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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헤여지고 싶어 (11)

카풋치노 | 2021.03.09 21:57:49 댓글: 4 조회: 2746 추천: 4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36824
11. 이별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결심하고 말을 꺼내니 그뒤에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꼭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머니? "
"내가 편하게 살고싶어서 그런다고 이미 말했는데..."
"왜 나랑 같이 사는게 불편해? 나랑 결혼한거 후회돼? 나는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만 그렇게 느꼈던거니? "
"오빠 진심으로 나랑 둘이 사는게 행복해? "
"당연히... 그걸 질문이라고 물어 지금! "

남편의 어두운 얼굴에 분노가 잔뜩 차있는게 보여 차마 눈길을 쳐다보지 못하겠다. 


일주일전, 처음 별거라는 단어가 내입에서 나왔다.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에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마치 오늘 저녁메뉴가 입에 맞는지 평범한 일상대화를 나누듯이 국한술 뜨면서 말하게 됐다. 
"오빠, 우리 별거하자. "

한 5초정도 시간이 멈춰버린듯 고요하더니 숟가락을 내려놓는 소리와 함께 침묵이 깨졌다. 
"이유는? "
짧고 굵은 한마디 소리가 들린다. 
"나 요즘 불면증이 심해서 혼자 조용하게 지내고싶어"
"당신 잠들때까지 방에 안들어갈게~아니면 서재에서 자도 되구..."

"혼자살고 싶어... "
"... "
남편은 더이상 묻지도 않고 조용히 자기앞의 밥그릇을 천천히 다 비웠다.


외식하기로 하고 시간 맞추어 남편회사 건물밑에서 기다렸다. 
퇴근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내려오지않아 전화해서 재촉했더니 처리할 업무가 남아있다고 늦을거 같다고 한다. 
"괜찮아, 천천히 일 끝내고 와. 밑에서 기다릴게. "
"현아야, 그러지말고 오늘 외식 취소하고 집에가서 기다리면 안돼? "
"응, 안돼. 오늘은 하던 얘기 마무리해야지. "
내 할말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대답이 들리기전에 통화를 끝냈다. 

엘리베이터문이 열리고 한팀, 두팀, 세팀... 
수많은 사람들의 퇴근길을 '배웅'하고나서야 드디여 남편이 나타났다. 

"제수씨, 오랜만이네요. "
남편과 같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서 영철이가 나를 보더니 반갑게 맞아준다. 

"오랜만이에요. "
나는 영철이와 웃으며 인사를 나눈후 남편을 쳐다봤다. 
남편은 내눈길을 피하더니 영철이한테 말한다. 
"저녁약속 없으면 같이 가가? "
"나야 좋지~만 오늘은 제수씨랑 둘이 데이트 잘해라~"
기분탓일지 몰라도 둘만의 시간이 필요한게 느껴졌던지 영철이는 내 눈치를 살피더니 말한다.
그런 그의 대답이 너무 맘에 들었다. 
" 나중에 봐요, 제수씨~"
헤여지면서 내게 인사하고 남편 어깨를 툭 치더니 가버렸다. 

영철이를 배웅하고 내키지않아하는 기색이 팍팍 나는 남편과 나는 손님이 적고 조용한 곳을 찾아갔다.

"오빠 진심으로 나랑 둘이 사는게 행복해? "
똑같은 질문을 다시 또 던졌다. 
하지만 내가 두번 던진 질문에는 다른 뜻이 포함되여 있는데 결국 그는 눈치 채지 못한거같다. 

" 얼마전 일때문에 마음이 상한거 알아. 다 내가 일처리를 제대로 못해서 당신 마음 상했다는거 알아, 당신을 다치게 하고싶지 않았는데 결국엔 내가 잘못한거 같다. "
"아니, 오빠는 자기가 해야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한거고 나한테 잘못한것도 없잖어, 그건 나도 믿어. "
"그럼 왜? "
남편은 의아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내가 변한거 같아, 내 마음이 변했다고... "

아직 이남자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다. 
하지만 내 마음이 변한것도 사실이다. 
이사람과 나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길을 가는것이 아니라는 생각때문에... 
놓아주고 싶고 나도 놓고 싶었다. 

