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라도 가시내]- 이용악 (긴 시입니다)

봄봄란란 | 2023.11.28 20:37:00 댓글: 5 조회: 310 추천: 1
분류단순잡담 https://life.moyiza.kr/freetalk/4522555
알룩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드운 등불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이 뛰어들것만 같해
두터운 벽도 이웃도 못믿어운 복간도 술막

온갖 방자의 말을 품고 왔다
눈포래를 뚫고 왔다
가시내야
너의가슴 그늘진 숲속을 기어간 오솔길을 나는 헤매이자
술을 부어 남실남실 따르어
가난한 이야기에 고히 잠거다오

네 두만강을 건너왔다는 석달전이면
단풍이 물들어 철리 철리 또 철리 산마다 불탔을겐데
그래두 외로워서 슬퍼서 초마폭으로 얼굴을 가렸더냐
두 낮 두 밤을 두루미처럼 울어 울어
불술기 구름속을 달리는양 유리창이 흐리더냐

차알삭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취한듯
때로 싸늘한 웃음이 소리 없이 색이는 보조개
가시내야
울듯 울듯 울지 않는 절라도 가시내야
두어마디 너의 사투리로 때아닌 봄을 불러줄께
손때 수집은 분홍 댕기 휘 휘 날리며
잠깐 너의 나라로 돌아가거라

이윽고 얼굴길이 밝으면
나는 눈포래 휘감아치는 벌판에 우줄우줄 나설게다
노래도 없이 사라질게다
자욱도 없이 사라질게다


-이용악 (1914. 11.23~1971), 함경북도 경성
추천 (1) 선물 (0명)
IP: ♡.84.♡.102
단차 (♡.252.♡.103) - 2023/11/28 20:38:24

봄란님 오랜만에 보네요 ㅋㅋ

봄봄란란 (♡.84.♡.102) - 2023/11/28 20:39:29

안녕하세요^^

단차 (♡.252.♡.103) - 2023/11/28 20:42:25

안녕하세요 봄란님. 시가 좋네요. 덕분에 좋은 시 잘 읽었어요~

음풍농월 (♡.50.♡.202) - 2023/11/29 00:13:56

11월30일에 토픽 성적으 발표한다는데
이렇게 오신거 보면
자신있게 시험을 봤나봐요 ㅋㅋㅋ

봄봄란란 (♡.84.♡.170) - 2023/11/30 19:52:15

어째 아직 아이 나옵디다. 성적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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