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13)

개미남 | 2019.05.30 22:32:01 댓글: 0 조회: 500 추천: 1
분류추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3927975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1 - 13.

반지 한가운데 눈부실 만큼 반짝이는 보석이 박혀 있었다. 게다가 그것을 둘러싸듯이 투명한 보석들이 촘촘히 배열되었다. 다이스케는 몇 번이나 눈을 깜빡였다.
"굉장하네. 이거, 어떻게 만든 거야?"
반지를 손끝으로 잡고 있던 고이치가 씨익 웃으며 입가를 풀었다.
"뭔가를 촬영할 때 사용했던 소도구인데 내가 슬쩍 손을 좀 봤지. 어디서 어떻게 보건 진짜 같지?"
"어디 잠깐 보실까?" 다이스케는 반지를 받아들고 찬찬히 관찰했다.
이번에는 보석상으로 변신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 그는 그쪽 방면의 지식을 쭉쭉 흡수하는 중이었다. 특히 '가스가이 겐이치"가 근무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코르테시아 재팬'에 관해서는 상당히 자세한 것까기 알아두었다. 이 회사의 약혼 반지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다이아몬드를 받쳐주는 대의 어딘가에 '코르테시아'의 머리글짜 'C'를 디자인해넣은 부분이 있는 것이다.
손에 든 반지에는 대의 옆면에 'C'라고 그 반전문자를 배열한 장식이 달려 있었다. 오소독스한 패턴이었다.
"이 정도면 누구라도 깜빡 속겠군." 다이스케는 루뻬를 대고 확대해보았다.
"와우. 작은오빠. 벌써 전문가가 되였는데? 진짜 프로 보석상 같으셔." 옆에서 시즈나가 놀렸다.
"큐빅 지르코니아, 맞지?" 다이스케는 말했다.
"당연하지." 고이치는 풋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다이아몬드라면 수백만 엔은 줘야 해. 그나저나 너, 그게 가짜라는 걸 알아보는 거야? 대단한 녀석이네."
다이스케는 루뻬를 눈에서 떼어냈다.
"겉보기에는 다이아몬드하고 똑같지만, 루뻬로 들여다보면 커트 부분의 라인이 약간 허술해. 게다가 광채의 색감이 지나치게 진해. 명백하게 인조 다이아몬드야."
호오. 하고 고이치와 시즈나는 서로를 마주 보았다.
"라고, 하고 싶지만‥‥‥." 다이스케는 반지를 고이치의 손에 건넸다. "유감스럽게도 잘 모르겠네요. 아니, 진짜 다이아몬드를 본 적이 없으니 이건 뭐, 비교할 도리가 있나."
"뭐야, 사람 실망시키고. 하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지." 고이치는 신중한 손놀림으로 반지를 케이스에 다시 넣더니 다른 케이스를 꺼내왔다. 뚜껑을 열고 다이스케 쪽으로 내보였다. "그럼, 이건 어때?"
그 케이스에 들어 있는 것도 반지였다. 단지 이쪽은 큼직한 보석이 박힌 게 아니라 반지 전체에 크기가 작은 보석을 세세하게 박아넣은 다자인 링이었다.
"이건 코르테시아의 신작이로군." 다이스케는 즉시 알아맞혔다. "아직 일본에는 그리 많이 들어오지도 않았을 텐데?"
"블랙마켓이란 게 무섭더라. 잽싸게 그런 가짜 상품이 뒷거래로 나돌고 있으니, 오카치마치에서 찾아왔어. 보석을 아는 사람이 보면 가짜라는 걸 금세 알 테지만, 아마추어는 절대로 분간을 못할 거라고 하던데?"
"나는 통 모르겠어. 그게, 사진으로밖에는 본 적이 없거든."
잠깐 보여줘. 라며 시즈나가 옆에서 손을 내밀었다. 즉시 자신의 약지에 끼우고 형광등 불빛에 비춰보았다.
"예쁘다. 이거, 마음에 쏙 들어."
