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해수욕장만화방 23

제주소설가 | 2019.11.28 17:54:18 댓글: 3 조회: 402 추천: 2
분류연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028155

해수욕장만화방23

녀석의 표정은 간절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녀석이 남녀관계나 애정. 이런 것은 아니었다. 그냥 정이 그리운 녀석이었고. 친오빠라도 한명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 같았다. 내가 보기엔 녀석의 표정은 그러했다. 그래서 녀석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아직 그녀와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결혼까지 간다는 보장도 없고. 그녀와 그 어떤 관계도 아닌 내가 서지 이 녀석의 형부라고 고집할 수는 없었다.

녀석. 넌 양씨고. 난 주씨다. 성도 틀린데 친오빠는 안 되겠고.”

거기까지 말했을 때 녀석이 얼른 내 말을 끊고 한마디 했다.

요즘 이름 바꿀 수 있잖아요. 제가 바꿀게요.”

허허....... 아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성인데. 바꾸면 안 되겠지. 성이 틀리면 어때. 그래. 오늘부터 서지 너와 나 성혁은 오빠와 동생이 되기로 한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녀석이 와락 달려들어 내 목을 끓어 안고 볼에다 뽀뽀를 했다.

고마워 오빠. 나 착한 동생이 될게. 오빠 동생으로 부끄럼 없는 그런 동생이 될게. 정말 고마워 오빠.”

....... 그래 알았다. 나도 너의 든든한 오빠가 될게. 그러니 좀 떨어져라. 녀석아! 숨 막혀 죽겠다.”

히히....... 알았어. 오빠.”

서지 녀석이 얼른 내 몸에서 떨어져 앞에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내가 본 녀석의 표정으로는 가장 기뿐 표정이었기에 나는 녀석의 오빠가 되기로 한 것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맺어진 오누이 사이에 그냥 이 밤을 보낼 수는 없어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축하주대신 한잔씩 하기로 했다.

다행히 냉장고에는 음료수 캔이 두 개 남아 있었다.

자 이것으로 우리 오누이 된 것을 축하해야지.”

나는 서지에게 캔을 하나 주고 나도 하나 들었다.

. 오빠.”

서지 녀석 참 적응도 빠르다. 냉큼 오빠라 부르며 말도 편하게 하기 시작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오늘 한 일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해.”

서지 녀석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 뭐가? 나하고 오빠 동생 하기로 한 것?”

! 어딜 가서 이렇게 좋은 오빠를 만나겠어.”

사람은 모르는 거야. 내가 좋은 오빠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것 아냐?”

모르긴 오빠만 몰라. 모든 사람들이 한번 보면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고 다 말할걸. 크고 선한 눈빛에 인자함이 줄줄 흐르는 얼굴에. 그런 사람 나쁜 사람이 하나도 없거든.”

? 내가 그렇게 생겼나? 나만 왜 몰랐지?”

내가 너스레를 떨자 서지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내일은 오빠가 동생을 위해 제주도 여행을 시켜줘. ....... 이번엔 맛있는 것 먹는 여행으로.”

서지가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나는 그런 서지 모습에서 그녀의 여고생 시절 모습을 보았다.

동생은 오빠를 위해 뭘 하는데?”

내가 농담 삼아 한마디 하다가 아차 싶었다. 녀석이 돈 한 푼 없이 왔고. 제주도 처음인데 내가 뭘 바라는 거야. 그건 아니다 싶어서 얼른 말을 바꾸려 했다.

히히....... 동생은 내일 저녁에 솜씨를 발휘해서 오빠가 가장 맛있어 하는 요리를 만들어 줄게.”

녀석이 얼른 말해버렸다. 해서 나는 얼른 입을 다물어 버렸다. 서지 녀석이 뭘 만들어 줄지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아도 내심 기대를 하고 싶어졌다.

