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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치마 - 림원춘

똥또로똥똥똥도영 | 2021.09.08 12:57:46 댓글: 9 조회: 1937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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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치마

몽 당 치 마         림원춘
 
1
 
너울 쓰고 리씨가문의 문턱을 넘어서는 그날까지도 나는 그 녀인을 모르고있었다.
가계가 량반의 후예라서 그랬던지 지체가 이만저만이 아니여서 그랬던지 잔치
날 시집에 모인 친척들은 많기도 했다.그 속에서도 나는 그 녀인을 본적이 없었다.
 
첫솜씨를 본다면서 이튿날 아침진지를 새각시가 짓는것은 조선족의 재래로 내려온 습관이였다.
글눈보다 일눈을 먼저 틔운 나를 놓고 보면 그까짓 밥을쯤
 
은 대수가 아니였지만 오늘 숱한 친척들앞에 나서고보니 어쩐지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한두사람의 밥도 아니요,수십명의 밥을 지어야 하니 어떻게 하면 타지 않
 
고 설지도 않게,눅지도 않고 되지도 않게 하겠는가하는 근심이 가슴 한구석을 누
 
르고있었다.예고부터 사람들은 처음 짓는 밥이 눅으면 각시복을 받지 못하고 남
 
편복을 받지 못하며 설면 살림이 궁해지고 타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마 이래서 삼일전까지 색시는 기쁨 절반 시름 절반이라고들 하는 모양이였다.
 
《아유,새색시가 벌써 가마목에 앉았구만.》
 
내가 밥물을 맞추느라고 가마에서 물을 떳다 넣었다 하는데 키가 훤칠한 40좌우
 
의 녀인이 정지문을 떼고 들어와 가마안을 들여다보더니 《묵은 쌀과 달라 햇쌀
 
이 돼서 물을 좀 적게 타오!》라고 조용히 귀띔해주고는 부엌으로 내려앉는것이
 
였다.
 
 
나는 밥물을 떠내며 그 녀인을 내려다보았다.낯선분이였다.약혼해서 2년사이에
 
나는 남편과 함께 친척집을 다 돌아보았고 시집에서 약혼잔치를 차렸을 때도 사
 
돈의 팔촌까지 다 모여왔지만 지금 부엌에 앉아있는 이 녀인만은 본적이 없었다.
 
장작을 지피던 그 녀인은 안심되지 않았던지 우쭐 일어나 밥물을 보고서야 뺨으
 
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밑으로 쓸어올리며 되앉는것이였다.그 녀인이 일어서
 
는 순간 나는 어덴가 격에 맞지 않는 그의 옷매무시에 눈을 주었다.몽당치마였
 
다.무릎을 겨우 가리운 그 검은 몽당치마는 색이 날대로 날았다.아마 부엌일을
 
하려고 뉘것이건 쥐우는대로 대충 걸치고 왔나보다 하고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 조카댁,왔구만.》
 
 
 
밖에 나갔던 시어머님이 그 녀인을 보자 희색이 만면해지면서 말했다.
 
 
《조카댁?》
 
 
나는 흠칫 놀랐다.어머님의 조카댁이면 나에게는 동서간이 되지 않는가?그런데
 
왜 나는 여직 모르고있었을가?
 
 
《그 입술에 물집이 진걸 보게.사촌시동생을 장가보내려다 자네가 드러눕고말겠
 
네.》
 
 
시어머님이 혀를 끌끌 차면서 말했다.
 
 
《작은어머님도 별말씀 다 하세요.그만한 일을 가지고 뭘!》
 
 
《자네 몸은 쇠로 빚었나?》
 
 
《되려 부끄러워요.》
 
 
(알고보니 사촌형님이였구나!)
 
 
 
나는 인사도 못올리고 처음 대하는 사촌형님을 보기 면구스러워서 귀밑이 화끈
 
해났다.례의 바르고 인사범절이 여간하지 않다던 리씨네 가문에서 왜 사촌끼리
 
도 인사를 시키지 않았담?
 
 
그 형님도 낯이 빨개진채 부지깽이로 불만 뚜지고있었다.나의 눈길은 다시 그 몽
 
당치마에 돌려졌다.서면 서면 무릎마디나마 겨우 가리워주던것이 쭈크리고 앉으
 
니 무릎도 가리우지 못했다.그밑으로는 장갑이며 양말짝을 풀어서 뜬것 같은 알
 
락달락한 내의가 보였다.그것은 나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나에게 깊은 인상
 
을 남겨주었다.아침후 내가 제일 걱정하는 가문잔치가 벌어지게 되였다.매 사람
 
에게 드릴 례단을 한가지씩 상우에 놓고 신랑이 술을 부으면 신부가 술잔을 권한
 
다.그다음 신랑신부가 함께 절을 올리는것이니 아마 집안사람끼리 하는 잔치라
 
고 하여 가문잔치라 하는가싶다.나는 옆에서 시키는대로 시아버님부터 차례로
 
내려가면서 례단을 올렸다.
 
 
그럭저럭 가문잔치도 거진 끝나게 되였다.하지만 당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서 새각시의 례단을 받아야 할《몽당치마》의 몫은 그때까지도 없었다.례의를
 
놓고 보거나 친척들의 차례를 놓고 보아도 사촌형님은 진작 례단을 받았어야 했
 
다.헌데 누구도 사촌형님을 찾는 사람이 없었다.나는 너무도 이상하여 옆에 계시
 
는 시어머님을 보고 가만히 귀띔했다.
 
 
《어머니,사촌형님은요?》
 
 
그제야 시어머님은 가마목께로 눈길을 던지며 소리쳤다.
 
 
《이 사람 조카댁,이사람——》
 
 
가마목은 비여있었다.가문잔치가 벌어지기전까지도 땀벌창이 되여 가마를 안고
 
돌던 사촌형님은 어데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빨리 동불사댁을 찾아오게!》
 
 
시어머님은 정지에 대고 소리쳤다.
 
 
《빈손으로 왔으니 자리를 피했나봐요.》
 
 
같은 사촌동서인 조양천댁이 입을 비쭉거리며 찾을 필요 없다는듯이 말했다.나
 
는 어쩐지 그 소리에 시큰한 그 무엇을 느꼈다.
 
 
인사치레가 끝난 뒤끝엔 부어라 마셔라 하는것이 격으로 됐으니 또 술상을 벌려
 
야 했다.아주머니들도 많고 쌍태머리를 드리운 처녀들도 많았지만 선뜻 팔을 걷
 
어올리고 가마목을 차지하는 녀성은 하나도 없었다.
 
 
《이사람 조카댁,빨 상을 차리게!》
 
 
뒤끝이 부산하고 그릇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시어머님이 조양천댁을 보고 말했
 
다.
 
 
《동불사형님은 어데 가셨나?인남아,빨리 가서 동불사맏어머니를 오시라고 해
 
라!》
 
 
조양천댁은 어느새 쥐였는지 닭고기를 아들에게 쥐여주면서 소리쳤다.
 
 
《아니 동불사댁만 맛인가?자네가 가마목에 앉으면 못쓰나?》
 
 
시어머님이 안색을 흐리우며 말씀했다.손포가 많지만 진짜 손빌 사람이 없었으
 
니 말이다.
 
