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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말아요(나-1)

프리돈 | 2019.12.13 09:31:03 댓글: 11 조회: 1186 추천: 7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032222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일때마다 반드시 선택을 해야만 하고 선택에 책임을 지고 감당을 해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 선택이 옳은 것이든 그릇된 것이든간에 말이다.

인생이란 게임은 선택버튼을 누른후에는 설령 아차! 싶어도 뒤로가기나 건너뛰기 혹은 다시하기가 안되는 철칙을 가지고 있다.

그릇된 선택의 후과에 대처하는 방식에는 두가지가 있다.

자신의 선택을 아예 부정하며 후회에 말려드는 . 이건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끝없는 자기비판이다. 자칫하면 고통스러운 후회의 소용돌이에서 평생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생을 마감할수도 있다.

다른 한가지는 잘못된 선택임을 인정하고 후회는 하되 앞으로 한발 나아가는 . 이건 자기비판을 거쳐 더 나은 자아를 찾아가는 자기승화다. 되돌릴 수 없다면 잠깐 멈춰 정비하고 다시 좀 더 나은 대안을 찾는게 훨씬 현명한 일이다.

정화는 결혼을 후회한적이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여러차례 후회의 늪에 빠졌었다. 정화는 남편과의 결혼은 자기가 했던 수많은 잘못된 선택들중 하나였고, 그 중에 가장 큰 실수라고 생각했다. 후회와의 대면은 매번 힘들었고 정화는 그 과정에서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정화는 친구따라 우연히 갔던 모임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다. 첫 만남에 남편은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저 연변남자라는것과 적당한 키에 꽤 흰 피부, 그리고 말수가 적다는 정도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 , 정화는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고 그 낯선 번호는 지금 남편으로 저장이 되어있다. 남편은 첫 인상과는 달리 꽤 적극적인 호감을 표현했고 정화는 거절하지 않았다.

맛집 아는데 오늘 퇴근하고 오빠랑 같이 가자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지만 남편은 거의 매일이다싶이 퇴근하고 정화네 회사근처로 달려왔고 둘은 그렇게 한번 두번의 만남을 이어갔다.

우리 맛집 투어하자, 오빠가 내일도 올게

두살이 많았던 남편은 오빠라는 말에 목을 맨듯 정화보다 스스로 많이 불러댔다. 작은 눈이 안보일 정도로 싱글벙글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함께 걸을때면 정화를 도로 안쪽에 걷게 하는 배려심을 보였고 사람사이 주먹 하나정도의 간격을 유지했다.

어쩌면 남편은 그때부터 정화의 속마음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정화는 남편을 만나면서 설레인적이 없다. 그냥 좋았다. 편안하고 푸근한 느낌. 아마 남편이 처음부터 지나친 신체접촉을 해왔다면 오히려 싫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어줄거라는 무언의 다짐처럼 선을 넘어오지도, 멀리 가버리지도 않는 그가 믿음직스러웠다.

함께 남산에 올랐던 , 내려오면서 정화는 살며시 다가가 남편의 손을 잡았고 오빠 감긴 실눈으로 정화를 바라보며 잡은 손에 힘을 실었다.

남편의 손은 정화 기억속 아빠의 손처럼 살짝 휘어있었다. 그는 가정형편때문에 고등학교만 마치고 돈을 벌려고 주저없이 한국행을 택했다고 한다. 스무살의 어린 나이에 이국타향에서의 생활은 분명 녹록지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악착같이 버텨낸 남편은 평생 세방살이로 서럽게 살아오신 부모님한테 고향에 집 한채 마련해드리고 자기 이름으로 된 집도 장만했다. 그리고 전세집을 맡아 살며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는 바른생활 사나이었다. 그 와중에 본인보다 오빠 주량이 약한 점이 귀엽기도 하고 마음에 들기도 했다.

정화는 뇌에 과부하가 걸린 사람처럼 생각을 차단하는 습관이 있었고 생각을 정리하는게 귀찮아졌다. 그냥 결혼하자 정화 생각의 전부였다. 결혼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생략하고 결혼후의 생활에 관한 계획도 예상도 전혀 없었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늦가을에 만난 사람은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부부가 되었다.




결혼이라는 선택버튼을 누르는 순간 정화의 인생은 시위를 떠난 빗나간 화살이 되어 의도치 않았던 곡선을 그리며 예상했던 궤도와 점점 멀어지 있었다. 허나 어쩌면 그 보이지 않는 예상궤도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을것이다.

그리하여 정화는 결혼생활 내내 후회와 방황을 거듭했고 무책임하고 무심한 선택에 뒤따른 혹독한 대가는 평생 치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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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64.♡.69
핑핑엄마 (♡.179.♡.228) - 2019/12/13 13:41:25

와, 글 잘 쓰시네요!

프리돈 (♡.22.♡.130) - 2019/12/13 16:57:51

오래만에 글 잘 쓴다는 칭찬이 반갑고 감사합니다!!

보라빛추억 (♡.137.♡.147) - 2019/12/13 13:51:14

재미있는데 너무 짧아서 아쉽네요.제가 글을 빨리 읽는 편이라 과장을 안 보태고 2분도 안돼 다 읽었다는.ㅎㅎ
다음엔 좀 더 길게 써주세요.

프리돈 (♡.22.♡.130) - 2019/12/13 17:01:00

하,,,창작과 습작의 고통을 그대 아시려나? 하하하하

너무 오래만에 뭔가를 좀 쓰려니, 단어가 마땅치 않고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새삼 그분들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좀 더 노력해볼게요 ^^

관심 고맙습니다!!

사나이텅빈가슴 (♡.203.♡.1) - 2019/12/13 14:35:32

잘 보고 갑니다~~~

프리돈 (♡.22.♡.130) - 2019/12/13 17:01:50

넵, 자주 들려주세욧~~~^^

은뷰티 (♡.3.♡.241) - 2019/12/14 11:52:11

잘보구 감니다 ~

단차 (♡.251.♡.162) - 2019/12/15 20:00:31

있을법한 이야기라서 좋네요.

jina88 (♡.193.♡.35) - 2019/12/16 13:07:50

잘 보고갑니다..다음편은 좀 더 길~~게...기대합니다..

차오름 (♡.140.♡.179) - 2019/12/23 00:28:55

잘 보고 갑니다~

화이트블루 (♡.239.♡.29) - 2019/12/23 11:41:02

잘 읽었슴다 ~
단어나 문구가 여운을 남기며 그라프를 그린듯이 보기좋네요.
다음 업데 기다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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