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 화적편 14

3학년2반 | 2022.01.12 09:53:40 댓글: 0 조회: 295 추천: 0
분류연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41711
 명종 15년 경신 12월 임진삭 초일일에 상이  정원에 전교를 내리어서 삼공, 영
부사, 병.형조 당상, 좌우 포도대장을 고병조에  모이도록 밀유하라 하고 뒤에 봉
서를 내리었는데, 그 봉서의  사의는 대개 이러하였다. “내가 덕이 없는 사람으
로 외람히 대위를 계승하여 주소  전전긍긍하게 지난 지가 지금 16년인데 그 동
안 여러 해 연거푸 흉년에  유리표박한 백성이 많아서 해서의 도적이 성함은 들
은 지도 이미 오래나 조처가  엄하지 못한 까닭인지 점점 더 기탄없이 횡행하여 
심지어 전옥서도 깨치려고 하고  지방관도 해치려고 하였다는 말이 있어 듣기에 
해연하기 짝이 없는데 이번 별견 선전관 정수익의 계사를 받아본즉 부장 연천령
이 도적에게 죽고 금교 역마도 도적에게 뺏겼다니  이런 변이 어디 있을까. 전자
에 도적을 경성에서 놓칠 때도  무참히 봉패하고 증왕에도 이러한 일이 한두 번
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또 이러하여 국위가 땅에  떨어지고 국기가 해이하니 이 
아니 한심한가. 근본을 돌이켜 추구하여 보면 나  같은 불민한 군주가 위에 있어 
교화가 밝지 못하고 혜택이 아래 미치지 못하는데다가 더구나 열읍 수령이 침학
으로 일을 삼고 또 군적의  일이 다단하여 백성이 생업을 즐기지 못하고 흩어져 
도적이 되어서 목전의 사는 것만 다행히 알고 마침내 형벌을 면치 못할 건 생각
지 못하니, 아, 슬프다! 나의 백성이 여기  이른것이 일변으론 불쌍하고 일변으론 
부끄럽도다. 다만 일월이  오래된 동안에 도적이 이미 국가의 대환이  되어서 심
상히 조처할 수 없는 것을  토포하는 방책이 매양 인순고식에 흘러서 효과가 없
으니 특별한 큰 거조를 내지 않으면 완악한 무리가 무엇으로 징계되어서 금즙될
까. 나의 생각에는 무신 중에 지용이 구비하고  군사에 숙달한 자들을 택하여 대
장을 삼아 황해.평안.함경.강원.경기 각도에  한 사람씩 차견하여 오로지 포도 직
무를 맡게함이  좋을 듯하나 어떠할지  제경은 상의하여 회주하라.”  대신 등이 
봉서를 받들어 뵈온  후 서로 합의하고 위에  회주하기를 “도적이 없는 세상은 
없사오나 오늘날같이 심한 것은  전고에 없는 일이오며 오늘날 도적이란 심상한 
서절구투가 아니옵고 궁흉극악한  반국역적이외다. 부장을 활로 쏘고  칼로 찌르
는 일이 전후에 이어 있다시피 하와 국가에 욕됨이 이에서 더할 수 없사온즉 불
가불 이 기회에 근적되도록 소탕하여야 하올 일이온데 다만 황해.평안.함경.강원.