 
《동불사형님이 다 해놔서 뭔지 알아야 하지요?》
 
 
산뜻하게 차려입은 조양천형님은 좀체로 가마목을 차지하려 하지 않았다.
 
 
《칠칠한 녀자들이 한구들이 돼도 가마목 지킬 사람은 하나도 없구나.쯧쯧…》
 
 
시어머님이 조카들과 손녀들을 둘러보며 나무람했다.그래서야 정지에 앉았던 녀
 
자들이 뜨직뜨직 가마목께로 다가갔다.
 
 
바로 이때 문소리와 함께 《몽당치마》가 정지문안에 들어섰다.그제야 정지에서
 
는 오래간만에 만나는 친지를 대하는것처럼 일어서면서 웃음꽃을 피우며 야단법
 
석이였다.
 
 
《아니,어데 갔다가 인제 오우?》
 
 
《작은어머님이 례단을 놓고 얼마나 기다렸다구!》
 
 
《형님이 없으니 한자리 빈것 같습데.》
 
 
그 누구보다도 더 기다렸다는듯이 뽑아대는 조양천댁의 가늘면서도 삐여진 쏘프
 
라노는 더더욱 도드라졌다.
 
 
《속탈을 만나서……》
 
 
귀맛 돋구는 《바스음성》이였다.그 소리는 고음으로 고아대는 다른 음들과 대
 
조되면서 다감하게 들려왔다.하건만 그 소리는 햇쌀이 돼서 물을 덜 탄다고 소근
 
거리던 그런 부드러운 저음과는 달리 어덴가 잦아드는감이 났다.그는 실주름이
 
보기좋게 잡혀 무척 인자해보이는 얼굴에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팔을 걷고 가마
 
목에 앉는것이였다.어렸을적부저 궂은일,마른일 가리지 않고 일에서 뼈마디를
 
 
키워왔는지라 나는 그의 숙련된 일솜씨에 마음이 확 쏠렸다.무슨 일에서나 입보
 
다 손발을 먼저 놀리는 그런 류형의 농촌녀성이였다.잔치객들이 잔치선물로 떡
 
이며 과자 등속을 이고 들고 한사람 두사람 떠나가기 시작했다.하건만 동불사형
 
님은 가마목을 척 차지하고 앉아서는 그 시끄러운 뒤거둠질을 도맡아하는것이였
 
다.
 
 
《형님,리씨가문에 친척이 많다더니 정말 많기도 하구만요.》
 
인사할 때는 다 소개받았으나 몇몇 가까운 친척을 내놓고는 딱히 몇촌벌되는 관
 
계인지 까맣게 잊고있던 나는 그 널직한 팔간집에 꽉 들어찼던 친척들을 상기하
 
면서 동불사형님보고 말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소!》
 
 
《그 많은 친척을 두고 적다니요?》
 
 
《한집안끼리도 친척이 있는 집이 있고 없는 집이 있소.》
 
 
알고도 모를 소리였다.나는 의아한 눈길로 형님을 쳐다보았다.하지만 팥죽같은
 
땀을 흘리며 일하는 형님의 낯에서는 아무것도 읽을수 없었다.
 
 
《왜 아주버님과 같이 오시지 않았어요?》
 
 
《아주버님?》
 
 
형님은 의혹에 찬 눈길로 나를 쳐다보다가는 계속 일손을 다그치는것이였다.
 
 
《그럼요.애들까지도 다 데리고 오지요.친척마다 데리고 왔던데요.》
 
 
《대접도 받지 못할 애들을 데리고 와선 뭘 하겠소?》
 
 
《네?》
 
 
어쩐지 동불사형님은 입을 꾹 다물며 일어서더니 구지렁물을 버린다,쓰다남은
 
 
채소를 사랑채로 내간다하는 선일들만 골라하는것이였다.
 
 
동불사형님은 뒤일을 말끔하게 해놓고는 저녁차로 떠나겠다고 서둘렀다.시어머
 
니는 례단이며 먹다남은 떡이며 낡은 옷견지 같은것들을 한보따리 꾸려서 동불
 
사형님에게 주었다.
 
 
《헌 투레기뿐인데 애들에게 기워입히게나!》
 
 
《작은어머니,나도 친척이느라고 나설 때가 있을가요?》
 
 
동불사형님은 말없이 보꾸레미를 받으며 눈물을 훔쳤다.나는 가슴이 찡해남을
 
어쩔수 없었다.
 
 
《애들이 자라는것이 잠시라는 말도 있지 않소?그것들이 자라면 옛말할 때가 있
 
을거요.》
 
 
시어머니는 쟈케트호주머니에서 돈 5원을 꺼내여 형님의 손에 쥐여주었다.
 
 
《적은데 애들 학비에 보태오!》
 
 
《이 꾸레미는 받아도 돈은 못받겠어요.빈손으로 온것만 해도 낯을 들지 못하겠
 
는데…》
 
 
시리시리한 남성적인 체대에 맞는 《바스음성》이 그의 목구멍에서 겨우 새여나
 
왔다.아,나는 그제야 동불사형님이 왜 례단을 올릴 때 자리를 피했는가를 알았
 
다.그리고 리씨가문을 나들기 시작한지 2년 남짓이 되지만 왜 지금껏 모르고있
 
었는가를 알았다.나는 물갈기이는 가슴을 억누르며 사촌형님의 손을 꼭 쥐고 말
 
했다.
 
 
《형님,치마라도 한감 사입으세요.》
 
 
《이렇게 신세만 져서…》
 
 
동불사형님은 밤차로 떠나갔다.하건만 눈에 익은 그 몽당치마와 귀맛 돋구는 그
 
바스음성만은 잊을수 없었다.
 
2
 
 
시아버님이 교육처 처장으로 사업하고 남편이 공업국 부국장으로 일하는 덕분이
 
었던지,아니면 손이 크게 부조를 해서 그랬던지 나는 리씨가문의 장손댁도 아니
 
건만 간곳마다 장손댁으로 받들렸다.촌수를 캐여보면 리씨가문의 장손댁은 동불
 
사형님이였고 진짜후예는 소꼴 먹듯 무르고센것없이 밥소래를 바닥내며 무럭무
 
럭 자라는 그집 자식들이였다.추석이요,설이요,보름이요 하는 명절때마다 집안
 
사람들이 이집저집 몰켜다니며 닭을 잡는다,돼지를 잡는다 하지만 그떄마다
 
《몽당치마》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동불사형님은 왜 오시지 않았어요?》
 
 
시집온 그해 설쇠러 조양천형님네 집으로 갔을 때 나는 돼지를 엎질러눟고 순대
 
를 만들어 자시는 친척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그 형님이사 잔밥들때문에 문을 나설수 있어야지?》
 
 
조양천형님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홀몸으로 집도 돌볼라니 고급사일도 나가 할라니 발뺄 새나 있겠소?》
 
 
나의 물음에 이 사람,저 사람들이 동불사형님을 두고 하는 말이였다.나는 그 소
 
리가 못내 섭섭했다.그러나 그저 섭섭할뿐이였다.내가 《바스음성》을 생각했다
 
면 고작 불쌍하구나 하는것에 그쳤을따름이다.
 
