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는 나에게는 부모 버금으로 가는 존재였습니다.
어릴적 장롱 제일 밑의
누런 사진속 가리마를 곱게 탄
녀인이 바로 고모입니다.
어느 흰눈이 푸실푸실 내리는 날
고모는 지주집 머슴이였던 고모부와 결혼하였다고 합니다.
천성이 활발하였던 고모는 해방초기
입당까지 하여 농촌에서 보기 드문 녀성당원으로 되였습니다.
1974년이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엄마는 연변병원에 입원햇고
나만 차디찬 가마목에 고양이처럼 옹그리고 앉아있는데
정주문이 열리면서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왔습니다.
고모께서 찰떡을 가지고 엄마 보러 연변병원에 가는 길에
우리 집에 들린 겁니다.
나를 끌어안고 슬피 울더니
찰떡을 가마 안에 넣으시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70년대 후기에 고모네 집은 아들 둘에 딸하나 다 성인이여서 그런지 보릿고개 쯤이면 늘 식량이 부족했습니다.
여름에 남의 옥수쌀을 가져다 드셨는데
그 대신 가을에 입쌀로 갚다보니
악성순환이 되어서 늘 식량이 부족했습니다.
그쯤 고모는 제대로 잡숫지 못하여
늘 얼굴이 부어서 다녔습니다.
5일장이면 고모부의 수레가 우리 집에 나타났는데
엄마는 그 수레에 집의 식량을 덜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고모는 자주 우리 집에 오셔서
허기를 달랬던 것 같습니다.
그후 고모네 생활도 펴이여
방학이면 내가 제집처럼 편안하게 가 있을수 있었습니다.
1991년 7월의 어느날
뇌출혈로 일년동안 혼미상태에 계셧던
고모는 세상을 떠나셧습니다.
하늘도 슬퍼서 온종일 비가 내렷던 걸로
기억됩니다.
나를 친자식처럼 고와하셧던
고모
그런 사람 다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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