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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헤여지고 싶어 (10)

카풋치노 | 2021.03.03 21:36:37 댓글: 7 조회: 2434 추천: 6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34919
10. 아이



"이거 놔~ 아프다구 ..."

어찌나 힘을 꽉 잡고 끌고가던지 팔목이 아파 소리를 질렀더니 그제서야 남편은 내손을 놓는다.

"미안해"
머가 미안한걸가?
손목을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는건지 아니면 온저녁 연락이 없어서 미안하다는건지...
내가 그여자 집에서 나온후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걸가 ?  

" 왜 미안해? 미안한 일이라도 한거 있어? "
입에 지퍼라도 달린건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 남편을 보니 한심해졌다.
반갑고 보고싶었던 마음이 순식간에 실망감으로 변해버린다.

피곤한 몸을 끌고 겨우 집에 도착했는데 더 피곤한 상황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인과 5,6살쯤 되여보이는 여자아이가 집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저씨~"
여자아이는 남편을 보더니 짧은 다리로 퐁당퐁당 뛰여와서는 남편한테 매달렸다.
남편은 아이를 번쩍 들어안으며 밝게 웃는다.
초췌해서 그늘져 있던 남편 얼굴이 아이를 보던순간 표정이 다르게 바뀌더니 도무지 볼수없었던 표정이 남편 얼굴에 나타났다.
머라고 표현하면 합당한지 마땅한 단어도 생각나지 않는다. 
마치 시들어가던 이파리가 영양제를 받아 다시 싱싱해지는것처럼 말이다... 


그 여자는 내게 다가오더니 말한다. 
"저랑 잠깐 얘기 나눠도 될가요?"
거절하고 싶었지만 아이의 앞에서 차갑게 대할수도 없고 무슨말을 하려는지도 솔직히 궁금했다.

누구에게나 포근한 보금자리 같은 장소 하나쯤은 있을거다.
혼자서 따뜻한 차한잔 혹은 커피한잔 손에 들고 천천히 들이키며 손에 책이나 혹은 핸드폰을 쥐고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장소, 내 아집트같은 곳에 그여자와 같이 발을 들인 순간 그곳은 이미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곳으로 내마음에서 몰락해버렸다. 

" 주현씨 맞으시죠? 얘기 많이 들었어요. 준수 친구들도 다 주현씨에 대해 평가가 너무 좋아서 언젠가 꼭 알고 지내고 싶었는데...저는 주경애라고 해요, 그러고보니 저의 성도 같네요. 진짜 반가워요." 

흠... 나는 하나도 반갑지 않는데...

"준수랑 나 어릴때 만나서 꽤 오랜시간을 같이 보냈던거는 알고있으시죠? 이제는 거의 가족같은 사이가 되였죠... "

 (가족? 언제부터 가족이란 단어가 입에 담기 그리 쉬운 단어가 되였을가...) 

"오래동안 연락을 안했는데... 정말이에요, 준수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후에 연락을 끊고 지냈어요. 믿어주세요, 제 말이 믿기지 않더라도 준수는 잘 알거잖아요, 착하고 성실한 애라 거짓말도 못해요... "

 (착하고 성질해서 부탁을 거절 못하는것도 알면서 왜 자꾸 건드리는데!) 
듣고 있으려니 점점 화가 난다. 

"주현씨 한테는 정말 미안해요. 준수외에 도움을 청할수 있는 사람을 정말 찾을수가 없어서... 염치없지만 도움을 요청한거였어요... "

누구를 미워하지말라~그런 미움이 다 너한테 고스란히 돌아온다고 늘 말씀하시던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그여자와 마주앉아 있는 시간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였고 너무나 느리게 흘러가고 있다. 
나는 할 말도 없고 가만히 앉아 그여자의 얘기를 들어주었다. 

가늘한 체형을 한 여자의 눈가에 살짝 주름이 보이긴 했지만 작은 얼굴을 가진 미인이였다. 
어렸을때는 더 얼마나 예뻤을가...

이십대의 남편은 어떤 모양이 였는지 본적이 없어 상상이 안갔는데 이여자를 보고있으니 그시절남편이 이런 유형의 여자를 좋아했구나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 떠오른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익숙한 사람이였던 남편을 생각하니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주경애의 입을 통해 들리는 내남자에 대한 얘기들이 마치 모르는 사람 이야기처럼 생소하다. 


여자는 고사리같은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마치 가족을 바래다주는것마냥 멀리 걸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나는 남편옆에 서서 기다렸다. 

"고마워"
날 향해 웃는 모습이 이렇게 예쁜데도 웬지 모르게 이순간 이사람이 낯설게 느껴진다. 