 
동불사형님은 이렇게 먹어라 써라 할 때마다 자리를 비우군 했다.하지만 일손이
 
모자라거나 고된 일이 생길때면 저마다 그를 찾았고 그를 생각했으며 그를 데려
 
오려고 사람까지 띄우군 했다.
 
 
내가 시집온 이듬해 가을에 시아버님이 회갑잔치를 하게 되였다.조양천형님은
 
회갑 전날 아침차를 타고 왔다.그는 보라는듯이 과자와 사탕,과일을 넣은 큰상차
 
림구럭을 이고 들고 문에 들어섰다.
 
 
《아유,오늘은 차객들이 어찌나 많은지 겨우 비비고 올라앉았어요.짐이라는게
 
작히나 무거운가!》
 
 
조양천댁은 남들이 듣지 못할가봐 길게 말을 뽑았다.
 
 
《이 사람 조카댁,길에서 고생했네.》
 
 
시어머님은 얼른 일어나 짐받으러 부엌으로 내려서면서 말했다.
 
 
《조양천에 색과자가 없어서 룡정까지 갔다 오느라 늦었어요.》
 
 
조양천댁은 똬리를 만들었던 수건을 풀어 땀을 씻는척하며 계속 떠따고았다.
 
 
《상을 차리지 않으면 못올덴가?원——》
 
 
《조카로서 작은아버님의 회갑상도 차리지 않겠어요?》
 
 
친척들은 이구동성으로 조양천댁의 처사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칭찬들을 늘여
 
놓았다.나는 조양천형님의 성품이 워낙 그렇다싶어 맞장구를 치지 않았다.
 
 
《이 사람,일이 처져서 말이 아니네.빨리 옷을 갈아입고 가마목에 앉게!》
 
 
시어머님이 일재촉을 했다.
 
 
《아니,동불사형님은 오지 않았어요?》
 
 
조양천형님은 그제야 고방에서 머리를 내밀고 누구인가를 찾듯이 이곳저곳을 살
 
피며 물었다.
 
 
《입 넷이 그 손을 믿고 사는 사람을 어찌 오라가라 하겠나?대약진이라 밤낮 눈
 
코뜰새없이 도는 때에 말이네.》
 
 
시어머님이 딱한 표정을 지으며 동불사혐님을 감싸나섰다.
 
 
《제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래도 시아버님 맞잡이인 작은아버님의 회갑에도
 
오지 않다니요?아무리 그렇다고 이 좋은 세상에 산 사람의 입에 거미줄 치겠어
 
요?》
 
 
남을 흠잡으면 그만큼 제 어깨가 올라가는지 조양쳔댁은 점점 더 약을 올렸다.
 
 
이때였다.덜컹 하는 부엌문소리와 함께 동불사형님이 들어섰다.일년전에 입고왔
 
던 그 매무새 그대로다.딴 차림새라면 우둘진 체대에 어울리지 않게 젖가슴이 팽
 
팽할 정도로 단추를 겨우 채운 학생복저고리를 입은것이였다.
 
 
《동불사형님이 오셨어요!》
 
 
나는 너무나 기뻐서 일어서며 소리쳤다.
 
 
《이 사람,우정 알리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왔나?》
 
 
시어머님은 자리를 차고 일어서면서 동불사형님이 쥐고 온 술병을 받았다.
 
 
선가을을 끝내고 오느라고 그만 늦어졌어요.
 
 
오래간만 들어보는 남성적인 그 《바스음성》이였다.사람이 직접 눈앞에 나타나
 
자 방금까지 이러쿵저러쿵하면서 콩이야 팥이아 하던 친척들은 여간한 성의가
 
아니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나도 방금 왔는데 형님은 무슨 차를 타고 오셨소?》
 
 
조양천댁이 토라져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물었다.그러면서 그는 시어머니
 
의 손에 쥐여있는 술병에 야멸찬 눈길을 누었다.그 눈빛은 차라리 빈손으로 올게
 
지 술 한근이 다 뭐요?하고 말하는상싶었다.
 
 
《뻐스를 타고 왔소.》
 
 
동불사형님은 고방으로 들어가더니 저고리만 벗어 벽에 걸어놓고 맨 적삼바람으
 
로 나오면서 끈으로 허리를 질끈 동이고는 가마목에 앉는것이였다.
 
 
이번 시아버님의 회갑에 친척들한테서 들어온 상만 해도 스물네상이나 되였다.
 
회갑상 상수를 보고 그 집안을 알고 집집이 차린 상으로 집집을 안다는 말이 이
 
것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그래서 그런지 친척들마다 제 상차림에 이목을 끌게 하
 
느라고 상우에 놓았던 색과자를 이쪽저쪽 옮기면서 상을 안고 법석거렸다.그런
 
가 하면 상차림가지수를 세느라 여념없는 사람도 있었다.이제 그 가지수를 가지
 
고 뉘 집은 이렇고 뉘 집은 저렇고 하면서 말에 장부를 앉힐 판이다.상차림에서
 
조양천동서의 승벽은 여간하지 않았다.남이 차린 상에 눈그루를 박다가도 자기
 
상에 없는것이 있으면 회갑상에 그런걸 다 놓겠는가고 하면서 비꼬아서 말하기
 
가 일쑤였다.
 
 
남들이 상차림에 분주할 때 동불사형님은 머리를 푹 떨구고 손님대접할 음식을
 
만들고있었다.안절부절해서 일손을 바로 놀리지 못하며 몽당치마로 무릎을 가리
 
우느라 치마폭을 당기는 그 행동거지에서 나는 그의 기분상태가 몹시 가라앉았
 
음을 직감했다.
 
 
시아버님과 시어머님께 올리는 인사가 허리를 넘어섰는데도 지난번 잔치때처럼
 
동불사형님의 이름은 없었다.그 형님보다 내가 더 섭섭했다.나는 부엌에서 매운
 
탕을 끓이고있는 형님을 내려다보았다.형님도 나를 쳐다보았다.찰나,나는 형님
 
의 눈굽에 눈물이 괴여있음을 보았다.형님은 나를 보더니 인차 일어서서 고방으
 
로 들어가는것이였다.작년처럼 자리를 피하는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형님은 어제 입고왔던 그 학생복을 단정히 입고 술병을 들고 고
 
방에서 나오는것이였다.
 
 
《형님,어머님께서 형님의 상을 마련했으니 들고 나가세요.》
 
 
기분을 잡치지 않고 인사올리러 나가는 동서의 그 인품이 너무나 고맙고 기꺼워
 
서 나는 시어머님이 차려눟은 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겉치레를 해서 뭘 하겠소?있으면 있는것만큼 행세해야지.》동불사형님은 동
 
동 달리는 몽당치마를 내려당겨놓고는 코신을 발에 걸고 문을 나서는것이였다.
 
 
《친척에서 더 인사할 사람이 없소?》
 
 
팔촌시형이 축수집행을 서다가 주위에 꽉 박아선 사람들을 둘러보았다.이때 몽
 
당치마를 입은 동불사형님이 큰상이 아니라 술병을 들고 시아버님의 앞으로 가
 
더니만 술을 부어올리는것이였다.
 
