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베스트 월간 베스트 3개월 베스트 베스트 게시물
너를 탐내도 될까? (71회)20 2 893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70회)17 2 976 죽으나사나
나의 인생사-2024-52 2 943 여삿갓
너를 탐내도 될까? (58회)31 1 216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66회)21 1 259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65회)16 1 207 죽으나사나
꽃배달 한국, 중국 전지역배송

[이야기]무우집 주거변천사

네로 | 2002.01.17 09:53:01 댓글: 0 조회: 1591 추천: 2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432
1997년부터 2001년 년말 현재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에서 쭈욱 줄기차게 살았으니 해수로는 5년째요,나름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셈이다. 그래서인지 년세가 계신 고향선배도 나의 화려한? 체류경력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말투도 깍듯해지는데 괜시리 미안하다. 그렇다고 달리 해줄것도 없고 한국살던 옛말이나 한컬레 더 해줄가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주거에 대해서 좀 안내의 말씀 해주련다. 의식주가운데서도 요즘 해결하기 제일 어려운것이 바로 "주"이니 아니 중요하다고 할수는 없다. 수첩을 꺼내들고 중요한부분은 메모해두시라. 실제로 체험한것을 예제별로 나열하였으니 머리에 쏙쏙 기억이 되리라는것은 불보듯 뻔하겠지만은 좋은글은 열번 읽어도 부족함이 없다고 했거늘....

1,콘테이너기숙사

처음에 연수생으로 왔을땐 콘테이너에서 살았다.중국말로(集裝箱)이라고 하여 선박에 짐을 실을때 차곡차곡 많이 쌓기 위하여 만든 무쇠상자인데 한국에서는 간이숙사용으로 많이 쓰이고있다. 창문을 뚫고 스치로폼(포말비닐)같은 단열재를 철판사이에 집어넣고 출입문을 달고 전기선까지 이어놓으면 순식간에 살림집으로 변신완료!

콘테이너는 값이 싼데다가 따로 건축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고 뛰여난 이동성때문에 건설현장이나 이동식 사무실로 많이 씌이고있다. 콘테이너의 자리를 움직이고싶을때는 지게차[叉車]로 들어서 옮겨버리면 끝이다,실제로 우리는 기숙사밑에 축구공이라도 굴러들어가면 지게차로 아예 훌 들어버리고 주어내군 했다.

콘테이너에서 사는건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안에다가 캐비넷(文件櫃)을 몇개 집어넣고 사물함으로 사용했고 안에는 전기장판과 중고기는 하지만 그래도 찬바람이 나오는 에어컨까지 설치되여있었다.(에에컨이 설치되여있는 콘테이너는 적다.)말그대로 네모난 상자그자체라서 내부에 화장실이나 주방까지는 없지만 그정도야 감수해야지 않겠는가?

하지만 필경은 철판으로 만든 물건짝이라 단열성능이 아주 취약하다.여름이면 에어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콘테이너전체가 뜨거운 해빛을 받아 손이 델 지경으로 달아오르고 겨울이면 집안이 입김이 나오도록 싸늘해지는데 그나마 전기장판이 제구실을 하여서 버틸수가 있었다.밤에 누워서 잘락카면 그야말로 잔등은 여름이요 가슴은 겨울인데 돌아누울때는 봄날씨로다.

콘테이너의 좋은점은 파리나 모기같은 불청객이 들어오면 숨을 곳이 없다. 집안이래야 뻔한 네모꼴에 육면체라서 어느곳에 숨던지간에 발각이 되고 죽음을 당했다. 게다가 천장까지 낮아서 파리채 한번에 한마리씩 무자비하게 숙청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이 젖소농장이라서(티비에서 풀밭에서  거니는 희고 알록알록한 이쁜 젖소들을 보았는가? 하지만 한국은 풀밭이 없다보니 거의다 비좁은 우리에서 젖소를 사육하고있다. 풀대신 알맹이사료를 먹인다. 분변을 제때에 치워주지 않다보니 항상 발목까지 빠질정도로 우리내부에 쌓여있고 젖소들이 아무때나 그곳에 철푸덕 드러눕다보니 그것이 온몸에 달라붙어 몸뚱이가 거무튀튀하다.이래도 우유를 먹을텐가? 음하하!)