아이를 바라보던 순간은 내가 알던 남편 모습이 아니였다.
지금 저둘을 보내고 있는 순간에 느낌도 내가 알던 남편 모습이 아닌거같다. 
나와 함께 보내왔던 수년간의 시간들속에 항상 내편이 였던 이남자가 나한테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거 같다. 

머가 문제였던걸가... 


영미의 전화를 받고 나갔을때는 그뒤로 한달쯤 지난후였다. 

항상 생기가 넘치던 얼굴에 보기드문 어두운 표정을 짓는 있는 영미다. 
"현아야, 우리 이도시를 벗어날가? 어디 시골에 박혀서 마음편하게 아무생각 안하구 살가? "
"응 그러자~"
"에잇, 재미없이 성의없게 말하니~"
그순간의 내 대답중에는 진심이 절반정도 담겨 있었지만 그걸 영미는 눈치 챌리가 없다. 

"이제 무슨일인지 말해보지~"
"휴~"
 영미는 한숨을 길게 내뿜더니 얼마전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진용이와 처음 만난 그날 둘이 2차까지 가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시게 되였고 어쩌다보니 그런그런 성인의 밤을 치르게 됐다는 얘기였다... 

그날후로 진용이는 껌딱지처럼 떼야 뗄수없는 지경이 되여 매일 매일 영미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첫눈에 반했던 잘생기고 어린 남자를 영미도 좋아서 만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진용이는 아주 진지하게 결혼을 목적으로 자기를 만나고 있다는걸 알게 된후 그를 피하게 되였단다. 

"너두 잘 알지? 나는 비혼주의라구~ 근데 어떡함 좋지? 어린놈 잘못 욕심내다가 내발등 찍혔다... "
"책임져야지머? 이제와서 후회해도 부질없는... 하하하"
투정을 내는것 같지만 분명 영미의 불만속에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게 느껴진다.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친구를 행복하게 만든 진용이한테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성격이 활발하고 주변에 이성친구도 많아 보이지만 아무나 막 만나고 다니는 여자애는 아니인걸 내가 너무나 잘 알고있다. 
비혼주의라고 늘 입에 달고 다녔던 말은 그동안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못만났기에 하는 소리였을것이다. 
내가 결혼하던 날 부모님보다 더 심하게 펑펑 울던 친구였다...

"현아야~"
"왜 이래, 왜 이래 징그럽게~"
갑자기 내손위에 슬그머니 자기손을 얻는 영미한테서 잽싸게 손을 뺏다. 

"임신했다. "

"머? "

"지금 병원에 갔다 검사받고 오는길인데... "


영미와 헤어지고 오는 길에 거리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중에 유난히 어린아이들의 모습만 자꾸 눈길이 간다. 

아이... 

연이라던 그 여자아이를 바라보던 남편의 반짝이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도 그는 아빠가 되는 작은 소망을 늘 품고있는지 모른다... 
우리둘만이라도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수 있다던건 나만의 환상이고 착각이였을지도... 

이제야 나는 남편과의 사이가 멀어지게 느껴졌던 원인이 무엇인지 알거같았다. 

남편은 어쩌면 옛여친의 연락은 무시할수 있었겠지만 그여자가 아이와 관련된 일로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을때 거절할수가 없었을것이다. 


그러던중 딸애의 손을 잡고 가던 그여자와의 마지막 대화도 생각났다. 

"준수덕분에 연이를 찾게됐으니 이제 애랑 같이 빨리 이도시를 떠날려구요, 준수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그사람이 우리를 찾아내기 전에 가야되니까요. "
무슨 영문인지 제대로 알수는 없었지만 그여자는 아이와 같이 이 도시를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준수가 주현씨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거 알아요. 나때문에 주현씨가 오해같은거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준수랑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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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해님 (♡.104.♡.32) - 2021/03/04 10:57:56

이번집도 잘 보고갑니다

카풋치노 (♡.196.♡.18) - 2021/03/10 11:58:50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뛰는인생 (♡.232.♡.104) - 2021/03/06 10:47:47

담집도 기대합니다 , 잼잇어요 ~

카풋치노 (♡.196.♡.18) - 2021/03/10 11:59:23

담집도 들러주세요 ^^

사랑애정결핍 (♡.39.♡.199) - 2021/03/07 00:52:33

드뎌 보게되엿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담껏도 기대되요 좋은밤되세요

카풋치노 (♡.196.♡.18) - 2021/03/10 12:00:28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벨라2727 (♡.162.♡.195) - 2021/03/30 21:06:59

재미있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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