 
《작은아버님,작은어머님,오래오래 복하게 앉으세요.》
 
 
동불사형님은 살풋이 앉으며 절을 올렸다.작년에 입고 왔던 그 알락달락한 아래
 
내의에 헝겊으로 기운 자리가 몽당치마에 가리우지 못하고 드러났지만 절하는
 
맵시가 하도 탐탁하고 진지하여 그의 깨끗한 마음을 흐리우지는 못하였다.
 
 
《야——질부가 주는 술이 더 달구나!》
 
 
시아버님은 다른 사람들이 부은 술에는 입술이나 댔다말았지만 동불사형님이 부
 
은 술은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굽을 냈다.그 소리와 함께 조양천댁이 입을 삐죽
 
하는것이 나의 눈결에 피뜩 띄였다.
 
 
동불사형님은 이번에도 다른 손님들이 다 떠나고 없었지만 마지막뒤거둠질까지
 
싹 하고 저녁차로 떠났다.나는 내가 일할 때 입으려고 준비했던 검은 통치마와
 
밤색저고리를 동서에게 드렸다.우리는 체대가 엇비슷하여 그가 나의 옷을 입는
 
다 해도 남의 옷을 입은것같지는 않았던것이다.
 
 
《이렇게 신세만 져서……》
 
 
역시 전번과 같은 말을 남기며 그는 차에 올랐다.
 
3
 
인생의 행로는 파란곡절로 얽혀있다더니 말 그른데 없다.환갑이 지났건만 50대
 
의분들을 찜쪄먹는다던 시아버님이 글쎄 중풍을 만나 급작스레 세상뜰줄이야 누
 
가 생각인들 했으랴!가문의 기둥이요,집안의 대들보라고 여겨오던 시아버님이
 
세상뜨자 단란하던 우리 집은 차츰 네 귀가 비뚤어지기 시작했다.시아버님이 세
 
상뜬지 몇달 되지도 않았는데 시름시름 앓던 시어머님이 위암이라는 진단을 받
 
고 시아버님의 뒤를 따라 가셨다.이렇게 되여 한해에 몇달 사이를 두고 나는 시
 
부모를 몽땅 여의게 되였다.엎친데 덮친다고 그 이듬해엔 공업국 부국장으로 일
 
하던 남편이 《민족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기발을 들고 협애한 민족주의사
 
상을 고취했다는 감투끈으로 민족주의분자로 되는 통에 우리 집은 령락의 길에
 
들어서게 되였으며 얼마 되지 않아 생활의 밑바닥에서 허덕이게 되였다.시부모
 
가 세상뜨자 뜸해지기 시작하던 친척들의 발걸음이 남편이 그 무슨 분자로 되자
 
영 자취를 감추고말았다.남편이 로동개조를 하게 되자 나는 그를 따라 옥천동으
 
로 내려오게 되였다.이때 나는 이미 두 남매를 낳은데다 또 태기가 있게 되여 오
 
래지 않아 자식 셋을 가진 어머니로 되게 되였다.남편이 벌지 못하는 대신 내가
 
벌어야 하겠는데 배가 불룩하여 일도 못하게 되자 우리 집 생활은 궁하다 못해
 
쌀독에 거미줄을 칠 지경으로 되였다.돈이 돈을 낳고 가난이 가난을 낳는다고 가
 
난할수록 애들마저 밥을 어떻게나 먹어대는지 남들과 똑같이 량식분배를 받아
 
도 우리집은 항상 딸리기만 했다.나는 할수없이 시내에 있는 친척들을 찾아가서
 
가을에 입쌀을 주기로 하고 강냉이쌀과 강냉이가루를 꿔다먹고는 벼를 찧기 바
 
쁘게 이여다주군 했다.이렇게 일년에 몇백근씩 꿔다먹은 쌀을 물어주고나면 그
 
이듬해봄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계급투쟁을 고리로 하는 그 삼엄한 시기에도 발길을 끊지 않은것은 유독 《몽당
 
치마》인 동불사형님이였다.남편이 로동개조를 하게 될 때도 일부러 찾아와서
 
나를 위로해 줬고 옥천동으로 내려올때도 와서 짐까지 꾸려주었다.지금은 그전
 
보다 몇배나 더 먼 거리를 상거해있고 자동차까지 바로 통하지 않는 벽촌에 내려
 
와있건만 감자가 나지면 감자를 이고 강냉이가 나지면 강냉이를 이고 찾아오군
 
했다.
 
 
래일은 팔월 한가위날이다.남편은 부모들의 산소를 벌초하러 떠나가고 집에는
 
철부지들과 나뿐이였다.여느 집 같으면 떡친다 막걸리를 거른다 하며 야단치련
 
만 우리 집은 초상난 집처럼 스산하기만 했다.전같으면 친척들이 찾아들어 씨암
 
탉을 비튼다 돼지를 잡는다하며 법석이련만 지금은 아무도 찾아오는이가 없다.
 
 
《한집안끼리도 친척이 있는 집이 있고 없는 집이 있소.》
 
 
나는 그때 동불사형님이 하던 말뜻을 오늘에야 딱히 알게 되였다.지금 우리 집
 
은 적적해도 친척들 뉘집에선가는 떡치고 술빚고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웃음꽃
 
을 피울것이다.나는 그들이 그립기도 하면서 한없이 미웠다.남남간도 아닌데 아
 
무려면 그렿게도 무정할수 있단 말인가?
 
 
《소쩍——소쩍——》뒤동산 소나무숲속에서 소쩍새가 슬피 운다.그 처량한 울
 
음소리는 외롭고 쓸쓸한 가슴에 비애의 파문을 일으키면서 가슴속까지 파고들었
 
다.
 
 
《아니,이 집에서는 왜 상기도 불을 켜지 않고있나?》
 
 
《바스음성》이였다.항상 귀에 쟁쟁 울리던 그 웅글은 목소리였다.나는 자리에
 
서 벌컥 일어섰다.내가 미처 문을 열어드리기 바쁘게 《삐꺽——》하는 부엌문
 
소리와 함께 동불사형님이 큼직한 광주리를 이고 들어서는것이였다.
 
 
《형님,흑흑…》
 
 
나는 형님을 보자 친어머니를 만난것처럼 이때까지 쌓이고쌓였던 설음이 북받쳐
 
올라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니,집에 불상사라도 생겼소?》
 
 
근심어린 《바스음성》이 우렁우렁 나의 가슴에까지 미쳐왔다.하지만 나는 무턱
 
대고 울기만 했다.그저 울고만 싶었다.
 
 
 
《아니,보름에 웬 곡성이요?》
 
 
선뜩하고 정수리에 찬 물기가 떨어졌다.식은 땀방울이였다.그제야 나는 그의 가
 
슴에서 머리를 들었다.동불사형님은 그때까지도 광주리를 인채 철철 땀만 흘리
 
고있었다.
 
 
《아니…》
 
 
나는 눈물을 훔칠념도 없이 짐을 받아 내려놓고 인차 석유등잔에 불을 달았다.
 
 
《애 아버지는 어데 갔소?》
 
 
근심어린 물음이였다.
 
