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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의 고백 - 1

yina1004 | 2021.04.26 19:36:10 댓글: 1 조회: 488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50600
01화
 
 
[써니야~~]
 
[... ...]
 
[써니야~~]
 
[... ...]
 
[응답하라, 오바!]
 
[야! 그만 불러!]
 
[대답 좀 빨리빨리 해라]

[살아있어]

[죽었으면 인공호흡 하려고 했지.]

[실종신고가 현실적이지 않을가? ]

[그래. 인공호흡은 너무 갔다. 생각만 해도... 어이구야~]

[나도 사양이야]

[110이나 120에 신고하여 정부의 힘을 비는거로... ]

[너 이름 무슨 광이야?]

[빛 날 광. 너한테 빛을 하사할게.]

[미칠 광 쓰는 줄 ]

[죽을래? ]

[결과가 궁금해? ]

[아니! ]

[일 안 해? ]

[해!]

[나도 바빠!]

[내일 몇 시 비행기야? ]

[12시]

[마중 갈 가? ]

[됐어. 엄마, 아빠 나오신대.]

[나도 형식적으로 물었어. 국제미아 될가봐.]

[심심해? ]

[놀아줘! ]

[혼자 놀아! ]

[오면 놀아줘]

[하는 거 봐서. ]
 
[도착하면 전화해!]
 
[연락할게]
 
광이와의 메신저.
조증이 의심되는 남사친이다.
 
벌써 내일이네. 또 다시 한국이라...

 
***
 

하늘 높이 날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어릴적에는 자주 했었다. 고도때문에 귀만 아프고만, 왜 그렇게 동경을 했던지, 파란색 하늘과 하얀 구름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꿈속을 걷는 기분이다. 아득하게 보이는 발아래의 파란 색 바다, 파도에 부서지는 물보라, 3년만이네, 또 다시 한국행이다.

공항에서.

나: “엄마! 아빠!”

엄마: “선이야!”

아빠: “선이야!”
 
엄마: “힘들지는 않았어?”
 
엄마는 오래간만에 보는 딸이 반가운지 계속 등을 쓰다듬으며 묻는다. 무뚝뚝한 아빠도 캐리어를 받으며 싱글벙글이다. 부모님을 만나니 너무 좋다.

“혼자 갈 수 있는데 힘들게 왜 나왔어요?”

“나와야지, 아빠는 새벽부터 일어나서 분주하더라.”

오래간만에 만난 엄마, 아빠는 조금 더 늙은 듯 했다. 왠지 모를 뭉클함에 기분이 묘했다.

“연착 안 해서 너무 다행이다. 피곤할텐데 얼능 집으로 가자.”

나는 엄마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낯선 땅에서 나를 반기는 부모님이 있다는 것 만으로 든든했다.

“내일부터 바로 학원으로 가야 돼?”

“좀 있다 원장님이랑 통화해 봐야 알아요. 아마도 내일은 숙사로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하루 이틀 숨 돌릴 시간 좀 주지...”

“나 오는 날자 맞춰서 수강신청도 받았다던데... 하루 빨리 일하면 좋지 뭐.”

엄마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내 손등을 어루만졌다. 공항버스에 앉아 차창밖으로 지나가는 낯선 풍경을 보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정류장에 도착했다.

부모님을 따라 간 집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안 좋았다. 문이 다 열리지도 않는 좁은 골목 안 1층. 집 안에 들어가니 바로 주방이다. 세 사람만 앉아도 꽉 찰 것 같은 주방, 주방에는 작은 냉장고 하나와 싱크대, 가스렌지, 딱 필요한 기본적인 물건만 있었다. 주방에서 안방으로 향하는 문을 여니 세네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정도의 방이 나왔다. 방안에는 티비다이위 작은 티비 하나와 싱글매트 하나가 펴져 있었다. 오른 쪽 방문은 아마도 화장실 같았다.

주방하고 안방을 다 합쳐도 내 방보다 작은 것 같네. 고생했을 걸 생각하니 순간 울컥했다.

웃어야 돼!
웃어야 돼!

엄마, 아빠는 오랜만에 보는 딸이 반가워 즐거워 보였다. 놀란 내색을 안 하려고 애써 웃어보였다.

이건 단지 과정이야.
부모님은 부모님이 원하는 삶을 위하여, 난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하여 한 선택이야. 과정이 힘들수록 결과가 빛난다고 하니까 별거 아니야.

웃으면 다 별거 아닌 것이 돼!

***

시간 맞춰 학원으로 갔다.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반 거리다.

원장님은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중년남성이었다.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과 점잖은 말투가 위화감이 가득하다.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담배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조심스레 몸을 뒤로 물리고 표정은 최대한 집중하듯 A4용지에 시선을 고정한다. 한껏 꾸민듯한 매너 뒤에 스치는 사람을 탐색하는 눈빛이 경계심을 불러온다.

“강의는 다음 주부터 시작해요. 오늘하고 내일은 이지은선생님 강의 청강하고 드린 교재로 강의계획안 작성해 주세요. 지금은 아침 강의하고 저녁강의만 개설이 되어있고요, 앞으로 차차 낮시간대도 강의를 개설할 예정이에요. 강의 없는 시간은 스스로 알아서 계획 하시고, 강의 시간만 잘 지켜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든지, 아니면 경리한테 연락하세요.”

