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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전 4

나단비 | 2024.02.05 09:26:22 댓글: 8 조회: 211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5609
화랑전 4

 

화랑은 잘 접힌 우산을 들고 이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인 서연과 같은 수업을 듣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나러 온 참이었다.

 

시간을 다시 확인하던 화랑은 멀리서 걸어오는 윤이연을 발견했다.

 

“안녕하세요. 우산 돌려주려고요.”

 

그는 그녀의 인사에도 답 없이 그녀가 내미는 우산을 받아서 들었다.

 

“저, 우산 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잠시만.”

 

막 뒤돌아서 걷던 화랑이 다시 돌아보았다.

 

“고마우면 밥이라도 살래?”

 

“네? 밥을 사달라고요?”

 

화랑은 의아하게 되물었다. 이거 설마 데이트 신청?

 

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앞으로 걸어왔다.

 

“오늘 학식 맛없으니 밖에서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네? 잠시만요.”

 

화랑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연은 앞장서서 걸어갔다.

 

잠깐 머뭇거리던 화랑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고작 우산 빌려주고 밥을 사라고 하는 건 너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두 사람은 나란히 파스타집에 들어섰다. 인스타에서 맛집으로 입소문을 탄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이런 데 메뉴는 좀 비싼 거 아냐?’

 

화랑은 긴장감에 두근거렸다. 이번 달 예산을 초과하지 않겠지. 멍하니 생각하던 그녀는 따라오지 않는 그녀를 의아하게 돌아보는 이연을 보고 작게 한숨을 내쉬고 직원이 안내하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여기는 파스타가 맛있어.”

 

“아, 그래요.”

 

그에게서 메뉴판을 받아서 살펴보던 화랑은 메뉴 뒤에 붙은 숫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아무리 유명한 가게라지만 이 가격은 좀 거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쌌다.

 

빠르게 메뉴를 훑던 그녀는 그나마 제일 가격이 저렴한 오일파스타를 골랐다.

 

이연은 파스타와 샐러드 하나를 골랐다.



메뉴가 나오기 전 두 사람 사이에서는 긴 침묵이 흘렀다. 의식하지 않으려 괜히 가게 인테리어를 두리번거리던 화랑은 새삼 이 가게가 데이트 장소로 적합한 분위기라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은 대다수가 커플이었다. 여자끼리 온 테이블도 있긴 했다.

 

“너는 애인은 있어?”

 

“아니요. 네? 그런데 그건 왜요?”

 

화랑은 갑자기 훅 들어온 질문에 답을 하고 뒤늦게 당황하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남자 친구 있냐고 묻는 것도 아니고 애인이 있냐고 묻는 건 어딘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잘됐네.”

 

“네? 뭐가 잘된 거죠?”

 

그녀는 의아해하며 물어보았지만, 그는 자기 할말만 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다시 둘 사이에서는 불편하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고 불편한 분위기에 화랑은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다.

 

어딘가 삭막한 두 사람의 테이블과 달리 주변 테이블은 온통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식사가 끝나고 주문서를 들고 일어선 화랑은 메뉴판에 찍힌 일주일 식비를 보고 다시 한번 낙담했다.

 

‘우산 대여비가 이렇게 비싸다고?’

 

화랑은 카운터에서 계산서를 내밀었다.

 

“이미 계산하셨는데요.”

 

“네? 그럴 리가요.”

 

몇 걸음 늦게 따라온 이연이 그녀를 보고 입을 열었다.

 

“계산한 거 맞으니까 나가자.”

 

그는 옅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선배가 왜 계산을….”

 

“그래도 우리가 밥 먹는 건 처음인데 내가 사야지. 너는 다음에 사.”

 

‘다음이라고? 그럴 일 없었으면 좋겠는데….’

 

화랑은 내키지 않았지만, 비싼 밥을 얻어먹었으니, 인사는 했다.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밥을 꼭 살게요.”

 

“그래? 그럼, 이번 주말에 사줘.”

 

“주말은 안 되는데요?”

 

“왜 안 되는데?”

 

“저 알바 하는 날이에요.”

 

“주말 내내 알바 해?”

 

“네. 이틀 다요.”

 

그는 뭔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럼, 내일 저녁에는 시간 돼?”

 

“되기는 하지만….”

 

“하지만 뭐?”

