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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나의 고중시절 이야기 (5)

비공식회원 | 2024.07.22 21:18:48 댓글: 19 조회: 932 추천: 1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4586068

고중시절 이야기 (5)

시간은 ~ 빨리도 흘러간다. 특히나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은 눈을 뜰때 이미 한참을

지나가 버린다. 여기 자게회원들도 매일 심심하고 퇴근시간까지 지루하다고 느끼듯이

반대인 경우엔 시간이 아까운것이다. 역시 그랬다. 고중생활은 나에게 있어서

십분이 길다고 느낄정도로 껍데기가 없는 알매기처럼 충실했다.

소복히 쌓인 하얀 눈으로 덮힌 풀들이 해볕에 조금씩 녹아가기 시작하는 2월달이다.

3학년에 들어서 교실안에 분위기를 제법 흑백으로 나뉠수 있을정도로 앞줄에는 아침

부터 교과서에 얼굴박고 진지한 학생들에 비해 뒷줄은 완판 소풍나온 학생들처럼

마다 어제 나온 가요톺덴이 누가 핫하고 새로 나온 군사잡지에 어떤무기들

기재되었는지 연길어느 골목에 네일아트가 이쁜지 일본에서 상영한 영화 크로즈

연상케 한다. 나는 여느때와 같이 일단 잠을 잔다. 깨어나서 만화책을 읽지 않으면

종이학을 접는다. 발렌타인이 다가오는데 999개의 종이학을 짝사랑에게 보내려고

한다. 옆에서서 최신곡을 토론하는 해연이 팔을 잡아당기며 묻는다.

해연아 발렌타인이 다가오는데 너한테 쵸콜렛 선물할 친구있니?”

어째? 없으므 선물하려구? ” “아니 그냥 궁금해서~” “하아~ 메케산 새키~

없다. 지금 접고 있는 종이학을 주면 된다.” “아니 사실은 내가 종이학을

어서 이번 발렌타인에 그애한테 보내줄려구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

모른다 알아서 해라 근데 웬지 튕길거 같다. 그여자하고 고백도 못했잖아~”

그래? 하기사 그렇치~ ” 나는 이어서 말했다. “이번주 금요일밤에 시간내라 우리랑

같이 술이나 마시자해연이가싫타~ 니나 실컷 마세라~”

말은 항상 이래도 해연이는 부르면 온다. 그래서 우리반에 해연이를 비롯한

여학생들도 적지 않게 날라리파랑 어울려 다녔다. 부반장인 설매도 우리랑 자주

어울려 놀았다. 그녀들도 우리들의 방랑적인 삶에 맛을 들인것이다.
그래서 노래방이든 띠팅이든 단체모임엔 욱적욱적거렸다. 이게 일반적인 고중에서

흔히 볼수 없는 광경일것이다.

오늘도 불금이다. 택시잡고 시내로 진출한다. 학교 전용뻐스도 있었지만 손꼽아 기다

리던 주말인데 뻐스에서 지정출발시간까지 기다리려 하지 않는다. 사용하던 택시

있어서 말안해도 기사는 매주 금요일오후 다섯시가 되면 학교문앞에서 대기한다.

장거리 오더여서 수입이 짭짤했던것이기에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따아꺼하면서

제법 깍듯이 대한다. “今天也去老地方吧。” “欧了哥~ 今晚还继续去迪厅吗?

今晚可能不去了,你先忙吧~” “好嘞~도로 량켠에서 지나가는 버드나무나 소나무

들을 바라보면서 사색에 잠긴다. 내일 석현에 사는 외할머니 보러나 갈가?

안본지도 한달이 되였는데 많이 적적하시겠다. 봄이 다가오는데 옷이라도 두벌 사가

지고 가야겠네~ 할머니몸도 예전같지않구나~ 전번에 갔을때 할머니가 해준 음식이

전에 비해 간이 조금씩 틀렸는데 아무래도 미각도 조금씩 퇴하가 되는지 싶구나~

근데 외할머니 친손주인 리성은 아직도 할머니한테서 소비돈 받아 가는걸가?

