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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에, 답해도 될 가요? - 8

yina1004 | 2021.04.03 14:23:42 댓글: 1 조회: 327 추천: 4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4244191
8화

“저한테 할 말이 많아보이네요.”

“나랑 있을 때는 나한테만 집중해요.”

우리가 그런 사이인가요? 나는 차마 입으로 뱉지는 못했다.

“내가 그동안 눈치도 못 챌 정도로 티를 안 내고 다녔나? 어떤 미친 놈이 쉬는 날 출근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약속을 잡을 가?”

그는 이 한 마디로 그의 입장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 한마디로 그동안 짐작만 하고 이해하기에는 다소 설득력이 부족했던 행동들에 대한 설명을 한 셈이다.

나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 입속만 맴돌뿐 나오지 않았다.

나한테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를 깔끔하게 정리를 하든지, 그의 저 올곶은 시선을 그대로 받아들이든지, 시간이 필요했다. 더 이상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아, 싫지 않다는 아리송한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

집에 들어와서 거울을 보니 입술이 조금 부어 있었다. 가족들은 모두 자고 있는지 아무하고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럴 때면 가족들의 무관심이 도리여 고마워진다. 나는 방금 전 차 안에서의 일이 또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한 시간 전.

조용한 차 안.
들리는 건 규칙적인 엔진소리 뿐이다.
나는 또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떠보니 그는 지난 번과 같은 자세로 운전대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그의 눈빛이 지난 번보다는 더욱 깊어진 듯 보이고 내 다리에 무릎담요가 놓여져 있다는 점이다.

나는 민망하여 손바닥으로 두 눈을 가렸다.

“운전해서 힘든 사람이 따로 있는데 또 제가 잤네요.”

“내 차가 편한가 보지 뭐.”

“깨우죠~ 뭐하고 있었어요?”

“나쁜 생각.”

순간, 나는 시선을 그한테 고정한 채 얼음이 되었다.

오늘 그가 입장정리를 한 마당에 그가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나는 순진하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그런 그의 마음을 알고도 경계심 없이 행동한 나 자신이다. 나의 이런 행동이 그한테는 여지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밀페된 공간,
성인 남녀,
남자가 어떤 마음인지 고백을 했고 여자는 자고 있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나도 빠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그런 표정을 지으면...”

“... ...”

“하아~ 오늘은 참기 힘들다!”

그는 얕은 한 숨을 내 쉬더니 갑자기 몸을 조수석쪽으로 휙! 틀었다.

“싫으면 피해!”

피하라고 하며 그는 나한테 피할 시간도, 공간도 주지 않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거칠게 입술을 겹쳐왔다. 거칠게 밀어붙이는 그의 힘에 밀려 나는 조건반사적으로 그의 팔을 잡았다. 머리로는 그를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몸은 가위에 눌린 듯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내가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자 그는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생각했는지 처음보다 부드럽게 움직였다. 나는 정신이 아찔하여 혼미해 짐을 느꼈다.

그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소하듯 집요하게 밀어붙이다가 갑자기 운전석으로 몸을 이동했다. 손등으로 입을 가린 채 창밖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운전대를 잡은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힘을 주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마치 엄청난 자제력을 운전대에 기대듯이.

그가 먼저 멈추지 않았다면 난 아마 그가 이끄는대로 더한 것도 했을 것 같다. 난 이미 이성보다는 감성에 젖어 있었다.

어떻게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왔는지 기억이 없다. 기억나는 거라고는 그의 뜨거웠던 열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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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ark111 (♡.238.♡.162) - 2021/04/05 11: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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