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43)

개미남 | 2019.06.16 10:08:36 댓글: 0 조회: 514 추천: 0
분류추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3937888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2 - 18.

눈을 떴더니 휴대전화가 울리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그 소리 때문에 눈이 떠진 것이리라. 전원을 꺼둘 걸 그랬다고 시즈나는 침대 위에서 후회했다. 최소한 매너모드로라도 해둘걸.
전화는 계속해서 울렸다. 어지간히도 끈질기다.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그 소리를 차단했다.
마침내 소리가 멈춘 것을 확인하고 시즈나는 담요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오늘 아침에도 머리가 무거웠다. 며칠째 밤늦도록 와인을 마셔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느릿느릿 침대 밖으로 기어 나와 바닥에 떨어져 있던 휴대전화를 집었다. 착신 기록을 확인해보았다. 전화한 사람이 유키나리라는 것을 알고 그녀는 가슴이 욱신욱신 아파왔다. 그러면서도 맘속 깊은 곳이 마치 등불이라도 켜진 것처럼 따스해졌다.
그의 집에 갔었던 게 사흘 전이었다. 그날 밤에 시즈나는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유키나리에게서 곧바로 답신이 왔다. 그 문자에는 다음에 언제쯤 만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었다. 앞으로의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연락하겠다. 라는 뜻의 답장을 시즈나는 보냈다.
그다음에 유키나리에게서 문자가 날아온 것은 어젯밤이었다. 급하게 만나고 싶으니 부디 시간을 내달라는, 그녀로서는 드물게도 몹시 적극적인 내용이었다. 알겠습니다. 라는 짧은 회답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그다음이 이번 전화였다. 문자로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캐나다에 가기 전 여유 있게 만나는 시간을 한번 갖고 싶다ㅡ. 도가미 가에 가기 전 유키나리가 한 말이었다. 프러포즈를 할 생각인 거라고 시즈나는 예감하고 있었다. 물론 그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프러포즈의 말도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듣고 나면 이별이 한층 더 괴로워지리라는 것을 시즈나는 잘 알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침대 위에 내던지고 무거운 걸음으로 냉장고로 다가갔다. 냉장고 위에는 빈 와인 병이 얹혀 있었다. 모두 합해 3병이었다. 그거 말고도 빈 맥주 캔이 6개나 있었다. 빈 캔은 발치에도 굴러다녔다.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컵에 따르지도 않고 병째로 마셨다. 후우. 한숨을 내쉬고는 실내를 둘러보았다. 방바닥에는 벗어던진 옷이며 스낵과자 봉지 따위가 아무렇게나 어질러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며칠째 청소도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그걸 치울 마음은 나지 앉았다. 청소는커녕 옷을 갈아입는 것조차 귀찮기만 했다.
네 다리로 엉금엉금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가 담요 속에 기어들었다. 아무것도 할 마음이 나지 앉았다.
베개에 머리를 파묻었을 때, 다시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손을 내밀어 발신자 표시를 보았다. 유키나리였다.
상대에게 혹시라도 폐가 되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유키나리가 이토록 연달아 전화를 거는 건 아무래도 드문 일이었다. 아마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버튼을 누르고 있을 것이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을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시즈나는 저도 모르게 통화 버튼을 누르고 "네." 하며 애써 밝은 소리를 냈다.
"다카미네 씨? 나예요. 도가미입니다. 다행이네요. 연결이 되어서."
"지난번에는 고마웠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아, 그래요‥‥‥. 저기, 지금 괜찮습니까?"
"네. 잠깐이라면. 무슨 일이세요?"
"문자로도 보냈지만, 실은 급하게 이야기할 게 있어요. 바쁘다는 건 잘 알지만, 좀 만나주실 수 없을까요? 30분. 아니, 15분이라도 좋아요. 필요하다면 내 쪽에서 어디로든 찾아가겠습니다."
강압적이라기보다 궁지에 몰린 듯한 말투로 들렸다. 마치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카미네 사오리가 유학을 떠나기 전에 어떻게든 자신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마음을 상상하며 시즈나는 가슴이 옥죄어드는 것만 같았다.