 
《벌초하러 갔어요.》
 
 
《오,난 또…》
 
 
동불사형님은 그제야 신을 벗고 구들로 올라서면서 시름놓은듯 후——하고 한숨
 
을 쉬였다.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매일 동이로 쏟아도 부족이요.눈물을 깨물어먹으며
 
살아야 하오.특히 녀자들 말이요.》
 
 
그는 머리수건으로 나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형님의 따스한 손길에 눈물은
 
마를줄 모르는 샘처럼 솟기만 했다.
 
 
《추석쇠러 왔는데 웃어야 할 대신 울기부터 하다니 원——》
 
 
나는 불을 때려고 부엌에 내려섰다.
 
 
《내가 땔테니 올라가오.그 몸으로 오르내리기가 얼마나 힘들겠소?》
 
 
동불사형님은 나를 떠밀어올리고 자기가 부엌에 내려앉으며 말했다.
 
 
가마는 굶을 때가 있어도 부엌아궁이는 굶은적이 없는 나무 흔한 고장이라 장작
 
에 불을 지피니 가마안의 물이 인차 끓어올랐다.형님이 오니 추석기분이 도는것
 
만 같았다.
 
 
나는 쌀을 씻어 안치며 형님을 내려다보았다.부엌아궁이에서 비껴나오는 불빛
 
에 비낀 형님의 모습은 때국물이 흐르던 그전의 궁상이 아니였다.몸에 걸친것이
 
몽당치마도 아니요 알락달락한 내의도 아니요 학생복저고리도 아니였으며 내가
 
드렸던 그 치마저고리도 아니였다.그겻은 새로 지어입은 회색혼방직치마저고리
 
였다.가난때를 벗는것이 제일 큰 때벗이라더니 가난티를 말끔히 가셔버리지는
 
못했지만 큰애가 학교문을 나서서 벌고 돈냥이나 손에 쥐게 되니 탈피를 한것처
 
럼 말끔했다.
 
 
《형님,형님은 이젠 옛말을 하게 됐어요.》
 
 
《동서는 오랠줄 아오?이제 생원의 일이 풀리고 애들이 자라면 나보다 더 옛말
 
을 하며 살게요.세월이 류수라 오랜것 같으면서도 빠른것이 세월이요.》
 
 
《형님,그 많은 친척들이 다 어데 갔을가요?》
 
 
나는 내가 시집올 때와 시아버님의 회갑날을 상기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먹어라 써라 하는것이 친척이요,발길을 끊으면 이웃보다 못한것이 친척이라
 
지 않소?》
 
 
동불사형님은 가마가 끓는것을 보고 장작 몇가지를 집어넣더니만 구들로 올라왔
 
다.그는 자는 애들을 유심히 내려다보다가 광주리를 헤치기 시작했다.
 
 
《초바심을 해서 친 찰떡이요.》
 
 
형님은 들기도 힘겨운 큼직한 떡보자기를 내놓았다.
 
 
《이건 햇쌀이구 이건 소고기구 이건…》
 
 
형님은 나이론수건에 싼 천을 헤쳐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동서에게 주려구 끊었는데 마음에 들겠는지 모르겠소.》
 
 
하얀 나이론적삼과 밤색치마감이였다.
 
 
《지금 이것저것 가릴 신세가 됐나요?조카들이나 사입히지 돈을 팔며 왜 사왔어
 
요?》
 
 
시집올 때의 밑천을 다 불어먹고 시집에서 해준것마저 거덜이 나다나니 나에게
 
는 지금 입고있는 누덕누덕 기운 단벌 치마저고리밖에 없었다.
 
 
《없고보면 모든것이 구멍빠진 항아리와 같소.곁에서 도와주는것이 몇참 간다
 
고 그러우?제손으로 일어서야지 남이 돕는건 그때뿐이요.신세를 진다는 소리만
 
들었지…》
 
 
《떨어진다 하니 어째 이렇게 칼로 자르듯 몽땅몽땅 떨어져나가는지?》
 
 
《그러게 굽빠진 항아리는 때도 가난구멍은 때지 못한다고 하지 않소?》
 
 
《밤낮 운동운동하면서 들볶아대니 지금 같아서는 헤여나갈것 같지 못해요.》
 
 
《제대로 땅파먹고 살라는 때가 있겠지.밤낮 이렇겠소?》
 
저녁을 치르고 우리는 자리에 누웠다.
 
 
길에서 지쳤던지 시름을 덜어서 그랬던지 동불사형님은 눕자마자 코를 골았다.
 
하지만 나는 오만가지 생각에 좀체로 잠들수 없었다.
 
 
《소쩍——소쩍——》
 
 
소쩍새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하건만 나는 외롭지 않았다.그것은 옛날의 《몽당
 
치마》——《바스음성》이 나의 옆을 지키고있기때문이였으리라!
 
 
4
 
남편만 아니였어도 나는 친척들과의 거래를 끊어버렸을것이다.불쌍한 남편의 면
 
목을 봐서 나는 친척들과 다시 래왕하지 않으면 안되였다.하기는 내 뒤가 꿀려
 
서 쌀꾸러 다니면서부터 래왕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말이다.여름 한철 쌀꾸러 다
 
니고 가을 한철 갚느라고 치마꼬리가 닳게 다녔으니 제발로 문을 연 셈이다.하지
 
만 나는 잔치같은 희사에만은 눈을 감아버리려 했다.내밀것이 있어야 떳떳이 나
 
서련만 쥐면 두주먹밖에 없는 무우밑둥같은 신세에 그것도 차리고 나설 옷마저
 
없는 주제에 어델 나다닌단 말인가?하지만 친척들은 무슨 희사가 생길적마다 나
 
를 잊지 않았다.그전에 백도라지요,노들강변이요 하면서 춤판을 벌릴 때는 몽당
 
치마를 잊었어도 일손이 딸릴 때마다 몽당치마를 생각하듯이 가마목손이 부족
 
할 때마다 나를 생각하군 했으리라.
 
 
한번은 조양천형님이 아들을 보내서 맏딸이 시집가니 오라는 청탁을 하였다.남
 
편이 로동개조를 하기 시작해서부터 십몇년동안 발길을 끊었던 조양천형님이 사
 
람까지 띄워 나를 청했으니 심히 놀라울 일이 아닐수 없었다.어떤 때는 문턱이
 
닳게 다니다가도 어떤 때는 모른척하고 나앉은 일을 생각하면 분하기 그지없었
 
으나 조카들을 봐서라도 가야 했다.
 
 
《아유,동서,제앞이 막막해서 살자고 버둑거리다나니 한번 가보지도 못하고…어
 
찌 고생하오?생원은 무사하오?애들은 잘 자라오?》
 
 
내가 문을 떼고 들어서자 조양천동서는 전에없이 반겨 맞으며 천천히 물어도 될
 
말을 단꺼번에 뿜어버렸다.십몇년새에 이마의 잔주름이 늘어났지만 남달리 삐여
 
진 그의 고음은 여전하였다.
 