경기 오도에 각각 대장을 정하여 내보내오면 민심 소동될 염려가 없지 않사오니 
병조에 명하사 종이품 무신 중에 재간 있는 자 두 사람을 택하게 하와 순경사란 
칭호로 황해.강원 양도에 내려보내옵서 양도 방백과  동사할 뿐외라 타도 감류와
도 협력하여 도적의  도타할 길을 방비하고 기어이 체포케 하옵시고,  도성 안에 
국법의 무서운 줄을 모르고 장물 동분하는 이를 탐하여 적당을 거접시키는 자가 
허다히 있다 하오니 형조에 명하사 저저히 사출하와 적당이 듣고 공동되도록 엄
형 치죄하게 하옵시고 적당의 종적을 탐지하여 고관하는 자와 계책을 내서 적당
을 잡아 바치는 자는 중상을  주게 하옵시고 적당의 후회하고 자수하는 자는 양
민이 되어 편히 살도록 조처하게 하옵시고 이외의 미진한 조령은 병형조와 순경
사와 같이 의논하여 마련하게 하옵신 후 팔도에 하유하심이 어떠하올지?” 이때 
좌의정 이준경은 병으로 의론에 참예치 못하여  집에서 따로 헌의하였는데, 대체 
의론은 중의와 별로  다름이 없고 다만 별견  선전관을 중히 치죄하고 선전관과 
동사한 수령들을 감사  시켜 결벌하되 공을 세워  속죄하게 하자는 의론이 끝에 
더 붙어  있었다. 병조에서 순경사의  망단자를 위에 올려서  황해도에 이사증과 
강원도에 김세한이 각각 수망으로 낙점을 물었다.  위에서는 오도 대장을 내려고 
하다가 대신들의 말을 좇아서 양도 순경사만 낸 것인데 사헌부에서는 양도 순경
사를 낸 것도 너무 과한 거조로 여겨서  순경사가 임명되자 곧 대계가 일어났다. 
“문무 겸전한 방백이 열읍 수령을 신칙하와 일심으로 도적을 잡으러 드오면 잡
지 못할 리가 없을 것이온데  구태여 순경사를 내보내서 흉년에 민폐되게 할 까
닭이 무엇이오니까? 금년의  황해.강원 양도 흉년이 타도보다 우심하온  터에 순
경사가 나가오면 등대.지공에 분주하올 무리가 다  굶주린 백성들일 터이온즉 백
성들의 입에서 차라리 도적을 만날망정 순경사는 만나고 싶지 않단 원성이 날까 
저어하옵니다. 순경사 내보내는 것은 그냥 중지하옴이  마땅하오나 일이 정히 중
지하기 어렵사오면 순경사 대신으로 당하 호반 중에 강장한 자를 택하되 포도장
이라 칭하와 가서  수령들과 일을 같이 하게 하옴이 가할  듯하외다. 그리하옵고 
정수익.이의식.장효범.이흠례.강려 등은 다 용서 없이 율에 비쳐 치죄하게 하옵소
서.” 위에서 대계차자를 감한 후 곧 비답을 내리었는데 그중에
 대신과 해조에 물어서 다시 처리하겠다는 말씀이 있었으나 이것은 겉으로 간쟁
을 용납하는 성도를  보일 뿐이고 실상 대계를  좇아서 순경사를 변경할 성의는 
없었다. 대체 대간의  버릇이 계를 한번 시작하면 임금이 성가시어  못 견디도록 
그치지 않는 일이 종종 있지마는 이때 사헌부에서도 꺽정이가 국가의 대환인 줄 
뻔히 알며 순경사를 중지하라고  지재지삼 임금을 성가시게 하기는 어렵든지 재
율 한번에 그치고 말았다. 대계가 그친 뒤에  신임 순경사들이 비로소 궐하에 하
직을 고하고 각각 떠나는데 병조에서  위에 품하고 순경사 한 사람에게 정병 50
명씩을 주었다.  군사는 지방에 가서 얼마든지  조발하여 쓸 수 있는  까닭에 더 
많이 줄 것도  없거니와 흉년의 민폐라는 대계를  참작하여 아무쪼록 민폐가 덜 
되도록 군사를 적게  준 것이었다. 좌변 포도대장 김순고가 서림이를  포청에 두
고 보느니 황해도  순경사에게 주어 보낼 생각이  들어서 순경사들 떠나기 전에 
서림이를 한번 불러서 저의 뜻을 물어보았었다.  “이번에 황해도와 강원도에 순
