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꽃보다지지미 | 2020.06.21 04:42:00 댓글: 15 조회: 3216 추천: 7
분류단순잡담 https://life.moyiza.kr/freetalk/4131498

오늘은 아빠들의 명절---父亲节입니다.

우리 아빠는 지금쯤 하늘나라 어디에 계실가요?

아빠가 한없이 보고싶어집니다. 아빠 살아생전에 잘한것도 많지만

이날만 돌아오면 잘한건 생각나지 않고 미안햇던일만 자꾸 떠오르네요

저의 직장에서 낡은 건물을 허물어내고 새건물을 올렷어요

새건물로 이사를 하던날, 아빠께서 전화오셔서 나보고 뭐하냐고?

엄마가 가지밥을 햇으니 점심에 시간나면 들려서 먹고 가라고 하였어요.

저는 지금 직장에서 이사중이여서 갈것 같지 못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인츰 전화를 놓고 짐정리에 달라붙었어요….얼마나 시간이 흘럿을가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내가 감짝 놀라서 돌아보니 글쎄 78세인 우리 아빠가 가지밥이 담긴 도시락을 싸들고

저의 삼실문앞에 서있는것이였어요 ---? 아빠 어떻게 오셧죠?

아빠는 딸이 출근하는 직장에서 새건물 지었다니 몹시 궁금해서 찾아왓다고 말씀하셧어요

저는 히쭉 웃고는 아빠를 모시고 간단하게 몇개 칸을 돌아다니고는

지금 일이 바쁘니 그만 돌아가시라고 하였어요

아빠는 좀더 샅샅히 구경하고싶어햇지만 저는 빨리 아빠를 돌려보내고

삼실정리를 끝내자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사이, 아빠는 건강이 극히 악화되여 자리에 몸져누엇고

급기야는 대소변을 받아내는 지경이 되였어요

매일 소독수를 뿌리고 향수를 친다하지만 엄마네집에 가면

알수없는 기분 나쁜 냄새가 그냥 나는듯햇습니다.

하여 저는 엄마네집만 가면 창문부터 열어제꼇고

누워계시는 아빠가 춥다고 닫으라해도 말을 듣지 않고

집안 구석구석 청소하고 다시 공기청신제를 뿌리고를 거듭하기만 햇어요

그러던 어느날, 나는 승진을 하였고 저는 기쁜 소식을 엄마와 아빠에게 알렷어요 .

그리고 그날 오후, 제가 한창 새로 옮긴 사무실에서 책따위를 정리하는데

누군가 내이름을 불러서 뒤를 돌아보니 아니, 글쎄 아빠가

집에서 입는 내복에 헐렁한 웃옷만 대수 걸치고 머리가 헝클어진 아빠가 서계셧어요

허리춤으로 기저귀 모서리가 삐죽이 보였고 엄마네 집에서 맡아오던

익숙하고 불쾌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로 날아들엇고

동료들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누구냐고 하였어요

저는 저의 아빠라고 어색하게 대답한후 인츰 아빠를 모시고 밖에 나왓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모셔가면서 왓냐고 물으니

내가 승진해서 삼실을 옮긴다해서 내딸이 어떤 사무실에서 일하나 보고싶어서 오셧대요

저는 이마살을 지프리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이윽고 엄마집에 도착한후 엄마를 보고 호통쳣어요

몸도 가누지 못하는 환자를 돌보지 않고 대체 뭐햇기에

기저귀차고 우리직장까지 찾아오게 하냐고?

그러다가 길에서 사고라도 나면 엄마 책임질만 하냐고???

엄마는 아빠가 적셔놓은 빨래를 하느라

아빠가 몰래 나간줄도 몰랏다가 금방 발견하고

당신도 지금 황황해서 찾는중이라 하시면서

무사하게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했지만

나는 씩씩거리면서 창피해 죽겟다고 연신 쏘아부쳤어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빠는 하늘나라에 가셧고

직장동료들이 장례식장을 찾아왓어요

동료들을 보는 순간, 저는 가슴이 너무 아파 마음이 미여지는 같았어요

내가 저사람들앞에서 내아빠를 부끄러워햇을가?

저사람들한테 보여지는 체면이 소중한 가족의 혈정보다 과연 중요했을가?

나한테 엄마한테 야단맞고 아빠는 얼마나 서운하셧을가?