 
《고생이야 다 같지요.그간 무사하셨어요?》
 
 
《우리는 그럭저럭 탈없이 보내오.아유,그 곱던 낯이 왜 이렇게 됐소?》
 
 
달망지게 생긴 조양천형님은 나의 손목을 잡고 손등을 싹싹 어루만져주면서 있
 
는 걱정,없는 걱정 다 했다.환갑때에 헴이 다 든다더니 쉰고개를 바라보는 조양
 
천형님이 인제야 지난날을 후회하는것 같이 여겨져 얼어붙었던 나의 가슴속 한
 
귀퉁이가 스르르 녹아내리는것만 같았다.
 
 
《아니 잔치라면서 왜 집안이 이리도 조용한가요?》
 
 
나는 잔치객들이 없는 조용한 집안을 둘러보며 물었다.
 
 
《잔치날자는 아직 열흘이 있소.》
 
 
《네?》
 
 
《제 어미가 무재간이 돼서 그런지 딸년도 무재간이요.잔치날자는 바득바득 다
 
가오는데 꽃방석이며 베개머리에 수를 하나도 놓지 못했소.그래 생각다 못해 동
 
서를 불렀소.》
 
 
나에게는 어머니 손끝에서 물려받은 한가지 잔재간이 있었다.수놓이였다.이 몇
 
년간 나는 저녁마다 수놓이를 해서 소금깨나 사고 애들 학비를 보탰던것이다.
 
 
나는 그날 저녁부터 재봉기앞에 앉아서 꽃방석이며 홰보,베개머리에 수를 놓기
 
시작했다.꽃방석이며 베개머리에 놓은 수를 보고 첫날색시의 손끝을 가늠하기
 
마련이니 나는 시집가는 조카를 대신해서 있는 정성과 재간을 다 피웠다.휘늘어
 
진 수양버들에 제비가 날아드는겄도,활짝 핀 란초꽃에 나비 쌍쌍 날아예는것도,
 
소나무옆을 감도는 벽계수에 백학이 내려앉은것도,달밤 송백수를 품에 안은 츠
 
렁바워에서 호랑이 따웅하며 앞발을 쳐드는것도 어쨌든 이때까지 내가 보아왔
 
고 좋다고 생각되는것을 몽당 수놓아주었다.
 
 
내가 밤낮 여드레를 재봉기앞에서 바삐 보내고 물러앉은 그날 동불사형님이 애
 
들까지 몽땅 데리고 들어섰다.
 
 
《아유——작은동서가 한발 앞섰구만.》
 
 
《형님!》
 
 
나는 어찌나 반가왔던지 한동안이나 동불사형님의 손을 꼭 쥐고 놓지 않았다.
 
 
《대학에 간 큰 녀석은 공부를 잘하오?》
 
 
《네.집에서도 바쁠텐데 또 돈을 보냈더군요.며칠전에 그 애한테서 편지가 왔댔
 
어요.》
 
 
아버지때문에 대학교로 추천을 받지 못하고 호미대학을 다니며 밥을 한소랭이
 
씩 굽내던 우리 집 큰녀석이 금녀 봄에 시험을 쳐서 대학에붙었댔다.대학에 붙은
 
건 좋은 일이나 뒤를 댈 태산같은 걱정으로 그때 눈 한번 제대로 붙여보지 못하
 
고있는데 동불사형님이 데트론 옷 한벌과 돈 이십원을 갖고 찾아왔던것이다.그
 
런데 며칠전 큰어머니께서 또 돈 이십원을 보내왔다는 편지가 대학에 간 녀석한
 
테서 왔으니 그렇게 고마울변이 또 어데 있으랴!
 
 
《우리같은것도 잘살라고 하는 이 좋은 세월에 마음껏 공부를 하가고 그러지.》
 
 
동불사형님은 이렇게 말하며 구들에 올라섰다.나는 습관적으로 그의 치마에 눈
 
이 미쳤다.축 내리드리운 엷은 세루로 만든 회색치마였다.구들에 발을 올려놓는
 
그 서슬에 나이론양말목에 감싸인 남색털실내의가 치마꼬리사이로 보였다.
 
 
《몽당치마와 세루치마…》나는 몽당치마를 입고 땀을 뻘뻘흘리며 일하던 동불
 
사형님을 생각하며 조카들을 둘러보았다.세루가 아니면 라사쳔으로 몸을 감은
 
다 큰 처녀총각들이였다.입던 옷견지와 쌀을 이고 내가 동불사로 갔을적마다 때
 
국물에 얼룩진 낯에 꾀죄죄 코를 흘리며 게눈감추듯 밥소랭이 밑곱응 내고 나의
 
밥그릇을 쳐다보던 그 철부지들이 오늘은 이처럼 의젓하게 번졌구나!
 
 
어느새 옷을갈아입었는지 동불사형님은 일할 때 입던 옷을 입고 그전처럼 가마
 
목을 차지하고 앉는것이였다.그는 쌀함박을 들다 말고 부엌에 앉아있는 나를 내
 
려다보는것이였다.내가 처음으로 불을 때고있는 《몽당치마》를 내려다볼 때처
 
럼…나는 치마폭으로 얼른 발목을 덮었다.목수건이며 양말 할것없이 실이 될수
 
있는 물건은 다 풀어서 떠입은 누데기사촌이나 될 얼럭이 진 내의가 드러났기때
 
문이다.나는 몸둘바를 모르면서 형님을 올려다보았다.형님은 그때까지도 까딱않
 
고 나를 지켜보고있었다.나는 그의 눈에서 반디불같은 빛을 보았다.눈초리에 달
 
려 떨어질가말가 대롱대롱 달려있는 이슬방울이였다.
 
 
《동서,불을 콱 지피우!》
 
 
거센 《바스음성》과 함께 동불사형님은 떡살을 힘있게 푹푹 떠서는 쌀함박에
 
담는것이였다.
 
 
《호호호…》
 
 
웃방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졌다.조양천형님의 웃음소리는 류달리 달달 구을고있
 
었다.
 
 
《동불사형님,모두들 례단을 보겠다고 해서 헤쳐놓았는데 형님도 얼른 들어와
 
보오!》
 
 
역시 짜그르르 구으는 고음이 정지를 향해 흘러나왔다.하건만 나를 들어와 보라
 
는 소리는 없었다.섭섭하기는 했지만 차라리 보라고 하는 소리보다 더 반가왔다.
 
 
《이건 작은집에서 보내온 라사천외투고 이건 큰집에서 보내온 세루옷이고 이
 
건…》
 
 
조양천형님은 말에 꽃을 피우면서 자랑을 늘어놓았다.나는 머리를 들수 없었다.
 
친척마다 면목을 낼수 있는 물건이 다 있었지만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으니말
 
이다.
 
 
《아유,수도 곱게 놓았네.누가 놓았어요?》
 
 
누군가 이렇게 감탄하는 소리가 떠드는 속에서 들려왔다.나는 속이 꿈틀했다.그
 
러면서 내 이름이 드러날것이라며 저도 모르게 속이 두근두근했다.
 
 
《이건…》
 
 
조양천형님의 말이였다.그 소리는 방금처럼 그렇게 되알지지도 못했고 그렇게
 
높지도 못했다.
 
 
《누군 누구겠소.색시의 손재간이지.》
 
 
누군가 옆에서 쐐기를 쳤다.
 
