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소리는 도현과 함께 무덤 속에서 손이 나왔던 그 공동묘지로 출발했다.
유연과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미리 살펴보려는 생각에서였다.
삑. 삑.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며 갑자기 차를 막아선 군인들.
“무슨 일이십니까?”
소리가 차창을 내리고 군인에게 물어봤다.
“훈련 중이라 더 이상 진입을 할 수 없습니다.”
군인의 대답을 듣고 소리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무덤을 확인해서 시체들을 확인해야하는데. 공동묘지로 진입을 막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연도 아무리 경찰이라도 진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 훈련입니까?”
소리가 다시 군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 지시는 받지 못했습니다.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라고만 명을 받았습니다. 돌아가십시오. 더 이상 진입하면 위험합니다.”
군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총소리가 들려왔다. 사격훈련을 하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도 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리는 천천히 차를 돌렸다.
“이러면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군인들이 막고 있는 동안 증거는 다 없애버릴 것이 아니겠어?”
도현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하하하.........”
갑자기 소리가 웃고 있었다.
“왜? 왜 웃어?”
도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소리를 본다.
“인간들이란 생각이 다 같아서 말이야. 하하........”
소리가 도현을 보며 다시 웃는다.
“이제 어떻게 하지?”
도현이 소리에게 물었다.
“유연이 방법을 찾겠지. 허나 시간이 허락지 않을 것이야. 이미 증거를 없애고 있을 것인데. 오늘 오전이면 증거가 다 사라질걸. 유연도 손쓸 시간이 없을 것이야.”
소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독이한테 물어볼까? 방법을 알지도 모르잖아?”
도현이 물었다.
“독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어? 바쁜데 귀찮게만 하지. 유연이 알아서 찾을 것이야. 기다려 보자고. 연락이 오겠지.”
소리는 냇가에 차를 세웠다.
“야! 여기 버들치 많다. 버들치나 잡아다 매운탕 끓여먹자.”
소리가 신발을 벗고 냇물로 걸어 들어간다.
“녀석........! 답답한 모양이네 안 하던 짓을 하고.”
도현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 뒷모습을 바라보고 중얼거렸다.
충주 산척에 도착한 독이와 일행은 커다란 공장으로 들어갔다. 독이가 들어가고 곧바로 무장한 군인들이 공장 주변으로 몰려왔다. 바리게이트까지 설치하고 차량과 사람까지 통제하며 훈련에 들어갔다.
“무슨 일이죠?”
겁을 집어먹고 독이를 보며 30대 여인이 물었다.
“우리들과 공장을 지켜주려는 것이니 걱정 말고. 모두 여기서 1달만 살자.”
독이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1달? 그러다 회사에 무슨 일 생기면요?”
여장을 한 30대 남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오비서는 무슨 걱정을 해? 그 동안 긴급이사회라도 소집해서 대표이사를 바꾸기라도 할까봐?”
독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오비서가 사람들 시선을 피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ok가 있잖아. 아빠도 계시고. 걱정 말고 더 이상 여기선 ok도. 아빠이야기도 꺼내면 안 돼. 여기도 첩자가 우글거리니깐. 지금부터 첩자 청소부터 해야지.”
독이가 말했다.
“어떻게 하려고요?”
30대 여자가 물었다
“일단 전 직원을 전부 운동장에 모이게 해야지. 일단 공장장부터 만나자.”
독이가 공장 사무실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직 독이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대부분 독이 일행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없었다. 또한 이미 출근 시간이 지나고 작업을 하는 시간이라 독이 일행은 별 관심을 받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본부장님! 공장장 진필중입니다.”
50대 남자가 독이를 알아보고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아빠에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아빠에겐 둘도 없는 친구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독이가 공손히 인사를 했다.
“그렇긴 합니다만 여기선 거의 외톨이죠. 제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50대 남자는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일단 첫 번째 작전부터 시작 하시죠.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지금 바로 모이게 하세요. 비밀리에.”
독이가 말했다.
“이미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공장장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데리고 들어오게.”