아무튼 콘테이너는 내가 한국에서 가장 오래있은곳이고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지금은 그콘테이너에 베트남연수생들이 살고있다는데 잘 적응을 하고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머지 내 인생은 콘테이너가 아니라 세방이라도 좋으니 따뜻한 살림집에서 살고푸다.

2,고시원

연수기간을 마치고 회사를 이탈하자 자연히 콘테이너생활을 청산하게 되였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잘데는 없었다. 가방하나 둘러메고 무작정 회사를 떠나서 피씨방에서 밤을 새기도 했고 아는 사람찾아가서 하룻밤 신세지기도 했으며 싸구려 여인숙에서 잠간 눈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일산신도시로 노가다를 뛰러 가게 되였는데 집을 맡을만한 충분한 돈이 없었으므로 고시원에 들게 됐다. 고시원이 뭐하는데냐면 판사(법관)시험을 치려는 사람들이 공부하는데다. 한국에서 가장 선망받는 직업은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인데 변호사,검사,의사를 제치고 그중에서 인기가 제일 높은것이 판사다.

사법고시라는 시험을 통과하면 판사가 되는데 판사는 5급공무원으로써 단꺼번에 신분상승을 꾀할수있는 첩경이라 할수 있겠다.그래서 수요가 제한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벌떼처럼 고시에 매달리고 목숨을 건다.십년씩이나 고시공부를 하는 철의 의지를 가진 사나이가 있는가 하면 얼마전에는 고시를 보다가 갑자기 사망한 여학생도 있었으니 이눔의 고시가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알렸다. 아마 대한민국의 판사는 세상에서 제일 소질이 높을것이다. 이토록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니까..

아무튼 집식구들의 방애를 받지 않고 조용히 공부할 환경이 그래서 필요했고 따라서 이들을 위해서 조용한 독서환경과 잠자리까지 제공하는 고시원이라는것이 생기게 되였다.

고시원은 방값이 비싸지않은데다가 일반 세집과 달리 보증금도 없어서 고시생뿐이 아니라 외지에서 홀몸으로 근무하는 직장인이나 돌아다니며 건설현장을 다니는 인부들에게도 많이 이용하고있었다. 내가 있던 곳만 하더라도 상당수가 떠돌아다니는 인부들이였다.

고시원은 4층에 있었는데 제법 엘리베이터까지 갖추어져있어서 오르내리기가 편리했다. 고시원내부는 수많은 방들로 나위여져있었고 그 크기는 딱 사람이 누운뒤 책상하나 놓을수 있는 크기였다,그것도 다리는 책상밑에 집어넣고,아마 3평방미터(1평정도)크기가 아닌가싶다.

고시원에는 티비가 있는 휴계실이 갖추어져있었고 옥탑에는 빨래를 해서 널수도 있었다.냉온수기와 세탁기는 공용으로 사용하고 바닥은 난방온돌이였다. 그리고 전기료나 수도세같은것은 한푼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다 방값에 포함되여있었던것이다. 고시원에서는 취사가 불가능했다. 휴계실에서 간단히 라면같은것을 끓여먹을수는 있으나 그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는 불가능했던것이다.

그래서 부근의 식당하고 계약을 맺고 싼값에 밥을 먹을수 있게 하였다. 한끼에 2500원정도였던걸로 기억난다. 고시원도 별로 편하지는 않았다.
첫째로는 수많은 규약들이 있는데 대체로

1,손님방문금지
2,실내흡연이나 음식물반입금지
3,음주금지
4,핸드폰 실내사용금지
5,실내에서 음악을 듣거나 말을 할수가 없음

등등이였다. 고시원은 방을 여러개로 쪼개 만든 건물인데 실내공간을 차지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벽대신 얇은 판넬로 방사이를 가로막았다.게다가 창문이 없으므로 숨이 막히지 않도록 출입문을 살창모양으로 막아놓았으니 완전히 외부의 소리와 냄새로부터 무방비상태였던것이다.