"반지 사이즈는 벌써 시즈나의 손가락에 맞춰뒀어. 결국 시즈나 것이 될 테니까 걱정 마. 하지만 그 반지 끼고 바깥에 돌아다니지는 마라. 집 안에서만 즐겨야 해."
고이치의 말에 시즈나는 입을 툭 내밀며 반지를 빼냈다.
"뭐야, 그게? 재미없다."
"그럼, 이 반지를 도가미에게 팔아치우는 건가?" 다이스케가 물었다.
"바로 그거야. 아까 보여준 큼직한 것이 650만 엔. 이 디자인 링은 350만 엔. 합해서 천만 엔이야. 적당히 끝자리를 조금 더 붙여도 돼."
"가짜라는 거, 들키지 않을까?"
"그 점은 너희의 수완에 달렸어. 반지를 팔고, 그 자리에서 시즈나에게 선물하게 하면 도가미가 반지를 찬찬히 살펴볼 일은 없어. 영원히."
"도가미가 보석을 아주 잘 알거나 하는 일은‥‥‥ 설마, 없겠지?" 시즈나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
고이치는 책상에서 한 장의 서류를 집어 들었다.
"도가미 유키나리. 28세. 게이메이대학 경제학부 졸업. 대학졸업 후, 부친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에서 근무. <도가미 정> 기치조지 점에서는 점장으로 일했어. 취미는 음악 감상, 산책, 낚시. 대학 때는 사이클링 동호회 소속. 부모와 따로 살았던 경험은 없음. 좋아하는 차는 레가시 투링 왜건, 좋아하는 연예인 없음. 아니, 연예계에 관해서는 거의 무지. 좋아하는 브랜드 없음. 머리를 깎는 건 가까운 이발소. 머리를 물들인 경험도 없음. 부친은 도가미 마사유키. 양식 레스토랑 <도가미 정>의 사장으로 현재 도내에 네 곳의 체인점, 요코하마와 오사카에 각각 한 곳의 체인점이 있음. 최근 10년 사이에 급성장했다고 하더라. 머지않아 다시 또 한 군데, 새 점포를 개업할 예정. 그 점포는 유키나리에게 맡겨질 것이라는 소문이 있음. 집은 메구로에 있지만, 그 전에는 요코하마에서 살았대." 단숨에 읽어내린 뒤 고이치는 다이스케와 시즈나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어때? 이 프로필만으로 보면 보석에 해박하다는 등의 정보는 전혀 없어. 그리고 이건 미확인 정보지만, 지금까지 사귀었던 여자는 딱 한 사람뿐이고 그나마 대학시절에 헤어졌어. 여자와는 인연이 없다고 할까. 좋게 말하면 순수하고 나쁘게 말하면 미련하게 성실한 남자. 이 반지가 가짜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할 거야. 자꾸 똑같은 소리를 하는 것 같지만, 너희의 연기력 여하에 달린 일이라는 거야."
다이스케는 고이치에게서 서류를 받아들고 다시 읽어보았다. 아닌 게 아니라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그나저나 짧은 시간에 이만한 내용을 잘도 끌어모았네. 하고 다이스케는 감탄했다. 항상 그렇지만 고이치의 정보 수집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타깃은 고이치가 물어왔다. 독신자들이 많이 모이는 파티에 슬쩍 끼어들었다가 도가미를 점찍게 되었다고 했다. 타깃이 된 도가미 유키나리로서도, 여자를 만날 목적으로 파티에 참석한 사내들 속에 사기 작전의 먹잇감을 찾으러 온 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긴 고이치에 의하면 도가미를 주목하게 된 것은 우연한 한마디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양식 레스토랑을 경영한다는 말을 듣고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무심코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얻어듣는 사이에 이 사람이야말로 이번 타깃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확신을 얻었던 것이다.
A클래스. 라는 것이 고이치의 평가였다. 즉 잘하면 막대한 돈이 굴러드는 타깃이라는 것이다.
"드디어 오늘 밤이야. 시즈나, 자신 있지?" 고이치가 물었다.
