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는 십년 넘었지만 핸들 잡은지는 3개월미만이다
둘째가 곧 초등학교 들어가게 되여 바래다 주고 데려오는게 곧 내 일이 될터이니
열흘 동안 돈팔고 코치 찾아 도로연습을 하고 운전을 시작했지만
역시나 멀미를 심하게 해서 차를 싫어하는 내겐 쉬운 일이 아니였다

며칠진 남편이 일이 있어 저녁자습 끝나는 첫째를 데리러 내가 운전에 나섰다
저녁 8시가 넘어서라 길에 차도 사람도 얼마 없고
백메터 앞 우회전 하나만 남았는데 웬걸 교통경찰들이 보인다
지휘 봉인지 뭔지 휘둘으며 멈춰 세우더라

브레이크를 서서히 밟으며 경찰 옆에 멈추고 창문을 내리는데 오른쪽 창문이 내려간다 ==;;
이런...... 긴장했다...저 멀리서부터 경찰이 보이니 긴장이 되더라
다시 올리고 왼쪽 창문을 내렸다
경찰이 웃으며 그냥 간단한 검사만 하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손에 든 봉을 내 얼굴 가까이로 들이민다

아......음주운전 검사구나
근데 방금 저녁 먹으면서 파김치를 왕창 먹었는데 입냄새 어쩌나
왜 그순간 내 머리에는 온통 파!김!치! 밖에 없는지

마스크를 벗고 나도 모르게 봉에다 대고 하~ 하고 입김을......
경찰도 웃고 뒤늦게 인식한 나도 웃겨 죽겠고

경찰이 친절하게 하~가 아니고 후~하고 바람을 부세요 하더라
아......이런 챙피함 ......을 무릎쓰고 다시 불었더니 가라더라

죄송합니다, 이런 검사는 처음이라, 수고하세요 ...하고 도망치듯 페달을 밟았다
빽미러로 웃는 경찰이 보인다
음.....그냥 오늘은 좋은 일이 있는거겠지뭐......절대 나를 웃는게 아니야!

그러거나 마나 오늘도 나는 한시간 가까이 서투른 운전으로 출근을 했다.
조만간 나도 교통경찰을 봐도 긴장되지 않고
옆차가 내 안전거리 확보에 끼여들어도 긴장하지 않는 老司机가 되겠지뭐.


PS: 30대 공감을 선택하고 싶지만 우겨봐도 올해부터는 30대가 날 허락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