“네에.”

숙소라고 간 곳은 학원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오피스텔이었다. 7층 건물에 5층, 1층은 상가다. 복층으로 되어있어 거실과 침실이 분리가 되어있다. 금방 지은 건물인지 깔끔하고 깨끗했다. 이런 곳을 숙소로 잡아주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원장님이 인상보다는 직원복지에 신경을 쓰는 듯 하다.

엄마집이 오버랩 되면서 눈앞을 스친다. 가까우면 여기서 함께 지내면 좋을텐데, 혼자만 좋은 곳에서 지내는 듯 하여 조금 마음이 불편했다.

간단하게 짐을 정리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Rrrrrrr

-단!

-써니야!

-ㅋㅋㅋ

-ㅎㅎㅎ

둘이 동시에 웃는다.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다.

-써니야! 어디야?

-단이야! 어디면 오게?

-아니, 마음만 택배로 보낼게~

-택배아저씨가 과연 들고 올 수 있을 가?

-가볍게 보낼게~

우리의 아무말 대잔치!

-썬, 강의 없어?

-월요일부터~ 오늘하고 내일은 다른 쌤 강의 청강하래.

-프리하구나~ 주말에 볼가?

-너 여기 올래? 숙소가 오피스텔이야~ 좋아!

-진짜? 우리 학원은 고시원 찾아줬는게~

-학원마다 다른 가...

-이제 3개월만 참으면 돼! 그럼 취업비자로 바꿀 수 있어~

-난 이제 시작인데... 자랑이야?

-그래! 자랑이다! 숙소도 안 좋은데 이런 자랑이라도 해야지!

단이랑 통화하는 사이 광이 전화가 들어온다. 통화중이라고 메시지가 뜰텐데 계속 하고 있다.

-네가 와서 좋다~

-단이야~ 느끼해~

-느끼하면 콜라?

-콜라보다 술이 좋지 않을 가?

-이런!

-네가 좋아하잖아?

-나만 좋아해?

-난 분위기만~

-언니가 네가 온 기념으로 살게~ 주말에 딱! 기다려~

-콜!

그녀와의 통화는 늘 즐겁다.
최단!
고등학교 동창~
나보다 먼저 한국에 와서 중국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이다.

Rrrrrrr

-어, 광이야~

-누구랑 통화 했어? 계속 통화 중이던데...

-단이. 단이 모르던가?

-몰라.

-왜 전화했어?

-잘 왔나 해서, 어제 왔는데 연락도 없고.

-전화하려고 했는데 계속 정신없었어! 잘 왔고, 국제미아 안 됐어.

-ㅋㅋㅋ 외국 나와서 정신 없으면 어떻게 해, 정신이 없다는 건 치매 초기증상 아니야?

-넌 친구가 치매면 좋겠어? 아주 악담을 해라!

얘를 죽여? 살려?

-ㅋㅋㅋ 학원은 어때?

-첫 날이라 잘 모르겠어. 아직 다른 쌤들도 못 만났고.

-원장은 만났을거 아니야? 원장은 어때?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

-아는게 뭐야?

-네가 지금 나 약 올린다는거!

-그랬나?

능글거린다.

-언제 볼 가?

-주말에는 단이 만나기로 했어.

-그럼 나는?

-너 나 좋아해?

-야!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말이 돼?

상대가 흥분한다. 내가 너무 갔나? 그래도 안심이다.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서...

확인 차 물어본다.

-그냥 친구가 중국에서 왔으니까 반가워서 만나자는 거지. 동방 예의지국에서 이런 것도 몰라?

그래, 내가 좀 오바를 했다. 갑자기 단이랑 통화해서 텐션이 좀 많이 올라갔거든.

-우리 무슨 사이야?

-남사친, 여사친

-모를 가봐 다시 물어 봤어!

오기를 부려봤다. 괜히 민망하다.

-우린 다음에 보자! 이번 주는 다니인지 도니인지 만나.

-그래.

먼저 전화해 놓고 삐치고 난리이다. 예전에도 이랬었나?


***

3년 전.

가게 앞 전체가 수족관인 활어횟집.

“광이야, 인사해~ 오늘부터 함께 일하게 된 유선이야.너랑 같은 중국유학생이고.”

횟집 사장님이 소개를 한다.
나와 함께 홀 서빙을 하게 될 남학생인가 보다. 살짝 곱슬인듯 하기도 하고, 펌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얼굴에 장난기가 많아보이는 얼굴이다. 눈빛이 유난히 반짝거려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나는 최광이에요. 유선이 무선보다는 좋죠~”

무슨 이런 개드립을!
처음보는 사람 사이에 할만한 농담은 아닌 것 같은데 받아줘야 하나?

“부모님이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감성이라서요, 기억하기 쉽죠?”

“ㅎㅎㅎ 너무 재밌네요~ 앞으로 잘 지내봐요~”

미친!
뭔 이런 애가 있나 싶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그는 한 참을 혼자 큭큭 거렸다.
추천 (2) 선물 (0명)
IP: ♡.88.♡.53
최범수 (♡.245.♡.242) - 2021/04/26 20:45:12

대단 하슈 이긴문장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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