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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배달 한국, 중국 전지역배송

[무우이야기]한국으로 놀러온 친구

네로 | 2002.01.17 09:50:17 댓글: 0 조회: 1566 추천: 1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429
토요일 오전... 여느때나 다름없이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부둥켜안고 씨름하고있는데 핸드본벨이 찌르릉,하고 울려서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내 핸드폰은 전화하는 사람이 없어서 거의 시계대용으로 사용하고있으니까.ㅡ.ㅡ)

전화기속에서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상일선생님이십니까?>
<네,그런데요,누구세요?>

많이 듣던 목소리인데 도무지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야,임마! 나 성해다.>

이럴수가.. 내 딱친구인 성해녀석의 목소리다.

<너 어떻게 전화했어? 지금어딘데?>
<동대문.>

또 놀랄수밖에.. 중국 연길에 있으려니 했던 녀석이 서울 동대문에서 헤매고있다니,<일끝나면 동대문으로 와라,전철역 4번출구에서 기다리고있을게.>

퇴근하자 즉시 전철을 타고 동대문으로 달려갔다,다행히 내가 있는데서 두정거장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거리다. 전철역에서 나오니 성해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손짓한다. 우리는 중국에서 헤여진지 4년만에 이렇게 한국에서 만났다.

스물여섯이던 녀석은 지금 30살을 먹은 아저씨로 되였지만 흘러간 세월을 비웃기라도 하듯 얼굴은 헤여진날 그대로다. 이쁘장한 성해의 누이동생 홍매도 같이 나와있다.

점심때라 길옆의 매운탕집에 자리를 잡고 쐬주잔을 기울이며 말보따리를 푸는데 도저히 몇년을 만나보지 못한 서먹함이 없다. 마치도 어제 헤여지고 오늘 다시 만난듯한 기분이다. 성해는 동생과 함께 관광비자로 한국을 방문했다.열흘있고 들어간단다. 아쉽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자주 다닐거라는 말을 들으니 덜 서운하다.

지구촌시대라는 말이 실감나도록 조선족들은 외국나들이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 놓고 말하면 한국에 4년동안이나 체류중이고 성해의 여자친구는 일본에서 공부하고있고 성해의 동생 홍매도 사이판에서 5년이나 있다 곧 돌아왔다.그리고 지금 둘다 한국에 와있고.

처음인 한국나들이지만 성해는 전혀 막힘이 없다,전철도 척척 갈아타고 음식주문도 맘대로 한다.말도 유창한 서울말씨다.심지어 가끔 한국사투리까지 흘러나와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알고보니 요즘 연변에서는 위성안테나로 한국의 위성방송을 맘대로 볼수 있어서 한국에 대해 모두들 아주 익숙하다고 한다,게다가 한국인들도 지금 많이 들어가있고 그들하고도 자주 접촉하다보니까 한국에 와서도 전혀 낯선감이 없고 연길의 어느 한 골목에 있는 기분이란다.

점심을 먹고 동생은 피곤하다며 여관으로 돌아갔고 나는 성해와 같이 서울랜드(서울대공원내부에 있는 놀이동산임)로 바람쐬러 떠났다. 전철이 역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줄의 뒤에 서있던 성해가 갑자기 앞으로 끼여든다.<야,왜 끼여들어?>내가 웃으면서 나무라자 녀석은 게면쩍게 머리를 긁으면서 <습관이 돼서...>라고 얼버무린다.
순간 머리속에는 버스만 도착하면 먼저 올라갈려고 허둥거리는 연길의 풍경이 생각난다.

서울랜드에 도착하자 붉게 단풍이 물들은 가로수며 울긋불긋 이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시선에 들어온다. 성해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오른다.<하루종일 복잡한데서 헤매서 짜증이 났는데 여기로 오니 속이 후련해지고 좋다야.> 길옆의 가판대에서 음료수를 사고 일회용카메라도 하나 샀다. 성해는 음료수이름을 하나도 모르는지라(ㅎㅎㅎ) 나보고 골라달라고 부탁한다. 캔커피를 마셔보더니 입에 맞는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건 연길에 다 있다고 하는데 음료수는 아직 다양하게 수입되지 않았나부다.

같이 놀이동산내부를 거닐면서 사진도 찍고 이러쿵저러쿵 한국이야기 고향이야기 많이 나누었다.연길은 지금 많이 변했고 점점 살만해진다고 한다.월급도 그동안 거의 40%정도 인상되였다고 했다.하긴 물가가 한배정도 뛰긴 했지만...

사람들이 옷입는것도 너무 고급스러워서 한국인들이 연길로 가면 깜짝깜짝 놀란다고 한다. 옷차림새가 서울보다 화려하니까, 얼마전에 홍매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지금 한국이니까 이렇게 면바지에 운동화차림으로 맘대로 다니지 연길에서는 이렇게 입구다니면 사람들이 구질구질하게 다닌다고 비웃습니다.>

화려한 상가가 우뚝우뚝 건설되고, 슈퍼마켓이 동네의 식품가게를 밀어내고,T.G.I(星期五)같은 외국레스토랑도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장소가 되였단다. 생일같은때면  꽃을 선물하는게 풍속으로 자리잡고있고 자가용도 집집마다 있단다.(거짓말보태서^^)

사람들의 소비수준이 많이 올라간 반면에 수입은 주로 외국으로 돈벌러나간사람들에게 의지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연길은 <소비만 있고 생산은 없는 도시>로 변해버린것이다. 더욱 씁쓸하게 만든건 인민영화관이 망가졌다고 한다.영화보는 사람이 없어서...
문화도시로 거듭나야 할 연길의 문화가 고작 유흥문화라니...뭔가 바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해가 한국에 머무르고있는동안 내집에 두어번 와서 자고간걸 빼고 별로 만나보지도 못했다. 하는일도 없이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다. 이전에 중국에 있을때의 여유가 그립다. 아침에 자다가 전화를 받았다. 눈을 비비며 누구냐고 물었더니 성해란다. 지금 공항에서 집으로 떠나는 중이란다. 귀국날자를 이미 말해주엇건만 내가 무심하게 흘러보낸것이다.

아주 미안했다.첨으로 되는 해외나들이인데...  
하긴 곧 다시 만날수 있다니까 그걸로 위안을 하고 담번에는 둘다 좀 더 행복하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성해야! 다시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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