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26)

개미남 | 2019.06.13 09:59:42 댓글: 0 조회: 427 추천: 0
분류추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3936017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2 - 1.

시즈나가 가와노 다케오의 연락을 받은 것은 토요일 오후였다. 휴대전화의 착신 표시를 보고 그냥 무시할까 하고 생각했지만 행여 시끄러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었다. 꼭 만나고 싶다는 그의 부탁을 받아들여 이케부쿠로의 커피숍에서 만났다.
어째서 문자에 답을 해주지 않느냐고 가와노는 캐물었다.
"전화해도 전혀 연결이 안 되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가와노의 시선을 피하며 시즈나는 고개를 숙였다.
"일이 바빠서‥‥‥. 미안해."
"마지막으로 만나고 벌써 3주일이 넘었어.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나 있어? 여행 문제로 몇 번이나 문자를 보냈는데 도무지 답을 안 해주니 결국 예약을 못했잖아. 온천에 가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약속은 안 했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지."
"그게 그거지. 그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오래 준비했는지 알아?"
"그건 미안하지만, 일을 조정하기가 어렵다는 건 전부터 말했지?"
"일. 일. 항상 그 일 얘기로군. 보험 일이 그렇게도 중요해? 그렇다면 한 마디 하겠는데, 나 역시 소중한 고객이야. 자기의 책임량을 채워주려고 나도 계약했잖아? 고객이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아?" 가와노는 축 처진 뺨을 벌겋게 물들이며 마구 내뱉었다. 그 겨를에 침이 시즈나의 눈앞에 튀었다.
그녀는 얼굴을 번쩍 쳐들었다. 침이 튀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사가 가와노의 입에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자기. 나하고 온천에 가고 싶어서 보험을 들어줬어? 그런 속셈이었던 거야?"
에엣, 하고 가와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를 그렇게 헤픈 여자라고 생각했어?" 목소리를 높여 따지고 들었다. 주위 손님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지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주목을 받는 게 이 일에는 도움이 되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가와노는 어물어물 말을 얼버무렸다. 시즈나가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하지만 방금 그랬잖아? 보험 들어줬으니까 함께 온천에 가야 한다고."
"그런 말, 안 했어."
"말했어. 방금 고객이 하는 말을 들으라고 했잖아?"
가와노는 당황한 표정으로 눈빛을 허둥거리고 있었다. 혼란에 빠진 것이다. 이제 한 발짝만 더 가면 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시즈나는 분해서 견딜 수 없다는 듯 울먹거렸다. "나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다니‥‥‥, 알았어. 보험은 해약해줄게. 그리고 돈은 돌려주면 되지?"
"자, 잠깐만. 그런 게 아냐.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그러니까 우선 마음을 가라앉혀." 가와노의 초조한 얼굴에서는 조금 전까지의 불그레한 노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거꾸로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시즈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고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듯 연극을 했다. 그 참에 손가락 틈새로 가와노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그는 완전히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남자를 속여 돈을 우려내기는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관계를 끊는 방법이었다. 가와노는 다카야마 히사노부와는 달리 꿈을 이루기 위해 외국에 나간다는 등의 이야기에 넘어가줄 타입이 아니었다. 자칫하면 나름대로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함께 가겠다고 따라나설 가능성도 있었다. 겉보기에는 갈데없는 중년남자지만, 속내는 여전히 떼쓰는 아이 같은 남자인 것이다. 이런 남자에게는 최대한 강하게 나가는 게 장땡이다.
자. 이제부터 어떻게 요리를 해줄까. 생각하고 있는데 시즈나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누구일까? 하고 생각했다. 다이스케가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먼저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연락하지 않을 터였다.
"전화가 울리는데?" 가와노가 말했다.
"알아." 부루퉁하게 쏘아붙이고 가방을 끌어당겼다. 발신자 표시를 보자마자 부루퉁하던 얼굴이 일순 환하게 풀어질 뻔했다. 유키나리에게서 온 전화였다.