"어때요?" 그녀가 침묵하고 있자 유키나리가 다시 물어왔다.
시즈나는 몰래 심호흡을 했다.
"저, 미안해요. 지금 이런저런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좀 정리가 되는 대로 제 쪽에서 꼭 연락드릴게요."
"정말 아주 잠깐이라도 좋아요. 지금 어느 쪽에 있어요? 괜찮다면 지금 내가 거기로 가도 좋은데."
"죄송해요. 실은 지금 유학 설명회에 와 있거든요. 이제 곧 시작이에요."
"아, 그래요. 그건 언제쯤 끝납니까?"
"그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 이제 그만 회장에 들어가야겠네요‥‥‥."
"그럼 다시 전화하지요. 다카미네 씨도 시간이 나면 연락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실례합니다."
전화를 끊은 뒤 시즈나는 그것을 가슴에 품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금 전화를 내던져버렸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다카미네 사오리라는 상류층 아가씨인 것이다. 고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았고 아동시설에서 자란 고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을 것이다. 프러포즈 같은 건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정체를 알고 나면 사기꾼이라고 펄펄 뛰며 분노할 것이다ㅡ.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시즈나는 자학의 웃음을 지었다. 그런 소리 들어도 싸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자신과 두 오빠는 사기꾼인 것이다.
침대에서 내려와 두 손을 높이 쳐들고 기지개를 켰다.
1시간 뒤, 그녀는 록폰기에 와 있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다. 번화한 거리를 걷다보면 조금쯤 기분이 풀릴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보통 때 같으면 여기저기 아이쇼핑를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뜨곤 했는데 오늘은 새로 나온 브랜드 상품을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아무리 멋진 옷을 봐도 갖고 싶다는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정처 없이 계속 걸었다. 머릿속에서는,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퍼져가기 시작했다.
인생에 아무런 목표도 없고 꿈도 없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남자들에게 차례차례 사기를 쳐왔다. 그 끝에는 정말로 사랑하는 상대가 나타났는데, 결국은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도 없게 되었다. 하긴 유키나리를 속인 것이 돈 때문은 아니지만ㅡ.
눈앞에 널찍한 네거리가 나타났다. 문득 깨닫고보니 꽤 멀리까지 와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고 시즈나는 더욱더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그곳은 눈에 익은 장소였다. 아자부쥬반.
어째 이리 바보 같니. 라고 생각했다. 유키나리는 이제 그만 잊자고 결심했는데 무의식 중에 자신의 발은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마도 한참 전부터 자신이 이곳으로 향한다는 것을 뻔히 깨닫고 있었을 텐데.
시즈나는 한숨을 내쉬며 지하철 입구로 발길을 돌렸다. 이런 곳에 있어봤자 별수도 없다.
하지만 계단 바로 앞에서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유키나리와 몇 번이나 걸었던 거리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겨우 얼마전의 일인데도 너무도 간절한 그리움이 마음속에 사무쳤다.
다시 발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이걸로 끝을 내자고 마음을 정했다. 머지않아 유키나리가 오픈하게 될 가게를 한 번만 보고 들어가자고 생각했다.
일방통행의 좁은 길. 그와의 추억을 되새기듯이 천천히 걸었다. 당분간 이 거리에는 오지 않으리라.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가게가 가까워져왔다. 20미터쯤 앞쪽에서 걸음을 조금 늦췄다. 유키나리를 만나러 온 것도 아닌데 심장의 고동이 빨라졌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일이 생각났다. 건물 정면에서 완만한 커브를 그리는 계단을 올라가면 <도가미 정> 아자부쥬반 점이다. 유키나리의 꿈과 야망이 가득한 식당이었다. 어떤 식당으로 만들어갈까 이야기할 때, 그 열정 가득한 눈을 시즈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소년 같은 반짝임과 거친 파도를 향해 달려가는 어부와도 같은 다부진 힘이 그 눈빛에 함께 깃들어 있었다.
