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26 되살아난 북명신공

3학년2반 | 2021.11.30 08:00:04 댓글: 0 조회: 339 추천: 0
분류무협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28621
되살아난 북명신공

다음날부터 국광에게는 완전히 다른 인생이 펼쳐졌다. 그가 아는 거라고는 말
을 돌보는 것 뿐. 그런 그에게 옥영진 나으리는 무공을 익혀라! 뭘 해라 하면
서 많은 지시들을 해댔고 처음에 국광은 그 말을 따라하는 것 같더니 나중에
는 지겨워졌는지 모든 지시를 한귀로 흘려버린 다음 빈둥거리기 시작했다. 하
지만 조금 더 지나자 빈둥거리기도 질렸는지 이사람 저사람 찾아다니며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옥영진 나으리는 국광이 글을 모조리 잊어버렸다
는 걸 눈치챘다. 그런 그에게 무공비급을 던져줬으니 짜증을 낼만도 한 것이
었다. 옥영진 나으리가 여러명의 우수한 선생들을 붙여줬고 국광의 지식은 급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번 하려고 마음먹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
냈고 죽자고 책을 읽어대는 바람에 옥영진 나으리로서는 그의 내력을 몰랐다
면 과거에 서생인줄 착각할 정도였다.

그는 여러 가지 책들을 읽어대더니 나중에는 병서(兵書)를 읽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진법(陣法)을 기록한 서적들을 열심히 읽어댔다. 몇날 며칠을 매일
서고(書庫)에서만 생활하니 옥영진 나으리가 그의 얼굴을 보기도 힘들 정도였
다. 그는 읽고 읽고 또 읽어대더니 끝내는 서고안의 모든 책을 다 읽은 다음
에야 서고에서 나왔다. 국광이 서고에서 나왔다는 말을 수하에게서 전해들은
옥영진 나으리는 국광이 만나고 싶어 수하에게 물었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나?"

"서고에서 나오더니 국화가 심어진 후원에서 열심히 국화만 들여다 보고 있습
니다. 속하가 불러올까요?"

"아니.. 내가 가보지."

옥영진 나으리가 후원에 들어서자 국광은 아직도 계속 국화를 들여다보고 있
었다. 옥영진 나으리는 그를 방해하기가 미안해서 기척을 숨기고 뒤로 다가섰
다. 국광의 3장 뒤로 다가섰을 때 갑자기 국광의 신형이 번쩍이더니 옥영진
나으리의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광은 푸른색으로 빛나는 오른손을 뻗어 옥영
진 나으리의 멱줄을 거머쥐려고 하다가 순간 그가 옥영진 나으리라는 사실을
알고는 급히 초식을 회수하며 뒤로 물러섰다. 국광이 물러선 다음에도 옥영진
나으리의 창백해진 안색은 회복되지 않았고 그제서야 사지가 떨려왔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던 것이다. 그를 보면서 국광이 퉁명스
럽게 말했다.

"그렇게 기척을 죽이고 제 뒤에 접근하지 마십시오."

"자네의 무공이 정녕 놀랍군. 그게 무슨 무공인가?"

"그냥 본능적으로 펼쳤을 뿐입니다. 저 자신도 제가 방금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니까요."

"그렇다면 그게 무의식중에 펼쳐진 것이란 말인가? 그런 자네가 어찌해서 등
뒤로 칼을 맞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군."

"그건 저 자신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국광이 자신을 바라보는 걸 보고 옥영진 나으리는 자신
이 호의로 국광의 뒤에 조심스럽게 다가간 것이 치명적인 실수라는 것을 깨달
았다. 국광이 자신의 행동을 의심하기 시작했으니 아마 한동안은 조심해야 그
의심이 풀릴것이라 생각했다. 옥영진 나으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자네가 너무 열심히 국화를 바라보기에 부르기가 미안해서 조용히 다가간 것
뿐일세. 그런 눈초리로 보지 말게나. 이번에 온건 혹시 황궁무고(皇宮武庫)에
들어가볼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려고...."

"황궁무고란 뭡니까?"

"황궁안에 무림에서 모아들인 무공비급을 쌓아둔 장소를 이르는 말이지. 한번
가서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무공이 있으면 가져다 익혀도 상관없네. 대신 황
궁 3대무공은 자네가 익힐 수 없어."

"한번 읽어보는거야 뭐 별 상관없겠죠. 그 황궁무고란 건 어디에 있습니까?"

"내일 노부가 안내해주겠네."

