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수 있을까? - 5 - ( 잔잔했던 나의 호수 )

건치달팽이 | 2022.11.18 11:17:09 댓글: 10 조회: 1444 추천: 6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419618




< 하나야 소개팅은 어땠어?>


한가로운
휴식 날 오랜만에 여령이와 단둘이 커피숍에서 만났다.


< 음.....나쁘진 안았었던 거 같아.>


<오..그럼 괜찮았다는 거네? 그럼 계속 만날 볼겨?>


<나 전번 여행 때 이상한 또라이를 만났다고 했잖아. 그 사람 또 만났어>


<헉! 대박! 어떻게? 어디서? 잠깐만 그럼 지금 우리 하나가 두 남자 땜에 고민하고 있는 거야?>


< 음....... 아마도?>


< 그 남자 너 보고 사귀자 그러던? >


< 아니 그냥 핸드폰 번호 물어 보던데? >


<그럼 김필씨 가 너 보고 사귀자 그랬어? >


< 응? 아니 아무 말도 없었는데?>


< 그럼 머야 지금 너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다 하는 거야?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니면서 멀 그리 고민하고 그러냐? 일단 두 사람 다 만나 보는 거지 >


< 그래도 될까? >


< 휴...ㅉㅉㅉㅉ 생긴 거랑 다르게 내 친구 참 모지리구나 >


웃음이
나온다 여령이 말처럼 두 남자 누구 하나 사귀자고 

말한적도 없는데 나 혼자 김치 국물부터 들이 들이킨 격이구

.



출근이
이렇게 즐거웠던 적은 없었던거 같다.


나도
모르게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출근길 지옥철에 탑승했

. 여느 때 같았으면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 거냐고 짜증을

을 텐데 오늘은 모든 게 아름답게 만 느껴 졌다.

지하철 콩나물 시루처럼 빼곡히 들어선 사람들도 모두

름다웠고 황사로 뒤덮인 하늘도 오늘은 핑크 빛 물든 거 

같이 예뻤다.


< 딩동 >


드디어
601호 호출이다.

오늘 아침 출근 길이 모두 핑크 빛으로 아름다웠 던 건영일

라는 사람이 601호 에 있기 때문이다.

출근 하자 마자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601호로 갈 명분이 없

어 오매불망 601호 호출이 뜨기만 기다렸던 나다.

호출이 울림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살짝, 아니 많이 설레 이는 마음으로 방문을 열었다.

수술 한지 삼일이 지나서 일까 그의 얼굴이 전처럼 빛이 났다

내 심장이 허락도 없이 두근 거린다.


< 환자분 호출하셨어요? >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좋아 하는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 왜 이재야 출근해요? >


< 에? 저는 제시간에 출근 했는데요? >


< 아니 아니 내 말은 어제는 왜 출근 안 했는지 그 말이 잖아요? >


< 아 어제...어제는 쉬는 날 이 였습니다만. 왜 그러시는지? >


머야 머야?
혹시 나를 기다린 건가? 눈치 없이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가까스로 진정시키며 대답 했다.


< 전화 번호 >


< 전화번호가 왜요? >


< 번호 달라고요 번호 진짜 않줄껀가? >


< 네 줄 생각 전혀 없습니다. 다른 일 없으면 나가보도록 할게요 >

.....떨려 죽는 줄 알았네...내가 미쳤나 봐 왜? 튕기고 날리

야... 오늘 까지만 튕기고 내일 물어 보면 모른척 줘야 겠다.


601호 벨은 오전에 한번 울린 뒤로 저녁 퇴근시간 될 즈음 까

지 한번도 울리지 않았고 나도 일하느라 601호에 잠시 신경을 

내려놓고 있을 즈음

< 김간호사 601호 김 간호가 찾던데 한번 가보세요>

< 네? 저를요? >

<응 !머 실수 한 거 있어? 아까 601호 주사 바꿔주러 갔었는데 

그 방에 무섭게 생긴 사람들 엄청 많던데? 조심해.>

멀까? 머지?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었던가?

소심하게 병실문을 빼꼼이 열고 들어 갔다. 병실 안에는 조금 

무섭게 생긴 남자 다섯명이 줄줄이 서있었고 침대에는 서영일

이 라는 사람이 반쯤 기대여 앉아 있었다.


< 저를 찾으셨다면서요? >


나는
최대한 예의 있고 친절하게 물어보았다. 옆에 줄줄이 서

있는 다섯남자가 무서워서 그런 건 절대 아니 였다.


< 서하나 간호사님 저 언제 퇴원 할수 있어요? >


<그건 의사쌤 이랑 물어 보세요>


< 여기 붕대는 언제 풀수 있나요? >


< 그것도 의사 쌤이랑 ......>


<언제 걸을 수 있을까요? >


이 사람
일부러 이러는 거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먹이려고 머리를 썻는데?


