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시어머니

인생만사새옹지마 | 2020.03.07 11:12:38 댓글: 12 조회: 4403 추천: 3
분류연애·혼인 https://life.moyiza.kr/family/4071783
저의 시어머님은 70대중반이지만 위쳇좋아요도 누룰줄 알고 대학교 1학년인 손녀랑 위쳇으로 영상통화도 할줄 알고 손녀 캐리어랑 귀걸이디자인에도 신경쓰는 소위 신식 마인드를 가진 분이십니다. 관절이 안좋아서 고생하지만 락관적인 성격을 가지셨고 자식 고생안시킬려고 자기몸 간수를 잘하는 현명한 분이십니다. 이런말을 듣고 어떤이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반신반의하는 눈빛을 보내는데 이건 결코 미사구려가 아니고 사실입니다. 같은 여자로서 저는 그분을 존경합니다.

올해가 결혼 20주년이 되는 해니까 시어머니를 만난 지도 어언 20년. 점점 늙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세월이 무정쿠나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처음에 인사를 가고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제 귀에 며느리감이 기가 세서 아들이 고생할것 같다고 걱정한다는 소문이 들렸고 제 앞에서 며느리를 맞아도 넘 기쁜줄을 모르겠다는 말도 하셨지만 전 별로 개의치 않았읍니다. 결혼하고 세간날때 시어머니는 식장이며 식기며 모든 조리도구를 사주셨고 형편상 우리는 몇평안되는 재래식 불때는집?에서 시작했어요. 그렇다고 원망도 없었어요. 그때는 셈이 안들어서 앞으로의 고생같은건 상상도 못했겠죠. 하지만 그때 당시 140센치 좀 더되는 체구인 시어머니가 자기보다 2배이상 덩치큰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를 메다싶이하고 병원에 다니고 밤낮으로 일해서 돈벌어서 생활비를 버는 모습을 보았고 놀랍게도 그 와중에도 웃음까지 잃지 않더군요. 다 큰 자식들 한테 짐을 나눠줘도 될법한데 혼자 감내하는것은 이해가 안되였어요. 다행이 우리가 결혼했을때는 모든것이 좋아졌어요.

애기가 태여나자 2년간 저는 시집살이를 하게되였어요. 분만할때 친정식구는 동생만 산실밖에 있고 다 시집식구들이였어요. 그리고 산후조리는 물론 저의 딸도 15년가까이 시어머니가 전담해서 키워주셨어요. 시어머니는 딸한테 무심한 우리 엄마를 이해하지못했어요. 우리 엄마는 산후조리는 물론 미역국 한사발을 끓여주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외손녀 생일도 모릅니다. 외손군이 4명인데 다 모르시구요 심지어 딸들의 생일도 모릅니다. 그럴만한 사정이 다 있지만 일반사람이 들었을때 쉽게 리해 되는 상황은 아니지요. 엄마는 그때 마음과 몸이 다 아파서 본인 앞가림도 못할때였거든요. 시어머니는 며느리 산후조리에 손녀기저기빨래에 때식까지 다 책임져주셨고 딸애가 100일에 폐렴걸려서부터 병원문이 닳도록 뛰여다니는 저를 따라다니고 평소에는 일하는 며느리 뒤바라지를 해주셨어요.

이런 시어머니한테 아픈 손가락이 있었는데 바로 시누이였읍니다.제가 애기 낳고 시집식구랑 음식습관이 맞지 않아 한달가까이 설사가 멎지를 않았어요.농촌에서 풀만 먹고 자랐는데 자꾸 보신시켜준다고 만들어주는 족발이여 시라지국이며 미역국이며에는 기름이 정말 한겹 깔려서 둥둥 떠있더군요.무심한 나그네는 눈치도 없고 자기들끼리 맛있게 공기밥두개씩 축내고 말도 못하는 나는 애까지 돌보며 쪽 쪽 야위여갔어요.그 와중에 그냥 체기가 있다면서 시누이는 소화제를 먹어야겠다며 매일 친정마실을 오더군요.내 동생이 비싼돈 팔아서 산 수박은 통채로 시누이집에 옮겨지고 딸애 첫돐생일에는 외손녀가 감기점적주사를 맞아야 된다며 식이 끝나게 바쁘게 뛰쳐나가더군요.시아버지는 한국출장길에 필통 한개를 선물로 사왔으면서 외손녀는 두층짜리 친손녀는 한층짜리를 사다 주더군요.


