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헤여지고 싶어(1)

카풋치노 | 2021.01.19 21:59:37 댓글: 0 조회: 3645 추천: 6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20807
1. 믿음

저녁 식사후 설거지를 하고있는데 남편이 주방에 들어오더니 말한다. 
어제 보여줬던 동영상에 여자가 옛여친이 맞단다. 
내 예감은 늘 그럴싸하게 잘 맞았다. 

어제 있었던일이다. 
갑자기 핸드폰에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친구가 보내온건데 아는 사람인거 같다고 한다. 40대가 되여보이는 평범한 여자의 얼굴이 보였고 무슨말을 하는지는 잘 듣지못했다. 남편은 아무리봐도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나한테 보여주었다. 흘러가는 소리로 내가 혹시 옛여자친구 아닌가고 얘기했고 남편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설거지하는 나한테 하는 얘기가 어제 동영상에 그여자가 자기 옛여친이 맞단다. 어제는 정말 못알아봤는데 친구한테서 들어 알게 되였다나... 
내가 머랬지, 웬지 느낌이 그럴거 같았다고... 나도 못알아봤는데 너는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남편이 말한다. 


쓸데없이 내 육감이 또 발동된거지... 
나도 놀랐다,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 맞을줄이야... 

"친구한테서 들었는데 어렵게 살고 있다더라"
"그래? "
"내가 예전에 처음 사업 시작할때 돈 지원해줬었다고  당신한테 전에 말한적 있지? "
"응. 그래서 지금 형편이 어려워서 도와줄려구? "
"그런거는 아니구, 영철이 어떻게 돼서 위챗 추가했다고 나보고 추가 하겠는가고 물어보더라. "
(ㅁㅊㄴ ) 
"친구 추가하고싶으면 해... 그럴줄 알았니? 진짜로 어려워서 도와줘야하면 머 도와줄수두 있지만, 헤여진지 십년두 넘는 옛남친 도움받는것도 이상하지않는가.. 이제와서 무슨 연락하고... 친구사이가 될수 있다는둥 그런 웃기는 소리할거면 걷어치워... "
결코 나는 어쩔수없이 마음이 좁은 여자였다. 

남편의 7,8년 사귀다 헤여진 여자친구 얘기를 결혼전에 들었었다. 그여인은 결혼을 원했고 그당시 남편은 창업초기에 매일 바쁘게 보냈고 형편도 어려웠던 시기여서 결혼시기를 늦추기를 원했단다. 그러다가 결국엔 여자친구한테서 이별통보를 받았고 그렇게 헤여졌다고 했다. 

나의 안색이 안좋아보였는지 남편은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조용히 주방에서 나가는것이였다. 

밤 12시가 되여가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드르렁드르렁 코굴면서 깊은 잠에 골아떨어진 남편의 얼굴을 한참동안 지켜보았다.오늘따라 못생겨보인다... 
남편 옆에 놓여있는 핸드폰에 자꾸 눈길이 간다. 
볼까 말까, 볼까 말까를 머리속에 반복하다가 어느순간에 이미 손이 가고있었다.
조용히 핸드폰을 검어쥐였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버튼을 눌러본다. 
비번은 간단하게 설치했을거라 생각되여 머리에 떠오르는 숫자들을 쳐보기 시작했다. 
남편 생일... 틀림
시아버지 생일... 틀림
시어머니 생일... 틀림
핸드폰 뒷자리수... 틀림
혹시 결혼기념일... 역시 아니였다... 

그럼, 설마, 에잇... 아니겠지! 
내 생일... 화면이 켜졌다... 

핸드폰 화면이 켜지는 순간 나는 너무나 큰 죄책감이 몰려들어 하마터면 핸드폰을 떨어뜨릴뻔 했다. 
한참 멍하니 핸드폰 화면만 쳐다보다가 그냥 꺼버리고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내가 무슨짓을 한걸가... 자신이 너무 비겁해보였다. 
믿음과 신뢰,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여 부부의 인연을 맺은 사람인데 그런 사람에 대한 믿음이 이렇게 쉽게 깨지면 안되는것이였다. 
내가 너무 못난 사람이였다. 

다음날,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줄려고 일찍 마트에  들렀다. 수두룩하게 음식물들을 사고 마트를 나오는데 영미한테서 전화가 왔다.
" 저녁에 나올수 있니? "
"오늘 안되"
"애들 모이기로 했는데 웬만하면 오늘 저녁만 너네 오빠 혼자 있어라 하고 나오지, 맨날 둘이 붙어있는데 지겹지도 않니 ㅋ"
"오늘은 안됨, 미안, 담에 보자"

남편이 좋아하는 여러가지 음식들을 만들어놓고 기다리는데 퇴근시간이 거의 다가올때 남편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오늘 갑자기 회식 생겼다.밥먹고 일찍 쉬어, 빨리 들어가게. >

오랜만에 차린 푸짐한 밥상이 가여워보인다. 내가 더 가여워보이나... 

<현아현아, 밥 먹었음? 우리 금방 시작인데 정말 안나오게? >

<주소 보내라>

대충 화장하고 외투를 걸치고 영미가 문자 보내온 주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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