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가볼만할곳도 많지만 그중에서도 괜찮은 곳을 몇곳 소개할가 한다.

◎ 전통음식점
이전에도 지루하게 이야기했다싶이 한국적인 맛과 멋이 있는곳은 한국에서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한국에서 머문지 5년째인 얼마전에야 비로소(사실 찾아다닐만한 여유도 별로 없은 것이 주된 원인의 하나다...ㅠㅠ)멋진곳을 하나 알게되였는데 그곳이 어딘가 하면....

  서울에는 대학로라고 불리는아주 유명한 젊은이들의 거리가 있다.그곳에서는 일년내내 각종 연극과 공연이 이어지고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이다. 그런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부터 불리는 것이 정석이지...호호호(정석이라는말은 바둑용어인데 올바른 바둑수를 이르는 뜻인듯....옳은 방법이라는 의미로 한국에서 많이 씌인다.)

  혜화역(대학로에 위치한 전철역)1번출구에서 곧게 50미터쯤 나가보면 길오른편에 놀부집이라는 지하에 위치한 전통음식점이 하나 있다. 지하라서 칙칙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내부는 오히려 아늑하고 전통의 향기가 물씬 풍기게 꾸려져있다.

  입구에는 솟대(나무를 학모양으로 깍아만든 한국의 전통공예품)며 농가에서 쓰는 투박한 도구들..그리고 술을 빚을 때 쓰는 항아리같은 것으로 꾸밈으로써 마치 세월을 거슬러 옛날로 돌아간듯싶다.
  
들어가보면 내부에는 옛날의 장롱이며 궤짝 그리고 옛 서화들로 바치 어느 양반대가집안방으로 들어간 듯 싶다. 툇마루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면 탁 트인 장판방이고 옛날 전통의상을 입은 종업원들이 주문을 받는다.

머리에 패랭이를 눌러쓰고 요란한 가위소리를 내면서 엿을 파는 여종업원도 눈에 띈다.그런데 샛노랗게 염색한 머리가 아이러니컬하다.옛것과 새것의 조화라고나 할가...

  좀있으면 한상 떡 벌어지게 차린 음식이 올라오는데 반찬만 해도 무려30여가지 뜨악~~~
물론 삶은 무우도 빠지지 않고 올라와있더라..쿄호호 반찬들은 대강 찌개에다가 전,자반,튀김,절임,무침을 비롯해서 골고루 다있었다.

거기에다가 동동주까지 한병 시키면 캬아~
동동주는 자기로 만든 병에 담아나오는네 누른빛이 나고 무척 진했다.대접으로 푹 떠서 마시니 독하지도 않은 것이 술기운이 온몸에 퍼진다. 바로 이맛이야~  @@ 해롱해롱....

  둥기당둥기당 가야금타는 소리가 들려온다.저녁마다 있는 국악연주가 있는것이였다. 머리에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걸친 국악인이 흥겨운 가락을 뽑는다. 잘 알아들을수는 없지만 가야금이며 퉁소소리가 그렇게 정겨울수가~

어렵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고 흥겨운 것이 우리음악의 특징인것같았다.

드디여 배가 만땅으로 불러오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그냥 나오기가 싫었다.이것저것 옛날물건도 많아서 만져보기도 하고 마냥 신기했다,

  아쉬운 발걸음으로 놀부집을 나오면서 옛것이나 전통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보았다..박물관같은데서는 아무리 비싸고 희귀한 문물이라고 해도 유리장안에다 모셔놓기만 해서 메마르고 초라하게만 보이는데 여기서는 수수한 옛날 궤짝이라 해도 장판방 한구석에 손이 닿을수있는곳에 놓으니까 그토록 운치가 있고 멋있어보인다.

  우리몸에,귀에,손에 닿을 수 있는 가까운곳에 조금씩... 이런 마음가짐을 약간만 가지고 전통문화를 살린다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일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