이젠 클만큼 컷고 나보다 한살밖에 작지 않은데 소비돈을 드리지 못할망정 받으면

되는데~ 울엄마 친언니집 아들인 경준이도 아마 동생들을 거느리고 쌀갠다고
외할머니보러 자주 가지는 않겠지~ 휴우~ 외가집에서 둘째 손주인 내가 이런 걱정을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도 하구나~ 리성이 아버지는 리성어머니랑 리혼하고 알콜중독으

일찍 돌아가셨다. 경준이 어머니도 한국에서 유방암으로 일찍이 돌아가셨다.

나의 친할머니는 초중때 급성뇌출혈로 돌아가셨고 친할아버지도 몇해못가 고혈압으로

돌아가셨고 나의 아버지는 부업으로 장거리택시를 하다가 흑룡강에서 손님에게

해당했다. 친삼촌과 친아재는 도문에 있는데 친가집 어른들이 돌아가면서 연락이

해진다. 애초부터 울엄마 한국에서 잘나갈때 떡고물을 적게 줬다고 불만이 있었던

터라 연락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나같은 놈의 사정이 있기에 나같이 부모들앞에서

담배질해도 용서가되는 케이스가 생기는것이다. 그리고 나같은 사정이 있기에 집에

혼자서 살수 있고 자유활동범위가 커진것이다. 다행인건 어릴때부터 불량소년들사이

에서 성장하면서 나쁜것과 극단적인것들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고 느꼈기

때문에 약을 하거나 건달조폭조직에 가담하거나 외진길에 들어서지 않았던것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나는 엄마덕에 운이 좋았던것이다. 적어도 돈걱정없이 평탄하게

고중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부러울건 없다. 나는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을 받아들

일수밖에 없어서 그대로 파헤쳐 나간거지만 조건이 허락된다면 나는 다른

학생들처럼 집에서 엄마가 깨어나라 밥먹어라고 재촉하는 잔소리를 듣고 싶었고

공부못해 맞아대고 욕먹더라도 부모랑 같이 살고 싶었다.

초중시절 3년동안 7명이나 되는 가족장례식에 빈번히 참가하는거 겪어본 사람은 알것이다.
눈물도 점점 말라가고 안나오더라……………………………..

택시는 예정대로 자주 다니던 양꼬치집 문앞에 도착했다.

가게에는 이미 향화일행이 와있었고 나를 비롯한 광이 경호 성강이는 합석을 하면서

쵈을 씹는다. 얼음섞인 삥촨피쥬가 목에 들어가는 순간 그보다 행복한것이 없다.

청이일행도 오늘을 기다렸다는듯이 패션이 유달리 아름다웠다. 아마 내가 수컷들

중에서 가장 케제부레했을거다. 그래도 상류층라이프 흉내를 낸다고 24병짜리

상자를 옆에 놓지 않고 10병씩만 시킨다. 향화일행도 술을 제법 마신다.

오늘밤따라 두입술이 얇으면서도 윗입술이 살짝 위로 번져진 청이는 자꾸 나한테

해금이랑 붙혀놓으려고 갖은 교태를 부린다. 향화도 박자에 맞추어 해금이를 나의

옆자리에 앉게 하는등 평소와는 조금 달라보였다. 아무래도 해금이만 짝이 없어서

나랑 붙혀놓을라고 했던것이다. 나는 그냥 싫치도 좋치도 않았지만 어색하더라도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흐름을 타주기로 했다.

이어서 2차로는 노래방에 가서 성길이 일행과 합류하고 같이 논다.

다들 아시다싶이 노는건 거의 비슷하다. 발라드로 갔다가 분위기 업되면 뚱츠따츠로 간다.
그러다가 짝지어 춤을 춘다. 또한 분위기에 떠밀려 해금이랑 춤을 춘다.

그런무슨 쿵짜짜 쿵짜짜 이런 삼박자 사박자 무도는 아니다. 그런건 부모들 시대에

춤이고 젊은이들은 그냥 서로 허리잡고 좁은 발걸음으로 박자에 맞춰 갔다왔다하면

된다.

해금이는 조금 쑥쓰러워했고 나도 쑥쓰럽긴했지만 유치원때만을 제외하고 처음르로

여자몸에 손을 대보는거라 신기하기도 했다. 약간에 긴장도 되였다.