다음날 국광은 황궁무고로 들어갔다. 황궁무고로 국광을 넣은 다음 옥영진 나
으리는 감시자를 보내 그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며 그가 어떤 비급에 특이한 반
응을 보이는지 알아보게 했다. 혹시나 눈에익은 비급이 있다면 그는 당연히
그 비급에 반응을 보일것이라는 생각에 착안했기 때문이다. 옥영진 나으리의
의도대로 며칠 후 국광을 감시하기 위해 보낸 수하가 돌아와서 보고했다.

"그는 열심히 비급을 읽고있습니다."

"그래.. 어디 특정 비급에 관심을 보이던가?"

"아닙니다. 그냥 한쪽 귀퉁이에서부터 계속 읽고만 있습니다. 한권의 비급을
읽고나면 그 옆의 것을 이런식으로 밥먹는 시간과 자는시간, 용변보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그냥 읽고만 있습니다."

"그자가 비급을 보고 초식을 흉내내보던가 하는 행동은 하지 않던가?"

"아뇨. 그냥 계속 제자리에 앉아 읽고만 있습니다. 도대체가 무공을 익힐 생
각이 없는 것 같던데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냥 계속 놔두게나. 시간이 지나면 좀 달라질지도 모르지."

"예."

하지만 옥영진 나으리의 예상은 빗나갔다. 국광은 그냥 계속 비급을 읽어댔고
10개월의 시간이 흐르자 비급의 절반 정도를 읽는데 성공했다. 그러고도 그는
계속 읽어댔고 2년이 흐르자 무고안의 3,000여 가지 비급을 몽땅 다 읽어버렸
다. 비급을 모두 다 읽어버린 후에도 뭔가 달라진 점이 있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그는 옥영진 나으리의 저택으로 돌아와서 방에 틀어박혀있거나 아
니면 그가 가장 제일 좋아하는 장소인 국화밭에 가 있었다. 국광에게 거의 2
년여의 시간을 들였는데도 아무런 진척이 없자 옥영진 나으리는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국광은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는 느긋한 표정으로 꽃도 피지않은 국화를 보고있었다. 전에 한번 뜨거
운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라 옥영진 나으리는 짐짓 헛기침을 하여 인기척을
내면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셨는가?"

"....."

"그래 무고에 들어갔다 나오니 뭔가 깨닫는 점이 있나?"

"....."

상대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는 속이 천천히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광은 그의 수하도 아니었고 자신의 아들이 그냥 돌봐주기를 부탁해
서 붙어있는 상태니 성질을 부릴수도 없어서 그는 다시 조금 더 큰 소리로 물
어봤다.

"그래 무고에 들어갔다 나오니 뭔가 깨닫는 점이 있나?"

"... 예. 책이 정말 많더군요."

그러자 옥영진 나으리는 약간 자랑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그걸 모으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들었지."

"하지만 그 내용이 그 내용이던데... 왜 그렇게 많은 책들을 썼을까요?"

"무슨 말인가? 각 비급은 좀 비슷한 점이 있더라도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완전히 틀린 것들이라구."

"저것들이 다 틀리다면 그럼 그때 나으리가 말한 3대무공도 그정도라는 말입
니까?"

"아니야. 황궁의 3대 무공은 여태까지 모아들인 무림의 비급들을 토대로 집대
성하여 독특한 황궁만의 것으로 재편성하여 만들어낸 아주 패도적이고 강력한
비급이지. 너무 강한 무공이라 익히도록 허락받은 사람의 수가 적은거야."

"그렇다면 그 황궁의 3대 무공을 익힌 사람은 천하무적(天下無敵)이란 말인가
요?"

"노부의 생각으로는 천하무적이란 말은 아무도 쓸 수 없지. 물론 현경이 경지
에 오른 구휘정도의 인물이라면 몰라도.... 모든 무공의 비급들은 각각의 장
단점이 있어. 그러니까 갑(甲)이란 무공을 을(乙)로 이긴다면 그 을은 병(炳)
에게 지고 또 병은 다시 갑에게 지는 식으로 말이야. 아직까지도 무림에는 무
상(無上)의 신공(神功)은 만들어지지 않았다네."

국광은 무상의 신공이란 말을 듣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뇌리에는 계속
적으로 한가지 단어만이 휘몰아치듯 돌아다녔다.

'무상의 신공... 무상의 신공.... 무상의.... 무상... 무상... 무상...'