와인 시음회가 있었던 날 밤. 시즈나가 도가미 유키나리와 약속한 그 건이었다. 히로오에 있는 <도가미 정>에 찾아가 시즈나가 식사하고 그 뒤에 유키나리를 만나기로 했다.
"당연하지. 작전은 빈틈없이 세워뒀어." 시즈나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그나저나 감쪽같이 낚였구나. 도가미가 그렇게 쉽게 낚일 줄은 몰랐어. 항상 그렇지만 형의 작전은 정말 완벽해."
"누가 아니래. <도가미 정>이라는 자기 식당 이름만 듣고는 덥석 물어버렸어. 나, 웃음이 터지려고 해서 혼났어."
다이스케와 시즈나가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고이치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도가미를 먹잇감으라고 생각한 건 그 사람이 식당 일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야.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그자에게는 여자 같은 건 안중에도 없어. 이번에 자기가 맡게 될 새 체인점을 어떻게 꾸려가느냐 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가득하거든. 그러니 더더욱 <도가미 정>에 대한 의견이라면 어떤 말이라도 들어보려고 하는 거 아니겠어? 너희가 쳐놓은 미끼를 덥석 무는 것도 당연하지. 아직까지는 시즈나의 매력하고는 관계가 없다는 얘기야."
"아, 실망."
"아직까지는, 이라고 했지?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즈나가 솜씨를 발휘할 때야. 반드시 넘어뜨려야 해."
"나만 믿어. 그자의 약점은 대충 파악했으니까." 고이치의 격려에 시즈나는 한층 열의를 불태우는 기색이었다.
"좋아. 그럼 시즈나의 솜씨를 믿기로 하고." 고이치는 의자에서 앉음새를 바로잡더니 새삼스럽게 다이스케와 시즈나를 바라보았다. "너희에게 말해둘 게 있어. 이번 일이 끝나면 우리는 이 일에서 손을 뗀다. 도가미 유키나리가 마지막 타깃이야."
형의 말에 다이스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시즈나도 당황한 듯했다.
"우리 말, 못 알아들어? 도가미 유키나리에게서 돈을 우려낸 뒤에는 더 이상 이런 일은 안 할 거야. 사기 치는 거. 그만두겠다는 얘기야." 고이치는 천천히 말했다.
"왜 그러는데?" 다이스케가 물었다.
고이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까지나 이런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 너도 그렇고 시즈나도 그렇고. 언젠가는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한시바삐 보통 사회로 나가는 게 좋아."
"하지만 너무 갑작스럽잖아." 다이스케는, 그렇지? 하고 시즈나에게 동의를 청했다.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갑작스럽게 결정한 일이 아니야. 모처럼 일이 술술 잘 풀리는 판인데."
고이치는 고개를 저었다.
"갑작스러운 게 아냐. 요즘 내내 생각했어. 이런 짓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위험한 꼴을 당하게 돼. 지금까지 우리에게 사기를 당한 사람들과 언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른다고. 시즈나는 일이 술술 잘 풀린다고 했지만, 이런 일일수록 물러설 때가 중요한 거야. 이미 결정한 일이야. 변경은 없어. 이번 일이 마지막이다."
아무래도 고이치는 결심을 굳힌 모양이었다. 이런 때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또한 그가 내린 판단은 언제나 옳았다. 그것을 다이스케와 시즈나는 잘 알고 있었다.
"형이 그렇게 말한다면‥‥‥, 알았어." 다이스케는 대답했다.
"시즈나는?"
"나도 그걸로 좋아."
"그래? 자, 그럼 마지막 일거리 멋지게 마무리해야지? 큰돈이 들어오면 어딘가에서 작은 가게라도 열자." 고이치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도가미 유키나리가 <도가미 정> 히로오 점에 들어선 것은 8시 반을 조금 지났을 즈음이었다.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카운터에는 단골손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유키나리는 그들 옆을 지나면서 작은 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개점 때부터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온다는 노부부와 인사를 나눈 뒤에 안으로 들어갔다. 테이블 좌석도 거의 가득 찼다.
