만 그는 이미 병신
이 아니었다.

이 일이 있은지 며칠이 지나자 병신이라 불리던 사내의 모든 이빨이 몽땅 다
빠져버렸다. 그런다음 새로 하얗고 예쁜 이빨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가 한
동안 이빨이 빠져나간 상태로 돌아다니자 사람들은 그를 할아범이라고 놀려대
더니 시일이 지난 후 그의 이빨이 완전히 다 자라나자 그가 제법 미남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더욱 젊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이 이지경에 이르자 옥청영 나으리는 자신의 아버지인 옥영진 나으
리에게 이 사실을 고했다. 그러자 만사를 제쳐놓고 옥영진 나으리께서 달려왔
다.

"어서 오십시오, 아버님."

오랜만에 만난 아들은 본체만체 하고 옥영진 나으리는 먼저 '그'의 행방부터
물었다.

"네가 말한 그는 어디있느냐? 한번 만나보고 싶으니 이리 불러오너라."
"그전에 한번 보실게 있습니다. 청아!"
"예, 아버님"
"묵혼검을 가져오너라."
"예."

그러더니 둘째딸은 마지못해 묵혼검을 그의 아버지에게 줬다. 말괄량이인 이
아가씨는 제법 무공을 익히고 있었고 아버지의 방에 놓여진 묵혼검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려 몇날 며칠을 졸라대서 겨우 빼앗았던 것이다. 그는 그걸 옥영
진 나으리에게 주면서 말했다.

"처음 그자를 발견했을 때 단전에 박혀있었는데 그자가 허리에 차고있던 검집
에 꼭 맞는걸로 보아 아마 그자의 검인 것이 확실합니다."

옥영진 나으리는 검을 뽑아보며 탄성을 질렀다.

"아주 좋은 검이다. 조금 짧은 것이 흠이군. 여기에 음각으로 써져있군. 墨魂
(묵혼)이라고... 이건 보기 드물게 완전히 현철(玄鐵)로 만들었구나. 거기다
이 섬세한 솜씨는 정말 보기드문 명장(明匠)이 만든거야."

그런다음 묵혼검의 검집을 살펴보며 말했다.

"아주 투박한 듯 하면서도 고고한 기상이 어려있으니 이 검집도 또한 이 검을
만든 사람이 같이 만든 듯 하구나."

"아버님. 그렇다면 이건 누가 만든것인지 짐작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자의 심
장에 박혀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탁자에서 하나의 비수를 꺼내어 옥영진 나으리에게 건넸다.

"비수의 집은 제가 부근의 장인에게 부탁하여 만들었습니다. 그자의 몸속에서
비수의 집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흠 이건 墨影(묵영)이라 음각되어있군. 이 묵영비(墨影匕)를 만든자의 세심
하고도 섬세함은 과연 묵혼검을 만든자의 실력과 비슷해. 거기다 묵(墨)자를
같이 넣어만든 이름이나 그 손잡이의 모양까지 거의 유사함이 많구나.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건 한벌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자는 기억을 잃고있으나 본능적으로 대단한 경지의 무공을 몸으로 기억하
고 있는 듯 합니다. 환골탈태하여 자신의 몸을 스스로 치료하는 걸로 보아 최
소한 화경의 고수라고 생각됩니다. 거기다 그가 매화를 아주 싫어하며 국화와
고량주를 아주 좋아한다는 점. 그리고 한번 자신이 싫다고 생각되면 돌이키지
않는 인물이라는 사실입니다."

"매화라.... 너는 매화란 말을 듣고 떠오르는게 없냐?"
"글쎄요...."

옥청영이 멋적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옥영진 나으리가 아들을 나무라며
말했다.

"멍청한 녀석! 너는 현 무림맹주가 누군지도 모르느냐?"
"그거야 무극검황(無極劍皇) 옥청학(玉靑鶴)이 아닙니까?"
"그렇지. 그의 절기는 뭐냐?"
"백류매화검법(白流梅花劍法).... 아! 제가 멍청했습니다."

"이걸로 그자에 대한 정보를 최소한 무림맹에만은 흘러들어가게 해서는 안된
다는 것을 알 수 있구나. 그의 사문(師門)은 어디인 것 같더냐?"

"그건 직접 보시고 짐작해 보시죠. 소자로서는 도저히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
다. 거기에 이수량(李修良)이라는 의생이 있는데 그는 무림인 출신이라 그에
게 부탁하여 여러 가지로 알아봤지만 도저히 추측이 불가능했습니다. 여봐
라."

"예."

"가서 국광(菊狂)이를 데려오너라."

"예."

"국광이라니?"

"그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니까 소자도 몰랐는데 모두들 그를 병신이라고
부른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요즘들어 모든 상처가 없어져버리자 그가 국화를
광적으로 좋아한다고 붙여준 이름인 모양입니다."

"국광이라... 그것도 괜찮군."

이때 밖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르셨습니까요?"

"들어오게나."

옥영진 나으리에게 있어서 국광과의 만남은 거의 충격에 가까웠다. 우선 그자
의 몸과 두 눈에서 흘러나오는 숨기지 않는 정심한 기에 먼저 압도되는 자신
을 느낀 것이다.

'정말 대단한 고수! 그렇지만 저정도에 이르면 기를 숨기는데 이자는 숨기지
를 않는구나. 하지만 몸 속으로 갈무리되어 미미하게 흘러나오기에 고도로 무
공을 익히지 않은 사람들이 알아채기는 힘들거야.'

"자네가 국광인가?"

"예. 모두들 그렇게 부릅죠."