공장장이 핸드폰의 통화를 마치고 1분도 안돼서 6명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남자가 4명에 여자는 2명이었다. 그 중 남자 하나가 독이 일행을 보고 놀라는 눈빛이 있었으나 곧바로 눈빛을 감추었다.
“전 직원이 1255명이라 알고 있습니다. 현제 여기 계신 7분을 빼면 1248명이겠지요. 그럼 지금부터 전 직원을 구내식당으로 모이라고 하세요. 1명도 빠지지 말고요. 바로 방송하세요. 모든 기계를 멈추고 식당으로 모이라고요. 인사를 해야죠.”
독이가 공장장에게 말했다.
공장장은 즉시 방송을 시작했다.
“오비서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핸드폰을 압수하세요.”
독이가 30대 여장 남자에게 말했다.
공장장부터 핸드폰을 오비서가 마련한 박스에 담았다. 사무실로 들어 온 6명도 핸드폰을 박스에 담았다.
“식당의 문이 모두 6개라 알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식당에 모두 모이면 1개 문을 제외하고 모두 봉쇄하세요. 자! 이곳 문은 당신과 미스문이. 함께 맡으세요. 이 문은 오비서와 이분이. 이 문은 아저씨와 이분이. 이 문은 아저씨와 이분. 이쪽 문은 공장장님과 이분.”
독이는 자신의 일행 4명과 공장장을 포함해서 5조로 나누어 문을 봉쇄하라고 하고 우연인가. 묘하게 독이 일행을 보고 잠깐이지만 놀라는 눈빛을 보였던 남자는 남겨뒀다.
“아저씨는 저와 같이 행동하시면 됩니다.”
독이는 그 문제의 남자를 보고 그렇게 말을 했다.
“모니터를 보니 이제 막 전 인원이 식당으로 들어 왔습니다.”
공장장이 독이를 보고 말했다.
“가시죠. 큰 박스를 하나씩 들고 가셔서 나가는 직원들 핸드폰을 전부 압수하고. 기타 통신수단이 있나 검사하고 운동장으로 이동시키세요.”
독이가 말했다.
모두들 대답을 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독이가 전 직원을 식당으로 모이라고 한 것은 건물 밖으로 나가면 군인들이 공장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으니 식당으로 모여서 핸드폰부터 압수를 하고 운동장으로 모이게 한 것이었다. 독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웅성웅성.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조용히 하세요.”
독이가 커다란 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은 떠드는 것을 멈추고 독이를 바라보았다. 독이는 식당에 놓인 나무 의자로 올라갔다. 마이크를 손에 든 독이가 말을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본부장 도옥입니다. 지금부터 우리 방위산업체에 침투한 첩자를 잡기 위한 부득이한 방법으로 여러분의 핸드폰을 압수하겠습니다. 첩자 분들은 애쓰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식당 안은 모든 전파가 차단되어 지금은 통화는 물론 메시지 전송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압수된 핸드폰 역시 모든 전파가 차단된 상태로 보관될 것이기에 핸드폰이 여러분 손으로 다시 돌아가야 그때야 지금 급히 쓰시는 메시지도 전송이 될 것입니다. 자 그럼 각자 질서 있게 나가시며 핸드폰을 박스에 넣으시고 운동장으로 바로 나가셔서 잠시 기다리시길 바랍니다. 아! 만약 질서를 지키지 않고 소란을 피우시는 분은 바로 첩자로 생각하게 되오니 질서를 지키시길 바랍니다.”
독이 말이 끝나자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스르륵.
식당의 6개문이 열리고 독이가 있는 문을 빼고 5개문으로 직원들이 천천히 나가며 핸드폰을 박스에 담고 있었다. 생각보다 직원들의 반발이나 소요는 없었다. 첩자들은 다른 방도가 있다는 생각에서 잠자코 따르고 있지만 아직 군인들이 공장을 완전히 봉쇄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했다.
삐삐.
간혹 탐지기에 블루투스 등 기타 통신장비가 걸린 직원들은 불평을 터뜨리며 박스에 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1시간 정도 흐르자 모든 직원들의 핸드폰이 박스에 담겨 완전 밀봉되어 밀실로 보관되었다.
