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단히 적어봅니다...

행정사여행사 | 2020.05.14 10:38:17 댓글: 3 조회: 1973 추천: 3
분류직장생활 https://life.moyiza.kr/lifejob/4109656

2020.05.14 목요일 맑음

오전 10시쯤 한창 고개숙이고 서류정리를 하고있는데 중년남자분이 쌍지팽이를 짚고 들어오셨다.

여권재발급때문에 영사관예약을 하러 오신거다.

5분동안 재빨리 사이트에서 예약을 잡아드리고 문어구까지 배웅을 해드리면서 내려다봤더니 왼쪽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어쩌다 그런건지 물어봤더니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다쳤다고 한다.

나으려면 적어도 3개월이 걸린다고 병원에서 그렇게 얘기하더란다

다행히 산재처리는 받았다고 밝은 표정으로 얘기하시는데 어쩐지 마음이 찡해났다.

몇걸음 가시는거 보고 조심히 살펴가시라고 얘기드리고 돌아서서 들어오는데 눈물이 났다.

64년생 57,이시대 가장의 모습이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남편이고 아버지이다.

위로는 부모님을 봉양해야 하고 한가정을 책임져야 하고 자식들 뒷바라지도 해야한다.

그래도 산재처리를 받아서 다행이라고 하시는데 몇달간 일도 못하고 있느라면 그동안의 생활비문제나 기타 어려운 상황이 분명 있을텐데 그래도 표정은 밝으시다.

이것이 과연 이분만의 사연일가?

아니다.가족의 더나은 생활을 위해 이국타향까지 와서 고생하시는 조선족사회 전반적인 모습이다.

많은 분들이 부모라는 또는 자식이라는 사명감으로 한국뿐만이 아닌 이국타향에서 제일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떠메고 묵묵히 하루 하루 그렇게 고생을 면서 버티고 있다.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모은돈을 고향에 계시는 가족들한테 보낸다.

그돈으로 고향에 남은 가족들 생활비,병원비,학비 기타 등등 문제를 해결한다.

종종 고향에 있는 가족,친구,지인분들한테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는데 어떤 얘기는 나와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억장이 무너질거 같다.

부모님이 고생해서 모은돈으로 학비,생활비를 해결하라고 자식한테 보내주면 그돈으로 명품옷,화장품,핸드백 사는데 다 써버리고 백화점,술집,클럽,카페 제집 나들듯이 다니고 그것도 부족하면 校园贷라는 불법고액대출에도 손을 내민다고 한다.

당연히 그돈들은 본인능력으로 갚을리가 없고 이리저리 피해다니다가 부모님이 계시는 한국까지 피신을 오고 부모님이 돌아가서 고액의 대출금을 물어줬다는 얘기도 적지않게 들었다.

어떤 집은 자녀분들이 매달 꼬박 생활비로 보낸돈을 홍보관이라는 곳에 전부 갖다바치는 로인분들도 엄청 많다고 한다.

자녀는 생계때문에 외국에 나와서 일할수밖에 없고 고향에 홀로 계신 년로한 부모님들은 생활비는 부족하지않겠지만 그대신에 적적함과 외로움은 어쩔수가 없다는게 사실이다.

사회의 틈을 파고들어 로인분들 모셔놓고 적적함을 달래드린다면서 ,노래,게임 등 활동을 하면서 갖가지 물건들을 터무니없는 비싼 가격으로 로인분들께 팔아버리는 파렴치한 장사군들도 한번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을 해야하지 않을가(良心真的不痛吗?)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직업이다보니 이런저런 사연들이 많다.

많은 사연들을 듣고나면 항상 드는생각은 한가지,사연속 그 어렵고 착실하게 사는 분들이 제발 다들 잘되고 일이 잘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사람 사는게 거기서 거기라고 하던 옛어르신들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어떤 방식으로 살던 량심과 본분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살아가는것만이 옳바른 길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오늘도 이국타향에서 고생하고 분투하고 계실 모든 분들 파이팅 합시다.

잘될거예요!!!


추천 (3) 선물 (0명)
IP: ♡.150.♡.175
homz (♡.70.♡.124) - 2020/05/14 11:29:4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시흥 (♡.62.♡.244) - 2020/05/14 15:10:34

산재로 처리데면 기본 월급은 나온다고압니다 회사 잘못이면 합의금도 나오구요 물론 그래도 안 상하면서 일하면 제일로 좋구요

orenzi (♡.23.♡.13) - 2020/05/18 17:49:40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란 말에 공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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