청이쪽과 향화쪽도 곁에서 춤추면서 오우야~오빠 좀더 끌어안아쥬쇼~

하면서 웃음섞인 비아냥이 들어온다. 부끄러웠다.

재네들은 해온것처럼 능숙했고 나와 해금이만 햇병아리처럼 서툴었다.

그밤은 그렇게 지나갔고 다음날 나는 아침 일찍이 명동백화점?으로 향했다.

할머니 사이즈에 맞는 옷과 바지를 두벌씩 사들고 뻐스역전으로 갔다.

할머니 집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오후였고 할머니는 여느때와 같이 구들

정지에서 화투를 혼자서 치고 있었다. 할머니가 치는 화투는 고스톱이나 그런게

아니다. 운세보기 비슷한 게임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더니 어머~ 우리

떼뽀이 왔구나~” “~ 아매두 있었슴까? ” “내야 맨날 그치무~이리와 이쪽
뜨뜨산 정지에 앉아라~” “~ 그나저나 리성이와 경준이는 최근에 왔댔슴까?”

물으면서 다리를 접고 앉는다. “가들이 안온지 둬달 될게야~ 공부하느라 바쁘겠

지뭐~ 근데 너는 방학이야? 주말에도 오구 그러나?” “아니 온지 오래된거 같구

엄마가 전화로 자주 가봐라고 해서 온겜다. 그래 아매는 요즘 몸은 어떻슴까? 어디

불편한데는 없슴까? ” “날이 쌀쌀할때는 다리가 쑤시는거빼고는 별탈이 없다.

밥은 먹어?” “~ 점심 먹구 왔슴다. ” “그래? 그럼 우리 떼뽀이왔는데 저녁에는

좋아하는 물고기 구워줘야 겠다. 놀구 있어라 장마당갔다오마~ ” 하면서

어렵게 다리잡고 일어난다. 나는 할머니를 문앞까지 마중하고 집뒷마당에 있는 장작

패기 시작한다. 석현에는 종이공장이 있고 할머니는 종이공장에서 양로금을 받아

산다. 물론 어머니가 정기적으로 생활비도 보태준다. 그리고 석현은 연길이나

도문과는 달리 불때는데는 석탄이 아니라 나무장작이 위주이다.

자주 해온 습관처럼 세시간정도를 걸쳐서 두어달치는 마련해둔 셈이다.

저녁에는 할머니랑 같이 밥먹고 근래 농촌에 일어나는 일이랑 학교에서 있는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나는 저녁에 학교에 돌아가야 하기에 아침 일찍이 할머니가 김치굴에

들어간 틈을 타서 화투보 밑에 200원을 끼워넣어드렸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또한번 흘러간다. 돌아오는 토요일이다.

이번주말은 상대적으로 이벤트가 요란스럽지 않았다. 눈이 녹아 길바닥은 질척했고

조금은 아쓸한 한기가 도장에서 나온 나의 하얀 와이셔츠속으로 스며든다.

금방 땀을 내고 나와서 그런지 추위를 만나 몸에서 김이 난다.

한달뒤에 연길 문화궁?에서 태권도 시합이 열리는데 원칙대로라면 블랙띠 아래로는

시합에 참가할수 없지만 내가 다니는 도장은 인원수가 적고 개업한지 얼마안되였고

트로필이 절실히 필요했던것이다. 그래서 나를 검은띠로 위장시킬테니 참가하라는

통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헬스장으로 향한다.

오늘따라 헬스장에서는 사장이 줄띄기 시합을 주최하였다. 일등은 500백원

이등은 300 삼등은 100 제한시간내에 누가 많이 뛰는가를 하는 시합이다.

스케이트 선수인 어머니가 소학교때 나를 훈련시키는 일과중에 줄뛰기가 있었고 운동

신경이 발달되어 있는 나에게는 주위에 다이어트하는 아저씨들에 비해 자신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기본적인 헬스세트운동을 마치고 시합에 참가한 결과 나는 이등이였다.