시즈나는 휴대전화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통화 버튼을 누르며 가와노에게서 보이지 않는 위치로 이동했다.
"네. 다카미네입니다." 작은 소리로, 하지만 환한 어조로 말했다.
"여보세요. 도가미입니다. 지금, 전화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무슨 일이세요?"
"실은 사오리 씨에게 좀 물어볼 게 있어서요. 오늘 저녁에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오늘 저녁?"
"아, 꼭 오늘 저녁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가능하다면 빠른 편이 좋다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이라도 저는 괜찮은데요?"
"그래요? 지금 어느 쪽에 있어요?"
"이케부쿠로예요. 볼일이 있었지만, 이제 곧 끝날 거예요." 그렇게 말하면서 시즈나는 그늘 쪽에서 가와노를 슬쩍 살펴보았다. 여전히 기가 죽어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고 시즈나는 다시 말했다. "아, 이미 다 끝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유키나리와 만날 약속을 하고 시즈나는 자리로 돌아왔다. 물론 잔뜩 토라진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가와노가 눈치를 보듯이 얼굴을 슬쩍 쳐들었다.
"바쁜데 어디 갔느냐고 상사에게 혼났어. 고객과 함께 있다고 했더니, 계약을 따낼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고. 나, 아무 대답도 못했어."
"그럼, 내가 계약해주면 될까?" 가와노가 윗몸을 앞으로 쓰윽 내밀어왔다. 은근슬쩍 아양을 떠는 듯한 눈빛이었다.
시즈나는 차갑게 고개를 젓고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았다.
"자기한테는 이제 그런 부탁 못해. 부탁할 수가 있겠어?"
"그, 그러면 어떻게 하면‥‥‥."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되네요."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지갑에서 커피 값을 꺼내 테이블에 탁 내려놓았다.
"앗. 자, 잠깐만 기다려." 가와노는 당황했다. 우는 얼굴이 되어 있었다.
"천천히 생각 좀 해봐야 할 거 같으니까 우리, 한동안 만나지 말자. 마음이 정리되면 내 쪽에서 연락할 테니까."
""유카리‥‥‥."
시즈나는 출구로 향했다. 자동문을 지나면서, 유카리라는 이름이 무슨 한자를 쓰더라, 하고 생각했다.
역으로 향하는 도중, 다이스케에게 문자를 보냈다. '가와노, 거꾸로 화내서 떼어내기 작전 대성공. 도가미 유키나리에게 연락이 와서 지금 긴자에서 만날 거야. 뭔가 할 말이 있대'. 다이스케의 답신은 그녀가 지하에 들어가기 전에 들어왔다. '알았어. 나는 지난번 말한 작전 준비 때문에 집에 들어간다'라는 것이었다.
시즈나는 휴대전화를 챙겨넣으며 가슴에 작은 불안이 번지는 것을 느꼈다. '지난번 말한 작전'이 무엇인지는 시즈나도 알고 있었다. 고이치가 함께 있으니까 괜찮을 가라고는 생각하지만 자칫하면 경찰에 잡혀갈 수 있는 일인 만큼 가슴이 술렁가리는 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긴자 니초메에 있는 커피숍이 도가미 유키나리와의 약속 장소였다. 그는 창가 테이블에 앉아 거리 쪽으로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뭔가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만일 정말로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면 그쪽으로 걸어온 시즈나를 못 알아볼 리 없었다.
그녀가 인사를 건네자, 아니나 다를까 흠칫 놀라는 기색으로 돌아보았다. 이어서 그는 아아, 하고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유키나리는 자신의 얼굴을 더듬었다.
"내가 그런 얼굴이었어요? 아, 이것 참. 그보다 미안해요. 갑자기 불러내서. 볼일은 끝났습니까?"
"네, 깨끗이 끝났어요. 원래 그리 대단한 볼일도 아니었어요." 맞은편 자리에 앉으며 시즈나는 미소를 지었다. 연기가 아니라 저절로 흘러나온 미소였다. "친구들이랑 온천에 가기로 했는데 다들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취소하게 됐거든요. 그런 얘기를 하고 온 거예요."