국광이 잠시 멍청한 상태로 있자 옥영진 나으리가 뭐라고 몇마디 더 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다시 무시를 당하자 더 이상 노화를 억누
르기 힘든 상태가 된 옥영진 나으리가 외쳤다.

"지금 노부의 말을 듣고 있는거야?"

하지만 조금 멍청한 표정으로 국광이 중얼거렸다.

"무상의 신공.... 무상.... 무상이란 말이 아주 마음에 와닫는군요. 아무래도
예전에 무상이란 말이 들어가는 무공을 익혔다고 생각돼요. 무상신공? 무상장
법? 무상지법? 무상지공? 참 내가 검을 가지고 있으니 무상검공? 무상검법?
무상검결? 또 뭐가있지?..... 그 중에서 무상검법이 가장 입에 익은 것 같은
데 무상검법... 무상검법... 무상검법... 무상검법... 무상검법... 무상검
법... 무상검법... 무상검법..."

국광이 계속 무상검법이란 말만 중얼거리자 더 이상 참기 어려워진 옥영진 나
으리는 꽥 소리를 질렀다.

"갈! 무상검법이라니? 그런 검법은 노부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
다. 무슨 얼어죽을 무상검법이야. 지금까지 무상의 신공이라 불릴 만한 건 노
부가 조사해본 결과 구휘대협이 만든 북명신공(北冥神功)밖에 없어."

북명신공이란 말이 튀어나오자 국광은 멍청한 눈으로 말했다.

"북명신공? 북명신공... 북명신공.... 장자는 소요유 편에서 이렇게 말씀하
셨다. 북극에 큰 바다(冥)가 있으니 그 이름은 천지(天池)라고 한다. 거기에
큰 물고기가 사는데 그 길이는 천리(千里)에 이르고 수명은 길어 헤아릴 길이
없다. 이 고기의 이름은 곤(鯤)이라고 하는데 어느날엔가 큰 새로 변하니 그
새를 붕(鵬)이라 한다. 붕새가 나래를 펴면 그 길이가 구만리(九萬里)에 이른
다. 붕새는 드넓은 창공을 날아서 남쪽으로 간다. 무릇 물이 모여 깊게 되면
큰 배를 띄울 수 있나니 큰 바다도 결국은 한 잔의 물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
이다. 북명의 무공은 장자에서 나오는 비유와 같이 대자연(大自然)의 진기(眞
氣)를 체내에 축적하여, 바닷물이 큰 배를 띄우듯 축적된 진기로 큰 힘을 발
휘하는 데에 첫번째 묘용이 있다. 진기가 쌓여 내력이 웅후하게 되면 천하의
무공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 응용할 수 있으니 이는 북명(北冥)과 마
찬가지로 크고 작은 배를 모두 띄우고 곤과 같이 큰 물고기도 포용할 수 있는
이치다. 따라서 진기를 으뜸으로 하고, 치고받는 동작은 하찮은 것으로 여긴
다. 우선 낮에는 태양의 양기를 밤에는 달의 음기를 흡수하며 대자연의 기를
흡수하는 요령을 익혀.."

국광이 멍청한 얼굴로 중얼거리기 시작하자 경악한 옥영진 나으리는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악! 너는... 너는.... 북명신공을 봤구나!"

옥영진 나으리가 외치자 그 소리에 놀란 국광은 순간적으로 제정신으로 돌아
왔다. 그가 입을 다물자 뒷부분이 궁금해진 옥영진 나으리가 그를 달래며 뒷
부분을 들려달라고 했지만 국광은 막무가내였다. 한번 다문 입은 더 이상 열
리지 않았다.

'세상에... 실전된 것으로 알려진 북명신공을 익힌 자가 있을줄이야. 이건
생각보다 더 대단한 거물(巨物)일지도..?'

옥영진 나으리는 국광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북명신공은 무림의 무상지보(無上之寶)라 할 수 있다. 그걸 자네가 알고있
다니 잘 되었군. 내가 서기(書記)를 붙여줄테니 그걸 불러 비급으로 만들면
황궁의 무공은 더욱 발전하게 될거야."

"이 무공은 무상지보인지는 모르나 제 마음 속에서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에게 묻지 말아주십시오."

그런다음 국광은 다시 국화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옥영진 나으리는 국광이
다시금 국화로 시선을 못박으며 입을 다물자 별 수 없이 물러서고 말았다.

"저자식은 꽃도안핀 국화가 뭐 볼게 있다고 저렇게 열심히 바라보는지 원...
지겹지도 않나?..."

괜한 국화만 옥영진 나으리의 원망을 들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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