밥사라고 장난치는 사장의 말에 피씩 웃어 넘기고 샤워실로 가는도중에 복도

옆방에서 한여자와 마주친다. “ !!~~~~ ” 하고 1.35초를 다듬여보다가 식지를 내밀

면서 ~ 련화 아이야?” 그녀도 나를 보는순간 굉장히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원봉이 아이야? ” 라고 한다. “그래 맞다 내다. 니가 어떻게 여기에 있니? ”

~ 그렇게 됐다. ~ 우리 몇년만이야? 여기서 만날줄이야~ 반갑구나~ ” 하면서

동동 구르면서 귀엽게 웃는다. 변하지 않았구나~ 옛날 그대로네~ 호랑이 앞늬마냥

살짝 튀여나온 량쪽에 하얀 이발 그리고 검고 야들야들한 머리 상큼하면서 귀엽게

생긴 얼굴 실하지도 야위지도 않은 체격 어릴때 모색이 떠올랐다.

그때는 유치원인가? 소학교 1학년때였을거다. 도문 남산로 일분군이 지은 집에서

살때 동네에서 유일하게 나랑 같이 놀았던 여자친구이다.

철로국에 다니는 엄마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던 이웃집 딸인데 나랑 동갑이고 거의

매일 나랑 붙어 놀았다. 남산로 뒷산에 손잡고 가서 같이 소곰재잡이도

하고 밭에가서 옥수수도 뜯어와서 부엌에서 불때는 엄마한테 구워달라하고

같이 나눠먹으면서 낮에는 집에서 같이 부둥켜 안고 구들에서 딩굴면서 놀았던것이다.
남여성별없이 천진란만하게 놀았던 련화랑은 사이가 너무 좋아서 부모들끼리 얘기를
나눌때도 나보고 나중에 련화한테 장가안가겠냐고 련화한테도 나한테

시집안가겠냐고 놀려댈 정도였다. 그때는 그런걸 몰라서 그냥 부끄러바했고

소학교 삼학년부터는 갑자기 세상에서 증발하듯이 련화가 사라졌고 부모한테

물어도 모른다고 했었다.

그러니 얼마나 반가울가~ 도문도 아닌 연길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련화도 나와같이

반갑고 기쁜 표정이였다. 안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볼록히 솟은 가슴봉우리를

보고 차마 그러지 못했다. 조금은 주저하다가 련화야 오늘 저녁에 시간이 되니?

같이 밥이나 먹자꾸나 너무 오랜만이여서 하고 싶은 말도 많고해서~ ” 련화는 흔쾌히

응했다. “그래 그럼 내가 샤워하고 나올테니 너도 나갈 준비하고 있어라 이따가 문앞

에서 보자~” “ 그래자~” 우리가 향한곳은 경복궁 근체에 있는 한식집이다.

술안주 밥반찬들을 수북히 시켜놓고 련화랑 방안에서 오붓하게 얘기를 나눈다.

너랑 헤어진지 벌써 7,8년이 되어가는구나~ 그간 어디서 어떻게 지냈나?”

~ 말하자면 긴데 그때는 집에 일이 생겨서 이사를 해야했고 나중에는 연길로

전학갔다. 너도 어떻게 연길에 이사왔니?”

~ 나도 도문에서 초중까지만 다니다가 집에 일이 생겨서 연길 전학왔고 집도 여기

이사왔지~ 우연치고는 기가 막히는구나……..ㅋㅋㅋ 식갰다, 빨리 집어라

맥주없니? 맥주 시켜라 너랑 오랜만에 보는데 술한잔 해야지 않겠니? ”

련화는 어릴때 기억그대로 이뻤다. 기운에 떠밀려 나의 심장 박동수치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얘기가 길어지면서 부풀어오르는 설레임에 나도 몰래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고 말았다. “니가 떠난후로 나는 니가 많이 보고싶었는데 너는 내가 보고

싶지 않았니? ” 련화도 내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줄은 몰랐던거라서 조금은

수줍은 표정으로나도 니가 보고 싶었지 근데 그때는 하도 바삐 움직여서

너랑 작별인사할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는 너무 어려서 그런거 몰랐고~”

련화에게 한잔 따르며 그래 그때는 우리가 너무 어렸지~ 지금 남자친구

있니?” 하고 물었다. 련화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간다. “원봉아~ 지금은 없다.

