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9 인연(因緣)의 시작(始作)

3학년2반 | 2021.11.26 10:16:08 댓글: 0 조회: 447 추천: 0
분류무협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27386
인연(因緣)의 시작(始作)

묵향이 머무르게 된 집은 작은 방이 3개, 부엌이 1개, 천장에 다락이 1개 있
는 자그마한 초가집이었다. 묵향은 우선 하인들이 머무르는 작은 방을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집의 수리부터 시작했다. 그가 수리를 하기위해 나온 인부들
에게 지시를 한 후 4일만에 집은 깨끗이 수리되었다. 방 1개를 욕실로 만들고
천장이나 벽을 수리하는 작업이었기에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방
대인이 하녀를 한명 주겠다고 했지만 실지 식사는 표국에서 했으므로 목욕하
고 잠만자는 집을 위해 하녀를 둘 필요는 없었다. 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표두로서 물품이 안전하게 운송되도록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자 얼마 되지않
던 인원들이 300명 정도로 늘어났고 표국은 각종 화물의 출입에 따라 쉴사이
없을 정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묵향은 바쁜 와중에서도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정 시간이 없으면 잘시간
을 줄여서라도 운기조식을 했다. 그는 여러가지 무공을 익히고 있었고 요즘
그가 힘쓰고 있는 것은 어검술(御劍術)이었다. 어검술이란 글자 그대로 칼
(劍)을 다스리는(御) 기법이다. 강기와는 달리 어검술은 진기를 이용하여 검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밖으로 끌어내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그렇기에 어검술
을 사용하면 보통의 강철 검으로 신검(神劍)와 같은 파괴력을 낼 수 있다. 그
의 어검술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다. 그는 검강을 뿜어내기 직전 검에 붉은 빛
의 강기가 뇌전이 흐르는 것 같이 되는 것을 보고 이것이 어검술이 아닐까 하
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 파고들면 파고
들수록 이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노릇인지 궁금증만
쌓여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날도 묵향은 검과 씨름을 하다가 골치가 아파짐을 느끼고 밖으로 나왔다.
여러가지로 심경(心境)이 복잡할때는 바람을 쐬면서 걷는게 상책이다. 집구석
에 들어앉아 골을 싸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가 여기저기 기웃
거리며 돌아보고 있을때 한 계집아이가 만두를 훔치는 것을 봤다. 그 아이는
만두를 가지고 얼마 가지도 못해 잡힌 다음 뭇매를 맞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
다못한 묵향이 끼어들었다.

"아직 어린앤데 너무 심한게 아니오?"

묵향은 코피를 흘리고 있는 때가 꼬질꼬질 묻은 옷을 입은 비쩍 마른 12살 가
량의 소녀를 보면서 안스럽다는 듯이 주인에게 말했다.

"이것도 심한게 아니오. 얘는 맞아야 해. 어디가서 일해서 벌어먹을 생각은
하지않고 도둑질 부터 할려고 드니....."

그러면서 또다시 그 아이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아이는 그냥 포기한 듯 맞고
만 있었다. 그 반항하지도 않는 아니 반항할 기운도 없는 그 아이를 보고 묵
향의 마음이 움직였다. 묵향은 또다시 쥐어박으려는 가게 주인의 손을 잡은
후 말했다.

"아이를 놓아 주시오."

묵향이 잡은 손에 힘을 약간 더 주자 사내는 바로 손을 놓았다. 그러자 묵향
도 그 주인의 손을 놨는데 그 손에는 붉게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묵향은 소
녀를 보고 물었다.

"왜 훔쳤니? 일을 해서 벌수는 없었냐?"

"저는 너무 어려서 아무 일도 시켜주지 않아요."

아이는 힘없이 대답했다. 묵향이 바라보니 아이는 그렇게 맞았는데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

"너 요리 잘하냐?"

"예? 못해요."

"할 수 없지. 날 따라 오너라."

아이가 주섬주섬 망설이자 묵향이 말했다.

"일자리를 주려는 거다. 일을 하고 싶으냐?"

그 말을 듣자 아이는 조르르 따라왔다. 묵향은 천천히 걸으면서 아이에게 물
었다.

"이름이 뭐냐?"

"소연(蘇衍)이요."

"좋은 이름이구나. 식구는 있냐?"

"집에 아픈 엄마가 있어요."

"어버지는?"

"재작년에 돌아가셨어요."

"너 말고는 식구가 없냐?"

"예."

"너희 집이 어디냐?"

"그건 왜 물어요?"

"너에게 일을 시키려면 너의 어머님께 허락을 받아야 될 것이 아니냐."

"응.... 그럼 따라오세요."