모두들 자그마한 궤짝같은데서 숨을 죽이고 살아가고있었고 건물내부는 괴이한 정적이 감도는 이상야릇한 분위기다. 어떤때는 호젓하게 자리에 누우면서 정말 바로 옆에서 수십명이 살고있는게 맞을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만 가끔 들어오거나 화장실을 다녀갈때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만이 그게 맞다는걸 증명해줄뿐 거의다 방구석에 박혀있어서 얼굴한번 보기 힘들었다. 일찍 퇴근하거나 일이 없어서 쉴때면 고시원의 좁은 방에서 영어책을 보거나 워크맨(휴대용카세트)으로 라디오를 듣군 하였다.그밖에는 달리 할일이 없었으니까.

고시원에서 좀 불편한것은 화장실문제였는데 많은사람들이 화장실 하나를 쓰다보니  줄을 서야 할때가 많았다.사용고봉기에는 부근의 업소화장실을 찾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샤워할때에도 문을 닫지 않고 하는사람이 대부분인데 한녀석은 이상하게도 샤워할때마다 문을 꽁꽁 잠그곤 했다,그것도 적게는 30분 길게는 40분씩 화장실밖에 길게 줄선 사람들을 볼때마다 (오! 또 그녀석이군)하고 알아맞출수가 있을 정도로말이다.

참을성있게 줄을 서는사람도 많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늘 팬티바람에 금목걸이를 한 인부아저씨가 제일 성미가 급했는데 그때마다 (씨발쉐이야! 문좀 열그라,니XX은 금테를 둘렀나? 내가 드러워서 안볼테니께 문을 얼릉 열그라!)라고 고함지르곤 했다.나는 그때마다 포기하고 다른데로 가다보니 고시원에서 나올때까지 그인간이 누구인지 얼굴한번 보지 못했다.

세탁기사용도 조금 불편해서 사용할때를 잘 맞추어야 했다.다행이도 서로가 잘 이해를 해주어서 세탁물을 화장실에 놓아두었다가 얼마후에 가보면 깨끗이 세탁기에 돌려서 꺼내져있을때도 많았다. 물론 나도 그렇게 했다만...

가끔은 소란을 피우는 사람도 있고 티셔츠같은 자잘한 물건이 없어지는 사고도 있었지만 그래도 고시원은 조용하고 사로가 될수록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공간이였다.
복도에는 커피자판기와 공중전화도 설치되여있고 심심할때는 아래층의 만화가게에 가서 시간을 때울수도 있었고 고시원원장하고도 제법 친해서 가끔 호프집으로 같이가기도 했다. 석달남짓이 고시원에 있었을가? 서울에 있는 염색공장으로 일자리를 옮기다보니 고시원생활을 마감하게 되였다.

거개가 층집을 비둘기장처럼 수많은 작은 방으로 분할해 놓고 한칸에 한명씩 집어넣는것이다.


3,샌드위치기숙사

이번에 가게 된곳은 서울의 성수동이라는 곳인데 공장이 서울시 한가운데라서 제법 기대감도 컸다. 그래도 여태껏 있던데보다는 났겠지.하지만 공장문을 들어가보니 창문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곳이였고 건물도 거의 임시건물이나 다름없는 헐망한 곳이였다. 공장장은 나를 훑어보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당장 일하라고 하였다.

기숙사가 어디냐고 물으니 사무실윗층이란다. 기숙사는 샌드위치판넬로 지은 건물이였다. 샌드위치판넬이란 비닐코팅을 한 철판사이에 스치로폼을 집어넣은 건축자재인데 두께가 6센티쯤 되고 모양이 샌드위치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조립식으로 간단하게 공장건물이나 창고를 지을때 많이 씌이는 물건이다.

가파로운 쇠층계로 올라가서 기숙사문을 열어보니 시커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그도 그럴것이 창문이 없었으니까... 기숙사내부에서는 눅눅한 습기와 함께 땀냄새가 풍겨왔다. 아무것도 보지 못한째 나는 그냥 문옆에 가방을 놓아두고 내려와버리고 말았다.

첫근무를 마치고 퇴근하자 같이 일하는 조선족아저씨와 같이 기숙사로 들어섰다.기숙사내부는 그야말로 가관이였다. 갖가지 색갈의 이불이 쫙 널려져있고(이불을 개이지도 않고 살다니? 하긴 개여놀을데도 없지만) 울퉁불퉁한 바닥은 장판이 모자라서 듬성듬성 신문지를 깔아놓았다. 사물함이 없는 까닭에 가방이며 빈그릇들이 기숙사 도처에 널려있었고 벽에도 수건이며 옷가지들로 도배가 되였어서 거의 무슨 색갈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게다가 내가 누울자리마저 없어서 모두들 조금씩 이불을 땡겨서 50센티좌우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년세가 많고 제일 경력이 있는 아저씨는 벽옆에 자리잡았는데 혼자서 거의 1미터너비의 자리를 차지한다.