"아, 온천 좋아해요?"
"별로 그렇지도 않아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게 좋은 거죠, 뭐."
"흠, 그렇군요. 대학 친구인가요?"
"아뇨, 중고등학교 친구들. 대학은 쿄토이까요."
시즈나는 친구들이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고 그중에는 패션 디자이너며 보험 외판원도 있다는 것. 디자이너를 하는 친구는 얼마 전에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 뉴욕에 건너갔고, 그것 때문에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헤어졌다는 것 등을 이야기했다. 물론 모두 지어낸 이야기였다. 등장인물은 그녀가 남자들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낸 캐릭터들이었다. 그래서 막힘없이 술술 스토리가 풀려나왔다.
그런 거짓된 이야기를 유키나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들어주었다. 때로는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사이에 시즈나는 점점 양심에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허무하기도 했다. 그가 관심을 갖고 열심히 들어주는 건 다카미네 사오리라는 가공의 여자,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친구들의 에피소드인 것이다.
시즈나는 문득 입을 다물었다. 얼음이 녹고 있는 아이스티에 손을 내밀었다.
"왜 그래요?" 유키나리가 당황한 듯 물어왔다. 갑작스레 이야기를 그만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시즈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건 그녀 자신도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시한 이야기만 늘어놓은 게 문득 창피해져서." 다시금 지어낸 웃음을 얼굴에 올리며 그녀는 말했다.
"시시하지 않아요. 나는 재미있는데?"
시즈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 그만할래요. 그보다, 하실 말씀이라는 게 뭔가요? 너무 궁금해요."
아차차. 라는 듯이 유키나리는 입을 헤벌렸다. 그 몸짓은 깜빡 잊고 있었던 게 아니라 단순한 포즈처럼 보였다. 말하기 어려운 내용이구나. 하고 시즈나는 눈치를 챘다.
"미안해요. 내가 불러내고서‥‥‥. 시실은 하야시라이스 얘기예요."
"하야시라이스? 아자부쥬반 점의 메뉴로 쓸 그 하야시라이스요?"
"아니, 그게 아니고‥‥‥. 뭐랄까, 그것과도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번에 사오리 씨가 말했던 하야시라이스에 대해 좀 물어보려고요."
"내가 무슨 말을 했던가요?"
"우리 식당과 비슷한 맛의 하야시라이스를 어렸을 때 먹어봤다고 했던 그 이야기."
"아, 그거‥‥‥."
"그 식당이 요코스카에 있었다고 했죠? 뭐라고 하는 식당이었는지 기억나요?"
유키나리의 진지한 눈빛에 시즈나는 불안을 느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왜 그런 걸 물어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든 <아리아케>라는 이름을 섣불리 입에 올릴 수는 없었다.
"글쎄, 뭐였지? 벌써 한참 옛날 일이라‥‥‥." 그녀는 생각에 잠기는 척했다.
"친구네가 하는 식당이라고 했었지요? 그 친구는 성씨가 어떻게 되지요?"
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하야시라이스를 먹으며 생각이 나서 남 앞에서 눈물을 흘렸을 만큼 그 친구는 다카미네 사오리에게 소중한 존재였다는 이야기다. 이름쯤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야지키‥‥‥예요."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온 성씨에 시즈나는 스스로가 놀랐다. 일순 온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시즈나의 원래의 성씨였다. 오빠들과는 부모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씨였다.
왜 그런 성씨를 입에 올려버렸는지,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가짜 이름을 생각해내는 것쯤은 지금까지 수없이 해온 일이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는 그게 얼른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더 이상 가공의 이름을 유키나리에게 늘어놓는 것에 갑자기 혐오감이 들었던 것이다.
"야자키‥‥‥. 이름은요?" 유키나리가 물어왔다.
어떤 묘한 충동이 시즈나의 가슴에 밀려들었다. 그녀는 냉정해지려고 했다.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한 끝에 그녀는 대답에 나섰다.
"시즈나예요."