 
《정말 손재간이 이만저만이 아니요.신랑이 복을 받았다니까.》
 
 
《야——수마다 살아있는것 같구만,수에서 마음이 보이오.》
 
 
이구석저구석에서 칭찬소리가 자자했다.
 
 
《공부를 제대로 했는가,그 애가 배운 재간이란 그것밖에 없어요.》
 
 
조양천형님은 이렇게 말해놓고는 정지를 흘끔 내다보는것이였다.순간,나는 가슴
 
이 괴여오름을 어찌할수 없었다.나는 그래도 옥천동동서가 눈을 잡아뜯으며 조
 
카를 위해서 수놓은것이라고 한마디 할줄 알았다.또 그렇게 믿었다.헌데 그 무
 
슨 딸의 손재간이라고…나는 더 붙박혀있을수가 없었다.잔치하는 날 아침,손님
 
들이 들락날락하는 틈을 타서 나는 가만히 조양천을 떠나고말았다.
 
 
《이제 다시는 친척들의 이런 일에 가지 않으리라!》나는 집에 돌아오면서 이렇
 
게 다지였다.그리고 그후엔 뉘 집 희사이건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5
 
그런데 오늘 동불사형님에게서 맏아들잔치를 하니 오라는 전갈을 받았다.다른데
 
는 가지 않아도 동불사에는 가지 않을수 없었다.그런데 역시 빈손이였다.하지만
 
마음뿐이지 아무 획책도 나지 않았다.큰애의 뒤를 대려고 사논 돼지도 금방 오금
 
을 떴을뿐이고 닭마저 병들어 쓸어내다나니 몇마리 되지 않았다.집안에 돈푼이
 
나 받을만한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내가 이궁리저궁리하면서 속을 태우는데 동
 
불사형님이 막둥이에게 옷감을 보내왔다.잔치날 입을 자기의 옷을 짓겠는데 짬
 
이 없어 만들지 못하겠으니 아무런 근심 말고 그것이나 만들어가지고 오라는것
 
이였다.제 물건을 내놓지 못해 마음이 썩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나로서는 그렇게
 
하는수밖에 없었다.동불사형님이 입는 옷이라면 따로 재단할 필요가 없다.나는
 
보내온 진한 곤색데트론천으로 치마저고리를 만들어가지고 동불사로 떠났다.
 
 
잔치날 사흘전부터 친척들이 동불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그전에 우리 집에 희
 
사가 생길 때마다 모여들듯이 새로 지은 벽돌집이 터지게 모여들었다.친척들의
 
발길이 끊어지다싶이 되였던 집에 처음으로 구들이 차고넘쳤다.
 
 
친척들한테서 가문의 녀호걸이요,집안의 자랑이라고 불리우는 조양천댁이 신랑
 
의 작은어머니라고 이래라저래라 시킴질로 떠들썩한 그속에서 나는 가마목을 차
 
지하고 말없이 일만 수걱수걱 했다.
 
 
아무 탈 없이 그럭저럭 잔치날을 무사히 넘기고 이튿날 아침엔 가문잔치가 벌어
 
지게 되였다.웃방에선 동불사형님이 례단을 준비하느라 새색시와 이것저것 물으
 
며 바삐 보내고있었다.나는 아침식사나 제꺽 걷어치우고 일찌감치 자리를 피하
 
려고 생각했다.
 
 
가문잔치가 시작되는 눈치를 채자 나는 그릇들을 가시다 말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버렸다.뒤집에 들어가 잠시 앉았다가 나오려고 집모퉁이를 도는데 누군가
 
팔을 꽉 잡는것이였다.나는 남성적인 힘의 충격을 느끼면서 화뜰 놀라 뒤를 돌아
 
다보았다.동불사형님이였다.
 
 
《어디로 가오?》
 
 
몹시 화난,바사진 《바스음성》이였다.일그러진 낯은 찌뿌퉁한 날씨라기보다 벼
 
락치는 날씨 같았다.입술은 모진 고통으로 실룩거리고있었다.이때까지 난 그렇
 
듯 성내는 형님을 처음 보았다.
 
 
《저…》
 
 
나는 대답이 궁해서 머뭇거렸다.
 
 
《그래 정말 자리를 피할테요?나의 가슴에 못을 박겠단 말이요?》
 
 
《……》
 
 
나를 지켜보는 동불사형님의 눈굽에 눈물이 자리를 틀기 시작했다.그러자 나의
 
눈굽에도 뜨거운것이 차올랐다.
 
 
《형님,잘못했어요!》
 
 
나는 목이 메여 겨우 대답하며 머리를 수그렸다.
 
 
《그래야지,진작 그래야지!내노라 할 처지에 머리를 들지 못하다니…》
 
 
동불사형님은 옷고름으로 나의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씻어주었다.그리고는
 
나를 데리고 부엌문에 들어섰다.
 
 
내가 례단받을 차례가 되였다.옷매무시가 하도 어지러워 새각시앞에 앉기 저어
 
하는데 누군가 뒤에서 옆구리를 쿡 질렀다.나는 부끄러운대로 색시앞에 나앉았
 
다.그러자 새 각시는 작은 두리상우에 곤색데트론천으로 만든 치마저고리 한벌
 
을 놓는것이였다.나는 놀랐다.남들에게는 베개수건이요,양말이요 하는것을 놓던
 
것이 옷을 놓다니?
 
 
《형님!》
 
 
나는 어리둥절하여 어쩔바를 몰라하면서 동불사형님을 불렀다.그러나 동불사형
 
님은 얼굴에 느슨한 웃음을 담으면서 웅글진 《바스음성》으로 말하는것이였다.
 
 
《이때까지 저 동서가 우리 친척들에게 한 부조는 대가를 친다면 그 누구보다도
 
많았고 고생도 제일 많이 했소.그래서 난 우리 리씨가문의 이름으로 저 례단을
 
놓았소.》
 
 
가문의 진짜호걸다운,맏동서다운 틀거지 잡힌 그 말에 친척들이 이구동성으로
《옳소!》하며 박수를 치는것이였다.나는 눈시울로부터 뼈속까지 찡해남을 니꼈
 
다.나는 더는 머리를 들고있을수가 없었다.나는 머리를 수그리다 말고 어데선가
 
눈에 익은 천 같아 상우에 놓인 옷을 다시 보았다.아,이런 변이 있는가!그건 틀림
 
없이 내 손으로 지은 곤색데트론치마저고리였다.동불사형님이 잔치에 입겠다면
 
서 만들어달라던 그 치마저고리였다.
 
 
《형님,이건…》
 
 
나는 다시 동불사형님을 쳐다보았다.
 
 
《그건 우리 며느리가 동서에게 드리는거요.》
 
 
그는 소리없이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그 웃음은 구김새없이 너울쳤다.나는 그 기
 
분대로 새각시가 부어준 술을 쭉 냈다.바로 그 찰나,《어머니——》하며 부르는
 
딸애의 소리가 나의 신경을 꼬드겼다.미처 대답할 새도 없이 문소리와 함께 고중
 
에 다니는 딸이 문을 떼고 들어섰다.
 
