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집"---미국여행기(2)

시내물 | 2012.02.20 22:27:51 댓글: 5 조회: 1781 추천: 0
지역中国 广东省 广州市 분류여행기 https://life.moyiza.kr/travel/1689867

비행기가 이륙한지 45분만에 포틀랜드에 도착했다.

겉보기에는 연길공항보다 별반 커보이지 않는다.

공항건물보다 그 옆에 있는 더 높고 큰 주차장으로 보이는 건물이 더 인상적이였다.


아마 자동차가 많다보니 주차장이 주체건물보다 더 큰 모양이였다.

상상했던것보다는 꽤 큰 공항건물에 들어가서
Baggage라고 표시된 안내판을

따라 이리저리 다녔지만 짐들이 흘러나오는 콘베어는 보이지 않았다.

공항인원을 찾아 물어보니 1층으로 가란다.

1층에 내려가니 콘베어가 여러개 보였는데 한참 헤매고 다니느라 어느것이

우리짐이 흘러나오는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바로 옆에 알라스카에서 오는 콘베어에서 일하는
 
한 흑인직원이 보여서 티켓을 보여주며 어느곳을 가야하느냐 하니까

넘버 텐이라고 하는데 발음이 나보다 억망이다.

<?>반문하고 재삼 확인하는데 저도몰래 습관적으로 두 식지를 교차하여 열십자<>를 만들어보이

다가 황급히 손을 내렸다
.

(저사람이 열십자가 뭔지 아나?ㅋㅋㅋ)

그러고보니 옛날에 어머니가 벙어리하고 뭐라고 대화해야 하는데 자꾸

중국말이 나가더라고 하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짐들을 찾아가지고 나오니 마중나오기로 한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

출구마다 돌아다녔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남편이 마중온다는것만 믿고 딸라를 한장도 소지하지 않았던지라

전화도 할수 없었다.

부득이 2층에 올라가 환전하려고 올라가는데 저쪽에서 남편이 내 이름을

부른다.

<어디서 기다린거야? 한참이나 찾았잖아.>

<? 난 이쪽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못봤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그 감격적인 상봉의 장면은 없었다.

남편을 만나 내입에서 나오는 첫마디는 반가운 인사가 아니라 남편에 대한

원망이 흘러나왔다.

(이눔의 무뚝뚝한 성질, 그러고 나서 나절로도 아차, 싶었다.)

청바지에 후드티를 걸치고 운동화를 신은 남편모습은 국내에 있을때나 별반 다름 없었다. 아니, 더 젊어

진것 같았다
! 맨날 운동한다고 하더니 불룩하게 나왔던 맥주배도 들어가고 몸매가 슬림해졌다. 나만 나

이를 먹고
  푹 퍼진것 같아 속상하다 ㅜㅜㅜ.

 

남편이 있는곳은 공항에서 한시간가량 떨어진 히스보로라는 곳이였다.

아직 날이 저물지도 않았건만 거리에는 이따금 차들이 보일뿐 사람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같은 구조로 지어진 예쁜 3층 으로 된 아빠트단지에 있는 남편이 살고있는 집은 1층에 있었다. 이 구역

아빠트 전체가 렌트하우스란다
. 회사에서 출장자들을 위해 렌트 하는 경우가 많단다. 부근에 IBM연구

개발 캠퍼가 있어 그쪽 직원들도 많이 사는데 중국에서 온 사람들도 일부 있다는것이였다
.


온통 화이트톤으로 된
90여평 되여보이는 집은 방이 여러개로 되여있었다.

침실 두개외에 화장실하나, 침실마다 옷방이 따로 달려 있었다.

화 장실안에도 따로 미닫이문이 달려있어 무엇이 있나 열어보았더니 커다란

세탁기와 건조기가 들어있었다.

거실에 개방식으로 되여있는 주방에는 살림도구 수준이 웬간한 개인집살림살이 못지 않다. 냉장고는

물론
, 전자레인지, 오븐에 전기레인지는 물론이고 밥가마며 팬이며 냄비 세트, 하다못해 수저에 이르기

까지 가정 살림에 없는것이 없었다
.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며 구경하던 딸애가 “哇!老爸,你是来工作的还是来休假的?”

하고 자기 아빠를 놀린다.  자기딴에는 전에 한국에 갔을때 친척들이 사는

그 비좁은 반지하방비슷한 곳으로 상상했던 모양이다.

 

전기레인지에는 남편이 전날에 차로 한시간가량 가서 아시아시장에서 사왔다는

소꼬리 곰탕이 남편이 잘하는 퓨전식으로 큼지큼직하게 썰어넣은 무우토막과

함께 푹 고아져 따스하게 덥혀진채로 있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남편이 내일부터의 스케줄에 대해 이야기 했다
.

