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해수욕장만화방21

제주소설가 | 2019.11.23 18:43:47 댓글: 4 조회: 398 추천: 2
분류연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026419

해수욕장만화방21

건방지게도 나보다 먼저 만화방에 들어 온 여고생은 소파에 앉아 나를 처다 보며 한마디 하는데 마치 손님이 주문하는 것처럼 당당했다.

블랙커피에 설탕 넣지 말고요.”

여고생 하는 꼴이 괘씸해서 한마디 하려다가 귀엽게 봐주기로 하고 커피를 내려 한잔 따라 주고 나도 한잔 들고 맞은편에 앉았다.

그래. 커피도 줬으니 이제 할 말을 해야지?”

내가 여고생에게 어서 할 말을 하라는 뜻으로 말했다.

커피부터 마시고요.”

이런 당찬 여고생이 있나 또 나에게 기 싸움을 하겠단다. 나는 그냥 입가에 미소만 띠며 여고생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심부름 값 50이에요.”

뜬금없이 여고생이 손을 내밀고 돈을 요구했다.

뭐라? 심부름 값? 무슨 심부름 값?”

기가차서 여고생을 바라보며 감한 어조로 물었다.

오호! 드디어 화를 내시네요. 하긴 처음 보는 여학생이 다짜고짜 밥 사달라고 하고 커피에 돈까지 달라고 하니 화를 내야 정상이죠. 호호........”

여고생이 웃으며 포켓에서 편지봉투를 하나 꺼냈다.

언니 편지에요. 심부름 값 먼저 주시면 드리죠.”

언니? 혹시 희숙이 동생?”

! 맞아요. 친동생은 아니고요. 사촌이에요. 언니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을 하느라 연락도 못하고 왔다고 이 편지를 전해달라고 제게 부탁했어요.”

병원? 어디가 아파서 그렇게 갑자기 병원에? 어디 뭐라고 썼는지.”

나는 여고생이 내민 편지를 받으려고 하자 여고생은 얼른 편지를 자신의 포켓으로 다시 집어넣었다.

. . 심부름 값 먼저. 공짜가 어디 있어요? 이 편지 가지고 오느라 비행기 표에. 택시비에. 공부도 빼먹고. 최소 50은 받아야 본전이라고요. 얼른요.”

여고생이 다시 손을 내민다. 비행기 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육지에서 온 모양이다. 특히 희숙이 언니 양사장 몰래 온 것이 분명하다. 친언니 몰래 내게 보낸 편지라면 양사장과 그 부모님들이 내게 연락하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 편지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주머니를 탈탈 털어 여고생에게 심부름 값을 지불하고 그녀가 보낸 편지를 받아 펼쳐 보았다.

편지지에 급하게 쓴 글씨로 보아 편지를 쓸 자유도 없는 상황 같았다.

오빠.

연락도 못하고 이렇게 병원에 입원을 해서 며칠을 혼수상태로 보내다가 이제야 정신이 들었어요. 전 몹쓸 병에 걸려서 이렇게 정상적이지 못해요. 그래서 오빠가 절 찾아 온 것에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한편 걱정을 해야 했어요.

오빠가 나의 병을 알고 나면 내 곁을 떠날 것이니까. 말씀드릴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심하게 발작을 했네요. 전 남들이 흔히 말하는 뇌전증. 간질병 환자에요. 제 몸에서 나는 냄새는 일반인은 맡지 못해요. 주로 환자가 스스로 그 냄새를 인식하긴 해도. 오빠처럼 그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죠. 오빠는 제게 나는 그 냄새가 좋다고 하시는데. 일반인 그 어떤 사람도 제게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요. 사실 저와 같은 환자는 스스로 그 냄새를 인식하고 발작이 올 시기를 알게 된답니다.