"떨어져 지내다 보면 마음이 바뀔지, 아니면 지금과 같을지 알수있겠지... "

"부모님 집에 몇일 가서 있을게"
결국에는 내고집을 이길수 없다는걸 눈치채고 타협한다. 
만약 내가 집을 나가게되면 멀리 떨어져 있는 내고향에 갈가봐 걱정되는지 자기가 부모님 집에 가겠다고 한다. 
시댁 부모님한테는 무슨 핑계를 댈지 궁금했지만 묻지않았다. 
일처리는 깔끔하게 하는 편이라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됐고 그런데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홀가분하게 내 몸하나 챙기는데 신경을 두고 싶었다. 

집에서 나갈때 남편은 갈아입을 옷 몇벌만 챙겼다. 필요한것들을 다시 체크해서 다 챙겨가라고 해도 못들은척하더니 옷만 챙기는것이다. 

 "나중에 필요한거 있으면 얘기해, 택배로 보내주게"
"멀지도 않은데 가지러 오면 되지~오면 문도 안열어주려구? "
"내가 그렇게 치사해보이냐~"
갑자기 어린애처럼 투정스러운 말투로 얘기하는 남편을 웃으며 쳐다봤다. 
오히려 지금 이런 순간이 더 편해지는거 같다. 

잘생기고 능력있고 나를 잘 챙겨주는 남편옆에 있던 나는 사실 늘 자존감이 낮아 불안감이 들군한다. 

짐을 들고 나가던 남편은 문어구에서 어슬렁거리더니 다시 내게로 다가와 두팔을 벌려 나를 껴안는다. 

"꼭 이렇게 해야 되겠니? "

남자와 여자의 키차이가 머리하나정도의 차이가 나면 가장 설레이고 아름다운 화면이라고 하던데... 
지금 우리는 그런 드라마같은 장면을 연출해본다. 
헤여지는 순간에 이렇게 심장이 자꾸 나대면 안되는데, 후회하면 안되는데... 
정작 내일에는 못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가 울컥해질려고 해서 그의 품속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잘가"


신기할 정도로 조용한 혼자의 생활이 시작됐다. 
아쉬워하며 집을 나가던 준수가 연락을 자주 할가봐 걱정도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연락이 없었다. 
부모님 집에 도착했다고 나가던날에 전화 한번 하더니 그뒤로 연락이 안왔다. 

좋은일인가? ... 
그럼, 좋은 시작이지, 내가 바라던거 아닌가...

결혼전에 혼자 세집생활을 했던 경험도 있어서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생각보다 혼자 사는것도 불편하지않다. 

둘이 다니던 집부근 골목을 혼자 거닐며 다닐때 가끔 뒤를 밟는듯한 수상한 인기척이 느껴지지만 돌아보면 아무것도 안보인다. 
그럴때에는 둘이였다가 혼자다 보니 예민해진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니 그 이상한 문자도, 전화도 걸려오지않은지 한참 된거같다.
 
마치 우리부부가 헤여지는게 당연하다는것처럼 모든게 정상으로 굴러가는것만 같다. 


마트에는 원플러스원 행사가 너무 많다. 
음료수 가게에도 원플러스원 광고판이 덩그러니 걸려있다. 
전에는 이런 세일을 이용하는 애호가 였지만 이제는 이런 문구가 너무 눈에 거슬린다. 

"주현씨, 머 마시고 싶어요? "
메뉴판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는데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정말 끈질기게 내앞에 자주 나타나는 사람이다.

사랑애정결핍님이 3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추천 (4) 선물 (1명)
IP: ♡.152.♡.60
뛰는인생 (♡.243.♡.47) - 2021/03/10 14:04:33

았싸 내가 일빠 ~ 이야기 스토리도 너무 잼잇고 생동하게 쓰시네요 , 요번집 보면 담집이 항상 기대하게 만드는 유혹감이 좋아요 ~ 담집도 기대합니다 , 과연 별거하고 나서 어떤 일들이 생길지 .... 잘 보고 갑니다 ~ 담집도 빨리 올려주세요 ~

카풋치노 (♡.157.♡.93) - 2021/03/16 15:31:10

축하합니다~ 그리고 감사해요 ^^
매 집마다 달려와서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많이 힘이 됩니다.
이글에 멈추는 시간동안에 더욱 더 즐거우시기를 바랍니다^^

눈부신해님 (♡.104.♡.131) - 2021/03/10 15:13:24

다음집 기대합니다 .
연재에 빠져 행복하답니다

카풋치노 (♡.157.♡.93) - 2021/03/16 15:33:10

행복을 받으셨다니 제가 더 행복해지네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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