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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너랑 헤여지고 싶어 (12)

카풋치노 | 2021.03.16 15:19:24 댓글: 2 조회: 2319 추천: 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39047
12. 예고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음료수 한잔으로 따뜻하게 몸을 위로하려고 하는데 뒤에서 내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주현씨 머 마시고 싶어요?"
검정 코트 차림의 남자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옆에 다가온다. 

"저기 신메뉴 마셔볼래요? "
원플러스원 행사판에 보이는 음료수를 가르키며 묻는다. 

" 저 그냥 커피 마실려구요."
" 두잔 주세요 ~"
복무원 아가씨한테 자연스럽게 같은거로 두잔을 주문하고 있는 호철이다. 

속으로 나는 참나를 위쳤지만 입밖에 내지않았다.

"주현씨도 여기 마트 자주 다녀요? 고향음식을 많이 팔아서 저두 자주 다니거든요. 좀전에 마트에서 주현씨를 본거같아 설마했는데...  정말로 이렇게 보네요~" 

마트를 바꿔야하나... 

"잘 마실게요. "
"그냥 말만? "

그럼 머 어쩌라구? 

"점심 아직 안먹었죠? 언제 대접하겠다던 식사 오늘 갚는거로 해요. "
그러고보니 전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그래요, 머 드시고 싶으세요? "
"와~이런 기회가 언제 또 있으려나~잘 생각해봐야지~"

호철이가 데리고 간 곳은 마트옆에 있는 작은 분식집이였다.
떡볶이, 순대, 김밥을 2인분씩 시켜놓고 맛있게 먹고있는 호철이를 보면서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준비는 잘 돼가고 있어요? "
"네? 갑자기 질문이... 허허... "
나도 모르게 던진 질문에 호철이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한다. 
"듣던대로 힘드네요,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고... 오늘 오후에 또 결혼반지 맞추러... "
반지 얘기를 꺼내던 호철이는 내 손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하던 말을 멈췄다.  
나는 재빨리 선명하게 반지자국이 보이는 약지손가락을 감싸면서 손을 슬그머니 밑으로 내려놓았다. 

"오늘 점심 잘 먹었어요, 오늘 제가 좀 바빠서 식사를 너무 빨리 끝냈는데, 다음엔 제가 시간내서 더 맛있는거 사줄게요. "
다음... 다음이란 기약은 하지 말아야한다. 

"결혼준비하느라 바쁘실텐데 언능 가보세요. 
그리고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복잡미묘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호철이의 시선을 피해 그와 작별인사를 했다. 
"다음에 또 봐요, 주현씨~"
매번 헤여질때마다 다음을 약속하려 하는 그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혼자 밥해먹고 지내는데 음식들을 너무 생각없이 많이 사버렸다. 
양손으로 무거운 비닐봉투를 들다가 반지자국만 남은 약지손가락에 자꾸 눈길이 간다. 

결혼반지를 끼고 있는건 결혼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라고 하면 결혼반지를 뺐을때는 ... 

나는 축 처진 상태로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서니 문앞에 익숙한 캐리어가 먼저 보인다. 그리고 거의 열흘만에 나타난 준수의 얼굴도 보인다. 

"왔어? "
"오빠 웬일로? 머 가지러 왔어? "
"출장 갔다가 오는길에 들렀다. "
"아~그래... "
"별일 없었지? "
"응, 별일없지 그럼 ... "
"마트갔다 왔구나"
"응...혹시 머 필요한거 갖고 갈거라도 있으면 말해"
"글쎄... "
두리번두리번 방안을 돌아보더니 머쓱하게 서있기만 한다. 

자고 갈래? 
물어볼까 말까 고민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못하겠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도 내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 나 오늘 그냥 자고 가가?" 

침묵이 흐른다. 
그러던지...
아니야, 쉽게 타협해주면 안돼...

머뭇거리며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 그가 말한다. 
" 알았다, 갈게"
"그...그래"

"저녁에 문 잘 닫고 , 일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그가 나에 대한 배려가 조금만 서툴었다면...
조금만 더 기다리고 견지했더라면 나는 아마 준수를 오늘 집에 머물게 했을지도 모른다. 

준수는 끌고 왓던 캐리어를 그대로 다시 끌고 집을 나간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한참 지난후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거실에 들어갔다. 

밥상위에 껍질이 벗겨진 군밤 한접시가 눈에 들어온다.

연애하던 시절 , 군밤을 파는 계절이 되면 준수는 항상 데이트 할때면 두꺼운 외투안에 군밤을 넣고 나타났다.  
한알씩 껍질을 까서 내손에 놓아주면 나는 자연스럽게 그걸 집어 입에 넣는다. 
오몰오몰 씹으며 물 없지도 한봉지는 제꺽 해치우던 내가 항상 신기하다며 그리도 맛있냐며 웃군했지... 
이상하게 그땐 나절로 사먹는건 맛이 별로 없었는데 그가 사주던건 항상 맛있었다. 


내가 온 다음에 껍질을 까주면 오죽 좋았을가... 
다 식었잖어, 그래도 맛은 있구먼... 

나는 다 식어버린 군밤을 한알 한알 입에 넣었다.
식어도 맛있었고, 먹고 있는데도 계속 먹고 싶었다.
그러는사이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핑 돌고있다. 

너무 급하게 먹었는지 목이 메여 물 한컵을 꿀꺽꿀꺽 들이켰다. 그래도 목에 머가 걸린것처럼 불편해 냉장고안을 뒤져보았지만 시원하게 마실것이 없었다.

부랴부랴 옷을 걸쳐입고 마실것을 사러 문밖을 나섯다. 

음료수를 사들고 집에 돌아오는데 우리집 문앞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보인다. 

도둑?! 
어떡하지? 

"누.. 누구세요? "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사람은 갑자기 내가 지른 소리에 뒤돌아서더니 굳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낯선 중년 남자의 얼굴에는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는데 차림새를 보아하니 도둑은 아닌거 같았다. 

"정준수라는 사람을 찾으러 왔는데 혹시 집에 있으면 불러줄래요? "
"그사람 집에 없어요, 누구신데... "
아는 사람이면 전화해서 연락했을것이고 이렇게 남의 집앞에서 어슬렁거리지 않을거다. 

온몸이 오싹해지는게 겁이 났다. 
집에 없다고 얘기하지 말걸 그랬나... 
나 혼자인걸 알고 무서운짓이라도... 
더 생각하고싶지 않았다. 
재빨리 도망가야 하는데 몸이 방석이 된듯 반응이 없고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주현씨죠? 물어볼게 있는데 잠간 시간 좀 내주세요. "

내 이름까지 알고 있다. 
누구야, 너는?! 












 





























추천 (5) 선물 (0명)
IP: ♡.157.♡.93
당신이옳다 (♡.168.♡.179) - 2021/03/18 13:38:34

다음회 많이 기다려지네요^^ 늘 너무 재미있게 보고있어요^^

호수 (♡.179.♡.193) - 2021/04/12 15:44:15

헐!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여기까지 읽고 다음집 보려 가려했는데 아직 안 올렸네요^^
기대할게요~~~혹시 근데 내가 아는 카풋치노님?
맞다면 쪽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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