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수 있을까? - 9- ( 스며들다 )

건치달팽이 | 2022.11.24 12:18:16 댓글: 4 조회: 1394 추천: 7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421143

- 어제 잘 들어 갔어요? -

영일이는 하루가 지난 다음날이 되어서야 문자가 왔다

-. -

! 라고 한글자만 보내고 더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출근길 지하철 안이 복잡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어제의 서운함이 

아직 남아 있어어 였다.

지이잉

지이잉

영일씨가 보낸 문자 일거라 생각하고 확인하지 않았다.

그리고 문자는 하루 종일 잊혀져 가다가 저녁에 자기전에 확인

할 수 있었다.

- 좋은 아침이에요. 오랜 만에 문자 해요 잘 지내고 계시죠?. -

영일씨가 아닌 김필씨가 보낸 문자 였다.

죄송한 마음에 답장을 하려 다가 너무 늦은 시간 인거 같아 핸드폰

도로 내려 놓았. 그리고 자려고 눈을 감았지만 잠이 오지 않아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어 답장을 보냈다. 하루가 지나 답장을 보내 

는건 예의가 아닌거 같았다.

- 너무 죄송합니다. 핸드폰 문자 확인을 너무 늦게 했어요. 잘자요 김필씨-

문자를 보내고 나는 바로 잠이 들었다.

몇 시인지 시계를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밤중에 전화벨이

렸다. 오밤중에 누구지? 하면서 잠시 받을까 말까 망설 이다가 이

미 망설인다는 것 자체가 깨어났음을 의 하기에 그냥 받았다.

< 여보세요 >

<하나씨 저 김필입니다. >

여태 문자만 했지 통화는 처음이라 조금은 놀랐다.

< 네 김필씨 무슨 일이세요? >

< 저 오늘 하루 종일 하나씨 문자만 기다렸어요. 처음엔 출근길이

라 못 들었겠지 라고 생각했다가 점심때 쯤엔 많이 바쁘구나 라고 

생각했다가 저녁엔 도저히 나를 위로할 이유가 생각이 나지 않더라 

구요. 그래서 이 사람 나를 피하는 구나 라고 단정 지었어요. 그런데 

아까 하나씨 보낸 문자를 보고 내가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전화

......... >

핸드폰 너머로 남자의 마음이 느꼈다. 약간은 술 기운이 느껴 졌

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 모두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 김필씨 내일 시간 괜찮으시면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

그의 진심에 내가 할수 있는 유일한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퇴근 무렵 김필씨는 병원 근처 커피숍에 도착 했다는 문자를 보내 

왔다.

병원 근처에서 만나기로 한건 사람의 배려 였다.

우리는 사이에 따뜻한 커피 잔을 두고 바로 앞도 아닌 옆도 아닌

각선에 앉아 이야  있다..

사람도, 나도 정작 중요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날씨 얘기, 요즘 

근황 얘기 서로평범한 얘기 들만 오갔다.

결국 그렇게 정작 하려던 말은 꺼내지도 못 한채 커피숍을 나왔다.

커피 숍을 나와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거리를 걸었다.

늦가을 이라 그런지 밤공기는 많이 쌀쌀했다. 

< 벌써 겨울이 오려나 봐요. >

< 추워요? 괜찮으시면 제 옷..........>

< 아니에요 김필씨도 추우실텐데 >

나는 손사래 까지 하며 괜찮다고 했다.

< 제가 옷을 벗어 드린다고 한적 없는데...하하하 >

<하하하하하 . >

민망함에 눈을 찔끔 감고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웃었다.

< 추우시면 제 외투 안으로 들어 오시라고 얘기 하려 했는데... >

한손으로 가렸던 얼굴을 손으로 가려 버렸다.

사람의 농담 인 뜻 농담 아닌 농담 같은 농담을 할 때마다 조금

한발짝 다가 가 싶어 진다.

< 날씨가 쌀쌀한데 샤브샤브 드시고 싶지 않으세요? >

길 건너 샤브샤브 집을 가리키며 내가 물어 온다.

< 그럴까요 >

추워서 따뜻한 곳이 그리웠던 나는 바로 대답을 했다.

샤브샤브집

마침 저녁 식사 시간이라 사람들로 가득했다. 여기저기 둘러 보아

도 빈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30분 정도 대기 해야 한다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 다른 집으로 가려고 나오려 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부른

.