시즈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가 뜨거운 어조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일도 이제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이제 그만 됐어. 라고 생각했다.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을 때였다. 뒤에서 누군가 어깨를 꾹 움켜잡았다.
흠칫해서 돌아보았다. 거기에 서 있는 남자의 얼굴을 보고 시즈나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홀쭉하고 창백한 그 얼굴을 시즈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남자는 눈을 큼직하게 뜨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하면서 그는 말했다. "역시 시호였어!"
시호라는 그 말에 한자 "志穗"가 머리에 떠올랐다. 그 이름을 따라서 남자의 이름도 생각났다. 다카야마 히사노부였다.
혼란스러웠다. 이 남자와 어떻게 헤어졌는지 언뜻 생각나지 않았다. 머리를 스친 것은 이런 자리에서 이 사람을 만난 건 지독히 불리하다. 라는 것뿐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시호가 왜 이런 곳에 있어? 뉴욕에 갔던 거 아니야?"
다카야마의 말에 시즈나는 여러 가지 것을 생각해냈다. 그랬다. 미나미다 시호는 디자이너이고 공부를 위해 뉴욕으로 떠났던 것이다.
"아, 미안.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뉴욕에 가지 못했어." 그렇게 말하며 시즈나는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쳤다. 빈틈을 노려 도망치자고 생각했다. 다카야마는 스포츠맨은 아니다. 필사적으로 달리면 떼어낼 수 있을 거라고 머릿속에서 급하게 계산했다.
"그렇다면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지? 내가 어떤 심정으로 시호를 기다렸는지 알기나 해? 근데 시호는 멀쩡하게 이런 곳에 와 있다니, 이건 뭔가 이상하잖아?"
"다카야마 씨야말로 왜 여기에?"
"전에 여기서 시호 비슷한 여자를 봤거든. 그때부터 내내 찾고 다녔어. 시간만 나면 이 근처를 돌아다녔다고. 이제 그만 포기하려던 참이었는데 드디어 내 소원이 이뤄졌군."
다카야마가 팔을 내밀어 시즈나의 손목을 잡았다. 삐끗할 만큼 억센 힘이었다.
"아, 잠깐‥‥‥, 이 손, 놔요."
"안 돼. 똑똑히 설명해줄 때까지 이 손은 놓을 수 없어. 왜 나한테 연락을 안 했지?" 다카야마의 목소리는 주위에 울릴 만큼 높아졌다. 그 눈에는 이상한 빛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자신을 상실한 눈빛이었다.
"이봐, 뭐하는 거야!"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시즈나는 한층 더 절망적인 기분이 되었다. 돌아보지 않아도 목소리의 주인을 알 수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있었다.
"여자에게 난폭한 짓을 하다니, 도저히 못 봐주겠는데?" 유키나리가 옆에 와서 섰다. 다카야마의 팔을 잡더니 시즈나의 손목에서 떼어냈다.
"뭐야, 당신!" 다카야마가 당황한 눈빛으로 유키나리를 노려보았다. "앗, 당신. 전에 이 여자하고 함께 있었지?"
유키나리는 허를 찔린 듯한 얼굴이었지만, 금세 침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와는 몇 차례 만났으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그보다 당신은 뭐지? 왜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거야?"
"폭력을 휘두른 적 없어. 이 여자는 내 연인이야. 외국으로 떠난다고 했는데 이런 곳에서 어정거리고 있어서 내가 지금 그걸 물어보는 참이라고. 당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니까 그냥 가봐!"
다카야마가 떠들어대는 소리를 듣고 시즈나는 고개를 떨구는 수밖에 없었다. 유키나리에게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없는 소리일 것이다. 다카야마를 달래주고 동시에 유키나리도 속일 수 있는 적당한 말 따위,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이 사람이 정말 당신의 연인이에요?" 유키나리가 시즈나에게 물어왔다.
그녀는 시선을 떨어뜨린 채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이봐 시호!" 다카야마가 소리를 높였다.