그러면서 소연이는묵향을 안내했다. 소연이의 집은 낙양 구석의 빈민가에 있
었다. 다 쓰러져가는 작은 집에 소연이는 묵향을 안내했다. 묵향은 망설이지
않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은 창을 넘어 들어온 하수구의 냄새 때문인지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고 방 구석에는 다 떨어져 걸레가 되어있는 이불을 덮고
있는 여인이 있었다. 그 소연이의 어머니의 병세가 심각한 것 처럼 보였다.
그래서 묵향은 소연이의 어머니를 급히 안고는 의생(의사)을 찾아 갔다. 가마
따위를 부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안고가는 것이 환자에게 충격이 적게 가기
때문에 그는 그냥 그 여인을 안고갔다. 의생의 말로는 그 여인은 과로와 영양
실조가 병의 원인이었다. 그는 의원 부근에 자리를 잡고 그 여인이 적당히 회
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마를 불러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 다음부터 묵향의 기묘한 동거생활이 시작되었다. 그 여인은 1달 가량 영양
있는 음식과 탕약을 먹으며 몸을 조리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그 여인
을 자신의 가정부로 고용했다. 그런다음 1달에 1번 이상 충분하고도 남을 정
도의 돈을 가져다 주었으므로 집은 작은 편이었지만 상당히 모녀에게는 풍족
한 삶이 시작되었다. 여인은 어려운 생활 때문인지 음식솜씨가 형편 없었지만
묵향과 소연이가 열심히 먹어대는 동안 어느덧 시간이 흐르자 차차 나아져 갔
다. 그리고 소연이는 점점 밝은 표정으로 바뀌어갔다. 그는 소연이와 함께 집
앞에 작은 정원을 만들고 꽃씨를 뿌렸다. 그리고 소연이에게 자신이 아는 한
도 내에서 글이나 그림, 음악 등을 가르쳤다. 소연이가 곧잘 했으므로 바쁜
와중에서도 소연이를 가르치는 것은 묵향의 조그마한 기쁨이기도 했다.

어느날 밖에서 놀다가 들어온 소연이가 마루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는
묵향에게 물었다.

"아저씨, 아저씨도 무술을 해요?"

"뭐?"

퍼뜩 정신이 든 묵향이 되물었다.

"아저씨도 무술을 할줄 아느냐고요."

"왜그러니?"

"오늘 거리에서 칼싸움을 하는데 사람이 하늘로 새처럼 붕붕 날았어요. 아저
씨도 날줄 알아요? 아저씨도 칼차고 있잖아요? 좀 가르쳐 줘요."

아마 소연이는 근처 마을에 놀러갔었던 모양이다. 묵향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소연이가 살던 낙양 성에서 좀 떨어진 곳이다. 그래서 심심하면 아이들과놀
기위해 가까운 마을로 갔다. 이번에는 아마 무림인들이 싸우는 걸 보고 놀란
모양이다. 소연이의 말도 안되는 질문에 그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아저씨는 하늘을 날 줄 몰라."

"아저씨는 약해요?"

"??... 응, 약하지. 그러니까 이렇게 작은 집에서 살고 있잖아. 내가 강하면
많은...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만큼 큰 집에서 살겠지."

묵향이 과장스럽게 손짓을 해대며 말하자 소연이는 이해한 모양이다. 묵향은
소연이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 후 까불다가 잠든 소연이를 보며 생각에 잠
겼다.

'소연이에게 무공을 가르쳐 주는 것이 좋을까? 쓸데없이 피비린내 나는 무림
의 세계에 발을 들이밀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리 저리 생각하다가 아무리 여자애라도 약간의 호신술을 알고있는 것이 좋
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연이도 무술을 배우고 싶냐?"

"예."

"그럼 가르쳐 주기로 하지. 내가 잘 모르니까 그렇게 대단한 건 못가르쳐 준
다. 그렇지만 무술을 배우면 심신을 닦는데 많은 도움이 되니 한번 배워보
렴."

"예. 그러면 아저씨가 내 사부가 되는거에요?"

"아니. 그냥 배우는 거지, 사부는 무슨.... 나는 제자를 받을 생각은 없어.
우선 심법(心法)부터 배우는 게 좋다. 이건 태허무령심법(太虛無靈心法)이란
것으로 정통적인 도가(道家)의 내공을 쌓는 심법이지. 이걸 꾸준히 익히면 무
병장수할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이 예뻐진단다."

"아저씨도 그걸 익혔어요?"

"익히지 않았다면 어떻게 너에게 가르키겠냐?"

"하지만 아저씨의 모습은 예쁜게 아니잖아요?"

"음..... 그러니까 내 말은..... 실수했구나. 예쁜게 아니라 튼튼해 지는 것
이다. 이건 우연히 내가 배운 것인데.....(마교에서 훔쳐배웠다고는 죽어도
못가르쳐 주지...) 여태까지 내가 익히던 것 보다는 좀 더 뛰어난 심법이지.
이것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내가 좀 수정을 해서 만든 것이니 다른 이들
에게 말해서는 안된다. 알겠냐?"

"예."

"그리고 이걸 한번 익히면 아침에 일어났을때와 자기전에 2각에서 4각(30분에
서 1시간) 정도 매일 수련해야 한다. 할 수 있겠냐?"

"예."

"이걸 익히기 시작한 다음에는 다른 심법(心法)은 익히지 말고 언제나 이것만
을 익혀야 한다. 안그러면 내공(內功)이 정순(靜純)하지 못해서 높은 경지에
이르지 못한단다."

"예. 그런데 내공은 뭐고 정순하다는 건 또 뭐에요?"

