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광반조

배꽃 | 2021.07.08 20:06:46 댓글: 12 조회: 2256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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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돌아가실때, 내가 집에 도착해보니 할머니는 나를 못 알아보셨고 식사도 거이 못하시고 맥없이 누워계셨다. 말을 해도 알아듣는지 아닌지 모르겠고 말도 못하셨다.
그렇게 며칠 지나서 하루는 할머니 정신상태가 많이 좋아지시면서 우리가 말을 하면 반응을 하셨고 내가 장난조로 "할머니 나를 곱다해주쇼." 그러면 손을 천천히 들어 내 머리도 만져주고 그랬다. 나는 할머니가 다시 건강을 찾으시는것 같아 엄청 좋았고 그날 언니와 함께 할머니를 객실로 안고 나와 누워 계신채로 머리도 감겨드리고 몸도 깨끗이 씻어드렸다. 원래도 깨끗한걸 좋아하시던 할머니였던지라 할머니도 엄청 좋아하셨다.

그리고 그날저녁, 갑자기 할머니가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하는것 같아 부모님들을 할머니 방으로 부르고 나는 할머니가 누워서 숨을 못쉬나 싶어 할머니를 뒤로 비스듬이 안고 할머니 가슴을 쓸어내려 보았는데 할머니는 힘들게 숨을 둬번 더 쉬고는 조용히 눈을 감고 내 품에서 저세상으로 떠나셨다.

그때는 몰랐는데 후에 보니 사람이 돌아가기 전에 이런 현상이 있고 이런 현상을 일컬어 回光返照(회광반조)라고 하는걸 알았다.
回光返照는 중국에서 사자성어로 돌아가기 직전에 갑자기 기력을 되찾는듯 한 모습을 보이는 현상을 특정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한국에서는 회광반조를 중국어에서 가져다 쓰는 단어인데 글자를 따로따로 나눠서 해석을 해서 그런건지...이 단어를 <빛을 돌이켜 거꾸로 비춘다>라고 해석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라는 내용으로도 사용한다. 그래서 回光返照라는 글을 멋있게 써서 집에 척~걸어놓기도 하는데... 중국사람들 보기에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미스테리한 행동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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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정가 >
-----이조년-----
梨花月白三更天 (이화월백삼경천)
啼血聲聲怨杜鵑 (제혈성성원두견)
儘覺多情原是病 (진각다정원시병)
不關人事不成眠 (불관인사불성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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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리 (♡.48.♡.183) - 2021/07/09 06:35:46

불교,도교 용어에서 온거 맞어요 ㅎㅎ
사람들이 점차 새로운 의미를 더 추가해서 사용해서 그렇습니다.

배꽃 (♡.61.♡.55) - 2021/07/09 16:42:08

도교는 아니고 불교의 临济慧照禅师语录에 기록되였던 말입니다.

새로운 의미를 추가한건 알겠는데 원래 글의미와 전혀 다르게 응용되는 경우는 좀 많이 당황스럽다는 얘기였습니다.

해무리 (♡.48.♡.183) - 2021/07/09 19:08:23

제가 말을 잘 전달 못한거 같네요...
자신을 돌아본다에서 자신이란 참나랑 같은 의미로 사용한거 같은데...옳게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돌아가기전에 잠간 제정신 돌아온다는 표현이 나중에 추가한 의미이구요..
항상 배꽃님의 글을 감명깊게 보고 있는 일인입니다.

