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미국과 독일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이루어졌다. 사람에게 돼지 편충알을 먹이는 실험이었는데, 류머티즘이나 아토피 같은 난치성질환을 앓던 사람들의 병증이 호전되는 결과가 나타나 놀라움을 주었다.

현재 이 편충알을 이용한 신약은 마국과 독일에서 임상이 끝났고 FDA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놀라기만 할것이 아니라 이 실험의 원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질환같은 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몸에 어느날 돼지 편충 알이 들어갔다. 몸안의 면역 세포들이 화들짝 놀랐다. 내 몸을 적으로 알고 적을 내몸으로 오인하며 혼전을 벌이던 이들에게 “진짜 적”이 나타난 것이다. 말 그대로 바상사태가 발생했다. 이내 면역세포들은 집안 싸움울 중단하고 진짜 적과 싸울 태세를 갖춘다. 정신이 바짝 들면서 이제야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게 된것이다.

돼지 편충알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것은 면역세포가 이처럼 훈련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면역 세포를 훈련시키는 좋은 방법중 하나로 “짧은 단식”이 있다. 알레르기성 아토피를 앓고 있는 환자가 어느 하루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굶었다고 치자. 내안의 삐뚤어진 면역세포가 막 싸울 태세를 하고 있었느데 막상 싸울 상대(음식물찌꺼기,항원)가 나타나지 않자 이 면역세포는 할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그날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휴식시간을 보내다 보니 잠시 싸움은 잊고 안정을 취하게 되었다. 싸움거리를 만들지 않는것, 즉 싸움을 걸어오는 항원을 줄여 민감하고 과격해진 세포가 잠시 안정을 찾도록 만들어주는 것도 일종의 훈련을 통한 세포길들이기의 한 방법이다.

물론 단식보다 더 중요한것은 장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장에서 일하는 미생물들을 도울수 있는, 몸에 좋은 음식들을 섭취하는것이다. 올바른 식습관만큼 좋은 길들이기는 없다.

장의 기능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점막이 튼튼해야 한다. 만약 장 점막에 구멍이 뚫리면 이는 장벽이 무너지는것과 같다. 면역세포들이 혼란을 겪고 과민하여 긴장하게 되고 이는 결국 질환으로 이러지게 된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단호박과 유황성분이 많은 양배추는 장점막의 상처를 치유하고 장점막을 건강하게 하는데 효과적인 음식들이다. 또한 장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유익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프락토올리고당 같은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서 과일과 채소 등을 삶아서 만든 과일당을 꾸준히 섭취함으로서 장 점막을 튼튼하게 할수있다.

장 건강의 핵심은 장 점막을 강화하는 일과 유익 미생물들을 잘 살게 하는 일로, 약이 아닌 음식만이 할수 있는 일이다. 질못된 음식 습관에 의해서 망가진 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음식 섭취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훨씬 쉽고 효과도 빠를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