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의 하루는 매우 길다. 그리고 지루하고 외로운 시간 들이다.
24시간 링거를 달고 침대에 꼼작 말고 누워만 있어야 하는 나
한 테는 고통의 연속이 였다.
병원에서의 나의 일과는 그랬다.
그동안 밀린 잠을 자는 것과 밀린 드라마를 보는게 내가 그 작
은 공간에서 유일하게 누워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였다. 그리고
바로 옆 침대 아주머니의 전화통화 내용을 누워서 간접적으
로 듣는 게 나의 병원 생활의 유일한 낙이였다. 그분 목소리는
높은 편은 아니 였는데 바로 옆이라 잘 들렸었 던거 같다.
그분은 아침에 눈뜨면서 부터 식사를 하면서도 복도에 나가서
도 통화를 하시는 분 이였다. 통화 내용은 주로 남편 흉보는 것
과 시어머니 흉 보는 거였다.
가끔은 자식으로 추정되는 분 이랑 통화를 하는데 그 욕이 엄
청 찰 졌다.
그래도 당행 인건 병실안에 환자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과 늦
은 저녁 시간은 통화를 하지 않았다. 다른 분 들은 시끄러웠을
수도 있었겠 지만 하루 종일 혼자 누워 병원 천장만 쳐다봐야
하는 나한테는 나름 재미있었다.
입원 7일차
출혈이 멎었다 초음파상 아기 상태도 괜찮아서 퇴원 하기로 했다.
드디어 향긋한 바깥 공기를 마 실수 있게 되였다. 7일이 나한
테는 7년 같았다
언제 감았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이 떡 진 머리를 모자로 잘 가
리고 병원 밖을 나왔다.
아...이게 자유구나.
평범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를 깨닫게 했던 7일이 였다.
고작 7일 밖에 지나지 안았는데 더위가 많이 식 은거 같았고
하늘도 어느덧 가을이 된 마냥 푸르고 높았다. 손에
커피를 들고 경리단길 을 걷고 싶은 딱 그런 날씨였다.
집으로 돌아 와서도 나의 일상은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는 거
였다. 다만 한쪽손에 꽂고 있던 링거가 없어 두 손이 자유로워
진 것과 엉덩이가 딱딱해 지는 유산방지 주사가 셀프 배주사
로 바뀐 것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그랬던가? 나는 어느새 침대 생활이
적응되어 가고 있었다.
누워서 책을 보고 누워서 게임하고 누워서 간식도 먹고 하루
하루를 누어서 보내는 시간에 조금씩 적응 하고 있을 즈음 또
한번의 위기가 나한 테 닥쳤다.
그날은 초가을 비가 하루 종일 눈치 없이 내리는 날이 였다.
날씨 탓인지 아니면 피곤 했는지 나는 하루 종일 잠만 잤다
자다가 갑자기 이상한 느낌에 화들짝 일어났을 때에는 이미 침
대 시트 와 잠옷바지까지 피가 빨갛게 스며들었다.
놀란 가슴 가까스로 진정 시키고 떨리는 손으로 119에 전화
를 걸고 남편 한 테도 전화로 알렸다.
119는 내가 전화 한지 3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도착을 했다.
피범벅이 되어있는 나를 급하게 차로 이동시켰다.
때마침 비까지 오는데 퇴근시간과 겹쳐서 우역 곡절 끝에 병
원까지 오게 되였다.
병원으로 가는 119 차량 안
대량의 출혈 탓에 혈압은 계속 내려가고 손발은 얼음장 처 럼
차가워졌다.
눈을 뜨고 있지만 앞이 잘 보이지 않았고 < 산모 님 괜찮을 거
에요, 병원 거이다 와가니까 괜찮을거에요 > 라는 119 대원의
말소리만 간간이 들렸다.
그리고 나는 의식을 잃었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입원실이 였고 남편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내 옆에서 내 손을 잡고 있었다.
ps: 7년전 일을 떠올리며 쓰는 글이라 조금은 서툴러도 이해 부탁 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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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고 키우느라 여자들 얼마나 힘든지 늦게나마 알수있게 하는 글이네요.
와이프한테 더 잘해줘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아래 내용도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와이프 한테 더 잘해줘야 겠구나-------- 좋은 남편분이 신거 같습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엄마는 참 위대한것 같아요…
엄마도 위대하지만 아빠도 위대하죠
읽어주시고 풀도 심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아이고..어찌 되엿는지 가슴 졸이게 되네요..제발 아가랑 엄마랑 별일없길 바랍니다..
오늘도 댓글 달아 주셨네요..
제 글을 가슴까지 졸이며 읽어 주시다니 항상 고맙습니다.
임태하고 아이 낳고
아이 키울 용기를 가지는 것부터가
존경스럽습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엄마는 위대 한거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