< 김필아.. . >

김필씨 친구로 보이는 사람들이 였다.

친구들 한테 잠깐 들린 김필씨는 난감한 표정으로 나한테로 걸어오

더니

< 하니씨 저 사람들 제 친구 예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

은 혹시 괜찮으시네랑 합석 가능 할까요? ...... 아니에요 아

니에요 못들은 걸로 하세요 그건 아닌거 같애요. 제가 생각이 짧았

던거 같애요. 나가요 다른집 가요 >

김필씨의 이런 표정은 처음 본거 같다. 항상 유머러스 했고 당당했

던 사람이 갑자기 난감한 표정으로 서두 없이 얘기하는 모습이 우스

웠다.

< 저 분들 한테 저를 어떻게 소개 시켜줄껀데요? >

나는 갑자기 그게 궁금 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쳐다 보며 물었다.

< ....? 그거야..........그러게요 >

난감해 하던 표정에 당황한 표정까지 더해졌다.

놀리고 싶었다.

< 여자 친구라고 소개 하실 건가요 아님 동료? 그게 아님 여동생

그것도 아니면 그 아는 사람? 제 위치를 알아야 친구들 한테 인

사 라도 하죠 >

< 하니씨 괜찮으 시겠어요 ?>

아까의 난감한 표정과 당황환 표정은 금세 사라지고 그리 좋은

표현할수 없는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 본다.

나는 어느새 홀린 뜻 김필씨 친구들 있는 자리까지 와버 렸다.

친구들은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 나를 쳐다 보았다. 민망함 그 자체 

였다괜이 이자리에 합석 한다고 아까 큰소리 친거 같다.

< 여자 친구는 아니고.... >

김필씨는 궁금해 하는 친구들 앞에서 나를 소개하고 있다. 여자 친

구 라고 소개 할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였다.

<여자 친구는 아니고 내가 좋아 하는 사람 >

심장이 미치게 뛴다. 그날 고백을 받았을 때 보다 더 심하게 뛴다

입을 벌리면 심장 목구멍으로 튀여 나올것만 같았다.

뒤에 친구들의 말은 아예 들리지도 않았다. 뇌가 갑자기 정지 된 그

런 기분이 였다.

김필씨와 나란히 앉았다.

남자들 얘기에 나는 딱히 말이 없어 그냥 들으며 가끔씩 웃기도 

했다친구 들도 김필씨 처럼 모두 매너있고 유머스러운 사람들인

같았다.

김필 씨는 친구들과 얘기 하는 동안 에도 가끔씩 표정을 확인했

기분을 확인 했다. 

스윽

그의 손이 손을 포갰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 깍지를 꼈다. 나는 

싫지가 않아 가만이 있었다. 그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 사람의 떨림 까지도 고스란히 느껴 졌다.

사람도 지금 나 처럼 떨고 있다는 생각에 피식 웃고 말았다.

집으로 오는

< 하니씨 오늘 고마웠어요 >

< 고맙긴요. 저는 한것도 없는데요 >

< 내일 부터는 저를 좀 더 귀여워 해 주실꺼죠? >

< 귀여워 해달라구요? 하하하하하하하>

김필씨의 말에 나는 조용한 늦은 밤인 줄도 모르고 크게 소리내서 

웃었다.

나는 어느새 사람의 농담에 잔잔히 스며들고 있었다.

나란히 걷고 있는 우리의 어깨 거리 만큼 우리 사이 거리도 어느

가까워 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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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7) 선물 (1명)
IP: ♡.25.♡.186
꼬꾸꼬 (♡.78.♡.188) - 2022/11/24 15:52:42

설레네요 ^^

로즈박 (♡.175.♡.27) - 2022/11/25 01:48:12

엥?김필씨한테 넘어가는건가요?여자들은 부드럽고 섬세한 남자를 선호하는데..

오세로 (♡.105.♡.123) - 2022/11/25 23:27:43

저는 아마 김필씨를 택했을지도 ㅋㅋ
마음 조이는 자극적인 사랑보다는 편하면서 든든하고 나만 바라봐주는 그런 지고지순한
사람이 좋아요.
남의 사랑 얘기에 내가 더 날리짐 하하

아무튼 이번집도 푹~ 빠져서 단숨에 읽었네요. 추천 꾹~~

호수 (♡.179.♡.193) - 2022/11/28 05:56:35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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