< 그것도 의사선생님 하고 물어보세요 >


<그럼 서하나씨 전화번호는 언제 알려 주시겠어요?>


< 그것도 의사......네? 머요? >


< 전화번호 >


역시
너는 또라이가 확실해.. 얼굴 반반한 또라이. 이런 사람한

테 내가 왜 가슴이 두근거리고 난리야.


< 외우세요.130********>

............귀신에 홀린 뜻 번호를 외치고 황급히 병실을 나왔다.


수치스러웠고
, 당황스러웠고, 무서웠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그러는 그 사람이 얄미웠다.


퇴근길


아침 까지만
해도 핑크 빛이 였던 세상이 정상으로 보이기

작했다.

사람은 정말 아니구나. 몇일 동안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했

던 나를 비웃으며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 여보세요? >


잠깐의
정적을 깨고 들려오는 상대방 중 저음 남자 목소리


<여보세요? 김하나씨? >


< 네. 누구세요?>


<저 서영일입니다. >

낯선 번호라 혹시나 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했는데 정말 그 사람이 라서 많이 놀랐다.


<아! 근데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 아까 알려줬잖아요. 왜 또 모른 척 하실까?>


<그걸 외웠다고요? 기억력 좋으시네요>


< 아까는 미안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김하나씨 난처하게 그

러는거 아니 였는데 얼굴 보는 순간 반가워서 장난치고 싶어

서.....죄송합니다. 사과 하고 싶었습니다.>


< 사과는 내일 직접 얼굴 보고 하시죠. 제가 지금 바빠서 >



너무
한가해서 돌멩이를 툭툭 발로 차며 걸어가고 있는 내가 

바쁘다는 거야? 나는 왜 이 사람 한테 마음에도 없는 말

을 하는지 나조차도 알수가 없다.


사과
하는 사람한테 너무 딱딱하게 대답을 한거 같아 전화를 

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가 다시 도로 집어 넣었다.

라고 얘기를 해야 할지 마땅히 떠오르는 단어가 생각이 나

지 안아서 였다.

방금전 까지 흐릿흐릿 했던 하늘이 다시 핑크 빛으로 바뀌였다. 

잔잔했던 나의 호수에 어느 날 누군가가 갑자기 돌멩이를 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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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로 (♡.70.♡.55) - 2022/11/18 19:32:09

오늘도 잼나게 읽었어요 ㅎㅎ

병실에 모여있던 인상이 험한 남자분들은 뭐하는 사람들이 였을지도 궁금하고요.
누구랑 맺어질지도 너무너무 궁금해서 다음 집이 기다려 진답니다

건치달팽이 (♡.25.♡.252) - 2022/11/21 13:56:45

두 남자중 한사람이랑 맺어 져요..
그리고 올해 결혼도 했고.
마지막 까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로즈박 (♡.175.♡.27) - 2022/11/19 09:46:45

혹시 서영일이라는 사람이 조폭두목이 아닐가요?ㅋㅋ
그 영화에서람 보면 그런게 잇잔아요..제가 너무 앞서나갓나요?ㅎㅎ
음..암튼 핑크빛사랑이 시작될거 같은데요..

건치달팽이 (♡.25.♡.252) - 2022/11/21 13:59:16

하하하하하 로즈박님 상상력 칭찬합니다. 조폭두목은 아니였습니다. 하하하

결말까지 아직 몇집이 더있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산동신사 (♡.173.♡.19) - 2022/11/21 09:28:36

궁금하네요.어느쪽을 선택할지,어느사람도 훌륭한 사람이였으면 좋겟습니다.

건치달팽이 (♡.25.♡.252) - 2022/11/21 13:59:52

두 남자중 한 남자랑 올해 결혼을 했어요 하하하하 누구랑 했을 까요? ^^

산동신사 (♡.173.♡.19) - 2022/11/21 14:33:27

ㅎㅎ 글쎄요.올해 결혼했으면 지금 제일 행복할때겠네요.
그 행복 쭉 이러가길 바랍니다.

보라빛추억 (♡.137.♡.147) - 2022/11/21 14:18:39

저는 가슴이 마구 방망이질하게 만드는 위험하고 매력적인 남자보다는
온화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좋더라구요.
김필이랑 이어지길 바라지만 여주는 서영일을 더 좋아하는거 같아서 잘 모르겠네요.

건치달팽이 (♡.25.♡.252) - 2022/11/21 15:06:28

어릴땐 매력적인 나쁜남자 스타일이 좋았는데 나이 들면서 생각하니 사람은 잔잔하게 스며드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탠두맘 (♡.34.♡.177) - 2022/11/22 10:10:21

그렇죠 ,서영일더 좋아하는거 같아요 ㅋㅋ 내예상이라면 ..홧팅홧팅하세요 .드라마보는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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