 

“아, 아니에요. 밥 살게요. 내일 저녁에요.”

 

“그래. 그럼.”

 

그는 약속을 받아내고 그제야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걷기 시작했다.

 

뒤따라 걸어가던 화랑은 괜히 속이 복잡했다. 이번 식사로 그와 마지막일 거로 생각했는데 이튿날 저녁에 또 봐야 한다는 게 썩 내키지 않았다.

 

‘뭐 신세 진 게 있으니 빨리 갚는 게 좋겠지.’

 

이튿날 저녁. 화랑은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나타난 이연과 같이 주변 상가를 돌았다. 자리가 없었다. 하긴 금요일 저녁이니 없을 만도 했다.

 

“저 어떡하죠?”

 

“사람이 없을 만한 가게를 알고 있는데 거기라도 갈래?”

 

“거기가 어딘데요?”

 

잠시 후. 화랑이 이연과 함께 들어선 곳은 벽 선반에 이름 모를 술병들이 진열되어 있고 입구부터 내부까지 전부 짙은 우드 톤 인테리어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술집이었다.

 

잔잔하게 재즈 음악이 흐르고 조명이 드문드문 있어서 아늑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그가 말한 대로 손님이 별로 없었다.

 

메뉴판을 보니 가격도 적당했다. 이렇게 팔아서 장사가 되나 싶은 정도였다. 양이 적은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얼마 안 지나서 나온 안주를 보니 양도 꽤 많았다.

 

“뭐해? 안 먹고.”

 

여전히 알 수 없는 어색함 때문에 멍하니 앉아있던 그녀는 이연의 말에 놀라서 수저를 집어 들었다.

 

보기에도 좋고 맛도 괜찮았다. 슬며시 미소 짓는 그녀를 보던 이연은 조용히 맥주잔을 들었다.

 

“너 술은 잘 마셔?”

 

“네. 뭐 조금요.”

 

물방울이 맺힌 맥주잔을 만지작거리다가 얼떨결에 그가 내미는 맥주잔에 잔을 부딪친 화랑은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았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와 술을 마시게 되었다. 이거 너무 비현실적인 거 아닌가 하고 화랑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뭔가 데이트 같기도 하고? 그 생각에까지 미치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좀 너무 간 것 같은데….’

 

그를 보니 그의 잔은 반쯤 비어 있었다. 살짝 눈을 내리깔고 핸드폰을 만지는 그를 보던 화랑은 새삼 이연은 그녀가 본 사람 중에서, 그러니까 축제 때 본 연예인을 제외하고 나면 꽤 훈훈한 외모에 속한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를 처음 봤을 때도 보기 드문 미모에 놀랐던 게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그에게서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연은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좀 잘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어느 부분에서? 스스로 반문하던 화랑은 우산을 빌려준 것 말고는 딱히 뭔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고 생각하며 맥주잔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생맥주 꽤 맛있는데?’

 

두 사람은 생맥주를 몇 번 더 주문했다.

 

분위기 탓인지 두 사람은 조금씩 대화를 시작했고 어색한 분위기는 오간데 없이 두 시간은 족히 자리에 앉아있었다.

 

어느새 또 빈 맥주잔을 보던 화랑은 퍼뜩 정신이 들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그는 잠시 자리를 비웠고 화랑은 시간을 확인했다. 늦게 만나서 시간은 벌써 PM 11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잠시 후. 자리에 돌아온 이연에게 이만 집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하자, 그는 그러자고 하며 일어섰다.

 

‘그러고보니 술을 좀 많이 마신 것 같은데.’



긴장하며 카운터에 간 화랑은 예상보다는 적게 나온 가격에 조금 안심했다. 그래도 일반적인 식사에 비하면 많이 쓴 셈이긴 했다.

 

둘은 밖으로 나섰다.

 

아직 쌀쌀한 공기에 술 때문에 올랐던 열기가 조금 식는 것 같았다.

 

“집이 어디야? 데려다줄게.”

 

“아, 저 괜찮아요. 걸어갈 수도 있어요.”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네. 괜찮….”

 

이연은 답을 하다 말고 문득 어딘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화랑을 보고 멈칫했다.

 

“저기, 뭐가 있네요. 뭘까요?”

 

“뭐가 있는데?”

 

그녀가 바라보는 곳으로 시선을 돌린 이연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채 다시 그녀를 돌아보았다.