오빤 아침과 점심을 동생에게 사주고. 동생은 저녁을 책임지고. 내일은 우리 맛있는 것으로 하루 종일 먹으며 지내자. 난 꼭 한 번은 그러고 싶었어. 늘 아빠하고 그러고 싶었는데. 아빤 곁을 내주지 않았어. 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면 선생님이 아빠 모시고 오라고 하잖아. 그럼 아빠가 올 줄 알고 한 번 싸워 봤거든. 그런데 끝내 아빤 오시지 않았어. 새엄마가 화를 내며 학교에 왔다가 나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그날부터 이틀을 굶겼어. 벌칙으로 말이야. 그리고 아빤 내가 굶는지 매를 맞는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고. 굶는 것도 음식을 안보고 굶으면 참을 수 있는데. 모든 음식은 내게 시키면서 먹지는 못하게 하니깐 더 힘들더라.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어. 일을 시켜야 한다고 중학교는 보내지 않겠다고 아빠도 새엄마도 말했지만 담임선생님께서 학비를 대주며 중학교로 보내주셨어. 의무교육이라고 해도 아빠와 새엄마는 중학교 졸업하자마자 공장에 취직해서 돈을 벌어 오라고 했지. 그땐 중학교 담임선생님께서 학비를 대준다고 하시며 고등학교로 진학을 시키도록 아빠와 새엄마에게 말씀드려서 어쩔 수 없이 난 고등학교에 가게된 거야. 그때 아빤 내게 조건을 제시했어. 학업 끝나면 알바를 해서 가계에 보탬이 돼야 한다고. 그리고 새엄마는 그 조건을 명확히 명시했지. 일주일에 5만원씩 벌어오라고. 그리고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1만원에 하루씩 굶겼어. 학대도 그런 학대가 없었어. 그때 내게 도움을 준 언니가 바로 희숙이 언니야. 자기 병도 있어서 힘든 상황에서 매주 내게 몇 만원씩 보태줬어. 그걸 아빠가 알아 버렸어. 그래도 아빠라고 뺨 두 대 때리고는 돌아서서 울더라. 진심인지. 가식인지는 몰라도 아빠가 우는 모습에 난 홀랑 넘어갔지 뭐야. 그래서 그때부터 아빠가 싫어하는 일은 안하기로 했어. 그런데 이번 심부름을 한 거야. 결과적으론 참 잘했지만. 여기 안 왔으면 오빠를 어떻게 만나겠어.”

녀석이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데 정말 눈물이 나려고 했다. 무슨 아빠가 그런 아빠가 있나 싶었다. 계모야 당연한 존재라고 하지만 친아빠가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곁에 있다면 망치로 머리통을 분이 풀릴 때까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녀석! 어린 녀석이 많이 힘들게 살았구나. 이제 내가 너희 아빠와 새엄마를 만나 너를 내 곁으로 데리고 오겠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말이야.”

오빠! 염치는 없지만 한 가지 부탁할게.”

? 뭔데?”

새엄마도 아빠도 돈이면 다니깐 뭐든 돈으로 해결하면 될 거야. 그 과정에 내 이름 앞에 성도 오빠와 같이 바꾸고 싶으니깐 아빠에게 성도 바꾸겠다는 조건을 반드시 넣어 각서라도 받아줘. 그래야 법원에 가서 허락을 받을 수 있데.”

! 서지가 그런 걸 어찌 알았을까?”

성도 이름도 바꾸고 싶었던 순간이 어디 한 두 번이라야지. 수없이 했으니깐 다 알아봤어. 해 줄 거지?”

그래도 아빤데 성까지.”

아마 돈 욕심에 많이 튕길 거야. 그럼 이 말 꼭 전해. 아동학대. 청소년학대. 그 모든 증거를 서지가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었다고. 그거 공개를 원하지 않으면 순순히 각서 쓰시라고 알았지? 핸드폰도 사주지 않아서 친구들 핸드폰 빌려가지고 다니며 그 증거를 다 녹음하고 동영상으로 찍어 뒀다고 말이야.”

