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3

내고향제일 | 2021.03.17 07:54:00 댓글: 0 조회: 1357 추천: 3
분류수필·산문 https://life.moyiza.kr/mywriting/4239222


이런 외할아버지가 외할머니의 눈에는 가정에 무책임한 사람이였다. 외할아버지는 젊었을때 향수촌 4대대장이였다. 마을사람들은 그를 마대장이라 친절히 불렀다. 집체시대 이른봄의 선종부터 밭갈이, 모심고, 김매고, 약치고 ,가을걷이, 탈곡, 방아등등의 기록과 분공에 대대대장(大队队长)은 일일이 참여해야하기에 밖에서 팽이처럼 돌아쳐서 자기 소가정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가 가정을 돌보지 않았기에 자식들이 어릴때부터 외할머니를 따라 집안일 바깥일을 하며 고생을 많이 했다고 외할아버지한테 불만이 많았다. 특히 어머니는 둘째 동생인 외삼촌보다 5살 우이고 막내외삼촌보다 15살 이상이다보니 동생들은 기본상 어머니가 외할머니를 도와 보살폈다. 어머니는 어린 동생들을 돌보느라 공부할 나이에 공부도 제대로 못했다며 어머니가 이 가정에 공헌이 제일 크다고 외할머니는 특별히 어머니를 아끼셨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이십년이 지난후에도 외할아버지 말만 나오면 외할머니는 또 하잘것없는 옛날 일을 끄집어내서 외할아버지를 원망하신다. 60년대말의 어느봄날 갑자기 소낙비가 와서 바깥의 불쏘시개로 무져놓은 벼짚더미를 덮어야하는데 가정일은 뒤전으로 대대의 모종자에 씌운 비닐하우스가 비바람에 날려갈가봐 허겁지겁 뛰여나가던 외할아버지, 하는수없이 외할머니가 열살나마되는 애들과 함께 비바람속에서 벼짚더미에 비닐을 씌우던 이야기, 언제나 가정일보다 집체일을 먼저 생각하기에 집일에 외할어버지의 손을 털끝만치도 바랄수 없다며 도리머리를 짓는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이다. 외할머니는 일솜씨가 잽싸고 부지런하지만 이렇게 작은일에 너무 집착하는것같다. 마을사람들의 신임으로 대대대장이 되였는데 집체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게 응당한게 아닌가. 안해로써 이런 일도 이해못하다니 참 코열고 답답한 일이다.

내보기에 외할아버지는 외모나 능력상에서 외할머니를 훨신 초과햇다.

50년대에 세속(世俗)의 눈길을 벗어나 숫총각이 애있는 여자와 결혼한다는게 쉬운 결정이였겠는가? 부모형제들로부터 주위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압력을 받아야하는가? 스무살나마된 나이에 스스로 이런 결혼을 선택한것 또한 외할아버지의 남다른 용기와 성격도 옛볼수있다 더우기 그 어려운 시대에 몇십년 꾸준히 남의 자식을 제 친자식보다 더 배려하고 관심하는 남자가 세상에 몇이 있는가? “아내가 귀여우면 처갓집 말뚝보고 절 한다고 외할머니에 대한 사랑도 사랑이겠지만 남자대장부의 넓은 흉금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혼인은 서로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형편 삼관(三观)이 비슷해야한다고 하지만 사랑은 물물교환도 아니고 조건의 등가교환도 아니다. 사랑에는 이유가없다. 사랑해본 사람은 쉽게 이해하겠지만 마음이 자석처럼 끌려가는데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한가.

외할머니의 노년에 나는 외할머니의 과거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어릴때의 기억이라든가 방랑생활을 해온곳이라던가 외할머니 기억은 토막토막이였고 너무 어렴풋했었다. 시간의 순서도 없었다. 아마 그때 나이도 어렸고 글도 모르는게 주요한 원인인것 같다

그저 떠돌아다닐때 마음씨 착한 사람들한테서 받은 방조라던가. 일본침략자들이 누군가를 수색하러 왔을때 김치움에 숨어서 느끼던 숨막히던 공포, 한겨울 먹을것도 없고 추워서 죽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던 순간이러루한것들뿐이였다. 외할머니는 어릴때 생활이 너무 비참하여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외할머니는 뉴스도 잘 안본다.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모르는곳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에도 별로 신경을 안쓴다. 자기가 모르는곳 자기가 모르는 사람들한테서 발생한 일은 외할머니의 능력으로 어찌할수도 없는데 신경써서 뭐하냐한다. 자기 친인들과 마을 사람들의 일에만 관심하면 된단다. 외할머니의 생활반경은 향수촌이다. 향수촌이 외할머니의 전 세계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이 넓고 넓어도 사람이 많고 많아도 자신과 관계있는 곳과 사람은 얼마 안된다. 사람의 수명도 수천만년도 아니고 수백만년도 아닌 고작 몇십년밖에 안된다. 자신의 유한한 시간을 눈앞의 일에 몰두하고 친인과 마을사람들과 현재를 즐기는것이 외할머니의 간단한 인생태도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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