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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헤여지고 싶어 (8)

카풋치노 | 2021.02.22 17:25:36 댓글: 0 조회: 336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31862
8. 인연


나와 호철이는 놀이공원에 들어가서 화려한 빛을 뽐내며 굴러가는 대관람차를 탔다. 

나는 호철이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굴러가는 차안에서 밤야경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비록 어두운 밤이지만 현란한 조명이 아름답게 비춰져 볼거리가 많았다. 
이렇게 조용한 환경에 처하고있으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내가 원했던 삶은 무엇이였던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였다. 

처음 만났던 설레임, 연애하던 시절 매일 같이 있고 싶었던 날들, 평생 함께 하고싶다는 생각이 굳건해진후 결혼을 결심하게 되기까지... 그리고 결혼후 둘만의 오붓한 살림살이... 

돌이켜보니 남편을 만난후로 행복했던 기억만 잔뜩 떠오른다. 

조금전에 그여자의 집을 나올때 애처롭고 절망에 차있던 남편의 눈빛이 갑자기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당장 남편을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화려한 야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빨리 남편한테 달려가고 싶다. 
지금 한공간에 있는 사람이 남편이 였으면 얼마나 좋을가 하는 생각이든다. 
당신 힘든거 안다고 말해주면서 안아주고 싶다... 

"저기 빨간불 보이죠? 저기가 밤 야식거리인데 가볼래요? " 호철이는 머가 그리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 저 이거 끝나면 가야겠어요. "
"이렇게 빨리? 이제 겨우 이거 하나 탔는데... "
조금전까지 기분이 좋았던 호철이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오늘 고마웠어요. 기회가 되면 제가 한번 식사 대접할게요. "
"그래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
호철이는 나를 쳐다보며 다시 웃는다. 

놀이공원에서 나와 나는 달리다싶이 걸었다. 


이미 집에 간건 아니겠지... 
그래도 날 좀 더 기다려주지 않을가 하는 생각에 더 빨리 걸어갔다.

"주현씨 왜 그리 서둘러요? 무슨일인데요? "
"왜 아직 안가고 따라와요, 아까 인사하고 헤여지기로 한거 아니에요? "
"마음이 놓여야가죠, 무슨일인지 모르겠는데 급해말고 천천히 가요, 설마 집까지 걸어서 가려고? 택시 잡아 줄게요. "

나는 갑자기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따라오는 그에게 정색하게 말했다. 
"호철씨, 이정도면 됐어요, 괴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한테 너무 신경을 많이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내말을 알아들었으리라 믿는다. 

"신경을 쓰게 만들지 말았어야죠, 주현씨 이렇게 힘든게  눈에 보이니 지나칠수가 있어야지... 무슨 목적이 있어서 접근한다고 생각해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그냥 걱정되니 그러는거니까. "

지나친 걱정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했다면 해가 되는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잘못된 상대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표시하고있다. 나는 더이상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를 뒤로 한채 계속하여 걸어갔고 뒤따라 오는 발걸음 소리도 들린다.

남편이 아직 거기에 있을지 몰라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급한 마음에 뒤따라 오던 말던 무시할수밖에 없었다. 

아파트 주차장에 가보니 차가 보이지않았다. 주차장을 나와 주위를 돌아보아도 내가 찾는 사람은 보이지않는다. 갑자기 생각이 들어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러나 남편 핸드폰은 꺼져있었다. 

호철이는 묵묵히 한메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내 뒤를 따라 다녔고 아무말도 더이상 하지 않았다. 


택시를 잡아 집에 도착해 보니 집안에 불이 꺼져있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집에 들어갔는데 역시나 아무도 없다. 

집에도 안오고 어디에 간거지? 
전화는 왜 안되고... 

걱정되여 마음이 더 초조해진다. 
남편을 찾으러 나왔는데 정작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집근처에서 헤매고있었다.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호철이가 집까지 따라온걸가? 

"아가씨, 길 좀 물읍시다. "

"네? "
아! 

"너 머야!  머하는짓이야! " 

낯선 목소리와 익숙한 목소리가 뒤죽박죽 섞여 어렴풋이 귀에 들린다. 
그리고 이상하게 머리가 휭하더니 눈이 감겼다. 



손에 들고있던 비닐봉투를 나에게 건네주면서 그남자는 말한다. 
"긁힌데 바르는 약이랑 소독제랑 밴드랑 여러가지 있어요, 거울은 혹시 있어요?  여기... "
상처간 난 내 얼굴쪽을 가르키며 소독하고 약바르라는 것이였다. 
감격의 눈물이 날뻔 했지만 떨리는 몸을 안정시키고 자상하기 그지없는 남자와 겨우 눈을 마주쳤다. 
"너무 감사합니다. 혹시 저 핸드폰 좀 빌려주실수 있으세요? " 
염치 없지만 일단 급한일부터 해결해야 했다. 
핸드폰이 망가져 켜지지않으니 이사람한테 도움을 청할수밖에 없었다. 
핸드폰을 건네 받았는데 내가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한 마음에 전화부터 찾긴 했으나 엄마 번호도 기억못하고 있는데 영미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을리가 없잖아... 
어쩔수없이 다시 사용하지도 못한 핸드폰을 그한테 돌려주고나니 머쓱해졌다. 

"그럼 이만... "
남자는 가려고 하는것이다. 

"아, 네네, 정말 감사했습니다. "

그남자는 웃으며 뒤돌아섰다. 

이렇게 그냥 보내자니 무언가 너무 허전했다. 
"잠간만요, 핸드폰 다시 주실래요? "
남자는 의아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채 핸드폰에 숫자들을 재빨리 입력해넣었다.
"그.. 약값도 줘야하는데 지금 저 돈도 갖고있는게 없고 아시다싶이 핸드폰도 망가져서... 제 번호라도 드릴게요,  혹시라도 전화주시면..." 
얼굴이 빨개져서 말도 제대로 할수 없었다. 그사람의 얼굴을 올려다 볼 용기조차 나지않아 고개를 들지도 못한채 재빠르게 핸드폰만 돌려주고 뒤돌아섰다. 

그렇게 그남자와 헤여진후  핸드폰 수리하러 가려다가 다시 소개팅 장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비록 얼굴에 밴드를 붙힌 모양새에 약속시간도 좀 지났지만 그래도 친구가 소개해준 상대를 그냥 바람 맞히는것보다 나을거 같았다. 

약속한 커피숍에 들어가서 혹시라도 익숙한 얼굴을 볼수 있을가 하여 두리번 살펴보았다. 그러나 내가 아는 얼굴도, 나를 알아보고 마중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약속한 시간에서 반시간정도 늦었는데 이미 가버린걸가?  
문어구에서 한참 서있기만 하니 복무원의 날카로운 시선도 느껴졌다. 
어쩔수없이 나는 그곳을 나왔다. 

인연이라는건 무서운 인간관계이다. 
맺어질 사람은 인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어떻게든 만나게 되여있고 인연이 안닿는 사람은 아무리 연결꼬리가 닿아도 매듭을 짓지 못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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