“.........! 서지가 정말 그렇게 했어?”

난 녀석이 갑자기 무서워졌다. 아무리 아빠와 새엄마의 학대가 심했다고 하지만 그걸 증거로 삼기위해 친구들에게 핸드폰을 빌려 녹음과 동영상까지 준비해둘 녀석으로 보지는 않았는데. 너무 무서운 아이라 생각이 들었다.

히히........ 그건 아직 비밀이야. 나중에 말해줄게.”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알았다. 나중에 꼭 그 말을 해줘야한다.”

. 꼭 그럴게. 오빠 고마워.”

엄마에 대해선 아무런 소식도 단서도 듣지 못했고?”

나는 서지 엄마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도대체 어떤 여자고. 서지 아빠에게 어떤 여자였기에 서지 아빠가 자신의 자식임에도 그렇게 서지를 미워했을까. 여기엔 분명 남모를 어떤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아마 그때 쯤 아빠가 술이 취해 하던 말이 아직도 잊혀 지지가 않아. 아빠가 이렇게 말했거든. 미친년! 돈 많은 놈에게 가니까 좋냐? 네 새끼는 여기서 이렇게 고생하는데. 얼마나 더 고생 시켜야 내게 돌아오겠어. 아니면 데리고 가던가. 네 새끼잖아. 미친년아! 이렇게.”

? 그럼 결론은 서지 엄마가 아빠를 배신하고 어떤 돈 많은 남자에게 갔다는 이야기잖아.”

그렇다고 내가 아빠 딸 아니야? 아빠 딸인 것은 변함이 없어. 나를 그렇게 학대할 이유는 없다고 봐. 난 엄마가 누군지. 언제 내 곁은 떠났는지 모르고 자랐어. 그런 나를 아빠가 그렇게 학대할 필요는 없다고 봐.”

서지 녀석 말이 다 맞다.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서지 아빠가 서지 엄마에게 맺힌 한은 서지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도대체 무슨 사연인지 알아봐야겠다.

오빠!”

서지가 묘한 눈웃음을 치며 나를 부른다.

? 뭐 먹고 싶어?”

. 오빠! 우리 맥주 한잔 정도 마시면 안 될까?”

? 서지가 맥주도 마실 줄 알아?”

벌써 19살이야.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고. 설마 아직 맥주도 한 잔 안 해봤겠어? 흐흐......... 그렇다고 불량학생 취급은 말고. 이래 뵈도 난 착한 학생이라고. 딱 한 번 마셔봤지. 희숙 언니랑 말이야. 히히.”

! 희숙씨랑? 그랬구나. 그날도 지금처럼 네가 먼저 마셔보자고 했겠지?”

어찌 알았음?”

당연하잖아 희숙씨도 술은 못 마시거든.”

언니에 대해서 많이 아는구나. 그래 희숙 언니도 술은 안 마셔 그래서 나와 같이 처음으로 술맛을 봤지 히히........”

알았다 잠시 기다리고 있어라. 내가 마트 가서 맥주를 한 병 사 오마.”

알았어. 히히 오빠.”

나는 얼른 일어나 만화방을 나가 근처 마트로 향했다.선배님 안녕하십니까?”

마트로 향하는데 누군가 내 앞을 막아서며 인사를 꾸뻑 했다. 유지영이다.

! 지영이. 여긴 무슨 일이야?”

갑자기 가족 해외여행에 따라 갔다가 이제 왔습니다. 연락도 못하고 다녀와서 죄송합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내가 지영이를 오해 했구나. 돈이 없다고 하니까 떠난 줄 알았는데. 역시 오해였어. 나는 지영이를 데리고 근처 커피숍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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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텅빈가슴 (♡.203.♡.1) - 2019/11/29 07:51:57

잘 보고 갑니다~!

못난님 (♡.82.♡.6) - 2019/11/29 08:59:14

굿~ 너무 잼있어요

김만국2000 (♡.208.♡.215) - 2019/11/30 08:19:50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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