나비청이 (♡.11.♡.230) - 2021/07/09 12:42:14

눈물나네요

난 아직 그누구를 내손으로 보내본적이 없어서
배꽃님이 대견스럽습니다 ~

배꽃 (♡.61.♡.55) - 2021/07/09 16:59:14

할머니가 92세 고령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가족을 눈앞에서 보낸게 할머니가 처음이였는데 할머니 손에서 자라서였는지 할머니가 내 품에서 돌아갔는데도 무섭거나 다른 이상한 감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부지런하고 착하고 강인하면서도 여성스런운 조선여인의 미덕을 한몸에 다 가지고 있는 분이였는데...
마지막 모습이 많이 쇠약하셔서 할머니가 돌아가시니까 할머니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할머니는 꼭 좋은 곳에 가서 우리를 지켜볼꺼라는 믿음에 너무 슬프거나 그러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그래서 할머니를 집에서 화장터로 떠나보낼때 어쩡쩡한 기분에 별로 울지 않았는데 후에 생각해보니 할머니가 내가 초중다닐때쯤 그때 다른 집 장례에 갔다오셨었나 그리고는 하는 말이 내가 죽으면 꼭 큰소리로 울어달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서 할머니 말을 안들은거 아닌가 싶은 생각에 가끔 후회되기도 해요.

깨금이 (♡.5.♡.114) - 2021/07/24 06:26:00

가족품에서 숨을 거뒀을때 슬프다고
엉엉 울어주는게 안 좋아요
미신이긴 하지만 영혼이 빠져나오면 밝은 빛이 눈부시게 비치는데 그 빛을 따라야 천당을 갈수 있는데
가족들이 엉엉 울면 거기에 신경씌여 빛을 따라갈
기회를 놓친대요 내 생각이 아니구요
阴阳眼가진 사람이 말하는걸 얼핏 들었어요

매짠바나나 (♡.11.♡.204) - 2021/07/09 15:03:31

한국도 제대로 아는 사람 더 많습니다 .

어떤 한국인이 그랫다는걸 한국이 그렇다고 외곡 하는 건 점 ...그렇네요

배꽃 (♡.61.♡.55) - 2021/07/09 17:10:04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jum&query=%ED%9A%8C%EA%B4%91%EB%B0%98%EC%A1%B0
네이버 검색결과 입니다. 이게 왜곡된 내용인가요?

제대로 아는 사람이 더 많다는 근거는 뭐고, 제가 한국을 왜곡했다는 근거가 뭐죠?
제가 지적한건 원뜻과 거리가 먼 다른 뜻으로도 해석을 하고 일상에서 사용을 해서 아이러니하다고 했을뿐입니다.

그냥 본인 생각으로 무작정 다른 사람을 왜곡한다고 몰아가는건 좀... 그렇네요.

꼬래춤 (♡.128.♡.29) - 2021/07/10 08:23:24

저의 할머니 돌아가실때는 엄마가 곁에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숨을 거두엇어요. 생전에 저랑 얘기하기 제일 좋아하셧던 할머니예요. 배꽃님 글 보니 할아버지.할머니가 넘 보고 싶네요.ㅠㅠ 저세상 간 사람은 아무리 보고 싶어도 볼수 없으니 살아계시는 부모님한테는 더 잘해야드려야겟네요.

배꽃 (♡.61.♡.55) - 2021/07/12 12:39:01

저는 할머니가 보고 싶으면 가끔씩 할머니 생전영상을 보곤 합니다.
할머니가 살아계신때는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영상찍는건 없었지만 마침 언니가 비디오카메라를 사가지고 고향에 갔을때 할머니 일상이랑 할머니가 나랑 전화통화하는 모습이랑 찍어뒀던게 있어서 소중한 영상자료가 있담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도 영상을 찍을수 있으니 추억이 될만한 재밋는 일상이랑 찍어보세요.

오오마이갓 (♡.111.♡.119) - 2021/07/21 09:59:49

한자도 한국에서 만들었어요. 예수도 한국사람이고 공자도 한국사람이고…..

배꽃 (♡.61.♡.55) - 2021/07/21 12:17:37

ㅋㅋㅋ 사람이 많다보면 멍청한 사람, 억지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몇몇 멍청한 사람들이 멍청한 주장을 하는거에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는데...
가끔 가다보면 일부 억지 주장이 보편인식으로 되여 버리는건 안타까워요.

근데 님의 말한 내용들은 아직 주류의 주장은 아닌 같고 일부 미친짓하는 사람들의 선동적인 주장일뿐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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