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NGO 해외모금 엄격 제한"

"햇병아리 수준 시민사회 존립 위협"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이번 달부터 NGO(비정부기구)들의 해외모금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 정부가 3월부터 NGO들의 해외 기부금 모금을 엄격하게 감시.규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새로운 조치에 따라 해외에서 기부금을 받은 NGO들에 대해 해외 기부기관의 등록증명서, 공증을 받은 기부협정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종교단체들도 해외에서 100만위안 이상의 기부금을 받게 될 경우 사전에 외환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했다.

현재도 정부와 관련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NGO의 경우 비영리단체가 아니라 회사로 등록해야 하며 세금도 납부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NGO의 해외모금 활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의 NGO들과 이들을 후원하는 외국의 단체들은 `햇병아리 수준'에 불과한 중국의 시민사회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이즈 관련 NGO인 `아이즈싱 보건교육 연구소'의 완옌하이(萬延海)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명백하게 독립적인 NGO들의 해외모금을 제약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조치는 NGO들을 겨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칭화대 부설 비정부기구 연구센터의 덩궈셩(鄧國勝) 교수는 "중국 정부는 과거 소련 치하에 있던 국가들에서 `색깔혁명'이 발생한 이후 외국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NGO들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NGO 단체의 책임자는 "중국 정부는 새로운 규정을 활용해 마음에 들지 않는 활동을 하는 NGO에 대해 조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을 반중(反中)단체로 규정, 중국내 활동을 중단시키는 등 해외에 기반을 둔 NGO에 대해서도 규제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