더구나 기숙사에 있는 사람들중 절반은 몽골사람들이였는데 워낙 유목민족이라서 집에 대한 애착이 없어서인지 거의 거두지를 않는다.  그릇도 쓰고 닦는법을 모르고 신발을 신은채로 장판방에서 왔다갔다하는게 일쑤다. 후에도 몇번 혼나기는 하지만 번마다 그때뿐이지 며칠안가 그꼴이 그꼴이다.

이곳의 난방은 전기판넬로 하였는데 내가 있는 벽쪽은 사무실에서 춥다고 두장을 빼가서 도저히 추워서 잘수가 없었다. 나중에 전기요를 장만해주기는 했지만 덕분에 멀쩡하던 허리가 아파서 파스(고약)신세까지 지기도 했다.

아무튼 여태까지 그나마 깔끔을 떨며 살아온지라 어느정도 서먹함이 없어지자 청결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나는 유난히 법석을 떨었고 덕분에 조금 나아지기는 했다.

염색공장에는 세탁기나 샤워시설이 따로 없었는데 그와같은 불편은 겪은적이 없었다. 하지만 염색공장이라 흔한것이 물이였다. 지하수를 쓰는데 직경이 10센티도 넘는 호스를 틀어넣고 그속에 벌거벗은 몸뚱이를 들이밀면 한여름이라도 추위로 우들우들 떨렸다.갑자기 소방용호스로 강제적으로 샤워당하던 람보가 생각나는군..

겨울이면 샤워하는것이 더구나 번거로웠으나 나름대로 방법은 있었다. 퇴근하기전에 드럼식염색기계에다가 물을 잔뜩 데워놓고 스팀으로 데워서 바께쓰로 몸에 물을 끼얹어 씻군 했다. 물론 찬바람이 쌩쌩 부는 공장안에서 홀랑 벗고 씻으면 별로 쾌적하다고 할순 없지만...마지막으로 씻게 될때는 아예 기계속으로 뛰여들어가서 온수찜질을 하군 해따..음하하...큰기계에다가 물을 받아놓으면 물장구치는것까지 가능하다.이때 누가 버튼을 눌러서 기계가 돌아간다면? 글쎄 죽지는 않더라도 병신은 되겠지.

옷은 처음엔 손빨래를 하였으나 나중에는 그것도 방법이 생겼다.
염색샘플을 만드는 항아리만한 드럼식 염색기계가 있는데 그곳에 물을 받아넣고 세제와 옷을 집어넣고 돌리면 깨끗이 세탁되여나왔다. 스팀까지 넣어서 물을 끓이면 완전히 세탁기 저리가라다.고온세탁에 살균까지 한방에!(고조,왓담다.^^)

<<무우의 주거변천사는 다음집에도 계속됨다....투비 컨티뉴....>>
추천 (2) 선물 (0명)
IP: ♡.157.♡.150
22,942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2978
@골뱅이@
2002-07-25
0
591
꽃나래
2002-07-25
0
605
영이
2002-07-25
0
426
jade
2002-07-25
1
475
꽃나래
2002-07-25
0
456
디스
2002-07-25
0
513
꽃나래
2002-07-25
0
665
꽃신
2002-07-24
0
544
웅녀
2002-07-24
0
638
jade
2002-07-24
1
910
청사초롱
2002-07-24
0
606
김은영
2002-07-24
0
660
바다모랩~
2002-07-23
0
635
돌이
2002-07-23
1
697
꽃나래
2002-07-22
0
560
바다모랩~
2002-07-22
2
492
영이
2002-07-21
1
496
나네모
2002-07-21
1
586
발리언트
2002-07-20
0
384
발리언트
2002-07-20
0
364
발리언트
2002-07-20
0
383
발리언트
2002-07-20
0
340
발리언트
2002-07-20
0
355
발리언트
2002-07-20
0
287
발리언트
2002-07-20
0
208
발리언트
2002-07-20
0
231
발리언트
2002-07-20
0
494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