"내공이란 건 몸 속에 쌓이는 형태가 없는 힘인데 이걸 이용해서 네가 말한대
로 날아 다니는 거란다. 너도 날아 다니는 걸 봤다면서?"

"예. 그게 내공을 이용해서 날아가는 거에요?"

"그렇지. 정순하다는 건 맑고 순수하다는 말이야. 내공이란 건 정순해야지 그
렇지 않으면 나중에 너가 말한대로 날아다닐 수 없어. 알겠니?"

"예."

"도가(道家)의 심법(心法)은 마음을 편안히 다스리는데 그 모든 요결이 있지.
그 때문에 심마(心魔)에 빠지지 않고..."

"심마가 뭐에요?"

"그러니까.... 에..... 심마란 여러 가지 잡념을 말하는 거야. 오욕칠정
에....(이런 말을 해서 알아듣나?) 아니, 심마란 나쁜 거란다. 이게 생기면
아주 나쁜 일을 당하게 되니까 그냥 그렇게 알고 있거라."

"예..."


묵향은 소연이에게 약간씩 무공을 가르쳤다. 그는 소연이에게 위험부담이 대
단히 큰 마교의 심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그보다 덜한 도가계통의 것을 가르치
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현문의 내공심법을 익히면 사술(邪術)에 걸리지 않는
다. 심신을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묵향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 작고
귀여운 소녀에게 사술에 걸리지 않게 해주는 현문의 심법을 가르치기로 작정
한 것이다.

정통 마교의 고수들과는 달리 살수 등 특수한 계층에 종사하는 마교의 고수들
은 상대방 즉 사파나 정파의 무공을 폭넓게 익힐 수 있다. 그 무공의 장단점
을 알아야 쉽게 기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무공들은 마교가 한번씩 정파
와 충돌을 벌이면서 습득하거나 훔쳐낸 것들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소림이나
각 문파들에 비해 더 많은 정파의 무공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마교라고 볼 수
도 있다. 마교의 본거지인 십만대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천험의 요새였고, 그
덕분에 한번도 본거지가 괴멸당한 적은 없다. 그리고 관부(官部)에서도 손을
못쓰는 결과 수많은 무공들을 소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정파의 무리
들은 황궁의 압력에 일부 무공들을 뺏기기도 해서 황궁에서도 많은 수의 무공
서적들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실지 각 문파의 최고 무공은 약탈하지 않는
한 압력을 가한다고 뺏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소연이에게 무공을 가르치기 시작한 이후로 묵향은 매일 밤 소연이의 방에서
두세시진을 보냈다. 처음 소연이가 잠든 이후 묵향이 그 방에 들어오자 소연
이의 어머니가 약간 놀랐다. 다짜고짜로 묵향이 방에 들어온 다음 소연이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묵향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나으리, 어째서 이러십니까?"

"왜 그러느냐?"

"소연이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십니까요?"

"그게 아니다. 나는 다만 안마를 해줄 뿐이다. 지금 아이에게 무공을 약간 가
르쳐 주고 있는데 밤에 안마를 해주면 좀 더 빨리 익힐 수 있지."

"그렇습니까?"

그녀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며 물러섰다. 그러자 묵향은 속옷을 남기고 다
벗긴 다음 천천히 내력을 쏟아 소연이의 혈도를 뚫어나갔다. 거의 2 시진동안
안마를 해댄 묵향은 아직도 자지않고 옆에서 지켜보고있는 그녀에게 말을 했
다.

"이걸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해주시오."

"꼭 비밀로 해야 합니까요? 나으리."

"그럼 내가 맨날 안마한다고 온 마을에 떠벌일 일이오?"

"알겠습니다. 나으리"

대강의 내용을 안 그녀는 손쉽게 허락했다. 하지만 묵향이 말하지 않은 것이
몇가지 있으니, 내공을 익힐 때 낮에 무공을 익히거나 심법을 익힐때는 내력
이 강제적으로 혈도를 돌아 천천히 내공이 쌓이지만 밤이되어 잠이들면 그 내
력은 멈춰 원상으로 회복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밤에 내공의 고수가 혈도를
타고 강제적으로 내력을 돌려주면 낮에 익히는 것의 2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사부(師父)들이 제자에게 이걸 해주지 못하는
이유는 이 작업은 먼저 시술자가 2갑자 이상에 이르는 내력이 있어야 한다는
기본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정도에 이르지도 못했는데 시도하다
간 시술자의 몸이 견디질 못하고 또 진기의 유도(誘導)에 실패하면 상대방도
심한 내상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2갑자에 이른다 하더라도 그걸 매일 몇 시
진씩 해대면 잘못하다간 내력의 소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칫 진원지기(眞原
之氣=진신내공;眞身內功)를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시진에 걸친 이
인타유기혈공(引他誘氣穴功)을 땀한방울 안흘리고 묵향이 했기에 그녀는 그가
단순한 안마를 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다음날 딸이 아주 상쾌한 기분에 잠
에서 깨어나서 심법을 행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묵향이 하는 것을 완전히 믿
었고 더 이상의 의문은 제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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