아빠한테는 내가 자랑찬 딸이엿을텐데

정말 그순간에는 기저귀뿐이 아니라 휄체어를 밀고 산소호흡기를 끼여도 좋으니

아빠가 살아만 계신다면 모시고 우리직장 어느 칸이나 하나하나 구경시키면서

소개를 해드리고 싶고 사람들에게 이분이 나의 아빠라고 자랑스레 이야기를 할테지만

그런 때늦은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겟습니까?

아빠야미안해~ 미안해~~~미안해….

래생이 잇다면 그때도 아빠의 딸로 태여나 못다한 구경 시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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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161.♡.49) - 2020/06/21 05:04:48

일찍하네.
돌아가신 아범님들은
하늘 나라에서 행복하시고
현재 살아계신 분들은 건강하시고
근데 나도 포함시켜도 될란지 몰겠네.ㅋ

꽃보다지지미 (♡.25.♡.184) - 2020/06/21 07:45:12

ㅎㅎㅎ 네로남불님 오래만입니다.

님도 아빠? 부친절 축하합니다 ^^

연금술사 (♡.223.♡.77) - 2020/06/21 05:20:09

저번에 아버지랑 술 마시는데 내가 마구 들이키니까 아버지가 인상쓰면서

술잔을 탁 놓더라구요 ..... 아버지두 마시쇼 하니까 ...너나 마셔라.

허허허허. 니처럼 미기하게 술마사면 안된다면서 잔소리 하던데.........

꽃보다지지미 (♡.25.♡.184) - 2020/06/21 07:46:12

ㅎㅎㅎㅎ 연금이 또 아버지와 나란히 겸상해서 폭주르 햇단말?

아빠한테 잘하쇼...아빠 계시는 연금이 부러움 ...

금lanny (♡.173.♡.136) - 2020/06/21 05:44:02

동병상련 임니다 비록 울 아버지는 저를 버리고
혼자 뻐스타고 먼저 집으로 갔지만 것도 아버지라고
보고는 싶음니다 혈육정이라는게 참 무섭죠 ㅋㅋ

LadyTut (♡.161.♡.156) - 2020/06/21 06:12:06

ㅠㅠㅠㅠ 나래님

금lanny (♡.173.♡.136) - 2020/06/21 06:17:46

ㅋㅋㅋㅋ 일찍함니다 항상

꽃보다지지미 (♡.25.♡.184) - 2020/06/21 07:46:56

ㅎㅎㅎㅎ 나래님 버리고 혼자 뻐스를 타고

가시면서 나래님 아빠분 아마 우셧을듯....

금lanny (♡.173.♡.136) - 2020/06/21 09:08:10

아니ㅜ아주 해맑게 웃으시던데요
집가서 난리 치는데도 그저 웃지요

LadyTut (♡.161.♡.156) - 2020/06/21 06:11:18

자기 오늘 힘내세요.

꽃보다지지미 (♡.25.♡.184) - 2020/06/21 07:47:48

네....아침밥 배부르게 먹엇더니

기분 괜찮아졌습니다 ㅎㅎㅎㅎ

레디님, 좋은 하루 되세요 ^^

고구마말랭이 (♡.210.♡.177) - 2020/06/21 06:46:48

아버지의 딸 사랑이 지극하셨나봅니다...
남은 사람은 항상 아쉬움이 큰거 같아요

아직은 60대 초반이라 젊은 편이지만 언젠가는 나한테도 이런날이 올거란 생각에 슬퍼지네요ㅠ
무뚝뚝한 아빠에,그 무뚝뚝한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은 딸이라 살갑게 굴지 잘 못했는데 오늘은 아빠한테 애교섞인 목소리로 전화한번 해야겠네요~

꽃보다지지미 (♡.25.♡.184) - 2020/06/21 07:51:01

예전에 제가 사둔보기를 한날,

사돈량집 친척들이 모여와

서로 인사와 식사가 끝나서

내가 남편따라 시댁으로 가는걸 보면서

우리 아빠 우셧어요 ㅎㅎㅎㅎ

저는 제가 집에서 막내고

위로 언니들이 줄레줄레 잇어서

우리부모님 년세 많으십니다.

고구마님 부모님 젊으셔서 좋겟습니다.

사랑많이 받으시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

예쁜하루 (♡.38.♡.135) - 2020/06/21 08:34:36

~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좋으하루되숑~%%

꽃보다지지미 (♡.25.♡.184) - 2020/06/21 08:51:54

감사합니다.

오늘도 이쁜 사랑 하세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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