근데 우리 남자친구얘기는 그만할가?” 이번엔 내가 의외로웠다. 그래도 억지로

호기심을 참으며 그래~ 이렇게 긴시간이 흘렀는데 너나내나 말못할 아픈 사정이

있었겠지~ 기분이 잡치지 않게 즐거운 얘기를 하자꾸나~ 아직도 기억하니?

소학교때 니가 운동회에서 400메터 달리기 선수로 나갔는데 나는 니가 달리는 모습

보고 너무 놀랬다. 어떻게 그렇게 빠른지~ 머리가 뒤로 제쳐진채로 달리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나랑 같이 있을때는 니가 온순한 고양이마냥 잠잠 했었는데

그런면이 있을줄은 몰랐구나~”

고맙다 원봉아~~~ 이렇게 반겨줘서~ 우리 한잔하자~” 그렇게 우리둘은 술이

되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지 않아 걷기로 했고 련화를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련화가 헬스장 숙소에 잠시 몸을 담고 있다고 했다. 너는 어디에 사니? 하는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걷다가 거의 도착할 무렵에 우리집 구경을 하자고 한다.

그래서 련화랑 같이 우리집으로 향했다. 거의 도착할 무렵에 아파트 골목은 조용했고

잠자는 시간이여서 어두컴컴했다. 고요함에 영향을 받았는지 모르나 련화가 갑자

두손으로 나의 허리를 잡고 얼굴은 나의 가슴에 묻히고 나지막하게 흐느낀다.

어떨바를 몰라 내려논 두손을 올려 련화의 팔을 쓰다듬으며 묻는다.

련화야 그러나?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있니?” “아니 이대로 좀만 있어줄래?”

나의 가슴에 파묻고 흐느끼는 련화를 보면서 마음도 웬지 모르게 아팠다.

그렇게 한참을 흐느끼더니 됐다고 하면서 가잔다고 한다.

집에 들어가서 나는 커피를 타주었고 커팅 옥돌장판에 나란히 앉아 티비를 보면서

얘기를 나눈다. “집이 크네 너의 엄마가 사줬니?” “~ 오늘처럼 주말이 되여야

한두밤 있을정도다. ” 이런 얘기를 주고 받다가 련화가 오늘밤 너네 집에서

구가도 되지?” “~ ? ~ 당연히 괜찮치~ 어느방 쓰개? 엄마방? 내방? ”

아니 옥돌장판이 폭신하고 좋은데 여기서 잘게~”

그래 알았다. 내가 가서 아불 가져오마하고 이불들고 련화에게 건내주면서

나는 들어가 잔다고 했다. 내방에 들어가서 불을 끄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련화생각이 난다. 우리집에서 자겠다는건 나랑 같이 자겠다는걸가? 아까 나의 품에

안긴것도 그걸 원해서 밑받침을 한걸가? 이런 생각이 머리속에서 떨쳐지지가 않았다.

좌우로 뒤척이다 침대에서 일어난다. 방문으로 향한다. 문꼬리를 잡으면서 망설인다.

이문을 열면 돌이킬수 없는 일이 생길거 같다. 내가 련화를 좋아하는건 사실인데

오늘 겨우 하루만에 련화에게 덮치는건 아무래도 너무 나가는거 아닐가?

아니 그래도 련화도 나를 맘에 눈빛과 행동을 보여줬는데 내가 기회를

놓아버려야만 하나?

이런 생각을 가진 두놈이 대뇌속에서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한놈은 짐승같은 놈이고 한놈은 짐승만도 못한 놈이다.

결렬한 대뇌투쟁이 나로 하여금 문꼬리를 몇번이고 잡았다 놓았다하게 했다.

그러다 한참을 지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련화가 진정 나를 맘에

두었다면 언젠가는 사랑할수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대뇌투쟁을 마무리 지어

주었다.

침대에 돌아서 누운 나는 좀더 뒤척이다가 잠들었다. 오전에 일어나 어제밤

과잉음주땜에 땡해진 머리를 흔들며 밤문밖으로 나간다.

