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정해진

단밤이 | 2024.01.09 12:42:05 댓글: 16 조회: 313 추천: 0
분류단순잡담 https://life.moyiza.kr/freetalk/4538755
사람 본 적 있나요.
저는 대략적으로 보이는 사람 여럿 봤어요.
7년전의 일이네요 어느새.
제가 한국 와서 2년간 식품회사 들어가서 일 한적이 있었는데, 어떤 언니를 거기에서 만나서 친해졌어요. 어찌된 일인지 회사에 저 빼고 다 한국 사람아니면 베트남 사람이라서 따로 놀던 저한테 먼저 다가왔어요.

언니: 우리 친하게 지내자
단밤: 네? 좋아요.
언니: 그럼 언제 퇴근하고 같이 밥이나 먹을래?
단밤: 네, 그래요.

그리고 그 언제가 바로 그날 저녁이 되었어요.
그 언니가 쉬는 시간에 남편에게 전화 걸어서 친한 동생 생겼는데 저녁 같이 먹자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퇴근하고 종종 같이 언니네 부부랑 외식을 하러 다니면서 점점 더 친해졌어요.
심지어 셋이 영화 보러다니기도 하고 스테이크 가게 가서 외식하고 축제도 같이 놀러 다니고 그랬죠.
처음엔 두 사람 데이트에 제가 끼어든거 아니냐며 물어봤는데 언니가 말하기를 둘이 노는건 8년동안 이미 다 해봐서 심심하다고 네가 있어야 그나마 새로운 이야기를 하게 돼서 재밌고 좋다고 하더라고요.

언니도 그렇고 언니남편도 그렇고 둘다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그리고 그 언니는 회사 1년 채우고 힘들다며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곧 좋은 소식이 들려왔어요.
회사 그만두고 나서도 그 언니와는 연락을 계속 하고 만나서 놀기도 했어요. 언니 남편은 과장이라서 출근을 거의 매일 해야 하니 그언니가 산부인과 갈때 같이 가기도 하고
그 언니가 입덧으로 입원했을때 병문안도 갔었죠.
나중에 회사에서 친해진 다른 이모랑 기저귀랑 분유 사들고 놀러가기도 하고요.
언니 아기를 안아보고 분유도 먹여주고 했어요.
뭔가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어느 순간 드는 생각이 이 언니는 앞으로의 인생이 어느정도 정해졌구나 싶더라고요.
집도 지방에서 사서 평생 거기서 살거라고 하고 태어난 아기도 딸이니 큰 부담도 없고요.
딱히 대학 보낼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몇번 만나서 대화 하다보니 어느 순간 패턴이 보였어요. 그전에는 그 언니가 남편과의 과거 연애썰 위주로 풀다가 애기가 생기니까 이번엔 애기 이야기 위주로 하니 제가 할말이 딱히 없는거 있죠.

그 이후로 제가 아예 도시를 옮겨서 이사를 가버리니 그 언니와 연락도 뜸해졌어요. 그언니도 애기 키우느라 정신 없어보였고요. 다른 도시로 이사간 후로 딱 한번 놀러 가긴 했어요.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공부 + 알바 하고 또 새로운 도시에서 알게 된 친구들과 노느라고 어느 새 그 언니는 조금 잊혀져갔죠.
그러다가 3년전 문득 그언니에게 톡이 왔어요.

언니: 모모야 잘 지내?
단밤: 네. 언니는 잘 지내요?
언니: 나는 그냥 그렇지
단밤: 연락 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언니: 아니야. 그런데 너 혹시 보험 들 생각 있어?
단밤: 갑자기 무슨 보험이요?
언니: 내가 보험회사 취직했어
단밤: 아 그래요? 그런데 저 보험 든게 있어서요.
언니: 그래? 하긴 보험 10년짜리라서 들라고 하기도 미안하다
단밤: 언니 보험일 적성에 맞아요?
언니: 아니 힘들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연락했는데 다 거절당했어 어떤 사람은 답장도 안 해주더라 모모야 고마워
단밤: 아니에요 언니도 애기 키우느라 힘들잖아요.

그렇게 대화가 마무리되고
한두 달 있다가 다시 연락왔는데 보험일은 그만두고 대신 저와 같이 다니던 그빡센 회사 다시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그 회사 다니면서 든 생각이 있다면 내가 여기서 계속 일하면 저기 옆에 일하는 사람처럼 되겠다 싶어서 그만두고 다른 도시로 이사간거거든요.
거기서 계속 살았다면 지금쯤 아마 그 언니처럼 평범하게 가정 이루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서요.
다르게 산다.... 쉽지 않죠.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잘한 결정같아요.
미래가 안 보이긴 하는데, 정해진 미래로 가기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는 좀 재밌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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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벤치 (♡.234.♡.218) - 2024/01/09 12:50:30

지금의 선택도 정해진 미래가 아닐가 생각합니다 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09 12:52:21

가을벤치님은 이렇게 말할 것 같았어요 ㅋㅋㅋ

가을벤치 (♡.234.♡.218) - 2024/01/09 13:36:58

그냥 그래 생각함 편할거 같아요 ㅋㅋㅋㅋ 머스크 말대로 이세상이 가짜일 확율이 더 높다는데 말입니다

단밤이 (♡.252.♡.103) - 2024/01/09 13:38:06

일론 머스크가 위성 좀 그만 쐈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우주쓰레기가 점점 늘어나잖아요. 가짜라고 생각해서 막사는건가요 ㅋㅋ

가을벤치 (♡.234.♡.218) - 2024/01/09 13:39:05

그건 저도 좀 그랫으면 좋겟습니닼ㅋㅋㅋ 자기네 앞마당도 아니고 왜 그리 쏴대는지 ...