"자네, 노부를 도와 일해줄 수 없겠나?"

"그건 나으리의 부탁이십니까? 아니면 주인 나으리의 부탁이십니까?"

"노부의 부탁일세."

"그렇다면 싫습니다."

"왜?"

"저는 이 집이 좋고 말들도 좋거든요."

일단 국광이 말을 뱉어버린 후인지라 옥청영은 기급을 하고는 국광의 생각을
돌리기 위해 진땀을 빼기 시작했다.

"자네. 아버님을 따라가게."

"왜 제가 저 나으리를 따라가야 합니까?"

"그건..... 그건.... 자네를 나보다는 아버님이 필요로하기 때문이지. 아버님
을 잘 모실 수 없겠나?"

"주인 나으리의 부탁이라면 들어드립지요. 대신...."

"대신?"

"그 부탁은 주인 나으리가 살아계신동안만 지켜질 것입니다."

"만약 내가 도중에 죽는다면?"

"제 생명의 은인은 주인 나으리 한명 뿐.... 그 누구도 아닙니다. 그 다음은
제가 마음내키는 대로 할겁니다. 그점은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자네의 생각이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내가 오랫동안 살아있다면 자
네에게는 손해가 아닌가?"

"그거야 어쩔 수 없는 노릇입죠."

"아버님, 언제 떠나실 건지요?"

"내일 아침에 떠날거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서로간의 회포(懷抱)나 풀자구
나."

"예. 자네는 나가보게나. 아참! 이건 자네것이니 가져가게."

국광은 검은색의 검과 비수를 보면서 약간 망설이는 것 같더니 물었다.

"이게 제것이 확실합니까?"

"그렇네. 이제와서 말이네만 이 검은 자네의 아랫배에 박혀있던 것이야."

그 말을 들은 국광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옥청
영은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검집은 자네의 허리의 검대(劍帶)에 묶여있던 것이고 그런데 두개가
완전히 일치하는 걸로 보아 이 묵혼검은 자네의 것이 확실하네. 그리고 이 묵
영비의 경우 자네의 심장에 박혀있었는데 집은 자네에게 없었지만 그래도 묵
혼검을 만든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만든 것이 분명해. 그러니 그것 또한 자네
것이야. 그러니 자네가 가져가게. 이 둘은 대단한 보검으로 이만한걸 다시 구
하기도 힘들걸쎄."

국광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며시 묵혼검을 약간 꺼내봤다. 검은색의 검신이
빠져나오자 국광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꿈에서 그렇게 오랬동안 보아오며
의문을 품었던 그 검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묵혼이라는 이름이 전
혀 낮설지 않은 걸로 보아 아무래도 자기것이 분명한 것 같기에 검대(劍帶)를
허리에 찬 다음 비수를 품속에 넣었다. 국광이 주섬주섬 챙기는 모양을 보던
옥청영이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참! 이것도 자네 것일쎄."

그러면서 서랍속에 보관해 뒀던 천조각과 옥으로 섬세하게 다듬은 자그마한
옥패(玉牌)를 가져와 국광에게 내밀었다.

"그 외에 다른 종이조각들도 자네 품속에 들어있었지만 원체 오랜시간 물에
불은 탓인지 그게 뭔지도 알 수 없었네. 그런데 이상한건 자네 품속에 돈이
한푼도 없다는 점이었어. 어쩌면 은표나 금표만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종이는 완전히 물에 녹아버렸으니 알수는 없는 노릇이지. 오직 있는건 이것
뿐이었네. 이 천조각에는 기이한 문자가 써져있는데 지금은 자네가 읽을 수
없겠지만 나중에 기억을 되찾는데 보탬이 될지도 모르니 소중하게 간직하게.
그리고 이 패는 아마 자네의 신분을 나타내는 걸거야. 붉은 옥에 용이 살아있
는 듯 생동감있게 조각되어있는데 대단한 솜씨의 작품이지. 잘 간직하다 보면
아마 자네의 과거를 알아내는데 보탬이 될지도 모르네. 거기에 자네의 몸에
꽂힌 것들이 자네의 검과 비수라고 한다면 아마 자네가 아주 잘 아는 사람에
게 암습당했을 가능성이 크니 될 수있다면 자네를 드러내지 않는게 좋을거
야."

"마음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여태까지 열심히 일해준 보답일쎄."

하지만 국광은 옥청영이 내미는 은자를거절했다.

"생명을 살려주신것만도 고마운데 그것까지 받을 수는 없습니다요. 그리고 제
가 그냥 집을 나서는 것도 아니고 큰 나으리를 따라가는데 먹고 자는데 불편
이 없을테니 돈은 필요없습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런다음 황급히 인사를 하고 국광이 나가버리자 옥청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버님. 아무래도 한가지 확실한 건 저자는 완전한 무인일 것이라는 점입니
다. 돈 자체를 우습게 보는 것 같으니까요.... 국광을 잘 부탁드립니다. 여태
까지 같이 지내면서 알아본 바로는 처음부터 살살 꼬시는 방법이 최고죠. 어
떤 말을 꺼냈을 때 거부하겠다고 말한다면 그걸 뒤집는다는 건 불가능할겁니
다. 그러니 그자 좋은대로 그냥 놔두는게 좋을겁니다.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
고 해도 그 타고난 성격은 아마 지속되는 모양이지요. 아마 과거에도 저자는
제마음대로에 융통성이 하나도 없었을게 분명해요. 그렇지 않다면 저정도의
고수가 이름도 없이 자신의 검에 찔린채로 떠내려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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