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12

내고향제일 | 2021.03.26 05:39:06 댓글: 2 조회: 1177 추천: 2
분류수필·산문 https://life.moyiza.kr/mywriting/4241799

2017년 국경절, 나의 친사촌동생이 연길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나는 결혼식에 참가하는 걸음에 고향에 외할머니보러 갔었다. 외할머니의 눈두덩이는 퍼렇게 멍들어있었다. 무릅도 피딱지가 말라붙어있다. 몇일전에 강가에서 빨래를 하다가 넘어졌단다. 미끌어서 인츰 무릅과 손으로 몸을 지탱했으니 그저 상하기나했지 아니면 큰일날번했단다. 강물에 떨어졌으면 끝장이란다. 인젠 많이 낫았단다. 전화에선 항상 울고 탄식만 하던 외할머니가 나를 보더니 가물에 비를 맞은 화초마냥 생기를 되찾았다. 외할머니는 나와 말이 끝이 없다. 내가 화장실가도 그 앞까지 따라와 말한다. 한 말 또하고 또 하고….온종일 흥분으로 들떠있다.

외할머니는 정말 외로웠구나. 가슴이 찡해난다. 눈시울이 뜨거워난다. 내가 제 생계에 바빠서 오래동안 할머니를 홀시했구나. 외할머니도 올해 86세이다. 이제 계셔야 몇년을 더 살아계실수 있을가. 돈을 열심히 모아서 매년 외할머니보러 와야겠구나.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아침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잠을 깻다. 외할머니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있다. 시계를 보니 315분이다.

이리 빨리 일어나 뭐하십니까, 쌁가을하러 가시자구요 나는 농담을 한마디 던졌다.

넌 더 자라, 난 늙어서 잠이 없다

나는 피곤하여 돌아누워 인츰 재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어렴풋이 누군가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것을 느꼈다. 나도 인젠 사십이 훨씬 넘었다. 최근에 누가 이렇게 다정히 내 머리를 쓰다듬은 기억이 없다. 사랑이 느껴진다.

넌 머리가 까만게 정말 좋네, 머리숱도 많구, 난 머리카락 다 빠지구 몇가닥 안남았다

하얀머리가 왜 없어요. 외할머니 눈이 나빠 보이지 않아 그렇지 참

이제 삼십이 넘어서 무슨 하얀머리야?”

무슨 삼십같은 말씀하세요. 사십대중반이 됐는데

으머머~ 너도 어느새 사십이 됐니? 참 세월이 빠르구나 난 니 아직 어린가하는데. ”

나이가 들수록 나이를 잊고 젊게 살라고 했어요. 우리 나이를 잊고 젊게 삽시다 할머니 ㅎㅎ

외할머니는 이미 아침을 해놓았다.

어제 저녁에 내가 여기 있을동안은 내가 하루 삼식을 한다고 똑똑히 말했지않았습니까

나는 외할머니를 나무람하였다

이게 우리집인데 내가 해야지. 너 쌀이 어디 있는지 소금간장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나 해. 아직 이 할미가 남의 도움으로 살때가 안됐다

소금간정이 어디있는지 쌀이 어디있는지는 한번만 알려주면 알지 무슨 큰일입니까 쯔쯔. 할머니한테 내 뛰여난 광동 음식솜씨를 한번 보일려하니 왜 이리 힘들어요 ㅎ

난 그런 기름 번지르르한 음식 먹지도 않는다

누구 광동음식 기름이 번지르르한답니까. 광동음식은 다양하고 영양가도 높고 기름도 적어요. 할머니는 잡수어보지도 않구 그저 아니라구 쯔쯔

외할머니는 된장국을 하셨다. 내가 익숙한 그 맛이다.

할머니 한 된장국 정말 맛있습니다. 된장국 한숫갈 몸에 들어가니 속이 시원합니다. 모든 근심과 걱정이 쑥 ~ 내려가는것 같습니다 ㅎㅎ나는 마음속으로 우러러난 말을했다. 반지르르 윤기나고 찰기로 쫀득거리는 내 고향 향수입쌀밥을 구수한 된장국에 말아 숙성된 애배추김치를 얹어 먹으니 세상에 이것보다 더 마음을 후련하게 하는 음식이 있는가싶다. 아무리 비싸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입과 기분은 즐겁게 하지만 사람의 마음에까지 닫는 음식은 오직 고향음식인것 같다. 고향음식은 항상 고향의 잊을수없는 따뜻한 추억들과 동반되여 우리의 마음을 설레이게한다. 위는 기억력이 있다는게 맞는것 같다. 산해진미도 어찌 나의 고향맛에 비하랴

내 고향 향수촌은 흑룡강성 경박호 관광명소에서 서북쪽으로 30 킬로미터 떨어진곳에 있다. 수억만년전에 지각운동으로 이곳에 화산폭발이 있었다. 용암의 분출물이 구멍이 송송 뚤려있는 현무암석판(玄武岩石板)10~30센치메터의 미량원소가 풍부한 비옥한 부식토를 만들었다. 석판(石板)이 낮에는 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열을 뿜는 원인에 다른 곳보다 물이나 땅의 온도가 2~3도 높다 게다가 목단강이 옆으로 흘러 벼의 재배에 가장 좋은 자연 조건을 만들어주었다. 이런 특수한 자연조건에 향수입쌀은 영양면에서나 품질, 입맛에서 뛰여나 당나라때부터 왕족이 향수하는 입쌀이였고 신중국이 성립된후 국연(国宴)에까지 등장한 손꼽히는 입쌀이다.---계속

추천 (2) 선물 (0명)
IP: ♡.136.♡.226
galaxy4 (♡.88.♡.218) - 2021/04/01 15:33:45

우리 할아버지86세에 돌아가셨는데 그때 내나이 21살이였는데...
할아버지 생전에 항상 난 우리손자 대학가는것만 보구 죽으무 원이 없겠다 했어요.
제가 대학에 붙으니 난 우리 손자 며느리 데려오는것만 보구 죽으무 원이 없겠다 했어요.
할아버지가 늦게 우리 아버지를 봐서 내가 태여날때에 우리 할아버지 이미 예순다섯이였으니 그원망까지 풀어드리지 못했지요.
할아버지가 세상떠서 8년만에 결혼을 했으니...

피리터 (♡.63.♡.57) - 2021/04/08 12:59:30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생동하게 묘사하여 외할머니랑 같이 있는듯한 기분이 드는군요.
하기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22,915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2077
죽으나사나
2024-03-28
1
72
죽으나사나
2024-03-26
1
153
죽으나사나
2024-03-24
1
220
죽으나사나
2024-03-20
1
269
죽으나사나
2024-03-19
1
181
죽으나사나
2024-03-18
1
176
나단비
2024-03-17
2
194
죽으나사나
2024-03-17
1
161
죽으나사나
2024-03-16
1
196
죽으나사나
2024-03-15
1
187
죽으나사나
2024-03-14
1
192
나단비
2024-03-14
1
152
죽으나사나
2024-03-13
1
219
죽으나사나
2024-03-12
1
490
죽으나사나
2024-03-12
1
547
죽으나사나
2024-03-11
1
570
죽으나사나
2024-03-11
1
508
죽으나사나
2024-03-10
2
503
죽으나사나
2024-03-10
2
546
나단비
2024-03-09
2
492
죽으나사나
2024-03-09
2
468
죽으나사나
2024-03-08
2
481
죽으나사나
2024-03-07
2
456
죽으나사나
2024-03-06
2
467
죽으나사나
2024-03-05
1
182
나단비
2024-03-04
2
185
죽으나사나
2024-03-04
1
185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