 

화랑의 시선은 올곧게 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만요. 가볼게요.”

 

그녀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골목으로 달려갔다. 의아하게 그런 그녀를 보던 이연은 그 뒤를 따라갔다.

 

화랑은 텅 빈 골목 앞에서 멈춰 선 채 어딘가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뒤늦게 그녀의 걸어온 이연은 문득 돌아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화랑의 눈빛이 기이하게 빛나고 있었다.

 

“선배 눈에는 안 보이죠?”

 

“뭐가 보이는데?”

 

화랑은 옅게 미소 짓더니 또박또박 내뱉었다.

 

“윤이연 씨. 갑자기 저한테 접근하는 이유가 뭐예요?”

 

“뭐라고?”

 

흠칫 놀란 이연이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좀 전까지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분위기가 느껴졌다.

 

“무슨 의도로 저를 불러낸 거냐고요.”

 

“나, 나는….”

 

당황한 이연이 말을 잇지 못하자, 그녀는 피식 웃었다.

 

“저 다 알고 있어요.”

 

화랑은 이연의 앞으로 걸어왔다. 그 기세에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친 이연은 마음을 다잡았다.

 

“너 취한 것 같은데 이만하고 집에 가는 게 어때?”

 

“집? 집이 어딘데요?”

 

갑자기 말투가 묘하게 느려진 화랑은 꿈에서 깬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저 아까 뭔가 본 것 같은데, 선배는 못 봤어요?”

 

“뭐를 봤는데?”

 

“어떤 여자요. 여기 있었는데요.”

 

“나는 못 봤어. 아무것도.”

 

단호하게 답하는 이연을 보던 화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걸음 내딛던 그녀는 갑자기 픽 쓰러졌다. 놀란 것도 잠시 그녀를 부축해서 일으킨 이연은 혼란스러운 마음이었다. 단순히 주사라고 하기엔 그녀가 그전에 보인 언행은 어딘가 기묘했다.


 

추천 (2) 선물 (0명)
IP: ♡.252.♡.103
뉘썬2뉘썬2 (♡.169.♡.51) - 2024/02/08 00:51:20

화랑이 영안이 잇군요.이연이 화랑한테 접근한 ㅇㅣ유는 전생의 연인이랑 닮아서?
젊은사람들은 일케 데이트라도 하지.

어제 이층아저씨 우리가게 와서 맥주몇잔먹고 고백햇어요.중국말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사장 붙잡고

我喜欢她!

사장둥절~ 아 챙피해.

내가 번역햇더니

사장왈 ㅡ 뉘썬씨 인기많아 큰일낫네.

이층 ㅡ 打电话也不接,发短信也不回。

사장 ㅡ 왜자꾸 저나한대? 저나와서 머라고해?
뉘썬 ㅡ 이층방으로 오래요.
사장 ㅡ 미친놈이구먼.

나단비 (♡.252.♡.103) - 2024/02/08 01:44:41

사랑과 원한, 애원.

고백 받으셨네요. 사랑은 좀 광기가 있어요.

뉘썬2뉘썬2 (♡.169.♡.51) - 2024/02/08 02:22:04

어제 이층아저씨가 준 깸으깨자니 손아귀힘이 모잘라서 끙끙댓는데 사장님이
팍팍깨더니 알으 골라먹으라는거예요.깸은 맛잇더라구요.아저씨는 별로인데.

나단비 (♡.252.♡.103) - 2024/02/08 02:24:21

아이러니네요. 사람은 별로인데 깸은 맛있고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4/02/08 02:27:26

깸으 너무 오랜만에 먹엇어요.ㅜ 사람은 어떤사람인지 속을 모르니까.괜히 잘못엮이면
골치아프니까요.별거아닌걸로도 골치아파질수 잇어요.

나단비 (♡.252.♡.103) - 2024/02/08 02:37:40

맞아요.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르죠. 깸 얼마전에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고소하고 맛있더라고요.

뉘썬2뉘썬2 (♡.169.♡.51) - 2024/02/08 02:53:41

쌉싸름하고 고소한게 맛잇어요.깨기힘들어 그렇지.

나단비 (♡.252.♡.103) - 2024/02/08 02:58:53

깸 깨는 도구까지 샀어요. 그래도 손 힘은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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