그러더니 드디여 우리가 새집장식이 끝나고 시집에서 나와서 얼마 안돼서 시누이가 짐 보따리를 안고 딸까지 데리고 이혼한다고 친정으로 들어오더니 한달가량 가지도 않고 눌러 앉더군요.자초지종을 들어보지도 않고 속좁은 사위를 만나서 딸이 개고생을 한마며 당장 이혼을 시켜야된다고 주장하시더군요.그동안의 딸의 말만 들어바도 자기가 못참으니까 눈에 흙이 들어갈때까지 외손녀도 전담해서 키우겠다며 통곡을 하셨어요. 이집 남자들은 왜 아무 태도표시가 없는걸가요? 제가 얘기했어요. 직업도 없는 시누이가 이혼하면 머 먹고 살거고 애 공부는 어찌 시킬거고 신체건강한 지아빠가 있는데 엄마가 왜 키워야되냐고 나는 동의못한다고. 솔직히 나중에 우리한테 기댈가바 두렵고 외손녀키우면 가뜩이나 찬밥신세인 내딸이 불쌍했어요.손군 둘이 같이 있으면 4살이나 어린 내딸이 항상 양보하는 모습은 가슴이 미여지더군요.무엇보다 달통이 안되는건 30살 넘은 딸의 인생에 끼여들어 감놓아라 배놓아라 하는 시어머니나 나이먹고 친정에만 의지하는 시누이가 나한테는 이해불가였죠. 트러블이 생기자 시아버지가 찾아오셔서 그러시더군요. 시누이가 불쌍하니 좀 이해해 달라고. 그땐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나도 좀 어리광이란것도 부려보고 내 편이 되여주는 친정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가? 나이도 어린 내가 사사건건 챙겨야될 채 자라지못한 이상시누이가 생겼다는게 억울하기 그지없더군요.

모는걸 혼자 감내하는데 습관덴 나는 이런저런 일을 겪고나서 좋은 직장도 버리고 한국행을 선택했고 7년이란 청춘을 타지에서 버텼어요.시어머니는 저의 딸을 이쁘게 정성다해 키워주셨어요. 가끔 전화하면 야간일에 쪼들린 며느리한테 40바라보는 당신딸이 치과를 안가서 너무너무 속상하다는 넑두리를 하시고. 사람은 안 변하고 립장이런것도 변할리 없고 다만 본인의 역할에 충실한것만으로도 넘 감사할 따름이였어요. 어떤 사람한테 맡긴들 친 할머니보다 더 잘해줄수 있겠나요? 하물며 시누이 문제만 아니면 정말 좋은 분이시고 무엇보다 친손녀를 이뻐하셨어요. 여전히 똑같은 불평등한 대우가 있었지만 그건 내가 감당해야될 몫이였고 다행이 우리 딸애가 그런 스트레스를 안받고 할머니를 아주 좋아하고 심성바르게 컸더라구요.

세월이 흘러 시브모님 두분이 아플때나 일이 있을때면 당연히 다 아들며드리 몫이고 딸은 꽃병처럼 깨질세라 모시고 있어요. 그 딸이 또 암에 걸려서 늙은 엄마의 병시중을 받더군요.

한사람의 인생이란것은 잘 분석해보면 지가 뿌린 씨앗을 지가 거두는거지만 사랑이란건 넘쳐도 안되고 모자라도 안되는것같어요. 모자라면 너무 춥고 넘치면 자기몸을 불살라야 하니까요.

부디 건강하세요~~
추천 (3) 선물 (0명)
IP: ♡.245.♡.143
바위숲 (♡.173.♡.136) - 2020/03/07 11:44:08

그러길래 욕심이 너무 과하면 마지막 병이라 햇음다
지인 시누이도 잇는데 지 친정부모 한테 사랑 넘
받는다고 미안해 하든데요 그게 더 고마워서 시누이한테
맨날 화장품에 아이 옷에 사주든데요 ...

