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해수욕장만화방20 [40회완료 절반연재]

제주소설가 | 2019.11.21 15:12:04 댓글: 2 조회: 427 추천: 2
분류연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025847

해수욕장만화방20

만화방으로 데려온 소파에 누워 여인은 입에서 거품이 나오며 온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여인을 바라보며 다급히 119를 부르려고 핸드폰을 꺼냈다

제발....... 신고하지....... 마세요.......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부탁........드려요.”

여인이 나의 바지를 손으로 붙들며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핸드폰을 든 채 잠시 그 여인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입에서 거품을 내뱉으며 잠시 괴로운 신음 소리와 함께 온 몸을 비틀던 여인은 잠시 후 조용해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일어섰다.

죄송해요.”

여인은 소파에 자신이 흘린 거품을 휴지로 닦아내며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혹시 마약 했어요?”

아니에요. 그런 것.”

그럼? 무슨 약을 누가 강제로 먹였어요?”

나는 휴지를 들고 소파를 꼼꼼히 닦아내고 있는 여인의 등 뒤에서 물었다.

그런 것 아니에요. 제 병이 그래요. 간질이라고.”

여인이 고개를 돌리고 나를 보며 처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 말로만 듣던 간질병. 간질병이 이런 거였구나. 어쩌다........?”

나는 언젠가 누구에게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아도 간질병에 대하여 들은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환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난 여인을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눈으로 보시지 마세요. 죽을병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오늘 보신 것은 비밀로 해주세요. 특히 양씨 어르신이나. 윤마담에게는 절대 비밀로....... 부탁드려요.”

여인이 쓸쓸한 미소를 입가에 살짝 지으며 말했다.

? 그럼 혹시?”

나는 그 여인이 대충 누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스임 윤마담이 말하던 그 카페 직원이라는 여인이다.

. 다들 미스임이라 불러요.”

역시 그 여인은 미스임이었다.

! . 그런데 왜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의 물음에 그 여인 미스임은 그냥 미소만 짓고 있었다.

혹시? 양노인집에서?”

호호....... 역시 눈치가 빠르시군요.”

미스임은 부정하진 않았다. 어젯밤 양씨 노인 집에서 같이 잤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윤마담도?”

아마 같이 가계에서.......”

미스임은 대답을 마치고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시려고요? 몸은 괜찮아요?”

내가 물었다.

. 괜찮아요. 덕분에 위기를 잘 넘겼어요.”

양씨 노인과 결혼이라도 하실 거면 얼른 치료를 받으셔야죠.”

내가 다시 한마디 했다. 하지만 미스임은 고개만 돌려 쓸쓸한 미소로 답을 대신하고 그냥 가버렸다.

미스임은 갔지만 그 여인이 남긴 그녀의 향기는 아직도 가계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오늘따라 그녀의 향기도 왠지 낯설기만 했다. 나는 창문과 현관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선생님아.”

고씨 노인과 양씨 노인이 열려진 문으로 불쑥 들어왔다.

!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회춘하셨다고요?”

내가 웃으며 한마디 했다.

어라! 이미 소문이 났어? 창피하게 쯧쯧.......”

고가야! 너보단 그래도 내가 좀 낳지. 들어가자마자 쌌다고? 난 그래도 오래 걸렸다. 하하....... ”

고씨 노인과 양씨 노인이 번갈아 가며 한마디씩 했다.

내가 너보단 어른이잖아. 생일이 빠르잖아.”

고씨 노인이 그래도 지긴 싫어서 퉁명하게 대꾸했다.

! 아무리 그래도 꽈배기 작전을 써?”

양씨 노인이 톡 쏴 부치자 고씨 노인이 얼른 양씨 노인 입을 손으로 막으려 했다.

꽈배기 작전은 또 뭐에요?”

내가 궁금해서 물었다.

고가 고추가 축 늘어져 있으니 꽈배기처럼 비비꼬아서 넣었다는 것이야.”

비비꼬아서 넣다니요?”

선생님아! 젊은 사람은 몰라도 돼. 늙으면 자연히 알게 되거든.”

고씨 노인이 양씨 입을 막으며 그렇게 대답을 대신했다.

. 더럽게 그 손 씻지도 않았잖아.”

양씨 노인이 고씨 손에서 벗어나며 침을 탁 뱉고 말했다.

? 냄새 나냐?”

고씨 노인이 자신의 손가락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으며 묻는다.

선생님아! 비비꼬아서 넣으면 팽그르르 돌며 쏙 들어가거든. 하하.......”

양씨 노인이 고씨 손에서 도망 다니며 결국 한마디 한다.

에이. 친구라는 녀석이 젊은 사람한태 할 말 못할 말 다 까발리고 있어. 치사한 놈. 선생님아! 우선 따뜻한 차라도 한잔 줘봐.”

고씨 노인이 의자에 앉으며 투덜거리다 나를 보며 말했다. 차라도 마시며 내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보다. 라고 생각을 한 나는 얼른 전기 포트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선생님아! 그거 강하게 단련시키려면 어떤 방법이 좋아?”

고씨 노인이 내게 물었다.

그거라니요?”

나는 이미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고 있으면서 짓궂게 한마디 물었다.

