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일기 책을 펼치니

Ginkgoleaf | 2020.02.17 16:24:48 댓글: 6 조회: 3334 추천: 3
분류단순잡담 https://life.moyiza.kr/freetalk/4061943


얼마전 샌디에고 전역이 정전되던 날, 퇴근길에 나서니 도로에 차들이 꽉 막혀있었다.
예기치않은 정전에 다들 서둘러 집에 돌아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신호등이 고장난 탓이 컸다.
신호등 고장이라니... 순간 내 머릿속에 교차로에 서로 먼저 가려다 머리를 박고 서있는 차 두대와
신경질적인 클락션소리, 차주들이 삿대질을 하면서 싸우는 가운데 렉카 대여섯대와 보험사차가
중앙선이고 갓길이고 무시하고 밀려들어오는 광경이 떠올라 아찔해졌다.
완전 망했다 싶어 좌절하고 밀린 차들 사이에 끼어 가는데, 의외로 차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멀리서 아무리 봐도 교차로엔 아무도 없었다.
교차로에 임박해서야 알았다. 모든 차들이 마치 STOP 싸인이 있는 것처럼 교차로에 닿으면 약속한 듯
일단 정지하고, 기다린 뒤 먼저 온 차부터 출발하는 거였다.
집에 돌아가는 내내 어느 도로에서건 싸움도, 클락션소리도, 렉카도 없었다.
그 조용한 도로가 처음에는 신기했고, 그 다음엔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그리고 조금 우울했다.

2014년 기록


추천 (3) 선물 (0명)
IP: ♡.162.♡.158
LadyTut (♡.161.♡.10) - 2020/02/17 16:27:59

내 일기책에는 어제 누구랑 놀고,
오늘 어느 남자 호베논 거 밖에 없는데...
비교가 되지 말입니다^^

Ginkgoleaf (♡.162.♡.158) - 2020/02/17 16:34:35

ㅋㅋㅋㅋ 골라내서 올리느라 수고 좀 했어요 ^^

우빈0I (♡.11.♡.144) - 2020/02/17 16:28:36

지금도 그래요 일단 정지 후 발차

Ginkgoleaf (♡.162.♡.158) - 2020/02/17 16:36:32

어쩌면 2014년 전에도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우울해 지네요.

찬열오빠 (♡.116.♡.55) - 2020/02/17 16:35:31

감정전달. 잘. 받앗습니다. ㅋㅋ


먼. 말씀인지. 백퍼. 이해했음

Ginkgoleaf (♡.162.♡.158) - 2020/02/17 16:36:47

ㅎㅎㅎ 수고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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