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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딸기로 보는 딩크이슈

춘스춘스밤밤 | 2023.07.05 19:57:54 댓글: 7 조회: 3217 추천: 3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4484583
십수일째 다니는 산길에서 
나와 신랑만 아는 곳에 
나무딸기 한 그루가 자란다. 

지난 달에 야무지게 열매를 쫑쫑 맺어서 
나랑 신랑이 호호 불어 나눠 먹으며 
이거 산삼보다 귀한거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

그저께 (월요일) 볼 때 또 하나가 달렸기에 
기쁜 마음으로 사진도 남겼다. 
잘 익어 탱글탱글한 빨강이 얼마나 고운지 ... 

그러고 어제는 큰 비가 내리고 ,

오늘 다시 찾은 산길에 
이 딸기는 더이상 매달려 있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 저번날에 홀랑 뜯어 먹었을 것을 ... ' 
잠깐 이런 유치한 생각도 들어서 
웃긴 마음에 
조용히 앉아 바닥에 누워 있는 딸기를 보았다. 



나무딸기는 저 오동통한 알갱이 하나 하나가 각자 씨앗을 품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나무 딸기 열매는 누군가의 밥이 되지 않고 살아 남는다면 점차 과육이 썩어버리면서 그 속의 씨앗만 딱딱한 껍질 덕분에 살아 남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직 제대로 영글지 못한 씨앗은 과육과 함께 썩어서 나중에 발아하게 되는 튼튼한 씨앗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각각의 씨앗의 관점에서 보면 누구는 살아 남고 누구는 죽었으니 더없이 냉정한 삶의 현장 같아 보이겠다. 

그러나 나무딸기 라는 이 생명체의 입장에서 보면 이 숲에서 좀 더 많은 후대를 남기기 위한 가장 현명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그게 아니였다면 나무딸기는 민들레처럼 홀씨를 훨 훨 날릴 수도 있었을테고 ,  되꼬리마냥 가시를 박아 다른 동물의 털을 타고 멀리 퍼졌을지도 모르니까 . 

수많은 후대번식 방법중에 이런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나무딸기가 가장 잘 알겠지.  

어쨋든 모든 생물은 자신의 유전자를 이 세상에 남기기 위해 진화 하는 것이다 .  

인간 역시 각각의 사람을 놓고 보면 누구는 후대를 남기고 누구는 남기지 않는다고 이러쿵 저러쿵 할 수도 있겠지만 , 

전반적인 인류를 이 세상 생태계 중의 하나의 종(种)으로 본다면 폭번한 환경속에서 개체수 자아조절을 위한 종의 진화라고 보겠다.  

그러니 요즘은 딩크만큼 잘 진화한 그룹도 없다고 보면 되고 , ( 똑똑하다는 얘기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낳고 키우는 그룹은 다소 진화에 둔감한 그룹이겠으나,  천만다행 그들 덕분에 급격히 진행되는 멸종사태는 피하게 되겠고 ,  

그렇게 또 다른 기회를 엿보며 인류는 진화하는 지구상의 한 종이 되겠지.   


곱기도 고운 나무딸기의 열매를 보며 ,
최근 있었던 이슈에 대한 답을 유추해 봄. 

[ 도서 " 이기적인 유전자 " 의 주장을 차용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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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45.♡.32
달나라가자 (♡.116.♡.252) - 2023/07/05 22:27:35

오우~ 글솜씨 살아있네요~~

춘스춘스밤밤 (♡.145.♡.32) - 2023/07/06 07:54:44

달님을 여기서 보니 대다이 반갑슴다 ㅎㅎㅎㅎ

달나라가자 (♡.62.♡.20) - 2023/07/06 08:16:15

난 요방조방 잘 다님다 ㅋㅋㅋㅋ

로즈박 (♡.57.♡.15) - 2023/07/06 00:52:24

빠알간 딸기가 탱글탱글 잘도 익엇네요..
떨어진 딸기에서 내년에는 딸기나무가 자라지 않을가요?

춘스춘스밤밤 (♡.145.♡.32) - 2023/07/06 07:54:16

로즈박님 반갑슴다 ~^^ 내년에 또 새로 나무가 자라났으면 좋겠네요 ㅎㅎㅎ 군자란 씨앗은 싹을 틔우는데 한달반이 걸리는거 같습데다, 그것도 집에서 흙을 잘 보살펴주는 상황에서요 ㅎㅎ 쟤들도 싹이 나려면 오래 걸릴지도요~^^

Reminiscent (♡.191.♡.154) - 2023/07/06 06:55:54

멋진 글이시네요. 딩크를 고집하던 나이가 들어 더이상 후대를 가질 수 없어서도 여자 생체 몸은 후대번식에 맞게 계속 반응 한다는 책을 본적이 있어요.

춘스춘스밤밤 (♡.145.♡.32) - 2023/07/06 07:52:30

是的， 사람의 몸은 세포들의 조합이니 죽을때까지 계속 새롭게 태어나는 셈이죠. 그러니 어떤것도 이론상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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