조금 전 양가 놈이 이미 말했잖아. 워낙 오래도록 그걸 못해서 이미 시들어버렸거든. 그래도 가끔 잘 서는데 어젯밤엔 잘 안서서 고생했어. 그것도 금방 끝나고. 좋은 방법 좀 가르쳐줘라. ?”

어르신 연세가 있어서 그렇지요.”

선생님아! 내 나이 이제 환갑 지난 지 몇 년 안됐어. 100세 인생이라는데 벌써 연세 타령이야? 그러지 말고 가르쳐줘라 응?”

고씨 노인의 표정은 정말 간절해보였다. 나는 포트에 물이 끓자 우선 녹차를 하나씩 타서 두 어른에게 한 잔씩 드리고 자리에 앉았다.

책에서 보면 강한 자극을 주면 단단해지고 오래 간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햇볕에 뜨거워진 조약돌로 그것을 문질러 단단하게 했다는 설도 있고요. 요즘은 거친 수건을 이용해 상처가 나지 않을 정도로 그것을 문질러 강하게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헌데 요즘은 기구들도 나와요. 어르신들은 기구보다는 집에서 혼자 수건이나 거친 천으로 단련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더 좋은 것은 자주 하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나는 의자에 앉아서 두 노인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자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맞아. 마누라 떠난 지 벌써 3년이잖아. 그동안 못해서 그래.”

고씨 노인이 말했다.

고가야! 선생님 말 잘 들어. 맞는 말이야. 자주 해야 좋지. . 뭐든 숙련이 좋은 거야.”

양씨 노인이 맞장구를 친다. 나는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두 노인을 보고 있으니 요즘 노인들이 참 건강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이미 골골해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 텐데. 이젠 그 나이에도 여자를 그리워하는 청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남녀가 나이 차이는 많다고 하지만 애정에 나이 차이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둘이 좋으면 그만이지. 물론 여성 측에서 돈 때문에 시작한 애정문제라 해도 잘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돈 문제는 내가 두 노인에게 단단히 경계를 심어줬기 때문에 쉽게 털리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윤마담이나 미스임 역시 그리 악한 사람 같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긴 주미란 말처럼 내가 여자들에겐 너무도 후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기를 나는 속으로 빌었다. 두 노인과 두 여인들의 행복을 위해서.

두 노인들이 만화방을 나가고 나서 그 지긋지긋하던 안개비도 그치고 맑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뒤편으로 보이는 한라산 봉우리에는 마치 백사가 똬리를 틀 듯 하얀 안개가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기요.”

모기소리처럼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나를 부르는 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 저를 불렀어요?”

내 뒤에는 까무잡잡한 얼굴의 조그만 여고생이 나를 빤히 처다 보고 있었다.

비록 얼굴은 햇볕에 그으러 까무잡잡해도 두 눈이 크고 뚜렷한 이목구비에 무척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저기요. 배가고파서 그런데 먹을 것 좀 주실래요?”

당돌한 여고생이다. 나를 언제 봤다고 먹을 것을 달라고 할까? 나는 여고생 행동이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연기를 한다고 하는데 너무 어색하다. 나는 여고생이 나에게 뭔가 할 이야기가 있거나. 누군가 부탁으로 나를 떠보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선 그 내용부터 알아보려고 여고생을 데리고 만화방으로는 들어갈 수 없어서 근처 해장국집으로 데리고 갔다. 물론 근처 식당인데 나를 모를 리 없다. 식당 주인이 나에게 눈인사를 했다. 힐끗 여고생을 보고 다시 나를 보며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해장국 먹을 줄 알아?”

나는 대끔 반말로 물었다.

아저씨! 왜 반말이에요?”

여고생이 토끼 눈을 뜨고 쏴붙인다.

밥 사주는 대가다. 반말이 싫으면 그냥 나가도 돼.”

내가 여고생만 들을 수 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니 됐어요. 그냥 먹을게요.”

여고생은 딱 잘라 말하고 두 손으로 턱을 괴고 나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누구냐? ?”

내가 물었다.

밥부터 먹고요.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여고생은 그때부터 입을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은 체. 음식이 나오자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 요 녀석 봐라. 한번 기 싸움을 하겠다 이거지. 누구지. 이 녀석은.”

나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밥을 먹는 여고생을 찬찬히 뜯어봤다.

! 요 녀석도 어디서 본 듯. 어디서 봤을까? 누구지?”

나는 점점 녀석이 궁금해졌다.

가요.”

밥을 다 먹은 여고생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가다니 어딜?”

어디긴 어디에요. 만화방이지. 아저씨 집이요.”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녀석은 이미 식당을 나서서 앞장서서 만화방으로 걸어갔다. 나는 얼른 계산을 하고 뒤따라 걸어갔다. 앞장서서 걷는 녀석의 모습에서 나는 문득 그녀를 떠올렸다. 그녀가 여고생이던 그 시절 그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추천 (2) 비추 (0)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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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국2000 (♡.163.♡.87) - 2019/11/22 08:35:22

잘읽고 갑니다 다음회를 기다릴께요

서초 (♡.2.♡.162) - 2019/11/27 16:53:19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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