저는 오빠를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다. 언제 발작을 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오빠와 사랑을 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 이제 저를 잊어 주세요. 그 말씀 드리려고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해요. 오빠. 그래서 오빠를 내 곁에 둘 수가 없어요. 그리고 여기 편지 가져가는 동생 자기 돈으로 차비해서 갈 거 에요. 용돈 넉넉히 줘서 보내세요. 오빠 안녕히.........

그녀의 편지는 그렇게 끝났다.

그녀의 편지대로라면. 미스임도. 그 병 때문에 그녀와 같은 향기가 났다는 결론인데. 나는 그 병 때문에 나는 향기를 따라 그녀를 찾아 온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녀는 그 병 때문에 나를 보내려는 것이다. 그녀 언니도 그래서 나에게 그녀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도 사랑하겠냐고. 물었던 것이라고 본다.

다행인 것은 그녀가 내가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내게 돈이 없어서 떠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언니 말처럼 그 병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아요. 가끔 발작을 한다던데. 치료를 하면 나아지긴 한다는데 병원비가 많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설마 언니 말처럼 그냥 떠나시는 것은 아니죠? 언니는 자신의 처지가 형.......부라 불러도 되죠?”

여고생이 눈가에 눈물을 흘리며 나를 처다 보고 물었다.

. 그래. 그러렴.”

언니는 자신의 처지가 형부에게 부담된다고 그러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언니는 형부를 정말 사랑하는 것으로 보여요. 그것도 많이요. 그러니 형부가 언니를 좀 도와주세요.”

그래! 그래! 그러마. 이름이?”

........ 서지에요. 형부.”

! 예쁜 이름이네. 언니는 지금 어느 병원에 있니?”

전라도 광주에요. 저희 아빠가 운영하는 병원이에요. g의원이라고.”

? 큰 병원에 가야지 왜?”

호호....... 이게 없다니까요.”

서지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며 말했다. 병원비 때문에 큰 병원에도 못가고 친척이 운영하는 동네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모양이다.

그래? 얼른 언니 병원에 가서 서울 큰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겠다.”

호호........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당장 어떻게 되는 병도 아니고. 무엇보다 모레까지는 비행기 표도 없어요.”

서지가 웃으며 손가락하나를 펴서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그럼 넌?”

저도 모레 아침 비행기에요. 형부도 저와 같은 비행기 표를 끊고 같이 가요.”

서지 말대로 아무리 핸드폰으로 비행기 표를 찾아봐도 모레 아침 비행기 표 밖에 없었다. 급한 대로 나도 서지와 같은 비행기 표를 예매를 했다.

그럼 이제부터 형부가 제주도 구경 좀 시켜줘요. 전 제주도 처음이란 말이에요.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요. 해장국이 뭐에요?”

서지가 도끼눈을 뜨고 나를 처다 보며 말했다.

....... 미안. 그래 맛있는 것 사주고 구경도 많이 시켜줄게.”

그럼 얼른 가요. 시간이 아깝잖아요.”

서지가 왼손을 내 오른팔에 끼고 잡아당기며 재촉을 했다.

. 그래. 가자.”

나는 엉겁결에 서지에게 이끌려 만화방을 나서게 됐다.

제가 여기 온 것을 알면 안 되니까.”

서지가 핸드백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모자를 깊숙이 눌러 썼다. 양사장 쪽에서 알면 안 되니까 나름 위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서지를 보며 나는 무척 귀엽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둘러 내 차에 서지를 태우고 동네를 벗어나 서귀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떤 곳을 구경하고 싶니?”

형부가 알아서 데리고 다니세요. 많이 걸어 다니는 곳. . 사람들 많고 시끄러운 곳. . 멀미나는 배 타는 것도 노. 먹을 것도 없는 구경도 노. 히히....... 그런 곳 빼고 아무 곳이나요.”

이런 엉뚱한 녀석을 봤나. 그런 곳 다 빼면 어딜 가게. 나는 당차고 엉뚱한 녀석 서지를 보며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해서 돈이 더 들더라도 카페 분위기 나고 손님도 별로 없는 입장료가 아까운 새로 생긴 관광지를 찾아 가기로 했다. 먼저 h원이라고 여러 새들을 기르는 곳으로 서지를 데리고 갔다.