내일은 낮에는 쇼핑하고 저녁에는 전에 중국에 있을때 한팀에 있던 죠 부부와

현재 개발부 이사인 헨리 부부와 아이들까지 함께 부근에 있는 사천요리집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다음날은 남편회사에 가보고 또 그다음날부터는 7일코스로

로스안젤레스/샌프랜시스코 관광을 하러 간단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온 다음날은 또 함께 파견근무를 온 청도사무실 동료 제시카

부부와 딸애, 그리고 함께 광주에서 근무하다가 미국본사로 옮겨온 필리핀 동료

캐빈 부부를 집에 청해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단다….

 

누가 꼼꼼한 성격이 아니랄가봐 남편은 벌써 우리가 와서 하게될 스케줄을

다 짜놓고 있었다 .ㅎㅎㅎ

 

저녁을 먹고 씻고 나니 쏟아져내리는 잠을 참을수 없어 딸애와 함께 먼저

자리에 누웠던 나는 비몽사몽간에 거실에서 두런거리며 나는 소리에 잠을 깼다.

그때까지 남편은 잠들지 않고 텔레비를 보고 있는 모양이였다.

거실에 나가보니 나와 딸애가 입었던 옷들이 여기저기 걸려져 있었다.

그사이 저녁설겆이를 끝낸 남편이 우리가 입었던 옷가지들을

빨아서 널어놓았던 것이다.

<안자?>

<? 깼어? 겉옷들을 마저 돌려놓고…>

그러고 보니 화장실쪽에서 아직도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아직도 졸음이 가득한 눈을 비비며 소파에 다가가 남편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남편이 습관적으로 머리를 쓸어준다.

~ 편하다

한동안 떨어져 조금은 서먹하던것이 이제 풀리는 같다.ㅋㅋㅋ


一个人孤不孤独啊?”

还好, 你还不是一样.”

我还有女儿在身边, 好一点嘛.

没办法


看来这里条件也这么好, 就申请多待几年吧.”

那不行, 还是要早点回家.”

시탐조로 묻는말에 남편은 대뜸 노우란다.

남들처름 낭만도 모르고 유모도 모르는 우리 두사람이다.

시시껄렁한 이런저런 크게 얘기들로 한두마디씩 건네지만

함께 있다는 이 하나만으로 마음이 포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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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8.♡.246
금제비엄마 (♡.105.♡.71) - 2012/02/21 06:00:02

세식구 한자리에 모여있는 모습 선히 보고 있는것 같네요? ^^

남편이 꼼꼼하고 자상한분같아요 ~~

돌아올때까지 재미있는 추억 많이 만들고 오세요 ~~

Highlander (♡.235.♡.9) - 2012/02/21 07:33:38

어쩐지 Portland라니까 하이택쪽이였던 같은데 Hillsboro라니 과연 맞네요.

거긴 중국, 한국사람이라면 주로 회사 다니는 사람들이겠죠?

LA, SF투어는 어떻게 되였는지 궁금하네요. ㅋㅋ

101번, 1번으로 해서 해안을 따라 내려오면 짱일듯

seoli55 (♡.80.♡.83) - 2012/02/21 09:29:01

참 행복해 보이네요 ..
전 남편이 한국 저는 중국광주 주재원 애는 북경 국제학교 ..
물론 애는 곧 한국대학으로 진입하겠지만 ...참 언제까지 이런 불쌍한 생활을 해야알지 돈이 뭔지 참요 ..행복하세요.

그리운그대 (♡.150.♡.156) - 2012/02/21 16:16:31

글재주도 멋지고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화려하게 일하시는것 같아 내심 부럽습니다.
저희도 기러기가족이여서 때로는 남편의 따스한 체온이 그립기도 합니다.그러나 공동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뛴다고 생각하면서 날마다 네트온으로 정을 주고받으며 살아요.
님의 글을 잘 보고있으니 계속 올려주세요.

시내물 (♡.8.♡.246) - 2012/02/21 18:45:53

이제야 답글 올리네요.
금제비엄마님, 들려주셔서 고맙네요. 지금은 또 남편과 갈라져 광주에 왔구요,
구정때 휴가로 갔었던것을 이제야 여유가 생겨 글을 올리네요.

Highlander님, 그쪽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이시네요. 구석진 작은 곳이라여겼는데
의외로 중국사람과 한국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더라구요. 아마 님이 이야기한대로
하이택 회사들이 많다보니 그렇겠죠?
지켜봐주셔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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