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전집4-태항산록-(수필)세 악마의 죽음

더좋은래일 | 2024.05.09 16:00:57 댓글: 1 조회: 208 추천: 1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67248


수필


세 악마의 죽음


히틀러, 무쏠리니, 도오죠오 히데끼(东条英机)-이 세 20세기의 살인귀들-전세계에 악명을 높이 떨친 살안귀들이 어떻게 죽었는가를 한번 살펴보는것도 흥미가 바이없지는 않을것이다.

이 세 악마는 다 천인공노할 재난의 침략전쟁을 발동한 원흉들로서 수천만의 인명을 초개와 같이 다룬 극악무도한 도살자들이다. 수백만의 륙해공군을 기세사납게 내몰아서 이웃나라들을 불바다속에 밀어넣을 때 그들의 기염은 참으로 무시무시하고 어머어마하였다. 아무도 감히 바로 볼 엄두를 내지 못할만하였다. 열광적인 환호성과 만세소리와 발구름속에 그들은 위세를 떨칠때로 떨치였다. 그들은 20세기의 항우(项羽)로, 알렉산더대왕으로, 나뽈레옹으로 자처하였다. 하건만 그들의 끝장은 개개 다 수치스러운것이였다. 참으로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수치스러운것이였다.

도오죠오 히데끼는 이른바 대화혼(大和魂)과 무사도정신의 권화(劝化)같이 행사하던자다. 그러던것이 일단 패전을 하자 전통적인 법식대로 일본도로 배를 가르고 죽기는 고사하고 권총으로 심장을 쏘아 자살을 한다는것도 제대로 못하여-자살미수-실패를 하였다. 그래서 결국은 병원에 실려가 구급치료를 받고 목숨을 일단 부지하였다가 나중에 다시 교수대에 올라가 데룽데룽 매달려 죽었다. 사전에 의사가 붓으로 심장이 있는 부위에다 동그라미를 그려주었건만 손이 떠려서 고것 하나도 바로 맞추지 못하여 탄알이 빗나갔던것이다. 사열대우에서 기고만장하여 호통을 치던 때와는 이 얼마나 딴판인가! 이 얼마나 풍자적인 대조인가!

무쏠리니란자의 끝장은 도오죠오 히데끼보다도 더 수치스러웠다. 이 소문난 비게덩이-이딸리아의 독재자는 목숨을 살리겠다고 변장을 하고 본국으로 철거하는 독일군의 트럭에 편승하였다. 그리고 적재함구석에 헌 담요를 뒤집어쓰고 누웠다가 트럭의 행렬을 멈춰세운 유격대의 검문에 걸려서 발각되였다. 유격대원이 담요를 떠들어 보다가 의외의 발견에 깜짝 놀라서

<<아니, 여보 당신 <위대한 수령>이 아니요?>>

하고 따져물으니 무쏠리니는

<<위대한 수령? 아니아니 난 아니요. 잘못 보셧소. 난 그저 보통 피난민이요.>>

하고 아닌보살하는것이였다.

<<왜 이러시오, 당신의 그 얼굴을 내가 설마 빗보았을라구? 전 이딸리아에 위대한 수령을 못 알아볼 사람이 어디 있을거라구!>>

<<천만에 천만에... 난 정말 아니요. 절대루 위대한 수령이 아니란 말이요.>>

이것이 그 호기등등하던 독재자가 체포되는 장면에서 유격대원과 주고받은 말이다.

(천하에 더러운 놈!)

그럼 그의 처단당하는 장면은 또 어떠하겠는가.

유격대대장-륙군대좌가 부하들에게 무쏠리니와 그의 요사스러운 첩-갖은 못된짓을 다한 파쑈분자를 담밑에 끌어다 세우라고 분부하니 오히려 계집은 당돌하게 나서서

<<우리 저이를 상해해서는 안돼요.>>

하고 서방을 감싸주려 하는데 무쏠리니 당자는 비굴하기짝이 없게

<<여보시오 대좌선생, 잠간만 내 말을 좀 들어주시오.>>

하고 비대발괄을 하는것이였다.

여기 어디 사나이의 기개가 꼬물만큼이라도 있는가!