단밤이 (♡.252.♡.103) - 2024/01/09 13:43:04

천문학자들이 일론머스크때문에 골치 아파한대요. 干扰너무 많이 생겨서 별관측이 어려워졌다고 하더라고요 ㅋㅋㅋ

사프란꽃말이 (♡.215.♡.50) - 2024/01/09 13:05:34

여자들은 애기가 생기면 정말 전부가 애기말인것 같아요 ㅋㅋ
애기 없는 사람들은 그게 좀 힘들데요..
대화가 안되니깐.
같이 애기가 잇으면 몰라두..

나는 어렸을때부터 나의 인생은 나한테 달려있다...
어떻게 사느냐는 내가 정한다
그러구 곧장 달려왓어요 ㅋㅋ

아니다 싶으면 환경을 바꿔보는거두 좋다구 봐요 ..
선택을 잘햇던거 같슴다 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09 13:20:16

결혼하고 안 하고 차이도 있어요. 그전에도 그언니가 결혼생활이야기 시댁이야기 하면 저는 쭉 듣는 편이었어요. 그건 그나마 자주 듣던 이야기라서 들을만했는데 애기이야기는 듣고도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ㅋㅋ
저는 어린 동생들이랑 되레 할 이야기가 많았어요.
저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큰 구조는 시스템상 정해져있을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할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믿어요.

사프란꽃말이 (♡.215.♡.50) - 2024/01/09 13:24:43

ㅋㅋ 나두 주변에 애기잇는 친구들 많아서 .. 대화하다하다 어떻게 애기말루 화제가 돌려지면 온통 애기말들 ㅋㅋ

그럴때는 듣지않구 나가구싶을정도 ㅋㅋ

이제는 점심시간에나 가끔 간단히 밥먹구 끝남다 ㅋㅋ ..길게 대화하면 화제가 또 애말되니깐 ㅋㅋ

단밤님두 애기 생기구 나서 같이 만나면 또 다시 대화가 될검다 ㅋㅋ 만나두 재밋을거구 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09 13:26:13

결혼한 분들은 제 눈에 참 미스테리해요 ㅋㅋㅋ 대체 어떻게 결혼을 한거죠??
저는 전혀 그런 미래가 안 보여요 ㅋㅋ

사프란꽃말이 (♡.215.♡.50) - 2024/01/09 13:32:45

요즘세상은 결혼안하구 혼자살아두 엄청 좋아요 ㅋㅋ 하구싶은거 맘대루 할수잇구..

나두 혼자살면 독서를 아주 잘할거 같은데

결혼하니깐 독서할시간두 없슴다 하하

독서를 결혼에 피탈대짐 ㅋㅋ

아무튼 혼자사는거두 좋슴다 ㅋㅋ

그런 미래 안보여두 좋슴다 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09 13:36:20

저는 혼자가 이젠 습관이 된 것같아요 ㅋㅋ
혼자 살면서 자기 하고싶은대로 다 하니 눈치볼거 없고 편하긴 해요 ㅋㅋ

사프란꽃말이 (♡.215.♡.50) - 2024/01/09 13:41:08

밥두 안먹구싶음 안먹구 안하구싶음 안하구 혼자살면 청소해두 똑같구 너는사람없구 ㅋㅋ

시간이 충분하니깐 독서하구싶음 독서하구 친구만나구싶음 친구만나구..

시집생각할필요두 없구

오로지 자기부모만 챙기면 되구 ㅋㅋ

어디 유람가구싶어두 막가두 되구 ㅋㅋ 누구하구 물어보구 상의할필요두없구 ㅋㅋ



다 좋은데 그냥 집에 남자없으면 머가 고장낫을때 좀 문제 됩디다 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09 13:44:12

고장나면 관리소에 전화하면 수리하는 사람이 와서 고쳐주고 가요 ㅋㅋㅋ 관리비를 내니까요. 전등 나간것도 말하면 갈아주고 수전도 갈아주고 다 가능해요 ㅋㅋ

사프란꽃말이 (♡.215.♡.50) - 2024/01/09 13:46:16

그럼 없어두 됨다 ㅋㅋ

나두 다시 선택하라무 혼자 살겟슴다 하하

지금 이거는 버리지두 못하구 그냥 할수없슴다 늦엇슴다 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09 13:48:18

하하 결론이 왜 이래요 ㅋㅋㅋ 좋아요 저는 응원받은 기분이라 든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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