하지만 녀석에게 한마디 듣기만 했다.

사람은 없는데 먹을 것이 없네요. 커피만 마실 수는 없잖아요.”

해서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3차원 영상을 구경할 수 있는 n이란 곳이다

먹을 것도 있고. 구경도 할 수 있고. 꽤나 괜찮은 곳인데. 녀석에게 또 한마디 들었다.

사람은 없지만 시끄럽잖아요.”

3차원 영상과 함께 나는 소음 때문이다. 다시 나는 녀석을 데리고 유리제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하지만 이곳은 사람이 무척 많았다. 헌데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 지 싱글벙글 하며 구경을 하고 있었다. 사람 많은 곳 싫다더니. 참 녀석 비위 맞추기 힘들다.

형부 배고파요. 한치회 사줘요.”

한치가 제철이란 것은 녀석도 알았나보다. 해서 나는 서지를 데리고 모슬포에 있는 한치회 전문점으로 갔다.

녀석이 참 맛있게 한치회를 다 먹고 하는 말.

사람이 많고 시끄러워서 먹는 것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조용한 곳으로 가요. 식후엔 커피가 좋죠.”

나는 왜 서지 이 녀석이 하자는 대로 끌려 다니는지 모르겠다. 커피를 다 마시고 하는 말.

형부 이제 피곤해요. 가서 한잠 자야겠어요.”

결국 서지를 데리고 다시 만화방으로 돌아왔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만화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서지는 내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깔고 눕더니 곧 잠이 들어버렸다. 녀석이 새벽부터 언니 심부름 한다고 잠을 설치고 비행기를 탄 모양이다. 나는 녀석이 잠든 틈에 마트에 나가서 반찬거리를 사가지고 돌아와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내 요리 솜씨를 뽐내고 싶었다.

애들이 좋아하는 떡갈비와 함박스택을 혼합한 나만의 요리가 완성되고. 감자를 갈아 빵 대신 사용하고 위에 불고기와 치즈를 올리는 나만의 감자피자도 완성했다. 밥도 했으니 약간 띄운 비지를 간간하게 끓이는 비지찌개를 끓이다보니 녀석이 하품을 하며 일어나 걸어 나오고 있었다. 오후 5시가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맛있는 냄새가 나네.”

. 그래. 얼른 씻고 오거라 저녁 먹자.”

형부 요리 솜씨 좀 볼까. 언니가 자랑을 하던데.”

서지가 대충 손을 씻더니 얼른 식탁에 다가와 의자를 잡아당겨놓고 앉았다.

그래. 맛있게 먹어라. 배고플 텐데.”

나는 얼른 서지 앞에 밥을 떠 주고. 피자와. 떡갈비를 줬다. 비지찌개도 조금 떠서 줬다.

! 맛있다. 정말 아까운데.......”

서지가 밥을 먹다가 나를 바라보며 뜻 모를 미소를 짓는다.

뭐가 아까워?”

히히........ 언니하고 결혼은 1년만 미루는 것이 어때요?”

결혼? 아직 그런 이야기는 이른데. ?”

그렇죠? 아직은 결혼까지는 아니죠? 다행이다.”

뭐가 다행이라는 거야?”

“1년만 있으면 저도 성인이 되거든요. 히히.........”

무슨 말이야?”

내가 다시 물었지만 녀석은 먹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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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텅빈가슴 (♡.203.♡.1) - 2019/11/24 07:42:37

잘 보고 갑니다~!더 빠른 담집 기대합니다~!

김만국2000 (♡.50.♡.10) - 2019/11/24 08:23:15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못난님 (♡.82.♡.6) - 2019/11/26 15:04:03

화이팅 너무 잼있어요... 이번엔 빨리 올리셨네요.....

서초 (♡.2.♡.162) - 2019/11/27 16:53:45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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