경사가 난 것을 너  아느냐?” “녜, 포교들에게 이야기를 들었소이다.” “내가 
너를 황해도 순경사에게 천거해  줄 테니 따라가 보려느냐?” “소인은 아직 영
감마님 수하에 있기가 소원이올시다.” “네가 서울 있어 무어 할 테냐. 이런 기
회에 나가 공을 세워서  속죄를 해야 하지 않느냐?” “포교들의 말을 듣사온즉 
황해도 순경사 이병사 영감께서 자부가 과합셔서 남의 말을 들으시는 법이 없다
구 하오니 소인같은 것이 천려일득으루 좋은 계책을 내서 바치온들 들어주실 리 
있겠소이까. 소인은 영감마님  수하에 있솝다가 이 다음  기회에나 속죄하오려구 
생각하옵네다.” “이번에 순경사가 나가서 꺽정이를 잡으면  이 다음 무슨 기회
에 네가 공을 세울  테냐?” “먼젓번에는 접전을 안하구두 꺽정이를 잡ㅇ르 수 
있었습지요만 이번은 먼젓번과 달라서 꺽정이를 잡자면 접전을 안할 수 없을 것
이옵구 접전하면 관군이 꼭 득승할는지 마치  모를 일이외다.”“접전 안하구 잡
을 수가 있었으면  접전해서 낭패를 봤겠느냐.”“관군이 마산리루  몰려간 까락
에 아니  날 접전이 나 줄  아옵네다.”“마산리를 가지 않구 꺽정이를  잡을 수 
있었단 말이냐?” “꺽정이의 소굴  청석골 근처에 관군 일대가 가서 곧 들이칠 
기세를 보이오면  청석골 근처서 급보가 꺽정이에게루  갔을 것이옵구 꺽정이가 
급보를 받으오면  주야 불분하구 쫓아왔을 것이온즉  꺽정이가 청석골루 쫓아올 
때 길목에 사수를 많이  매복시켰다가 불의에 엄습하였사오면 꺽정이와 그 도당
이 다 만부부당지용이 있사와두  화살 아래 죽거나 중상하와 접전은 고사하옵구 
항거두 별루 못했을  줄 아옵네다.” 서림이의 말하는 계책을 듣고  김포장은 별
안간 역정을 내며 “그런 계책이 있으면 진작 말할 것이지 어째서 일이 다 그릇
된 뒤에 말하느냐.  네가진심으루 귀순한 것이 아니라 속에는 아직두  딴맘이 있
구나.”하고 서림이게게 꾸지람을 내리었다.
추천 (0) 선물 (0명)
IP: ♡.221.♡.180
23,508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단밤이
2024-01-19
0
135
단밤이
2024-01-19
0
131
단밤이
2024-01-19
0
170
단밤이
2024-01-18
0
138
단밤이
2024-01-18
0
197
단밤이
2024-01-18
0
131
단밤이
2024-01-18
1
162
단밤이
2024-01-18
0
195
단밤이
2024-01-17
1
205
단밤이
2024-01-17
1
204
단밤이
2024-01-17
1
194
단밤이
2024-01-17
1
175
단밤이
2024-01-17
1
182
단밤이
2024-01-16
1
187
단밤이
2024-01-16
1
199
단밤이
2024-01-16
1
184
단밤이
2024-01-16
1
170
단밤이
2024-01-16
1
258
단밤이
2024-01-15
0
187
단밤이
2024-01-14
0
186
단밤이
2024-01-13
0
198
뉘썬2뉘썬2
2024-01-13
2
341
뉘썬2뉘썬2
2024-01-13
2
378
단밤이
2024-01-12
1
300
단밤이
2024-01-12
2
645
단밤이
2024-01-11
2
287
단밤이
2024-01-10
4
887
단밤이
2024-01-08
0
241
단밤이
2024-01-07
1
598
단밤이
2024-01-06
2
839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