련화는 보이지 않았다. 이미 먼저 일어나 숙소로 돌아간것이다. 부시시한 머리를

긁으면서 이미 개여진 이불을 엄마방으로 옮긴다. 냉장고의 물을 한모금 마시고

쏘파에 앉아서 창문밖에 풍경을 바라보면서 멍을 때린다. 띨링 띨링~ 띨링 띨링~

전화가 왔다. 방안으로 돌아가 핸드폰을 꺼내들고 전화받는다. 엄마였다.

~엄마까? ” “~ 그래 내다. 전번주에 석현에 갔다왔나? ” “아예~ 간만에

아매보러 갔다왔슴다. 건강상태가 괜찮은거 같습데다.” “~ 나도 전번주에 전화

해봤는데 괜찮은것 같더구나~ 니가 아매한테 옷과바지를 사주었다던데 잘했다.

아매가 좋아하더라 시간나므 자주 들레라떼뽕아~ ” “아예~ 시간나무 틈틈히

가보겠슴다. 근데 엄마~ 혹시 련화라고 기억함까? 쬬꼬말때 남산로에서

같이 놀았던 련화그램다.” “~ 려나~ ~ 기억나는구나~ 가는왜? 니혹시 가하구

잤니?” “자기는 무슨~ 어제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같이 먹었슴다. 근데 엄마두

가에 대해서 알고 있슴까?” “~ 그랬구나~ 다행이다. 가는 지금 이미 퍼젰다.

이년전인가? 친구한테서 들었는데 룡정에 있는 조폭건달하구 눈이 맞아서 집나갔다

더만 들어보니까 조폭은 무기징역먹고 감옥살이 한다더라

? 그런일이 있었슴까? 글쎄 어쩐지 어제 만나서 먹을때 보니까 눈가에

그늘이 보이는것같기도 하고 우울해 보이긴 합데다.” “그래 알았다. 엄마 좀있다

나가봐야 하니까 전화 끊자 건강챙기고 공부 잘해라~” 이렇게 통화는 끝나고 나는

다시 옷을 갈아입고 샴푸 소프세트바구니를 들고 집앞에 사우나로 향했다.

삼꽃거리에 위치한 사우나는 목욕도구를 들구 가면 세일이 되였던것이다.

후기는 6부에서 기재됩니다.
산동신사님이 10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추천 (11) 선물 (1명)
IP: ♡.100.♡.196
by청이 (♡.146.♡.107) - 2024/07/23 13:48:01

우리떼뽀이 왔구나~~어릴때별명이 떼뽕이엿네요 ㅋㅋㅋ

련화랑은 어찌되엿을가? 궁금한부분에서 딱 컷트됐네요
다음편 기대합니다 ~

비공식회원 (♡.33.♡.86) - 2024/07/23 14:18:51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글 쓰는 저는 시간가는게
참 빠르다는 소감이네요ㅋㅋㅋ
근데 오늘은 웬지 나룬한게 영 정시 아이남다.
매편의 글마다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중에 청이님 타니님은 알겠는데
그 나머지분들이 누구신지 인사드리고 싶어도 알길이 없네요~ㅎ~

by청이 (♡.133.♡.45) - 2024/07/24 14:29:42

名無しさんたちね~착한 비공식님 너무 신경쓰지 않으두 될거같아요 名乗りたくない理由それそれあるでしょうね。

비공식회원 (♡.46.♡.225) - 2024/07/24 14:39:32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적힌 그대로 원봉 이라는
이름으로 족합니다.
오늘 내일 내로 업데이트할게요 ㅋㅋㅋㅋㅋ
사진도 보태서 ㅋㅋㅋㅋㅋ

by청이 (♡.133.♡.207) - 2024/07/24 16:07:09

어머어머 나나시상은 원봉이님을 얘기하는거 아니라 댓글중에 이름안남기고 추천남긴분들 얘기합네다 다음글 기대할게요 사진도 엄청 기대됩니데이 타노시미니 시테마스요 ㅋㅋㅋ

아침이슬99 (♡.208.♡.225) - 2024/07/23 15:07:18

5집까지 다 봤는데 댓글은 안 남겼네요. 추천했어요. 6집도 기대합니다`

비공식회원 (♡.33.♡.86) - 2024/07/23 15:43:14

추천과 댓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납니다.
모이자를 들리시는분들이 많으시네요ㅋㅋㅋ

산동신사 (♡.173.♡.19) - 2024/07/23 15:09:32

어릴때 생각하면서 재밋게 읽었습니다.긴글 쓰느라 수고 많습니다.
다음집 기대됩니다.