다카미네 사오리는 벽 쪽의 조그만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미 메인 식사는 끝났는지,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유키나리는 카운터로 돌아가 계산서를 확인해보았다. 그녀가 주문한 내용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확인을 마친 뒤에 다시 사오리가 앉은 자리로 다가갔다. 그녀가 알아보고 얼굴을 들었다. 방긋 웃는 얼굴을 보고 유키나리는 다시 가슴이 철렁했다. 심장이 곤두박질치는 느낌이 들었다. 원인은 그 자신도 잘 알 수 없었다.
"커틀릿을 드신 모양이군요." 그가 물었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다행이네. 여기 앉아도 괜찮을까요?"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
네, 그러세요. 라는 대답을 듣고 유키나리는 자리에 앉았다. 웨이터를 불러 커피를 부탁했다.
"혼자 계실 줄은 몰랐군요. 친구하고 함께 오실 줄 알았는데."
"그럴 예정이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몸이 안 좋다고 해서요."
"그래요? 그러면 다시 다른 날에 오셔도 되는데 그랬군요."
"그것도 생각했는데요. 이미 도가미 씨에게 오늘 밤에 오겠다고 연락한 뒤라서 변경하면 폐가 될까봐‥‥‥."
유키나리는 크게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요. 원래 제 쪽에서 무리하게 부탁한 일이잖아요. 아, 이거 정말 미안해요. 괜한 신경을 쓰시게 했군요."
"아뇨, 걱정 마세요. 혼자 식사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거든요." 사오리는 미소지으며 홍차를 마셨다.
유키나리의 커피가 나왔다. 그것을 한 모금 마신 뒤, 그는 등을 꼿꼿이 세우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우리 식당의 나쁜 점을?"
그러자 그녀는 당황한 기색으로 손을 저었다.
"아이, 나쁜 점이라니요. 다른 사람들은 그냥 무심히 넘어갔겠지만, 나는 조금 마음에 걸렸다는 정도예요. 그러니 너무 크게 받아들이시면 곤란해요."
"참고가 될 소중한 의견으로 꼭 듣고 싶은데요? 부디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유키나리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얹었다.
사오리는 잠시 난처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럼 건방진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한 말씀 드릴게요. 제가 마음에 걸렸던 건 카운터 석이에요."
"카운터가 무슨?"
"카운터 석에는 주로 단골손님들이 계시지요? 그래서 점원과 친하게 대화를 하시더라구요. 정말 흐뭇하게, 마치 한 가족처럼."
"그게, 뭔가?"
"프렌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도 단골손님이란 건 있지만, 그쪽에서는 그런 광경이 별로 눈에 띄지 않죠? 애초에 카운터 석 같은 것도 없고요."
"카운터 석이 있는 게 별로 좋지 않다는 말인가요?"
사오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문제가 아니고, 나처럼 처음 이 식당에 온 사람은 뭔가 좀 불편한 분위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아무래도 나 혼자만 전혀 모르는 남처럼 취급되는 것 같아서요."
"그건 지나친 생각이에요. 그야 프랜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비해 단골손님의 비율이 높은지도 모르지만, 그게 양식당의 좋은 점이기도 하죠. 다카미네 씨도 이곳에 자주 들르시면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질 거예요."
그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 끼의 식사를 위해 그 식당의 분위기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건 뭔가 좀 이상해요."
"그런가요? 아, 그래도‥‥‥." 그렇게 말을 이으려다가 유키나리는 문득 쓴웃음을 지었다. "아, 미안해요. 내쪽에서 의견을 말해달라고 했으면서 반론을 하다니. 이러면 아무것도 안 되겠죠?"
"기분이 상하셨다면 사과드릴게요. 아마추어의 의견이니까 그냥 흘려들으세요."
"아뇨, 참고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생각도 못해본 일이거든요."
유키나리는 호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단골손님의 대우에 대해 생각해볼 것. 이라고 메모했다.
하지만. 이라고 사오리는 말했다. "요리는 정말 맛있어요."
"고맙습니다."
유키나리가 말하자 그녀는 어깨를 가만히 움츠리며 웃었다. 그 얼굴을 보고 유키나리는 다시금 심장이 크게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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