웅성웅성.
갑자기 운동장에서 사람들이 시끄럽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군인들이 공장을 완전히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란 사람도 있고. 첩자들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떠들어대기도 했던 것이다.
“모두 조용히 하십시오. 지금부터 첩자들을 색출하기 위한 부득이한 방법으로 1명씩 신체검사를 시작하겠습니다.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독이가 확성기를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은 더욱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현제 군인들 훈련관계로 모든 직원들은 당분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특히 첩자들은 외부로 나갈 수도 연락 할 수도 없을 겁니다. 첩자들을 색출하고 회사를 살리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므로 직원 분들께선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소동을 피우거나. 협조하지 않는 분들은 첩자로 간주하겠습니다. 그럼 질서를 위해 제 앞에 5개 줄로 질서 있게 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이가 확성기로 말을 하자 잠시 웅성거리던 직원들은 천천히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비서와 미스문은 줄과 줄 사이를 최소 5미터 이상 간격을 넓혀 서도록 유도해주세요.”
독이는 첩자들끼리 서로 밀담을 나누지 못하게 줄과 줄 사이의 거리를 넓히려는 것이다.
유연은 경찰 공권력을 내세우며 공동묘지로 진입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도저히 공동묘지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봐요! 중요범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부득이 들어가야 한다니까요.”
유연이 들어가려는 도로를 무장한 군인들이 막고 있었다.
“우린 명령대로 따를 뿐입니다. 대대장님의 허가를 받아 오세요.”
군인들은 매번 같은 대답만 했다.
“그러니까 대대장님은 어디 계시냐고요?”
유연이 수없이 같은 질문을 했다.
“저희들도 모른다고요.”
군인들도 같은 대답만 수없이 했다.
딩동. 딩동.
유연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소리에게서 온 전화였다. 유연은 전화를 받았다. 아무런 대답도 없이 듣고만 있던 유연은 대치하고 있는 형사들을 그대로 놔두고 혼자 승용차를 타고 그 자리를 떠났다.
유연은 가까운 거리의 찻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도현과 소리가 유연을 맞이하고 있었다. 찻집에는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게 정말이야? 독이가 뭘 보냈다고?”
유연이 자리에 앉으며 소리에게 급히 물었다.
“독이가 보낸 영상이야. 봐!”
소리가 핸드폰을 유연에게 보여줬다.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공동묘지 이곳저곳을 파내어 시체들을 꺼내 트럭에 싣고 있었다. 마치 어디에 묻었는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묻힌 시체들만 찾아 트럭에 싣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 어떻게 찍은 영상이야?”
유연이 소리에게 물었다.
“아마 현장에 투입된 사람들 중에 누군가 독이의 지시를 받고 몰래카메라로 촬영 중인 모양이야.”
소리가 대답했다.
“그럼 현제 군인들이 봉쇄하게 하고 그 안에서 저 지랄을 한다는 것이야? 시체 빼돌리려고?”
유연이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현제 저러고 있어. 저들은 이 근처가 아닌 원주 가족공원에서 소각시키려고 한다고 전해왔어.”
소리가 말했다.
“원주 가족공원? 거기서 화장한다고?”
유연이 급히 물었다.
“그래! 그러니 유연이 방법을 찾아보래.”
이번엔 도현이 말했다.
“방법? 어떤 방법을........!?”
유연은 머릿속이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
“내가 아는 녀석들을 통해 동물 사체는 구할 수 있는데.”
소리가 말했다.
“동물 사체? 그걸로 시체와 바꿔치기 하자고?”
유연이 두 눈에 이채를 띠며 물었다.
“그래! 그건 너희 공권력으로 해야 하지. 어때? 할 수 있겠어? 아무도 모르게 해야 돼.”
소리가 유연을 보며 말했다.
“알았어! 찾아볼게. 꼭 찾아볼게.”
유연은 그 말을 남기고 급히 찻집에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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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보고갑니다..점점 더 스릴잇고 잼잇네요..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