 
《아니,이게 누구냐?왜 인제야 오니?》
 
 
동불사형님은 허둥지둥 사람들을 헤집고 나가 딸애의 두손을 꼭 쥐며 반갑게 말
 
했다.순간,새초롬해진 조양천형님의 흐린 빛갈이 눈을 스쳤다.나는 가슴이 섬찍
 
해났다.어미 꼬락서니도 말이 아닌데 딸이 매무시도 저 꼴이니 친척들이 뭐라겠
 
는가?
 
 
《어머니,아버지가 곧 오시래요.》
 
 
《뭐?무슨 일이 생겼니?》
 
 
나는 가슴이 뭉클해났다.삼일까지 보고 간다는것을 번연히 알고있는 남편이 딸
 
을 띄우다니?웬간한 일이 아니면 그럴 남편이 아니였다.
 
 
《어머니,아버지문제가 해결됐대요!》
 
 
《뭐라고?얘야 다시 말해라!》
 
 
나는 제 귀를 의심했다.꿈결에 듣는 소리만 같았다.
 
 
《어제 시공업국에서 두사람이 우리 집에 찾아와서 아버지가 억울한 루명을 벗
 
었다지 않겠어요?다시 공업국 국장으로 된대요.모레 자동차가 짐을 실으러 오
 
니 짐을 꾸려놓으라더군요!》
 
 
《아유,이게 꿈이냐,생시냐?형님!흑흑흑…》
 
 
나는 가문잔치라는것도 잊고 동불사형님의 가슴에 머리를 묻으며 울음을 터뜨렸
 
다.동불사형님도 내 머리에 얼굴을 얹고 흑흑 흐느꼈다.
 
 
《동서,그간 한잎도 도와주지 못해서…흑흑…》
 
 
조양천형님이 나를 부둥켜안으며 울었다.모두들 속으로 눈물을 떨구거나 눈물빛
 
을 보였을뿐이지만 조양천형님은 잔사설까지 늘어놓으면서 통곡했다.
 
 
《슬퍼도 눈물이요,기뻐도 눈물이라더니 말 그른데 없구나.자——우리 집안의
 
이중경사로다.이 사람 며느리,술을 붓게!》
 
 
동불사형님은 내 손을 끌고 일어서더니만 눈물 씻을념도 없이 덩실덩실 춤추면
 
서 소리치는것이였다.나도 덩달아 춤을 췄다.동불사형님은 구성진 《바스음성》
 
으로 노래가락까지 뽑았다.
 
 
《쾌지나 칭칭 나네…》
 
 
이렇게 되여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나는 그날 오후차로 동불사를 떠나게 되였
 
다.역으로 나가기전에 동불사형님은 조용히 나를 불러앉혔다.
 
 
《그 옷을 벗고 이 치마저고리를 갈아입고 떠나오!》
 
 
동불사형님은 내가 만들었고 내가 례단으로 받은 곤색데트론치마저고리를 내놓
 
으며 말했다.
 
 
《이때까지도 이걸 입었을라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겠어요?》
 
 
《입소.동서가 입는걸 내 눈으로 보고싶소!》
 
 
동불사형님은 며느리를 앞에 둔 시어머니처럼 나를 정겹게 바라보며 자랑찬 미
 
소를 담았다.그 미소는 되려 채 흘리지 못한 나의 눈물을 몽땅 끄잡아올리고말았
 
다.친어머니께서만 오는 그런 따스한 정이 가슴을 파고 흘렀던것이다.
 
 
《아니,국장댁이 될텐데 눈물은 호호…》
 
 
동불사형님은 통쾌하게 웃었다.
 
 
나는 시아버님이 생전일 때처럼 친척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으며 귀로에 올랐다.
 
이제 그들은 시내에 있는 우리 집으로 문쪽이 닳도록 찾아들것이다.조양천형님
 
이 첫사람으로 들어설것이고…
 
 
나는 기차에 앉았어도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젓는《몽당치마》——동불사
 
형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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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썬2뉘썬2 (♡.169.♡.95) - 2021/09/08 13:17:28

학교때 문선교과서에 나왓던 소설이엿는데 학교때는 별재미를 못느끼고 임무적
으로 배웟는데 다행히 그교과서를 버리지않고 간직하고 잇어서 시집가고 임신
햇을때 이소설이 생각나서 다시 읽엇는데 너무나 재밋고 눈물이 나더라구요.ㅠ

보라빛추억 (♡.137.♡.147) - 2021/09/08 16:17:16

문선교과서라는걸 보니 연변일사를 다니셨네요.선배인지 후배인지 모르겠지만 반갑습니다.
전 학교때 반급친구의 병문안으로 연변병원에 갔다가 이 소설의 주인공격인 녀성을 만났습니다.
작가인 림원춘이 이 녀성의 남편 친척동생이 되는데 이 녀성의 사연에 살을 보태서 이 소설을 만들었다 하더군요.
이 소설 주인공격인 녀성이 그때는 이미 할머니가 다 되였더군요.그때가 2000년정도인데.

학교에서 금방 이 소설을 배웠는데 소설의 주인공을 만나고보니 더 감명깊더라구요.
오늘 다시 읽으니 역시 감명깊네요.

뉘썬2뉘썬2 (♡.169.♡.95) - 2021/09/09 02:48:46

우리고향에 잇엇던 일을 소재로해서 써서그런지 더욱더 감동대요.
저 사범나온거 맞아요.반갑습니다.^^

김택312 (♡.210.♡.121) - 2021/09/08 14:06:58

몽당치마..

어릴적에 들은 소설인데,

나한테는 앉맞아서 그냥 뛰여 버렷지요..

간부집에 시집간여자의 생활이라..


몽당치마 안다하면 이분도 년세 적지 않으시구마..

80후는 아는사람들 거의 없을것인데..

스노우맨K (♡.154.♡.86) - 2021/09/08 14:30:51

80후는 조선어문 교과서 과문으로 배웠슴다. 초중인지 고중인지 가물가물한데, 확실히 어릴때 과문으로 배운것보다 지금 다시 읽으니 더 감동됨다.

보라빛추억 (♡.137.♡.147) - 2021/09/08 16:20:05

김택님,이 소설을 네댓번 읽은 사람의 느낌으로선, 이 소설의 초점은 간부집에 시집간 여자의 생활이 아니구요.
빈부앞에서 성격이 다른 사람들의 대처방식 이것이 중점이라 생각됩니다.
그중 몽당치마-동불사댁이 정직하고 선량한 사람들의 대표, 조양천댁이 요사한 사람들의 대표.

스노우맨K (♡.154.♡.86) - 2021/09/08 17:26:01

조양천댁은 지금 바도 얄밉슴다 ㅎㅎㅎ 근데 친척들중 꼭 조양천댁 같은 사람 한분씩 있는듯...몽당치마는 당시 암울했던 시대배경, 조선족 전통례식, 권력과 재물앞에서의 인심 등등을 단편소설로 잘 녹여냈다고 봄다, 지금 다시 읽어도 참 잘 썼다고 생각함다.

kinfu (♡.123.♡.132) - 2021/09/08 14:27:32

소학생때에 연변문예에 실린걸 읽을때에는
그렇게 큰 감동을 받았는데,,,
지금 이나이에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신비11 (♡.24.♡.116) - 2021/09/08 16:05:13

재밋게 읽다가 물고기 좀 태웟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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