"야자키 시즈나 씨. 어떤 한자를 쓰지요?" 유키나리는 수첩을 꺼내들었다.
'矢崎靜奈'라는 한자를 알려주면서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애써 진정시켰다.
이 일은 오빠들에게는 절대로 말 못해.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했느냐고 틀림없이 혼이 날 거야‥‥‥.
시즈나로서도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확신 따위는 없었다. 누군가 이유를 묻는다면, 진짜 내 이름을 말하고 싶어서 그랬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왜 그 친구 이름을 알려고 하시는 거예요?" 시즈나는 물었다.
"그게. 이래저래 사정이 있어요." 유키나리는 겸연쩍은 얼굴을 보이더니 수첩에 써넣은 글자에 눈을 떨구었다. "야자키 시즈나 씨‥‥‥. 좋은 이름이군요. 어떤 친구였어요?"
"건강한 아이였어요. 오빠들과 정말 사이가 좋았구요."
시즈나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애써 참고 있었다. 유키나리는 지금 자신에 대해 묻고 있었다. 가짜 이름이 아닌 본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ㅡ. 그것이 견딜 수 없이 기뻤다.

어두운 골목길에 서서 바로 옆의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이런 짓을 해보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고 다이스케는 생각했다. 사자자리 유성군을 보기 위해 셋이서 아동시설을 빠져나왔던 그때 이후로 처음일 것이다. 그때 사용했던 8자 고리를 버리지 않고 챙겨두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정말 괜찮은 걸까ㅡ.
머리 좋은 고이치가 고안해낸 것이다. 틀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밤의 작전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다. 놀란 것만이 아니라 와락 무섬증까지 들었다.
"사전 답사는 충분히 했어. 나는 자신 있어. 하지만 다이스케까지 꼭 따라오라고 하지는 않겠어. 나 혼자 할 거야."
고이치에게 그런 말을 듣고서. 아, 그러셔. 하고 물러설 다이스케가 아니었다. 위험한 일도 언제나 둘이서 힘을 합해 해왔다.
위쪽에서 소리가 났다. 다이스케는 헤드라이트를 한 차례만 깜빡였다. 괜찮다. 라는 신호였다.
곧바로 슬금슬금 자일이 내려왔다. 짤랑거리는 금속음이 들렸다. 8자 고리를 장착하는 모양이었다.
어렸을 때와 똑같이 잽싼 동작으로 고이치가 내려왔다. 륙색을 등에 지고 있었다.
"잘됐어?" 다이스케가 물었다.
"잘됐으니까 내려왔지. 빨랑 철수하자."
두 사람은 몸을 낮춘 채 뛰기 시작했다.

추천 (0) 선물 (0명)
IP: ♡.27.♡.161
23,397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나단비
2024-02-05
2
108
나단비
2024-02-04
2
90
나단비
2024-02-04
1
116
나단비
2024-02-04
2
111
나단비
2024-02-04
2
128
나단비
2024-02-04
2
80
뉘썬2뉘썬2
2024-02-04
2
161
뉘썬2뉘썬2
2024-02-04
2
141
춘스춘스밤밤춘스춘스밤밤
2024-01-31
0
172
춘스춘스밤밤춘스춘스밤밤
2024-01-31
0
101
나단비
2024-02-03
3
435
나단비
2024-02-03
2
95
나단비
2024-02-03
2
77
나단비
2024-02-02
2
82
나단비
2024-02-02
2
99
나단비
2024-02-02
2
76
나단비
2024-02-02
2
104
나단비
2024-02-02
2
91
나단비
2024-02-01
2
94
나단비
2024-02-01
2
103
나단비
2024-02-01
2
103
나단비
2024-02-01
2
99
나단비
2024-02-01
2
75
나단비
2024-01-31
2
92
나단비
2024-01-31
2
93
나단비
2024-01-31
2
82
나단비
2024-01-31
1
88
나단비
2024-01-30
1
104
나단비
2024-01-30
1
151
나단비
2024-01-30
1
95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