사정없는 유격대원들의 총탄에 맞아서 가로세로 쓰러진 계집 사내의 시체를 원한 맺힌 인민들은 즉시 끌어다가 길가 포도넝쿨 얹는 덕대에 거꾸로 매달아놓았다. 그 추악한 몰골은 여러 나라 기자들에게 당일로 사진 찍혀 전세계에 공포되였다.(몇해전에 광서 어느 출판사에서 출판한 무슨 력사책에 그 사진이 거꾸로 실린것을 보고 나는 하도 기가 막혀서 한동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그럼 히틀러는 또 어떻게 죽었는가. 위대한 원수(元首)답게 영웅적인 장렬한 최후를 마치셨는가? 천만에!

여태까지 전해지기는 베를린 지하 수십척의 대본영-방공구 조물속에서 쏘련군대의 포성을 들으며 첩하고 둘이서 자살을 한것으로 되여있었다. 첩은 음독자살을 하고 히들러 본인은 권총자살을 한것으로 되여있었다. 여러 나라의 영화들에서도 다 그렇게 형상되였었다. 기실 히틀러는 자살을 아니하였다. 아니한것이 아니라 못하였다. 히틀러는 권총을 손에 쥔채 쏘파에 쓰러져 이미 숨져버린 애첩의 둘레를 개미 채바퀴돌듯 자꾸 에돌고만 있었다. 나중에 복도에서 총소리나기를 기다리다 못한 부하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위대한 원수를 대신하여 자살을 시켜드렸다. 쏴죽여주었단 말이다.

수천만 사람의 목숨을 파리목숨만큼도 여기지 않던 위대한 원수에게는 제 목숨 하나 끊을 용기도 없었던것이다!

이와 같이 세 악마의 죽음은 다 비겁하고 수치스러웠다. 겉보기와는 판이하게 너절하고 더러웠다. 소위 왈 원수, 수상이란것들이 창피하기짝이 없는 죽음들을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물을 관찰할 때 버젓한 <<겉보기>>따위에 현혹이 되지 말아야 할것이다. <<겉>>과 <<속>>에다 같기표를 지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눈이 부리부리한 장작개비 같은 리규(李逵)-<<수호전>>에 나오는 호걸-식의 영웅인물을 강청이는 그 이른바 <<본보기극(样板戏)>>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 그것은 <<본질>>과 <<현상>> 또는 <<내용>>과 <<형식>>에다 같기표를 지른거나 마찬가지의 공식에 불과하다. 산 사람의 형상화가 아니란 말이다. 강청이의 론리대로 한다면 그럼 상술한 세 악마도 다 영웅적인 장렬한 최후를 마쳤어야 할것이 아닌가!

나는 젊은 시절에 정치적테로활동에도 종사해보고 또 여러 해포 간고한 전쟁도 치러보았다. 그런데 위급한 경우에 부닥쳐서 놀랄만한 용감성과 날파람을 보인 전우들이 왕왕 몸집이 가냘프로 또 평소에는 잔잔한 성격의 소유자들이였다는것은 우리가 한번 음미해볼만한 일이다. 눈방울을 뒤룩뒤룩 굴리는 장작개비식인물이 도리여 급한 모퉁이에서 뒤를 사리거나 꽁무니를 빼는것을 나는 적잖이 보았다. 이것은 강청이식 영웅인물이 실탄이 우박치는 전쟁판에서는 반드시 영웅인물이 아닐수도 있다는 증좌이다.

그러므로 소설을 쓰는 우리는 인물을 관찰할 때 홑껍데기로 관찰하는데 그치지 말고 웅숭깊은 속까지 꿰뚫어보려고 노력을 해야 할것이다. 인물을 립체적으로 부각하려면-죽은 인물이 아닌 산 인물을 그려내려면-이러한 고심한 노력은 불가결적인것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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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201310 (♡.163.♡.142) - 2024/05/19 11:20:58

소설을 쓰는 우리는 인물을 관찰할 때 홑껍데기로 관찰하는데 그치지 말고 웅숭깊은 속까지 꿰뚫어보려고 노력을 해야 할것이다. 인물을 립체적으로 부각하려면-죽은 인물이 아닌 산 인물을 그려내려면-이러한 고심한 노력은 불가결적인것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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