"시호?" 유키나리가 의아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는 그 귀에 익지 않은 이름에 대해 물어보는 일 없이 다카야마에게 말했다. "어쨌든 당신은 이 여자를 연인이라고 생각하는 거군?"
"물론이지. 장래에 대해 서로 이야기한 적도 있어."
"흠, 그래?" 유키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당신과 협상하는 게 이야기가 훨씬 더 빠르겠군. 이 여자하고는 도무지 일이 해결이 안 되어서 말이지."
"협상이라니?"
"빚 받을 게 있거든. 실은 그 일 때문에 오늘 내가 이쪽으로 나오라고 했어. 하지만 당신이 대신 갚아준다면 나로서는 대환영이야."
"빚이라고? 얼만데?" 다카야마가 시즈나에게 물어왔다.
하지만 그녀로서는 대답할 수 없었다. 유키나리가 느닷없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2천만 엔." 유키나리가 태연히 대답했다. "당신이 그걸 대신 갚아주겠다면 지금 함께 사무실로 가자고.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니까. 하지만 못하겠다면 점잖게 우향우 해서 집으로 돌아가. 다치기 전에." 지금까지 시즈나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위협적이고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그 즉시 다카야마의 얼굴에 두려움의 빛이 떠올랐다. "그, 그게 정말이야?" 시즈나를 향해 물어왔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크으윽." 다카야마는 한심한 신음을 올렸다.
"어쩔 거지? 갈 거야 말 거야. 확실히 말해."
다카야마는 멀거니 서 있었다. 도망치고 싶어 한다는 기척을 시즈나는 감지했다.
"미안해요. 사정이 이러니까 오늘은 그만 돌아가요. 나중에 연락할게."
"알았어."
다카야마는 시즈나와 유키나리를 번갈아 바라본 뒤에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그, 그럼. 연락 기다릴게." 그렇게 말하더니 등을 돌리고 잰걸음을 옮겼다.
다카야마가 택시에 올라 떠나는 것을 지켜본 다음 유키나리가 후유 하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야, 통했네. 당신 얼굴을 보아하니 얼른 쫓아버리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내가 서툰 연극을 좀 해봤어요. 잘한 건가요?"
"네. 덕분에 살았어요. 실은 그게, 지금 그 사람, 스토커 같은 남자라서 제가 너무 난처했는데‥‥‥."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어째서 여기에?"
"아, 그냥 우연히 이 근처까지 왔어요. 그래서 가게가 어떻게 되었는지 좀 보고 싶어서‥‥‥."
"고마워요. 아무튼 만나서 다행이에요. 자, 홍차라도 한잔 마시죠."
유키나리의 안내를 받아 시즈나는 가게로 들어갔다. 가게의 실내 인테리어는 거의 완성되어 있었다. 둘은 창가 자리에 마주보며 앉았다.
"아까는 정말 놀랐어요. 도가미 씨가 그런 위협을 하시다니 상상도 못했어요."
유키나리는 겸연쩍은 듯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장사를 하다보면 다양한 사람을 접하게 돼요. 때로는 허풍을 떠는 것도 필요하지요."
젊은 점원이 홍차를 가져왔다. <도가미 정> 아자부쥬반 점의 새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벌써 직원 교육도 들어간 모양이었다.
"내 가방 좀 가져와요." 유키나리가 점원에게 지시했다. 그리고 시즈나 쪽을 보았다. "몇 번씩이나 전화해서 미안해요. 당신을 꼭 만나고 싶었거든요."
"저야말로 죄송해요." 시즈나는 고개를 숙였다.
점원이 가방을 가져왔다. 유키나리는 그것을 받아 무릎 위에 얹었다.
"당신에게 보여줄 게 있어요."
가슴이 뜨끔해서 시즈나는 그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프러포즈의 반지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물건이었다.
바로 그 레시피 노트였다.
"정직하게 대답해줘요." 유키나리는 노트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진지한 시선을 시즈나에게 던져왔다. "당신은 대체 어떤 사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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