긴글 읽는내내 글쓴분의 답답함이 느껴짐니다 참
참을성도 좋슴다 인생사 누구나 특별이 여자들이
겪어야 할 문인것 같음다 그 시누이도 넘쳐나는
사랑 받은거 만큼 인생도 기구하내요 이혼에 젊은
나이에 암에 누구나 평형을 잃으면 하늘이 알아서
바로 잡아줌니다 그러니 툭툭털고 지난날 잊고 좋은
앞날만 생각하셔요

인생만사새옹지마 (♡.245.♡.143) - 2020/03/07 12:03:45

댓글 감사합니다. 틀린 사랑을 하셨기에 본인이 감당할수밖에 없겠지요? 그년세에 아직도 자식걱정에 마음졸이시니... 안쓰럽지요.

인자한늑대 (♡.93.♡.97) - 2020/03/07 12:38:44

사랑이란 넘쳐도 안돼고 모자라도 안됀다 , 요말이 참 도리가 심오한 명언입니다...

인생만사새옹지마 (♡.245.♡.143) - 2020/03/07 13:20:44

솔직히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이 부러웠어요. 내가 엄마가 됐을때 더 엄마사랑이 절실할줄 몰랐거든요... 그때는...

로그yin (♡.208.♡.214) - 2020/03/07 13:34:36

시엄니들은 원래 딸을 더 가슴아파합니다.이번에 한국에 코로나 터질때 전화를 자주 안한다고 시엄니 딸을 막 욕하더라구요 ㅎㅎ아들한테 전화하면서 갸는 왜 그렇나 하면서 ㅎㅎ

인생만사새옹지마 (♡.245.♡.143) - 2020/03/07 13:38:37

ㅋㅋㅋ 천륜이란 그런거겠죠?

봄의정원 (♡.16.♡.183) - 2020/03/07 13:48:55

울어머님 이틀전에 마스크하고 알콜 소독제 갖다 드렸는데
오늘 마스크 더 달라고 오셔서 아버님이 어디다 치웠는지
찾지 못하겠다고 귀엽게 거짓말 해요 ㅎㅎㅎ
내가 사드린 옷도 시누가 당당하게 입고다녀요~ ㅋ

인생만사새옹지마 (♡.245.♡.143) - 2020/03/07 13:51:00

반가워요. 봄님 너무 오랜만이네요.
아무렴요 서로서로 눈 절반씩 감아주면서 애교로 받아들여야죠 ㅋㅋㅋㅋ

yilian3142 (♡.109.♡.23) - 2020/03/10 09:44:28

사실은 착한것도 능력이고,너그런것도 능력이죠.
시댁 서운한것만 묻어두고 자기의 위축을 과대하는 며느리들 이글보고 해결책을 터득했음 좋겠어요.

인생만사새옹지마 (♡.245.♡.143) - 2020/03/10 17:34:53

나이 어릴때는 억울하고 괘씸하고 밉고 그럴때도 믾았는데 내가 엄마가 되고 립장차이란걸 알게되고 역지사지도 알게되고..
우리 부모님이 고지식하고 성실하신 분들인데 단 한번 들어온 식구 흉을 보지않고 지자식 나무라고 타이르고 그러시더라구요. 농촌에서 농사만 짓는 분들이 자립 자강 그리고 너그러움을 가르쳐주셨어요.
시댁과의 갈등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지혜롭게 처신해서 자기도 편하고 대방한테도 상처가 안되는 방법들을 찾아서 소통을 많이하고 화목했으면 좋겠네요.

댓글 고마워요. 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여야될것같네요. ^^

최후의로또 (♡.77.♡.14) - 2020/03/14 15:35:52

시어머니란 며느리와 같은 여자로서 어떨땐 안쓰럼다가도
심술부릴땐 참 미워하는 존재가 되더라구요 ㅎㅎ

인생만사새옹지마 (♡.161.♡.86) - 2020/03/15 10:13:57

ㅎㅎㅎ 미웠다 안쓰러웠다 그러면서 세월만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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