비공식회원 (♡.33.♡.86) - 2024/07/23 15:45:53

의외에 회원분들이 댓글과 선물을 주시니 어쩔바를 모르겠네요ㅋㅋㅋ
암튼 너무 고맙고 힘이 납니다.
글을 쓰는이상 지루하지 않도록 머리를 짜매여 보겠습니다.ㅎ~

흰털언니 (♡.52.♡.82) - 2024/07/23 15:59:29

이 동무 글을 잘 쓰는구만 ㅎㅎㅎ

본인에 대한 묘사가 없는거 봐선
인물이 없다로 판단하겠소 ㅋㅋㅋ

나이는 80후임두 ?

비공식회원 (♡.33.♡.86) - 2024/07/23 17:26:34

보인에 관한 인물묘사는 솔직히 자신이 없슴다.ㅋㅋㅋㅋ
그냥 고중때 사진을 잠간 올리도록 하겠슴다.
잼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왕초보임 (♡.168.♡.154) - 2024/07/24 08:10:59

글이 참 재밌슴다.그시기 나도 같이 학교 다녀서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슴다.
매일 아침 회사 출근하면 바로 새 글이 올라왔나부터 체크함다.
사진은 어디에 올렸슴다?

비공식회원 (♡.46.♡.225) - 2024/07/24 08:27:16

드디여 올갓이 오나봅니다 ㅋㅋㅋㅋ
글을 쓰면서 나와같은 학교에 다닌
학생이 이글을 읽고 알아채면 어찌할가
하는 두려움도 있네요 ㅋㅋㅋㅋㅋ

타니201310 (♡.238.♡.135) - 2024/07/23 16:36:32

비공식작가님이 글속의 원봉이 맞구나 ㅋㅋㅋㅋㅋㅋ
아버지를 일찍 여의셨네요
어머니는 그때 고중 다니는 아들 한달 생활비 얼마씩 줬어요??? 술담배돈 택시비 사우나비..생활비 얼마 정도되나요???

짜개바지 친구 련화를 만나는 순간부터 너무 재미 있게 썼심더.. 둘의 대화도 잼있꾸, 어려서 이야기도 잼있구, 나는 니가 달리는 모습보고 놀랬다. 머리가 막 뒤로 제쳐진채로 달리는데 소름 끼칠 정도 였다. 하하하하하 난 이거 보고 웃었심더.. 보는것만 같아서요 ㅋㅋㅋㅋ

비공식회원 (♡.33.♡.86) - 2024/07/23 17:30:46

솔직히 생활비는 얼마 줬는지 기억이 안남다. 그냥 먹구사는데 지장이 없었던 기억밖에~ ㅋㅋㅋㅋ
짜개바지때 일이 실화여서 재밌는겜다. 글재주랑은 별로 연관이 없습다.ㅋㅋㅋㅋ

타니201310 (♡.238.♡.135) - 2024/07/23 16:42:22

련화를 집에 들여놓고 원봉이가 련화방 들어갈까 말가
이 심리 묘사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ㅋㅋㅋㅋ

어린 순수한 남학생의 얼굴을 떠 올리면서~~
ㅋㅋㅋㅋㅋ

글속에 여러명이 등장해서 지루 하지 않고 재밌습니다
화려한 수식어도 없는데 잔잔하고 글 읽는내내 즐겁습니다 ㅋㅋㅋㅋㅋ

비공식회원 (♡.46.♡.157) - 2024/07/23 17:51:34

제가 얼핏 고중때 사진을 올린것 같은데
못봤는맴다예~ㅋㅋㅋㅋㅋ

호1076 (♡.154.♡.190) - 2024/08/21 17:18:05

잘 보고갑니다

호1076 (♡.154.♡.190) - 2024/08/21 17:19:20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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